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강에서 미스터 투, 곰돌이님, 치타님, 약수님과 함께 달렸다. 오늘은 제법 날씨가 쌀쌀하다. 아침 기온이 영상 5도 정도 되는 것 같다. 두툼한 겉옷을 걸쳤는데도 춥다는 느낌이 들었다.
스트레칭을 간단히 하고 7시 쯤 광진교 근처의 출발지점으로 이동을 했다. 바람이 세차게 불어온다. 피부에 싸늘한 기온이 느껴진다. 민소매 상의에 팬츠를 입은 게 너무 춥게 입지 않았나 하는 생각이 들었다. 그러나 조금 달려가면 추위는 금방 잊을 거란 생각을 하고 출발을 했다.
나와 미스터 투가 한조를 이루고 곰돌이님과 치타님이 한조를 이루어 뒤 따르고 약수님은 5분 정도 늦은 시간에 출발을 했다. 1km지점에서 시간을 체크해 보니 4분 5초 정도 되는 것 같다. 이정도면 적당한 속도라는 생각이 들었다. 7km지점을 지나니 조금 힘이 들었다.
미스터 투는 가볍게 잘도 달린다. 주법도 가볍고 호흡도 안정이 되어 있는 것 같다. 따라가기가 조금 버겁다는 생각이 들었다. 그래서 한 발짝 뒤에서 따라가기로 했다. 뒤따라가니 옆에서 달리는 것보다 덜 힘이 드는 것 같았다. 그렇게 반환점까지 가고 반환한 뒤로는 미스터 투가 스퍼트를 해서 더 빠르게 달려서 결국 사이가 벌어졌고 골인 할 때는 300미터 정도의 거리가 벌어진 것 같다.
그러나 덕분에 열심히 달리게 되었으며 올 들어 연습으로 달린 하프 기록 중 가장 빠르게 달리게 되었다.
춘천대회 이후 운동시간을 저녁에서 아침으로 바꾸었다. 아무래도 아침 운동을 하는 것이 규칙적으로 꾸준하게 할 수 있을 것 같다는 생각이 들어서이다. 아무래도 저녁시간은 시간을 내기가 쉽지 않고 또 여러 가지 변수가 많기에 운동을 하지 못하고 지나가는 경우가 많기 때문이다.
그러나 아침 운동은 몸의 근육들이 이완이 되어 있지 않기 때문에 강한 운동을 할 수 없다는 것이 단점이기도 하지만, 트레드 밀을 이용하면 문제가 되지 않는다는 생각이 든다. 이제 날씨도 시원하고 실내에서 운동을 해도 그다지 땀이 많이 나지 않아 트레드 밀의 훈련도 효율적으로 할 수 있겠다는 생각이 든다.
오늘이 트레드 밀에서 운동한지 3일째, 오늘은 제법 적응이 되는 것 같다. 12로 20분을 달리고 13으로 15분을 달렸다. 나의 훈련 적정페이스가 14인데 내일부터는 14로 달리는 연습을 해보아야겠다.
중앙 마라톤대회가 이제 얼마 남지 않았다. 이제 다시 중앙대회를 준비해야 할 듯싶다. 중앙대회는 기록 욕심 내지 않고 몸 가는 데로 달려야 되겠다. 대략 3시간 8분 이내 정도의 기록을 목표로 달리면
큰 무리가 없을 것 같다.
나는 유달리 중앙대회와는 인연이 없는 것 같다. 중앙에서 좋은 기록 한번 내지 못하고 늘 헤매었으니까. 중앙대회 첫 참가는 2회 대회 때인 2001년도이다. 그 때는 풀코스 부분이 없어서 하프를 달렸는데 나의 최고기록인 1시간 25분 55초를 달려서 무지하게 기뻐했던 기억이 있다. 그 때는 정말 잘 나갔었다.
그러나 내가 인연이 없다고 하는 부분은 풀코스 부분이다. 2002년도에는 3시간 12분으로 악전고투했던 기억이 있고, 2003년도엔 메이저 대회 최악의 기록인 3시간 16분에 골인을 했고, 작년 역시 춘천대회보다 8분이나 늦은 3시간 8분에 골인을 했다.
