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와 아이들은 올 봄에
집 부근의 산에 꽃농사를 지으며
가끔 가서 물도 떠다 맥이고, 싹이 자라나는
모습을 보면서 아이들은 꽤나 흐믓해 하는 재미를
쏠쏠 누리고 있는데 있었답니다.
그으~ 러언~ 데에~
오늘도 그 모습을 보려고 아이들은 태풍에도 잘 있었나,
극기훈련 간 동안에 얼마나 컸을까 궁금했다는 딸아이..
기대를 안고 갔는데~~~
아아니~~~~~~~~~~~~~~
누군가가 모두 뽑아서 없애버린 것이었다.
그것이 일부러 심은것이라는 것은 누구라도 알 수 있을 터인데.
아이들은 망연자실,,,
그렇게 그렇게 정을 쏟아 기르던 싹들이 없어졌으니
한 고랑은 봉숭아, 또 한 고랑은 백일홍이 자라고 있었는데..
눈이 붉어지고,, 그 억울함을 이길길이 없는지,,
작은 아이는 오면서 약수터의 벤취에 앉아서,,물을 뜰 생각도
안하고 울먹이는 것이었다.
어찌해야, 어떻게 설명을 하여야 아이가 오늘의 일을 이해하며
받아 들일 수 있을까...
오면서 할미꽃밭도 들려서 제대로 자라지는 못했지만
행여 꽃멍울이라도 있을까..하는 기대감으로 잎새들을 만져
보았다. 아니 잎새도 반갑다.
제대로라면 벌써 꽃이 피었어야 할 것이지만....
잎사귀(푸른드레스)만 무성하게 입고 계신 할미꽃들.
보이지는 않았지만 나는 그 푸른드레스 위에 진붉은 할미꽃을
마음속으로 피우며 그 자리를 떠나 약수터 부근으로 와서
물을 떠 가지고 집으로 오면서 아이들에게 말했다.
다시 꽃씨를 사다 주마고...
요즘 심을 수 있는 것이 무언가는 있을터이니...
다시 심자고 했습니다.
이제 사람손길이 잘 닿지 않는 곳을 골라서..
우리가 잡초를 뽑아주면서 키우자고..
그렇게 그렇게 얘길 하면서... 두 남매는 골이 얼마나 났는지
내려오면서 드디어 쌈질을 하고.. 서로 멀찌감치 떨어져서
터덜터덜 걸어서 막내놈은 먼저 집으로 가고, 큰 아이와 저는
오면서 그런 약속을 하였습니다.
그래!
다시 심는거야!
또 키우는거야!
가을에 피는 꽃들도 있으니까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