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9년에는 분양권 웃돈만 7000만∼8000만원 정도 형성됐지만 지금은 전매제한에서 풀린 물량이 대거 쏟아져나오면서 웃돈은커녕 마이너스 프리미엄 천국입니다. 시장 전망이 불확실해 거래가 끊긴 지도 오래됐어요.(인천 청라지구 K공인 관계자)
지난 26일 기자가 방문한 인천 청라지구는 곳곳에서 도시기반 시설 공사와 고층 아파트 건설공사가 열기를 뿜고 있었다. 덤프트럭과 레미콘트럭 등 건설 중장비들이 희뿌연 먼지를 일으키며 바삐 움직이고 곳곳에 설치된 타워크레인도 작업에 여념이 없었다.
하지만 이 같은 도시조성 및 건축 열기와는 달리 주택시장은 싸늘한 모습을 연출했다. 중개업소 등에는 분양권 거래를 안내하는 표지판이 빼곡히 내걸려 있지만 방문하는 이를 찾아보기 어려웠다.
■분양권값 작년말 대비 2000만원↓
현지 중개업소에 따르면 청라지구에는 현재 중대형 아파트를 중심으로 분양가격보다 낮은 마이너스 프리미엄 분양권, 이른바 '깡통분양권'이 속출하고 있다. 그나마 상대적으로 수요가 많은 중소형도 일부를 제외하곤 분양가 이상인 분양권을 찾아보기 어렵다.
현지 중개업소 관계자들은 분양권값이 지난해 말에 비해 평균 2000만원 정도 더 떨어졌다고 입을 모았다. 그나마 전매가 가능한 분양권 가운데서도 분양가 수준을 넘는 분양권도 크게 줄어들고 있다.
호수조망권으로 청라지구에서도 가장 인기가 많은 청라 한라비발디 131∼145㎡는 분양권 웃돈이 지난해 말에 비해 1000만원 정도 떨어져 현재 1000만∼1500만원 수준(분양권값 4억4000만∼4억9000만원)이며 바로 옆의 청라 한화꿈에그린 130∼148㎡도 웃돈이 지난해 말 3000만원에서 현재는 500만∼1000만원 정도로 떨어졌다. 더욱이 일부 대형아파트는 분양권값이 분양가보다 4000만∼4500만원이나 낮은 가격에 급매물로 나와 있다.
청라지구 K공인 관계자는 "99㎡대는 분양권값이 보합 수준이고 132㎡대는 하락, 165㎡의 대형은 대부분이 마이너스 프리미엄을 형성하고 있는 가운데 거래가 없다"고 말했다.
청라지구의 분양권값이 맥을 못추고 있는 것은 전반적인 주택시장 침체의 원인도 있지만 분양권 전매제한 기간이 만료되면서 분양권 매물이 쏟아져 일시적인 공급과잉 현상을 빚고 있기 때문이다. 청라지구는 지난해 6월부터 입주가 시작돼 현재까지 2000가구 정도가 입주를 완료했고 올해 말까지 7869가구, 내년 9614가구, 2013년 2935가구의 입주가 실시된다.
현지 부동산 중개업소에서는 더불어 총부채상환비율 규제 부활과 금리인상 등의 악재가 이어져 당분간 분양권 시장이 살아나기는 어려울 것이라고 내다봤다.
한편 부동산114측은 "서울과 경기, 인천 등지의 분양권 시장은 지난해 상반기에 약보합세를 보이다가 같은 해 가을 이사철을 중심으로 '바닥'이라는 인식이 확산되면서 연말에는 소형을 중심으로 거래량도 늘고 가격도 회복됐지만 올해 들어 각종 악재가 겹치면서 다시 침체국면을 맞고 있다"고 분석했다.
/ck7024@fnnews.com홍창기기자
■사진설명=인천 청라지구의 아파트 분양권 시장이 전반적인 주택경기 침체와 분양권 물량 과잉공급 등으로 올해 들어 하락세를 면치 못하고 있다. 현지 중개업소에서는 이달 현재 청라지구 분양권값이 지난해 말에 비해 평균 2000만원 정도 내렸다고 입을 모은다. 건축 공사가 한창인 청라지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