[이강선의 시 명상] 천 개의 아침 (메리 올리버)
아침이 희망으로 느껴지던 그 날의 기억
픽사베이
밤새 내 마음 불확실의 거친 땅
아무리 돌아다녀도 밤이 아침을
만나 무릎 꿇으면,
빛은 깊어지고 바람은 누그러져
기다림의 자세가 되고,
나 또한 홍관조(紅冠鳥)의 노래 기다리지
세상에 존재하는 모든 일을 당연하게 여기면 당신 또한 당연한 존재가 됩니다. 당연한 것은 우리로부터 재미도 기쁨도 슬픔도 고통도 빼앗아 갑니다. 당연하다면 그렇다면 당신은 반응을 하지 않을 준비가 되어 있는 겁니다.
디팩 초프라는 "경험이란 당신에게 일어나는 어떤 것이 아니라, 일어난 일에 대한 당신의 반응이다”라고 말합니다.
메리 올리버는 아주 당연한 일인 아침을 희망으로 바라봅니다. 너무도 당연한 일이 지극한 희망이 되는 거지요. 아침 빛을 어떻게 맞이하고 계시는지요.
아침이 우리에게 주는 의미는 언제나 굉장합니다. 태양 빛은 놀라운 존재지요. 그 빛이 스며드는 순간 창문에 비치는 순간, 어떤 희망이 솟아오르니까요. 그것이 희망임을 구체적으로 깨닫지 못해도 어둠 속에서 서성거리는 것이 있음을 느끼게 되는 것이지요.
독일 병원에 입원했던 적이 있었습니다. 열이 얼마나 올랐던지 머리카락이 수북하게 빠졌습니다. 그 밤 내내 신음소리를 들으면서 얼마나 아프면 저렇게 신음할까 하고 가여워했습니다.
알고 보니 그 신음은 내가 낸 소리였습니다. 환자들이 가엾다는 눈빛으로 저를 바라보고 있었으니까요.
아침이 오기를 간절히 기다렸습니다. 고개를 돌려 창문을 몇 번이나 바라보았는지요. 아득하고 긴 밤이었습니다.
드디어 반투명 창문 유리에 빛이 들었습니다. 그것만으로 나락에서 올라온 듯했습니다. 창문 유리에 빛이 드는 모습, 위에서부터 아래로, 비스듬히 내려오는 그 모습이 마치 어둠을 갈라내는듯 했습니다.
그 아침은 빛을 맞이하는 제 태도를 바꾸어 놓았습니다. 새벽 하늘이 얼마나 맑은지 새벽 공기가 얼마나 신선한지 호기심이 일어나게 만들었으니까요.
글 | 이강선 교수
출처 : 마음건강 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