그래서 늘 중앙과는 인연이 없다고 생각을 했으며 서울 도심을 달리는 것이 나에게는 즐겁지 않다는 결론을 내리게 됐다. 그러나 동아대회는 3시간 1분을 두 번씩이나 달리지 않았는가. 그렇다면 서울 도심에서도 충분히 달릴 만 하다는 생각이 드는데.......
아무튼 이번 중앙대회는 즐거운 마음으로 8분이내의 기록으로 골인하는 것을 목표로 삼아야 되겠다.
이틀 동안 쉬었더니 다시 달리기가 하고 싶어진다. 몸은 아직 미통이 남아있지만 회복 주라 여기고 천천히 달리기로 했다. 간단히 스트레칭을 하고 트레드 밀에 올라 천천히 달렸다.
오랜만에 달려본 트레드 밀. 춘천의 피로가 남아서인지 느린 속도로 달려도 다리가 무겁다. 6분 페이스로 10분 정도 달리고 나니 조금 달릴 만하다. 5분 30초 페이스로 달리다가 점차 속도를 높여 4분 40초 페이스로 올린 뒤 쿨 다운으로 10분을 달리고 달리기를 마쳤다.
마라톤이라는 게 참으로 웃기는 거다. 한번 기분 좋게 달리면 한번은 힘들게 달려야 하니...... 마치 새옹지마의 이야기처럼 그렇게 반복이 되니 말이다. 한두 번 경험한 게 아니다.
한번 즐겁게 달리면 한번은 혹독한 시련을 겪어야 하고, 그것은 연습 때도 마찬가지다. 그러면서 겸손을 배우는 게 아닌가하는 생각이 든다. 매번 달릴 때마다 기록이 단축되고 늘 즐겁게만 달린다면 그게 무슨 마라톤이겠는가. 일종의 놀이나 마찬가지지.
배우고 익히고 깨닫고 느끼고 실천하면서 겸손함으로 지혜로운 삶을 아우르는 것이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들기도 한다.
아무튼 마라톤은 많은 철학을 내포하고 있음이 분명하다. 아무리 배워도 익혀도 그 깊이와 넓이를 알 수 없는 우주의 공간과 같다고나 할까. 너무 거창한가.
아무튼 오늘도 난 배 번호를 달고 신발에 칩을 매고서 스타트 라인에 서 있다. 집으로 돌아오기 위해 집을 떠나지만 돌아올 때의 내 모습은 아름다운 모습이기만을 바라는 마음이다.
가을바람이 싸늘하다. 아침기온이 영상 2도라는데 11시가 넘은 지금기온은 10도가 되지 않을 듯싶다. 10km까지는 조금 힘들었다. 그 이후는 조금 편하게 달릴 수 있었다.
15km쯤에서 동반자무리들과 32km까지 함께 갔다. 그리고 그들과 헤어졌다. 그들은 흐르는 물처럼 그렇게 자연스럽게 집을 향해서 달려갔고 나는 그들을 바라보면서 나의 체력이 여기까지가 한계라고 스스로 진단하였다.
이후로도 최선을 다하지 않은 건 아니었는데, 발걸음은 느려졌고 체력은 에너지의 부족함을 호소하였다. 적절한 페이스로 그렇게 달렸다. 조금은 여유로운 마음을 갖고자 했다.
1, 2초를 다투는 무리함은 최고기록을 갱신할 수 있을 때만 사용하는 것이 옳다는 생각이 들었다. 이렇게 해서 다시 한번 자신을 뒤돌아보고 잃어버린 겸손함을 되돌리는 계기로 삼았다.
훈련이 충분하지 않는 식이요법은 별 소용이 없다는 것을 잊지 말아야 한다. 하프기록이 후퇴되었는데 풀코스 기록이 단축되기를 바라는 건 조금은 우습다는 생각이 든다. 다 알 수 있는 사실을, 충분히 예측할 수 있는 사실을 기대만 하면 이루어지겠지 하는 생각은 이번으로서 족해야 한다.
