콩팥의 질환, 근육 경련에 다리·발등 부종 생기면 ‘이상신호’
콩팥의 기능과 특징
혈액 속 노폐물 거르는 ‘정수기’
무게 300g…콩처럼 생긴 팥색
기능 50~60% 떨어져도 못느껴
콩팥병 왜 생기나
전신질환 합병증으로 대부분 발생
당뇨·고혈압만 없어도 위험 ‘뚝’
신장기능 10% 이하 땐 혈액 투석
● 건강한 콩팥 지키려면
1.고혈압·당뇨 철저히 관리
2.음식 싱겁게
먹어야
3.금연·금주 실천
4.정상체중 유지
5.운동(일주일에 3회 이상 30분씩)
* 콩팥병 있는 사람은 칼륨 함량 많은
과일·채소 섭취 금해야
콩팥은 신장(腎臟)을 가리키는 우리말로 모양이 콩처럼 생기고, 그 색이 팥색이라 하여 콩팥이라 부르기 시작했습니다. 불과 300g의
무게로 어른 주먹 크기에 불과한 작은 장기지만 등 쪽에 좌우 하나씩 있습니다. 콩팥의 주된 역할은 혈액 속의 노폐물을 걸러내는 기능으로, 우리
몸에 필요한 물질은 남기고 노폐물은 제거해서 소변으로 배출하는 일종의 정수기 역할을 담당합니다.
그뿐만 아니라 뼈를 튼튼하게
해주는 비타민 D와 적혈구를 만들어 주는 조혈 호르몬 등 여러 가지 호르몬을 만들며, 체내에 들어온 약물이나 독소를 제거하고, 혈압을 조절하기도
합니다.
신장은 기능의 50~60%가 떨어져도 자각증상이 나타나지 않는 침묵의 장기이며, 초기에는 혈액검사로도 발견이 쉽지
않습니다. 이상이 생겨 병원을 찾을 시점이면 이미 콩팥의 절반 이상이 망가진 경우가 많아 치료 시기를 놓치거나, 혈액투석과 신장이식이 필요한
말기 질환 상태인 경우도 많습니다.
우리 몸에서 콩팥에 이상이 있을 때 나타나는 증상은 다음과 같습니다. 먼저, 갑자기 혈압이
오르거나 근육이 떨리고 경련이 나기도 합니다. 자다가 소변을 자주 보러 가거나 쉽게 멍이 들고 상처가 잘 아물지 않고, 피부가 가렵고 피부색이
어둡고 창백해집니다.
또한 갑작스럽게 혈뇨 또는 갈색뇨를 보거나 요량이 감소하면서 다리와 발등에 부종이 생기는 경우, 쉽게 피로하고
지치면서 구토 및 경련 등의 증상이 있는 경우에도 콩팥 기능 이상을 의심해야 합니다.
만성 콩팥병은 3개월 이상 신장이 손상돼
있거나 신장 기능의 감소가 지속해서 나타나는 질병입니다. 만성 콩팥병의 3가지 원인 질환은 당뇨병, 고혈압, 만성사구체신염입니다. 신장 대체요법
환자의 3분의 2 정도가 당뇨병과 고혈압의 합병증에 의한 것인데, 이는 만성 콩팥병이 신장 자체로 인한 것보다는 전신질환의 합병증으로 발생하는
2차성이 대부분이란 의미입니다. 따라서 당뇨병과 고혈압만 관리를 잘해도 만성 콩팥병의 위험을 크게 줄일 수 있습니다.
혈액투석은
기능이 떨어진 신장을 대신해 인공 신장인 투석기와 투석막을 이용해 혈액의 노폐물을 제거하고 전해질 균형과 과잉의 수분을 제거하는 치료입니다.
투석은 어지러움, 메스꺼움 등의 요독 증상이 있을 때, 신장기능이 10% 이하로 저하됐을 때 시작하게 되며, 1주일 중 3일, 1번에 4시간에
걸쳐 이뤄집니다.
콩팥병의 생활 수칙 중 첫 번째는 고혈압과 당뇨병을 철저히 관리하는 것입니다. 고혈압 환자의 20%, 당뇨병
환자의 40% 이상에서 콩팥병이 발생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습니다.
두 번째는 음식을 싱겁게 먹는 것입니다. 과다한 염분 섭취는
체액을 증가시켜 혈압을 높입니다. 혈압이 높아지면 콩팥 안의 압력이 증가하면서 변형을 가져오게 되어 기능을 떨어뜨립니다. 염분 섭취를 줄이기
위해서는 찌개, 국, 젓갈, 라면 같은 가공식품 등 염분 함량이 높은 음식의 섭취를 줄이고, 조리할 때 소금의 양을 줄여 싱거운 맛에
익숙해지도록 노력하는 것이 필요합니다.
세 번째는 금연과 금주입니다. 담배는 혈관을 수축시키고, 수축한 혈관은 혈압을 올리면서
콩팥으로 가는 혈액의 양을 줄어들게 하여 기능을 떨어뜨립니다. 또한 콩팥의 혈관을 딱딱하게 해 콩팥 기능을 더 나빠지게 합니다. 술을 마시면
혈압이 올라가고 단백뇨가 생겨서 신장에 나쁜 영향을 줄 수 있습니다. 음주하는 만성 콩팥병 환자의 출혈성 뇌졸중 위험은 비음주자보다 약 6배
이상입니다.
네 번째는 정상 체중 유지입니다. 비만은 만성 콩팥병의 위험인자인 당뇨, 고혈압의 발생 위험을 증가시킵니다. 이로
인해 콩팥이 나빠지는 원인인 단백뇨가 나오게 됩니다.
다섯 번째는 운동입니다. 1주일에 3회 이상 30분씩 하는 것이 좋습니다.
운동은 만성 콩팥병 환자에게 흔히 발생할 수 있는 심혈관계 질환, 뇌졸중, 고혈압, 당뇨병 발생의 위험을 낮출 수 있습니다. 특히 걷기와 같은
유산소 운동은 심혈관계 능력을 향상하고, 혈압과 혈당을 효과적으로 조절해 줍니다.
콩팥병이 있는 사람은 칼륨 함량이 높은
과일·채소를 많이 섭취하면 혈청의 칼륨 농도가 비정상적으로 상승, 근육의 힘이 약해질 뿐 아니라 심장의 부정맥이 발생하고, 심할 경우 심장이
멎을 수도 있으므로 주의해야 합니다.
칼륨 함량이 높은 바나나, 참외, 토마토, 버섯, 호박, 미역, 시금치 등은 피하는 것이
좋습니다. 과일이나 채소를 물에 담가 놓거나 데치면 칼륨이 물로 빠져나가기 때문에 섭취를 줄일 수 있습니다.
<장태수 서울대 교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