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환아 그동안 와그리 안들어 오는 지 궁금했지.
정말 10년이면 강산이 변한다드니 그 말이 사실이드라.
관악캠퍼스가 조금 변한 건 알겠는데 우리과 아그들이
정말 많이 변했드라. 우리과가 그저 몇 명의 가수(사실 합창단의 한 명이었으므로 진정한 가수라고는 할 수없지)를 배출하는데 그친 것이 지난 80년대-90년대 초반이었다면 이제는 인민배우 몇을 배출하고도 남는 역량으로 (그것도 러시아에서도 통할 것 같은 실력으로) 자라났더구만.
너 답장 안하면 죽는다이. 그라고 머리는 왜 밀었냐.
나는 잘 하면 러시아 갈 지 모르겠다. 이 유배생활중 잠시 근무지 이탈이 허락될 것 같으니 말이다. 수환아 건강하고
잘 지내라. 상규, 성호, 지원형 다 잘 있다.
: 모두들 안녕하신가요. 뻬쩨르부르그 김수환입니다.
: 그동안 약간 바쁘게 지낸 관계로 잘 들르지를
: 못했네요.
: 참, 동현애비 형님, 가내 두루 평안하시고 하시는일
: 만사형통 하신지요? 상원누나도 여전하시고,
: 현철형 감축드리옵니다. (갑자기 예전에 채팅하던
: 기억이 나네요. 기억나시죠? 정일형이랑)
: 태호는 유배생활 잘 하냐? 상규는 요새 좀 바쁜가
: 보다. 아..그리고 지원형..반가우이. 병호야 기자
: 생활은 어떠냐? 좆같지 않냐?
: 이하..후배님들..모두들..반갑고, 잘 지내시길..
: 특히, 승무..몸 관리 잘해라. 저작권료도 안내고
: 남의 누드 사진을 무단 계제한 죄값은 올 여름에
: 톡톡히 치뤄주마. (웬만하면 올 여름에 대가리 밀
: 각오하고 와라)
:
: 아...뻬쩨르부르그는 드디어 올 것이 오고 말았습니다.
: 낮에는 20도 가까이 오르는 날씨에, 거리의 여인들은
: 그야말로 <미친듯이> 벗어 제끼고,
: 그걸 바라만 봐야하는 나는 그저 미쳐버릴 듯 합니다.
: 12시 가까이 되어야 해가 지는 바람에,
: 밤에 잠은 죽어라 안 오고, 한마디로
: <쩨르뻬니에> (태호야, 모르겠으면 상규한데
: 물어봐라) 의 나날입니다.
:
: 여기 인민들은 다 그럭저럭 잘 지냅니다. 아마
: 대식형은 올 가을엔 나가지 싶네요. 제발 그래야
: 할텐데.. 또 소식 전하죠. 모두들 각자의 자리에서
: 빛나게 사시길 바랍니다. 그럼..이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