사람이 좋다. 달리는 사람들이 좋다. 그리고 함께 어울려 달리는 사람은 더욱 더 좋다. 그들과 함께이기에 난 행복하다는 생각이 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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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 록 정 리---매 5km>
새벽 2시에 집에서 출발하여 중간에 알토님, 약수님, 칼린님을 픽업하여 정각 3시에 남양주를 출발하였다. 대회장 곡성까지는 대략 400km.
그 먼 곳까지 차를 운전하여 내려가서 마라톤을 달린다는 것이 조금 무모하다는 생각이 들었으나, 좋아서 가는 것이기에 충분히 참가할만한 가치가 있다는 생각이 들었다.
새벽녘이라 고속도로의 통행량이 적어 막힌데 없어 시원스럽게 내 달렸으나 중간 중간에 안개가 짙게 끼어 조심 운전을 하지 않으면 안 되었다. 오창 휴게소에서 한번 쉬고 다시 한참을 내 달려 백양사 휴게소에 도착하니 벌써 시간은 6시 30분이 넘어가고 있었다. 대회 출발 시간까지는 이제 불과 2시간여가 남아있기에 서둘러 가지 않으면 안 되었다.
옥과 IC를 빠져나가 대회장으로 달려가는데 곳곳에 대회 이정표시가 되어 있어 좋았고 길이 갈리는 곳마다 안내원이 배치되어 있어 쉽게 찾아 갈 수가 있었다. 그러나 가는 도중 한 안내원의 잘못으로 엉뚱한 곳으로 접어들어 다시 되돌아오는 바람에 시간이 많이 지체되어 조급한 마음이 들었다.
다행히 대회장 주차장에 도착하니 8시 20분으로 넉넉한 시간은 아니지만 출발 준비를 하는데 부족하지 않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수려한 풍광의 섬진강변 생태공원에 위치한 대회장은 그야말로 산수가 어우러진 대자연의 느낌 그대로를 간직하고 있었다.
대회장은 벌써 대회분위기로 한껏 고조되어 있었고 경향각지에서 모인 러너들의 표정은 즐겁고 여유로운 모습을 담고 있었다. 차에서 간단히 복장을 갖추고 기타 필요한 용무를 보고 대회아치로 이동을 하니 시간은 벌써 출발 10분 전이였다.
차를 운전하여 내려오면서 잠도 한숨자지 않고 도착하자마자 풀코스마라톤에 참가하게 되는데, 잘 달릴 수 있을까 하는 의문이 들었으나 막상 출발선에 서니 피로한 느낌은 들지 않고 오히려 더 잘 달릴 수 있을 것 같은 느낌이 들었다.
9월 4일 관광마라톤대회 3시간 16분, 9월 25일 횡성마라톤 대회 3시간 14분, 두 대회 모두 최선을 다했으나 만족할 만한 결과를 얻지 못해 이러다 춘천에서 3시간 초반 기록도 내지 못하겠다는 생각이 들어 이번 섬진강 마라톤 대회에선 적어도 3시간 10분 안에는 들자는 생각을 했었다.
3시간 10분 안에 들기 위해선 8개, 5km 구간 랩타임 중 적어도 21분대 시간이 4개는 나와야 하기에 일단 초반부터 빠르게 달리고 후반에 퍼져도 퍼지자는 생각으로 달리기로 했다.
일단 하프까지 빠르게 달리기로 했다. 20km이후 퍼져도 괜찮다는 생각으로. 정말 퍼져보고 싶었다. 퍼져서 마라톤의 쓴맛(?)을 맛보고 싶었다. 그렇게 해서라도 구간 랩타임을 원하는 목표시간대에 넣고 싶었다.
출발은 예정시간보다 5분이 늦어졌다. 사회자가 교통 지체로 늦게 온 사람들을 배려하자는 이유에서였다. 출발 총소리가 나자 주자들이 손살같이 달려 나간다. 나도 그들의 대열에 끼어 여유로운 마음을 갖고 출발을 했다.
출발 시 기온은 대략 10도 정도, 그리고 골인할 시 기온은 대략 20여도 정도 되는 것 같았다. 지방에서 하는 소규모 대회인데도 고수들이 많다는 것을 확연히 느낄 수 있었다. 올 초 고성에서 그 많은 고수들의 숫자에 놀람을 감추지 못했는데, 이곳 곡성 섬진강 마라톤 대회에서도 풀코스 주자가 불과 1300여명 밖에 되지 않는데 썹쓰리를 할 수 있는 실력을 갖고 있는 러너가 50명은 훨씬 넘을 것 같았다.
