플로깅(plogging)이란 `이삭을 줍는다`는 뜻인 스웨덴어와 영어 `조깅`의 합성어로 조깅하면서 쓰레기를 줍는 신종운동을 말한다. 우리말로 옮긴다면 `줍깅` 정도에 해당될 것이다. 쓰레기를 줍기 위해 앉았다 일어나는 동작이 스쿼트 운동 자세와 비슷하다고 해서 생겨난 플로깅은 쓰레기를 담은 봉투를 들고 뛰기 때문에 단순한 조깅보다 칼로리 소비가 많고, 환경도 보호한다는 점에서 호응을 얻고 있다. 플로깅은 2016년 스웨덴에서 처음 시작돼 프랑스, 아이슬란드, 미국, 한국 등 세계적으로 빠르게 확산되고 있는데 건강과 환경을 동시에 챙길 수 있다는 점에서 더 인기를 끌고 있다. 지난 11월, 인도네시아 해변dp서 발견된 향유고래 사체에 1회용 플라스틱컵이 13개, 하드 플라스틱컵이 19개, 플라스틱병 4개, 샌들 2개, 나일론 가방 1개, 기타 플라스틱 1천여개가 나왔음을 우리 모두 매스컴을 통해 알고 있다. 고래 뱃속이 아니라 플라스틱 쓰레기 하치장인 셈이다. 그 무게만 해도 5.9kg에 달했다. 같은 달 전북 부안 앞바다에서 한 어민이 그물로 아귀를 잡았는데 아귀 배 안에서 500ml 빈 페트병이 나왔다. 통상 아귀를 잡으면 오징어ㆍ조기ㆍ가자미 등 다른 생물도 `덤`으로 얻을 수 있어 어민들이 아귀를 `도랑치고 가제 잡는 왕재수`라고 여기는데 이날은 기대했던 `부수입` 대신 쓰레기만 잔뜩 걷어 올린 셈이 됐다. 해양수산부는 올해 매월 셋째 주 금요일을 `연안 정화의 날`로 지정하여 해양 정화 활동을 하고 있다. 플로깅은 단순히 산책하면서 페트병이나 생활쓰레기를 줍는 쉬운 방법이지만, 미세플라스틱이나 생활쓰레기로 오염된 해양을 정화할 뿐만 아니라 해양오염의 심각성도 널리 알리는 계몽 활동이다. 부산에선 지난 9월 15일 APEC 나루공원에서 쓰레기봉투와 함께 조깅하는 웨이브 플로깅(Wave Plogging)행사가 열렸다. 울산에서도 울산 숲사랑운동이 중심이 되어 여러 NGO 단체들과 함께 플로깅 운동이 펼쳐지고 있다. 이 운동이 이처럼 저항감 없이 확산되고 있는 데는 그만한 이유가 있다. 무엇보다 그 자체의 가치성 때문이다. 울산자연생태계를 보호해야 한다는 시민들의 가슴 속 `작은 씨앗`을 툭 건드리기 때문이다. 이 가치는 누구나 실천하고 있고, 실천해야만 하는 중요한 것이다. 사람에 의한, 사람을 위한, 사람의 활동이기 때문이다. 플로깅 활동이 더욱 탄력을 받고, 언론의 주목을 받는 또 다른 이유는 금년 1월부터 시행된 자원재활용법 때문이다. 한 나라의 국민이, 우리 목소리를 내어 만들어진 법을 집행하는 행위가 플로깅 운동이기 때문이다. 많은 시민단체가 한 목소리 되어 움직일 수 있는 힘도 자원재활용법이 발판이 되기 때문이다. 지난 10월, 초강력 가을태풍인 콩레이가 휩쓸고 간 뒤 태화강에 산적한 쓰레기와 거대한 스치로폼 더미 그리고 플라스틱 쓰레기를 플로거들이 대거 참여해 말끔히 처리했다. 이제 울산시민 모두가 나서야 한다. 플로깅은 울산시민에 의한, 울산시민을 위한, 울산 시민의 신종환경운동으로 자리매김 돼야 한다. 사랑하는 가족이 살아가는, 살아갈 수 있는 울산자연생태계를 조성해야 하기 때문이다. 길이 우리 자손에게 물려줄, 떳떳하고 당당하게 물려줄 아름다운 울산으로 가꾸는 첩경이기 때문이다. `울산 플로깅 데이 제정`이 반드시 필요하다. 울산시는 플로깅 데이를 제정하여 홍보하고, 지속적으로 계몽활동을 펼쳐야 한다. 선각자들이 앞장서고, 자라나는 청소년들에게 기성세대인 우리가 모범을 보여주고, 언론에서 대대적으로 홍보하여 울산시민 모두가 울산의 자연생태계를 보호하는 가치를 실현해야 한다. `플로깅 데이` 실천은 `깨끗한 울산 자연생태계를 보호하는 아름다운 가치실현이라는 명분`과 `나와 사랑하는 내 가족이 살고 있는 우리 동네를 살리는 실리`를 체험하는 기회를 제공할 수 있는 절호의 기회다. 자원재활용법 시행으로 우린 일상에서 플라스틱 제품 사용을 더 엄격히 제한하는 것을 체험하고 있다. 예전에 비해 다소 불편함을 느끼지 않을 수 없다. 그러나 우리는 묵묵히 감수하면서 빠르게 적응하고 있다. 쓰레기봉투를 비싸게 사고, 장바구니를 가지고 다니고, 1회용 컵 대신 텀블러를 들고 다니는 등 불편함을 넘어 스스로를 대견해 하는 수준에 까지 이르렀다. 여기서 더 박차를 가해 울산시민 모두가 플로깅을 실천하는 플로거가 되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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