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0대 후반..아니 40대 초반의 아줌마로 보인다.
짧은 머리, 동그란 얼굴, 다부진 입술, 커다란 눈, 당당한 작은 체구의 여자가 내 앞에 앉아서 연신 큰소리로 휴대폰으로 누구와 대화를 하고 있다.
그의 목소리는 우렁찼고 일산으로 가는 기차의 손님을 전혀 의식하지 않고 통화를 하고 있다. 거기에다 통화 중에 짹짹거리며 껌을 씹고 깜짝깜짝 놀랄 정도의 소리를 질러 댄다.
나는 그 여자를 빤히 쳐다 보고 있었지만 그녀와 한번도 눈이 마주치지는 않았다.
일산으로 가는 기차는 한시간에 한번씩 온다.
문산에서 서울역으로 가는 열차는 내부 자석 배치가 좀 특이하다. 객실 한 칸에 앞뒤로 두 군데 출입문이 있는데 가운데 부분만 2인 좌석이고 출입문 쪽은 상대편을 마주 볼 수 있게 지하철처럼 좌석이 되어 있다.
목요일 일산 외출은 최근엔 기차로 다닌다. 내 똥차가 꼴에 그랜저라고 기름이 많이 먹기 때문에 머리를 쓴 것이지만 그다지 멀지 않으면 별로 효과가 있어 보이진 않음을 오늘에야 계산이 되었다.
오늘따라 아줌마들이 많이 보인다.
차 안에서나 잠시 머무를 때면 사람들을 관찰하게 된다.
그 아줌마가 안하무인으로 통화를 해 대고 있는 상황에서 주위에 사람은 어떤 표정일까? 궁금하여 살펴도 본다.
조금 나이가 들어 보이는 고운 아줌마는 좀 불편해 하는 것 같다. 그리고 그 옆에 나이가 지긋이 든 아저씨 둘은 부처님이다. 눈을 지긋이 감고 아무 표정도 없다.
피주역에서 통화를 시작한 아줌마는 기차역 서너 개를 통과하고서야 통화를 마쳤고 요란스레 껌을 씹으며 허공에다 대고 뭐라고 중얼거린다.
그때까지도 내하곤 눈이 마주치지 않는다.
참으로 바쁘고 정신없이 사는 사람들이다 라는 생각을 하며 일산역을 내렸다.
역를 빠져 나오면서 얼마간 걷고 있는데 저기 앞에 투다리 같은 음식점에서 아줌마의 고함소리가 들리 길레 뭔가 하고 쳐다 보았더니 애를 업은 아줌마와 세 명의 여자가 한판 입씨름을 마치고 같이 걸어가고 있다.
연신 길을 가면서 욕을 해댄다. 뒤를 힐껏 힐껏 돌아보며 그 많은 사람들 사이를 유유히 걸어가며 고함을 지르고 있다.
아마도 그 식당의 주인과 한판 했던 모양이다.
아줌마 세상이다.
주위에 남자들은 아예 아무런 반응도 표정도 없다.
<참.. 여자들 세상이 됐구나..>하는 생각이 문득 든다.
그러면서 길거리를 훑어본다. 여기저기 이쪽 저쪽..사방을 둘러본다.
카메라가 있으면 아무 대나 대고 찍어보고 싶었다. 온통 거리엔 여자들이다.
여자 80에 남자 20명 꼴로 보인다.
얼마 전 식당을 들렀는데..점심때든 저녁때든 식당 안은 또한 여자들 뿐이다.
그 많이 북적거리는 횟집에, 갈비 집에.. 또 한식 전문집에 남자라곤 눈을 씻고 찾아 볼 길이 없다. 가족단위 라기 보다 친구들이거나 계 모임이거나 동료들이거나,, 한듯한 느낌이다.
요즘엔 가정에서도 남자들은 조용하다..
내 친한 친구들 몇 명도 조신하게 지내야 한다고 한다.
요즘은 가정에서나 바깥에서나 직장에서나 여성이 리더 하는 곳이 많다. 그리고 여성이 리더로 있는 곳이 되레 친화적이고 일의 능률도 있다고 한다.
나의 동기 모임에서도 회장이 여자다. 내가 보기에도 남자보다 훨 낫다.
여성이 여자들이 리더 하는 곳에 묵묵히 따르거나 조신해 하는 남자들… 어찌 보면 많은 격세지감으로 보일 수도 있다.
살기가 좀 나아지면서 여성은 나름대로 빼앗긴 시간을 보상 받고 싶어하는 듯하다. 그래서 젊어서 어려서 배우지 못한 한도 풀려고 하고, 못나게 살아온 것에 대한 한풀이도 하고 싶어하는 듯이 보인다.
그리고 어린애나 젊은 학생이나 간에 요즘은 여자아이들이 당당하다.
주관도 분명하고 표현도 자유롭다.
분명 예쁘고 좋은 일이다. 그리 보인다.
한편 나를 비롯하여 직장에서나 가정에서나 불쌍해 보이는 남자는… 왜 서글퍼 보일까?
자기 남자가 남자답고 당당하고 삶을 주도적으로 이끌어 주길 원하면서도 또한 주도권을 갖고 싶어하는 요즘 여자들…
여자들이 적당하게 설치는 세상은 건강하다는 뜻으로 여겨진다.
암튼 말이다..
여자들 만세다..!!!!!
첫댓글 자신들이 직장에서나 가정에서나 그렇게 되어야 한다고 생각하는 자체가 잘못 되었다고 본다. 내자동 한정식집엔 남자구두뿐이던데... 그래서 아들과 둘이 저녁 먹으러 갔다가 돌아나온 적도 있는데...요~ ㅎㅎ
,ㅎㅎ 그랫군요, 내자동과 종로구청 이런곳은 온통 직장인들 뿐이죠...그리고 무엇이 옳고 그런 것에 대한 예기는 아니고요, 세상 많이 달라져 보였다는 뭐 그런 것이지라요,,ㅎ
알지요.. 여자들이 강해진 것 사실이지요.. 그렇게 키우고 있는 것 같아요.. 조심해요.. 넝마샘도.. 아~ 기분이다 ..글 하나 올리고 나가야겠다..
우띠.. 글이 안 올라간다.. 삼 세번이라 해서 삼 세번 해 보았는데도 안 올라간다.. 뭐가 잘못되었을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