그것은 내가 5km지점을 20분 56초에 통과를 했는데도 내 앞에 달리는 주자가 50여명이 넘는 다는 것이다. 더욱더 놀라운 것은 메이져 대회나 볼 수 있는 썹쓰리 페이스메이커가 있다는 것이다. 아무튼 대단한 실력들이다.
주로는 정말 환상적이었다. 잘 포장된 2차선 도로에 길 양옆에는 코스모스가 아름답게 피어있고 한쪽에는 강이 흐리고 한쪽에는 산이 병풍처럼 둘러있는 그런 모습, 그리고 황금 들판 길을 달리기도 하고 또 마을 앞을 달리기도 한다. 마을 앞을 달릴 때면 음악소리가 나오고 동네어르신들이 열심히 응원하는 모습이 아름답게 보인다.
코스는 대체적으로 고저가 없는 평탄한 길이고 피로감을 덜어주는 아름다운 길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달리면서 이 길이 마라토너를 위한 전용 길이 아닌가 하는 착각이 들 정도로 차 한대도 자전거 한대도 발견할 수가 없었다. ‘달려도 이런 길을 달려야 하는데 말이야......’하고 혼자 중얼거려 보았다.
퍼지기 작전으로 일관한 나의 마라톤 레이스는 초반부터 힘이 들었다.
1km지점을 통과하면서부터 페이스를 잡긴 했는데 빠르다는 생각이 들었지만 그래도 그대로 밀고 나가자고 했다. 5km 통과시간 20분 56초. 힘들지만 만족스러운 시간이다. 이 페이스대로 그대로 쭉 밀고 가자는 생각으로 열심히 달려갔다.
썹쓰리 페이스팀은 내 뒤 100미터 뒤에서 달리고 있다. 오늘 30km지점까지 페이스팀에게 추월당하지 않으면 성공이라는 생각으로 열심히 달려갔다. 10km 지점 구간타임 21분 01초를 기록하고 약간의 자신감 갖은 게 느껴졌다. 날씨도 덥지 않았고 아침시간이라 강가에 안개가 끼어 햇살도 없었다. 그야말로 최적의 조건이란 생각이 들었다.
15km 지점 구간타임 21분 00초를 기록하고 일정한 페이스로 달리고 있음이 느껴졌다. 계속 힘들게 달려서인지 땀이 많이 났으며 그래서 매 5km 지점마다 계속 급수를 하며 달렸다. 15km 지점을 지나자 몸이 가벼워짐이 느껴졌다. 앞서간 주자들이 조금 전까지 빠르게 달린다는 느낌이 들었는데 오히려 느리게 달린다는 생각이 들었다.
그래서 자연스럽게 한명 한명씩 추월을 했다. 20km지점 구간타임 20분 46초를 기록하고 오늘 뭔가 되는 게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들었다. 그러나 퍼지기로 일관한 대회이기에 후반 어느 시점에서 급격히 페이스가 떨어질 것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그러나 퍼질 때 퍼지더라도 달릴 수 있는 한 열심히 달리자고 했다.
반환점을 1시간 28분 34초에 돌고나서 계속 반환점을 향해 달려오는 주자들을 보며 달려갔다. 100여 미터 쯤 갔을 때 썹쓰리 페이스팀이 달려오고 있었다. 나와는 200여 미터가 차이가 나는 것 같았다. 저들에게 언제 추월당할지 모르지만 그 지점이 골인 점 부근이었으면 좋겠다는 다소 호사스런 생각을 해 보았다.
22km지점에 급수대가 있었는데 급수하는 주자들이 많아 급수를 하지 못하고 통과를 해서 그런지 몸이 갑자기 무거워지기 시작했다. 벌써 퍼져야 하는가 하는 생각에 불안한 마음이 들었지만 아직은 아니다 라는 생각으로 최면을 걸고 열심히 달려갔다.
