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태아이스크림을 품은 빙그레(005180)가 국내 빙과 시장 점유율 1위 업체로 올라서며 롯데와의 격차가 커질 것이란 전망이 나왔다.
한유정 대신증권 연구원은 1일 펴낸 보고서에서 “빙그레는 해태아이스크림 인수를 통해 단숨에 빙과 시장 점유율 1위 기업으로 도약하게 됐다”며 “생산·유통 부문에서 합병 시너지를 극대화할 경우 롯데제과, 롯데푸드와의 격차가 상당해질 것”이라고 예상했다.
빙그레는 전날 해태제과식품으로부터 해태아이스크림 지분 100%를 1400억원에 인수하기로 했다고 밝혔다. 국내 빙과 시장 점유율은 지난해 3분기 기준 빙그레가 27%, 해태아이스크림이 15%다. 롯데제과와 롯데푸드는 각각 29%, 16%다. 이번 인수로 빙그레가 롯데를 제치고 시장 점유율 42%인 1위 업체가 된 것이다.
해태아이스크림은 종전 해태제과식품 아이스크림 사업부에서 올해 초 해태제과식품의 100% 자회사로 분리된 회사다. 지난해 말 기준 자기자본은 682억원, 작년 연간 매출액은 1507억원, 영업 적자는 30억원이다. 부라보콘, 누가바, 쌍쌍바, 탱크보이 등 주력 제품의 매출액이 전체의 90% 이상을 차지한다. 판매 창구별 매출 비중은 영업소(자사 제품만 판매)·대리점(다른 회사 제품도 판매) 등 시판 채널이 85%로, 할인점·편의점·기업형 슈퍼마켓(SSM) 등 유통 채널(15%)보다 6배가량 높다.
한 연구원은 “앞으로 빙그레는 유통 구조 개편과 빙그레 빙과 부문과의 중복 비용 제거, 공급 가격 정상화를 통해 손익을 정상화하는데 집중할 것으로 보인다”고 내다봤다.
국내 빙과 시장 규모는 2012년 2조원에서 2018년 1조6000억원으로 6년 만에 20% 축소됐다. 아동 인구 감소와 소비 행태 변화 때문이다. 이번 빙그레의 해태아이스크림 인수로 빙과 업계 시장이 빙그레와 롯데로 재편되면서 빙그레도 업체 간 출혈 판촉 경쟁을 계속 벌이기보다 시장 지배력을 발판 삼은 수익성 개선에 초점을 맞출 것이라는 게 한 연구원의 추정이다.
박종오 (pjo22@edaily.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