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6년 5월 2일 부산 여여선원 법당. 부산불교연합회 고문인 월강 스님이 뒤에 일렬로 늘어선 사람들에게 삼배 하는 법을 설명하고 있다. 법당에 모셔진 불상에 삼배를 올리기 위해 절을 배우고 있는 이들은 바로 이웃 종교 지도자들로 前 반여성당 주임신부였던 김계춘 신부, 천도교 대표 김성수 도훈 등은 모두 공동선실천 부산종교지도자협의회 회원들이다. 올해로 5회째를 맞이한 ‘생명존중과평화정착을 위한 기도회 및 작은 음악회’에 참석하기 위해 여여선원에 왔다가 다함께 삼배를 올리게 된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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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대 종교지도자들이 법당에서 삼배를 하고 있다. | |
2001년 가야성당에서 기도회를 겸한 음악회를 연 이후 매년 성탄절을 기념하는 음악회를 열어오다 올해 처음으로 부처님오신날을 기념하는 음악회를 열면서 이웃 종교 지도자들도 처음으로 다함께 법당 참배에 뜻을 모았다. 5년의 시간이 흐르는 동안 이어져 온 이웃 종교지도자와 평신도들간의 신뢰와 화합, 교류가 모든 고정관념을 뛰어넘어 이웃종교를 마음 깊이 수용하게 만들었고, 이웃 종교의 상징 앞에 머리 숙여 절하게 하는 아름다운 순간으로 이어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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촛불을 밝혀들고 기도하고 있는 종교지도자들 | |
前 반여성당 주임신부이자 공동선실천 부산종교인지도자협의회 초대 회장이었던 김계춘 신부는 법당 참배를 마친 뒤 음악회가 열리는 7층 선방으로 옮겨 꽃바구니를 전달하며 부처님오심을 축하했다.
온천성당 조용걸 주임신부, 성균관부산시유도회 신준성 원장, 원불교 남궁원 교무 등 6개 종교 지도자와 신도들이 둘러앉은 가운데 제1부 기도회가 시작됐다. 촛불을 밝혀들고 기도문으로 참석자들의 마음을 한데 모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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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산종교지도자협 회장 정여 스님의 인사말. | |
김성수 도훈은 기도문에서 “모든 이을 위하여 자비와 사랑을 베푸신 부처님오신날을 맞이하며 마련한 오늘 기도를 통해 종교간의 이해와 유대가 더욱 돈독해지길 바라며 서로 사랑하고 더불어 살아가야 하는 형제임을 깨닫게 해 달라”고 기도했다.
공동선실천 부산종교지도자협의회 회장인 정여 스님이 직접 쓴 축시 <평화 그리고 자비> 낭송에 이어 2부 작은 음악회가 시작됐다. 여여선원 신도들이 마련한 다과상을 앞에 놓고 마련된 작은 음악회에는 여여선원 합창단의 찬불가, 가곡에 이어 원불교 박은전외 2명의 교무들의 중창, 반여성당의 김민정의 플롯, 안희연의 클라리넷 연주, 신용희 씨의 독창 등 다채로운 공연이 이어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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원불교 교무님들의 중창 공연 모습 | |
앵콜 요청이 이어지면서 음악회의 분위기가 무르익었고 6대 종교 지도자들과 신도들은 손에 손을 잡고 ‘만남’과 ‘사랑으로’를 합창하며 음악회를 회향했다.
“차와 시를 나누고 음악을 마음으로 함께 느끼며 서로를 인정하고 존중하는 이 아름다운 시간을 통해 우리 모두가 한 식구임을 인식하는 것이 바로 평화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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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여선원 합창단의 공연 모습 | |
공동선실천 부산종교지도자협의회에서 부처님오신날을 맞아 처음으로 마련한 작은 음악회에서 불교다, 천주교다, 기독교다 하는 이름들은 사라지고 음악과 시를 느끼는 ‘본래 마음’만 가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