다행히 23km 지점쯤에서 응원하는 분이 물병을 건네주어 갈증을 해소할 수 있었다. 이때쯤부터 안개가 걷히고 햇살이 내리 비추면서 기온이 상승하기 시작했다. 더 힘들어지고 숨소리도 커지고 다리도 무거워지기 시작했다. 25km 지점 구간타임 21분 27초가 체크되었다.
조금 느려졌지만 아직까지는 버틸 수 있다는 생각이 들었다. 25km 급수 대에서 파워젤을 하나 먹고 다시 힘차게 출발을 했다. 퍼져도 최소한 30km지점은 통과하고 퍼지자는 생각으로... 어찌어찌해서 27.5km 지점 급수 대까지 갔으나 그 페이스대로 그대로 달리기란 무리라는 생각이 들었다. 그래서 급수 대에 서서 물을 세 컵 마시고 다시 출발을 하였다.
정신력으로 30km까지 버티자고 최면을 걸었다. 달릴 수 있는 한 최선을 다해 달려보자고 했다. 페이스는 느려지지 않는 것 같았다. 급수 대에서 급수한 시간을 제외하면 랩타임이 비슷할 것 같았다. 30km 지점 구간타임이 21분 46초가 기록되었다. 아직도 페이스만 유지한다면 썹쓰리를 할 수 있는 기록이다.
그러나 어찌됐는지 썹스리 페이스 팀은 보이지 않는다. 급수를 양껏 하고 다시 힘차게 출발을 했다. 아침에 차를 타고 지나가며 보았던 그 아름답던 코스모스길은 눈에 들어오지 않았다. 지금의 나의 마음은 오직 35km까지 구간 랩타임을 얼마는 기록하느냐에 달려있다. 그리고 썹쓰리 페이스팀에게 추월 당하지 않는 것이다.
그렇게, 그렇게 33km를 통과를 했는데 배가 아파서 더 이상 달릴 수가 없다. 배를 만져보니 얼음덩어리다. 늘 느끼는 증상이지만 마라톤 후반에 꼭 복통이 찾아온다. 특히 빠른 속도로 달리거나 더위로 고생하면서 급수를 많이 한 대회에서는 그 증상이 더 심하다. 그러나 오늘처럼 이렇게 배가 아파 달리기를 멈춰야 하는 경우는 없었다. 그러나 더 이상 달리다간 큰 문제가 생길 수 있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 그래! 퍼지자고 작정한 대회인 만큼 한번 퍼져보자” 그래서 달리기를 멈추고 걸었다. 2명이 추월해 갔다. 나의 걷는 모습을 보여준다는 것이 무척 창피하다는 생각이 들었다. 그래도 걷는 것이 더 현명한 판단이란 생각이 들었다. 1분 정도 걸으니 다시 달려도 되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서서히 달려갔다. 아팠던 배의 통증도 없고 해서 다시 페이스를 유지하고 열심히 달렸다. 그러나 속도는 많이 느려진 상태다.
그렇게 35km 지점 급수 대에 도착하여 시간을 체크해 보니 구간타임이 23분 40초가 체크되었다. 걸은 시간과 급수시간을 제외하면 그렇게 많이 느려지진 않았다는 생각이 들었다. 퍼지기는 퍼졌으되 완전히 퍼지지 않았다는 것이란 생각이 들었다.
어찌 됐는지 썹쓰리 페이스팀은 아직도 나를 추월해가지 못하고 있다.
썹쓰리 하기엔 이미 시간은 오버가 되었는데.........다시 힘차게 출발을 했다. 급수하고 힘차게 출발은 했지만 힘찬 달리기는 되지 않는 것 같다. 이미 몸은 녹초가 되고 다리는 모래주머니를 단 듯이 무겁다.
발을 내 딛을 때마다 근육경직현상이 나타나서 한발 한발 내 딛는데 무척 힘이 들었다. 그래서 종아리 대신 대퇴부 근육을 사용하는 주법으로 바꾸어 달리니 그런대로 달릴 만 하다. 팔을 힘차게 흔들어보기도 하고 피치를 짧게 하면서 빠르게 발을 내딛으면서 변화를 주면서 달리기도 하고 주변의 경관을 보면서 달리기의 고통을 잊어보기도 하고 내가 알고 있는 아름다운 사람들을 떠올려 보기도 하면서 달리기의 고통을 조금이라도 잊어보려고 애를 썼다.
