Q. 부부싸움 중에 잠드는 아이의 심리가 궁금해요.
딸은 이제 35개월 됐습니다.
잠들기 시작하면 아무리 흔들어 깨워도 못 일어나는 딸입니다. 그 정도로 예민한 성격은 아니지만 부부싸움이 시작되면 잠이 듭니다. 엄마 아빠 한 번씩 쳐다보고 엄마 아빠 뭐해? 라고 물어본 후 어느새 보면 자고 있습니다.
아이 앞에서 싸우면 자존감이 낮아진다는 글도 읽어봤고 아이가 자는 도중에도 다 듣고 있다는 글도 봤습니다. 물론 안 싸우는게 제일 중요하지만 부부싸움은 안하고 살기는 참 어려운 일인 것 같아요.
부부싸움 도중에 아이가 가끔 물어보거나 질문을 할 경우에는 좋게좋게 잘 대답을 해주곤 하는데 그것도 자기가 중재 역할을 하려고 일부러 질문을 하는게 아닌가 싶기도 합니다.
부부싸움 중 잠드는게 무기력해져서 그런게 아닌가 싶네요.
부부싸움 중에 잠드는 아이에 심리가 궁금합니다.
A. 안녕하세요? 한국아동청소년심리상담센터입니다.
아동의 행동이 조금 걱정되시기도 궁금하시기도 하신가 봅니다. 상황에 따라 다르겠지만, 아동 스스로 자신을 방어하는 방식으로 부모님이 싸우는 소리를 듣기 싫어 잠들어버리는 것이 아닌가 싶습니다.
아이 앞에서 싸움이 잦으신가요? 아이 나름의 자신의 스트레스를 조절하는 방식일 것입니다. 어머니께서 말씀하신 것처럼 아동 앞에서의 잦은 싸움은 매우 좋지 않습니다.
아이들은 눈에 띄든 안 띄든 매우 불안해하며, 부모의 싸움은 죄책감을 유발시킵니다. 불안한 상황이 자주 발생하다보면 기본적인 정서상태가 '불안'한 상태로 유지되게 됩니다. 물론, 싸움을 안 하실 수는 없겠지만 가급적이면 아이 앞에서는 피해주시기를 다시 한 번 강조드립니다.
<우리아이를 위한 TIP!>
부부가 서로를 향해 지르는 고함, 폭력적인 행동, 분노한 표정 등을 아이에게 보여주는 것은 아이에게 치명적으로 나쁜 영향을 미칩니다.
특히 아이가 어릴수록 더 해로운데 영아기나 유아기 시기에 엄마 아빠의 싸움을 자주 본 아이들은 공포와 불안을 느끼면서 위축성향을 보이거나 그 반대로 공격성을 띄게 된다고 자녀교육 상담전문 사이트인 보스톤닷컴(boston.com)은 밝히고 있습니다.
아이는 부모의 싸움을 갈등을 해결하는 과정으로 인식하지 않고 자신의 생존이 위협받고 있다고 받아들입니다. ‘엄마 아빠가 저렇게 싸우다가 헤어지면 나는 제대로 살 수 없을지도 모른다’는 공포를 느끼는 것입니다.
자신의 생존을 부모에게 완전히 의존하고 있는 아이가 부모의 싸움을 보면서 생명유지에 대한 공포를 느낀다는 사실을 모른 채 부모들은 아이들 앞에서 서로 소리를 지르거나 때로 폭력을 휘두르기도 합니다.
자주 부부싸움에 노출되었던 아이들이 보이는 대표적인 증상이 틱입니다. 손톱을 물어뜯거나 자신을 자해하는 경우도 학계에 자주 보고 되고 있습니다. 아이들이 겪는 공포의 수준이 얼마나 대단한가를 가늠할 수 있는 증거이기도 합니다.
그런데 더 큰 문제는 아이 때 겪은 이런 생존의 공포가 아이가 다 자라서 성인이 된 후에도 해결되지 않는다는데 있습니다.
미국 시애틀 소재 고트맨 학회에 따르면 부부가 싸우는 모습을 보고 자란 아이들은 성인이 되어 공격충동, 충동조절장애, 우울증 등을 겪는 경우가 일반인보다 훨씬 높게 나타났습니다.
이들은 타인과의 갈등을 조절하는 것을 가장 어려워했습니다. 주변인들에게 자주 화를 내거나 습관적인 거짓말을 하는 등 사회 적응 실패하는 사람, 폭식이나 과식 또는 거식 등 식이장애를 겪는 사람, 불면증이나 대인 관계 혐오증 때문에 원만한 대인 관계를 하기가 어렵다는 사람도 많았습니다. 이들은 성인이 되어서도 어릴 때의 문제를 극복하지 못한 것입니다.
물론 다음과 같은 행동이 모두 부모의 싸움에 원인이 있다고는 볼 수는 없습니다. 인간의 정신에 영향을 미치는 것은 한 인간이 가지는 유전적 성향과 그 사람이 살면서 겪게 되는 다양한 경험에서 복합적으로 오기 때문입니다. 하지만 부모의 싸움은 어린 시절 겪는 다른 어떤 경험보다 인간의 삶에 나쁜 영향을 미칩니다.
어쩔 수 없이 부부싸움을 해야 한다면 어떤 방법을 써야할까요?
첫 번째는 아이가 보는 곳에서는 싸움을 하지 않는 것입니다. 싸울 일이 있어도 조금 참았다가 차 안이나 공원 등 아이들이 없는 곳에서 부부싸움을 해야합니다. 싸움을 집 밖에서 하고 집에 들어올 때는 싸우고 난 뒤의 표정이 아이에게 드러나지 않도록 조심해야 합니다.
두 번째는 아이에게 “엄마 아빠는 갈등을 조정하는 중이지 헤어지려고 싸우는 것이 아니다.”라는 사실을 인지시켜야 합니다. 싸우는 것은 어떤 방식이든 아이에게 나쁘지만 부모가 잘 설명해주면 아이가 가정이 파괴될지도 모른다는 극도의 공포를 느끼는 것은 막을 수 있습니다.
세 번째는 “엄마, 아빠가 헤어지면 너는 누구랑 살 거야?” “너는 네 아빠랑 똑같으니까 너도 싫어”등 아이를 공포에 휩싸이게 하는 말은 절대 해서는 안 됩니다. 엄마 아빠가 별 생각 없이 한 이런 말들이 아이 가슴에 비수로 꼽혀 아이에게 두고두고 상처가 되는 것입니다.
부부싸움, 안하면 더 좋겠지만 꼭 해야 한다면 사랑하는 아이에게 상처를 주지 않도록 현명한 방식으로 해야 할 것입니다..
문헌출처:
1) 한국아동청소년심리상담센터 온라인 게시판 http://www.kccp.kr/
2) 부부싸움이 자녀에게 미치는 영향 대구신문,2017.6.15.
(http://www.idaegu.co.kr)
사진출처: 구글 재사용가능
작성자: 한국아동청소년심리상담센터 인턴 이윤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