팔극권 사범님과의 무모한 힘겨루리로 부은 왼쪽어깨의
붉은 부위가 어깨 위로 실모양처럼 얇은 선모양으로
올라와 있다. 희한하다... 이럴 수도 있나...
한 삼일 연이어 수련을 못했다. 뭐 직장인의 운동은
이런 거다.. 어제의 무리한 진급자 축하회식으로 오늘
종일 그간 쌓은 내공이 온몸의 관절 마디마디 사이로 새어
나가는 것 같다 ㅜ.ㅜ 아침 굶고 점심 때 해장국 대신
먹은 불고기 버거는 분명 큰 실수 였던 듯.
1.진도
처음에는 기초가 되 있으셔서 빨리 나가겠습니다 하며 하루에
두세초식씩 막 나가시던 사범님이 요새는 이삼일에 한초식
나간다. 화요일 몇일만에 겨우 한 초식 진도 나갔다.
하긴 많이 나가봐야 대충하게 되므로 한주에 한초식을
배우더라도 꾸준히 반복하면서 세밀하게 몸의 움직임을
살필 필요가 있다. 어짜피 진도에는 뭐 욕심이 없으니까..
2.루슬요보
루슬요보는왼쪽 무릎 앞을 막으며 손을 거둬들였다가 뒤로 돌려
앞으로 장을 치는 동작인데 !! 또 부딪혔다. 이거 같은 손
같은 발이 나가면 고관절 즉 골반의 움직임과 상치되는 거다.
전진할때 골반은 뒤에서 왼쪽 그리고 앞으로 미세하게 움직이며
한발 나가는 건데 보통 그렇게 나가면서 손도 같은 방향으로
마치 수건을 공중에 탁 하고 후려치듯이 그래 나가는 건데
오른발 나가면서 오른 손으로 치려하니 이게 머시 안맞는거다..
혼자 끙끙대며 이래저래 연구하면서 하는데 영 ~ 내가 모르는
고관절의 움직임 있는 듯하다...
다음 주에 관장님 한테 물어봐야지 ...
2. 고려수지침
여기 웬만한 사범님들은 다 고려수지침을 하신다.
침값만 3천원 정도 하면 무료로 놔 주신다. 수지침으로는
의료행위로 돈을 받아서는 안되기 때문이다. 걍 놔주신다.
농구하다 접지른 오른발목이 스트레칭 중에 좀 아파서
그랬더니 사형 중 한분이 사무장님께 놔주라고 대신 말해
주셨다. 양손에 50여개의 침이 벌때같이 놓아졌다.
군데군데 오나전 아픈 곳이 있었다 . 그러곤 30분...
나중에 침을 뽑을 떄 새끼 손가락과 가운데 손가락 쪽에
피가 좀 났는데 발목하고 뒷골 이 안좋은아서 그런가 ㅋ
스트레스 좀 ~ 삼사일이 지난 오늘 발목이 좀 좋아진 듯도
하다..
3. 팔극권
수련원에서는 이번 주말 부산에서의 "차이나데이"행사의
퍼포먼스 준비로 다들 부산하다. 쿵쾅쿵쾅... 에잇 나도
쫌 일찍 시작했으면 저 중에 있었을 지도 ㅎㅎ
역시 팔극권.... 흐음 ~~~ 꼭 꼬셔서 배워야지..
쫌 넉넉하신 여자 수련생이 있는데 헉! 완전 잘하는 거다
물어보니 도장에 살았다 하던데. .역시 실력은 정직하게 나오는
거다. 아무리 봐도 매력있단 말야 간결 우직 파워풀~
한번치면 사람들이 죽어나갔다는 이서문 노사의 전설도
절대 거짓이 아닌 듯.. 방심하다 허를 찔려서 저기 팔꿈치에
한방 맞으면 그냥. . .갈비뼈가 심장을 .. ㅡㅡ"
4. 느림의 미학
느리게 느리게 해보았다. 오나전 느리게 해보았다.
확실히 이렇게 하면.....힘들다 ㅜ.ㅜ 몇초식만해도 다리가
오나전 후달거린다. 사실 도장에서 다른 사람들하고 같이
수련하는데 괜히 혼자 오바해서 낮은자세로 빡세게 하다가
후반부에 혼자 다리 후달거리고 ㄷㄷㄷ 떨면서 동작하면
"으이고 저분은 하체수련 좀 더 하셔야 겠네"하고 웃음을
사게 되므로 자기도 모르게 열심히 안하는 경우가.. ㅡㅡ;
천천히 움직이면서 수련한지 5분도 못되서 다리가 후달후달 ,,
느리게 움직이면 평소에 느끼지 보지 못하는 것들이 보인다.
피부 끝을 스쳐가는 공기의 압력 피부 안으로 도는 피의 흐름
미세한 감각 그런 느낌들이 참 좋다. 그래서 태극권은
움직이는 선 이라고 하지 않나.
일초에 한번 내가 취할 동작을 결정할 수 있다고 한다면
1초만에 할 동작을 10초에 걸쳐 해보면 한번만 내릴 결정을
10번에 걸쳐 할 수 있는 기회가 생긴다.
세상과 시간이 빅뱅과 같이 정말 활짝 크게 늘어나는 기분이다.
에미넴의 노래 가사에
one shot one opportunity that comes once in a life time
라는 구절이 있는데 이렇게 천천히 움직이고 천천히
생각하고 마음을 천천히 쓰는 연습을 하면
인생에 한번 올 기회가 두번이 될수도 10번이 될 수도 있지
않을까? 바로 이것이 태극권의 철학이 아닌가 생각한다.
과제
1. 루슬요보 고관절 움직임
2. 계속 느리게 자세 낮추어서 수련하기
첫댓글 참 세심한 분 같아요~~ 꼼꼼하게도 쓰셨네요..^^
^^ 좋은 정리에요~~ 시절의 생생함이 느껴져요~ 또 기회를 맞아 함께 수련해봐용~~ 요보는 해결하셨어요?? 함 봅시당~ㅋㅋ 재밌네요~ 배워가는 과정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