그런데 이렇게 내가 퍼져서 달려가는데도 나를 추월해 가는 사람은 고작 두세 명이다. 내 앞에 달리는 많은 주자들의 페이스가 나와 비슷하다는 것을 알게 되었고 그나마 위안이 되었다. 그래서 그들과 나란히 달려보기도 하고 추월을 해보기도 하고 또 추월을 당해보기도 하면서
마지막 구간의 힘든 레이스를 이어갔다. 이제 딱 1km 남았다.
그런데 어찌된 게 아직도 썹쓰리 페이스 팀은 오지 않는다. 그렇다면 지금 열심히 달려가면 썹쓰리라는 말인가. 아니다. 적어도 4-5분은 족히 부족할 것이다. 아마도 썹쓰리 페이스팀이 나처럼 퍼진 게 분명하다는 생각이 들었다. 힘든 레이스를 마무리 할 수 있는 대회 아치가 보인다. 안간힘을 쓰며 골인을 했다. 3시간 05분 04초.
이렇게 퍼지기로 일관한 대회가 마무리 되었다. 힘들었지만 기록은 만족스럽다. 어쨌든 열심히 달렸고 마라톤에서 느낄 수 있는 많은 것을 느낀 것으로 만족스런 레이스란 생각이 들었다.
하늘은 청명하고 가을바람은 싱그럽다. 들판의 곡식들은 누렇게 익어있고 길가의 코스모스는 가을의 운치를 한껏 뽐내고 있다. 차는 서울을 향해 달리고 함께 한 일행들은 피곤함도 잊은 채 마라톤 이야기로 섬진강 마라톤 대회를 다시 달리고 있다.
남양주 시민 체육대회에 화도읍 단축마라톤 대표 선수로 출전을 했다.
시민 체육대회에 출전하기는 이번이 세 번째이다. 2년에 한번씩 하는 대회인데 2001년도, 2003년도, 그리고 올해 이렇게 3번 출전이다.
첫 번째 참가할 때는 혹시 입상할 수 있지 않을까 하는 부풀은 마음으로, 그리고 두 번째 참가할 때는 그전보다 더 실력이 향상되지 않았을까 하는 실력 테스트로, 그리고 이번에는 솔직히 참가하는데 의의를 두고 참가를 했다.
9월초 참가제의 전화를 받았을 때 입상도 할 수 없는 실력으로 참가를 한다는 것이 미안한 마음이 들어 거절을 했으나 선수가 부족하니 꼭 좀 참가를 해달라는 아는 사람의 부탁을 받고 딱히 거절할 수가 없어 참가를 하게 되었는데 후회하는 마음도 적잖게 들었었다.
어쨌든 참가를 하게 되었고 부족한 실력이지만 최선을 다하자는 생각으로 대회에 임했다. 전형적인 가을 날씨 속에 햇살을 따가웠지만 기온은 적절하여 달리는 데는 상쾌하다는 생각이 들었다.
남양주시 15개 읍면동에서 각각 3명씩 참가를 하여 출전선수는 총 45명이다. 나의 실력을 가만하여 대충 중간정도만 하자는 생각으로 출발을 했다. 출발총소리가 나자마자 모두 총알같이 달려 나간다. 초반 1km는 조금 천천히 달리자는 생각이었는데 처음부터 꼴찌로 달려가는 내 모습을 지역주민들에게 보여주는 것이 좀 그렇다는 생각이 들어 조금 빠르게 달려갔는데 정적 페이스보다 빠르가는 생각이 들었다.
아니나 다를까. 운동장을 막 벗어나자마자 선수들의 속도가 뚝 떨어진다. 몇몇 선두 선수들만 제외하고. 1km도 못 갔는데 무척 힘이 든다. 이래선 안 되겠다 싶어 적당하게 페이스를 잡으니 조금 달릴 만 하다. 이때 뒤에서 소나무님, 미스터투님, 그리고 정수형님이 추월해 나간다.
마음이 급해졌지만 내 페이스를 유지하자는 생각으로 호흡에 맞추어 일정한 속도로 달려갔다. 2km를 지나자 이제 대열이 유지되는 것 같다. 정수형님은 벌써 보이지 않고 소나무님과 미스터투님은 내 앞쪽 200여 미터에서 달리고 있다. 골인 점까지 최선을 다해 달려 두 사람을 추월해 보자는 생각으로 열심히 달려갔으나 다른 지역 몇 사람만 추월을 했을 뿐 두 사람과의 거리는 좁혀지지 않았다.
5km쯤 지나서부터 거리가 조금씩 좁혀지는 것 같았으나 끝내 추월을 하지 못하고 100여 미터가 차이가 난 상태로 대략 전체 10위 정도로 골인을 했다. 약 8km--31분 55초.
비록 입상은 못했느나 달리고 나니 기분은 좋았다. 그러나 다음대회에는 참가를 하지 말아야 되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요즈음엔 훈련일지 하나도 제대로 제때 쓰지 못하고 하루가 지나는 것 같다. 바쁘다는 핑계이기도 하지만 일지를 쓰는데 예전만큼 흥미를 갖고 있지 않기 때문이기도 하다. 훈련을 하는 것은 꾸준한데 일지를 쓰는 데는 소홀히 한건 매일 업무를 컴으로 처리하기 때문이기도 하다. 그래서 컴과 자꾸 멀리 하고픈 마음이 든다.
오늘부터 아침에 운동을 하기로 했다. 저녁시간을 할애하기가 힘들기도 하고 꾸준하게 운동을 하기 위해선 아침시간에 초점을 맞추어 운동을 하는 게 좋겠다는 생각이 들기 때문이다. 대신 강도 높은 훈련은 하기 힘들 것 같다. 아무래도 아침 시간엔 근육이 이완되어 있지 않기 때문이다.
집 근처 2km 코스를 천천히 5회전 했다. 내리막, 평지, 언덕으로 구성된 코스라서 그런지 지루하지 않고 훈련효과도 좋을 것 같다는 생각이 들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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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월 2일 일요일(14km, 14km)
남양주 종합운동장에서 인터벌 훈련을 했다. 비가 온 뒤라서 운동장이
촉촉이 젖어 있었다. 습도가 많아 달리는데 상쾌하지가 않았다. 천천히 2바퀴를 달리고 훈련을 시작했다.
첫 세트는 편하게 가자는 생각으로 달렸다. 2바퀴 까지 그렇게 힘들지 않게 돌고 3바퀴부터는 호흡에 맞추어 달렸다. 5바퀴 2km를 달리고 시간을 체크해 보니 7분 49초다. 이 정도 페이스로 6세트 정도 하면 좋겠다는 생각으로 2세트를 시작했으나 2세트 째는 기록이 한참 느린 8분 08초가 나온다.
그리고 3세트 째는 더 느려져 8분 12초가 나오고 급기야 4세트 째는 8분 24초가 나왔다. 더 이상 훈련을 강행하는 것이 몸에 무리일 것 같아 마지막 1세트인 5세트를 달리고 훈련을 마쳤다.
첫댓글 천리마님 시월이에요. 마음에 바람이 통하는 ~ 달리기도 열심히 하시고 훈지도 욜씸히 써주시면 감사 !! 지금처럼요.. 오늘 남양주시민의 날 마라톤에서 즐달하시어 목에 금목걸이 다셔요..
드뎌 제가 좋아하는 詩月 입니다..
앞으로 2년후 시민의날에도 출전하기를 부탁드립니다.저는 출전못하지만 천리마님과 정수형님이 경기에 참여하는관계로 관전하는재미가 배가 되는데 출전을 포기하면 앙꼬없는 찐빵과 같습니다.이번 우승자의 기록을 보니까 27분10초 정도 되는것 같았습니다.달리기 축제라 생각하시고 부담없이 달리시면 즐겁지 않을까요?
북한강님 말씀이 지당하신말씀 같네요. 시민의날 축제에서 천리마님을 뵐 수 있다는것 자체만으로도 행복한 일이라고 생각됩니다. 천리마님 히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