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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메리대구 공방전] 15
S#1. 공원 /(N1)
14부 엔딩 연결로...........................
대구 : 메리야.
메리 : 응.
대구 : ................ 우리 헤어지자!
나무 뒤에 서 있던 소란, 미소. 뭔가 터지길 잔뜩 기대하고 있는.
메리 : ..................또또또......
대구 : ..................그만 만나 우리. 헤어지자구.
메리 : .....................
대구 : ..................(왜 대꾸가 없나 싶은데).............
메리 : (메리 톤으로) 맞을래?
대구 : (깨는) 뭐?
전혀 심각하지 않은 메리, 비극적 분위기에 젖은 대구의 뒷통수를 치는.
메리 : 나 이제 바쁜 인물이셔. 왜 사람 잡아놓고 헛소리하는데.
대구 : ..........
메리 : 배고프구나.
대구 : (버럭) 배 안고파!
메리 : 자기는 배고플 때 짜증내고 헛소리 빵빵 하잖아. 가자! 내가 물냉면 쏜다.
대구 : 나 지금 진심이야.
메리 : 회냉면 먹던지 그럼.
대구 : 장난 아냐. 헤어지자구.
메리 : 지금 인생의 큰 전환점을 맞고 있는 여자친구한테 투정을 부려서야 되겠습니까? 연습 들어가면 자기 안 챙겨 줄까봐
미리 딴지거나 본데 나 의리 있는 여잡니다. 스타로 확 뜨고, 주목받는다고 해서 널 버리진 않아!
소란 : (골 때리네............ 머리 잡으며 나무에 기대선다)
메리 : (애교) 자기야........ 냉면 먹으러 가요. 내가 정답게 다대기 풀어줄게. (손잡고 끌어간다)
대구 : ...................... (끌려가고)
소란, 나무 뒤에서 어쩔 줄 몰라.................
S#2. 냉면집 / (N1)
물냉면 그릇, 놓고 가는 점원.
메리 : 내가 조제해줄게.
대구 냉면그릇에 샥샥 가위질하고 식초타고, 겨자 넣고 휘젓고 젓가락 빼내 쪽빨아 간보는 메리
메리 : (만족) 음.............굿!
대구 : .............
메리 : 먹자! 조심해서 먹어. 급하게 먹다 코로 들어가면 이미지 끝장이야.
소란, 들어온다.
소란 : 어머! 이게 누구야..... 안녕하세요?
대구 : ............(불안).............
메리 : (둘러본다) 혼자 왔어요?
소란 : (지나가는 점원에게) 저도 물냉면 하나 주세요. (메리 옆에 앉으며) 혼자 왔어요. 같이 앉아도 되죠?
메리 : 그럼요. 앉으세요.
소란 : 메리씨...
메리 : 네?
소란 : ...........뮤지컬 2차까지 합격했다면서요.
메리 : 어떻게 아셨어요?
소란 : ..........메리씨! 그 공연 말이죠.....
대구, 테이블 아래서 소란의 발을 찬다.
소란 : .....아!
메리 : .............?
소란 : (대구의 종아리를 뻥 까고)
대구 : 윽........
메리 : 왜들 그래?
대구 : 소란씨, 여기선 그냥 냉면 드세요.
소란 : ........메리씨, 사실은.......
대구 : (핸드폰 열어) 여보세요! 응, 난데 야, 내가 오늘밤에 다시 말할게 지금은 그냥 조용히 있어.
제발 그 얘긴 그 자식한테 하지 마. 부탁이야. 너 말하면 나 가만 안 있는다.
메리 : ............?? (어리벙) 방금 전화가 온거야, 전화를 한거야?
소란 : (핸드폰 열어) 여보세요? 이렇게 되면 계약파기예요. 3개월 약속 했잖아요. 나 지금 다 불어버린다.
메리 : (통화 방해 안되게 소근) 냉면 불어요. 빨리 드세요.
대구 : 부탁한다. 지금은 참아줘. 제발.
소란 : ............싫다면!
메리 : 통화가 재밌네. 꼭 둘이 통화하는 것 같아.
대구 : 그래, 잠깐 만나자. 나 냉면집이거든. 그래 앞으로 와. (끊고 소란에게 눈짓하고 나간다) 나 잠깐 나갔다 올게.
메리 : 어딜 가. 이거 불으면 맛 없는데....
소란 : (핸드폰에) 너 어디니? 근처? 알았어, 잠깐 보자. (일어나 나간다)
메리 : ................
S#3. 냉면집 근처 /(N1)
대구, 소란의 손을 끌고 온다.
대구 : 소란씨, 이러지 마요 제발.
소란 : 놔요. 냉면 먹다 충격 받아서 쓰러지는 모습을 좀 봐야겠어요.
대구 : 차라리 날 쳐요.
소란 : (주먹으로 한 대 뻥!)
대구 : 윽!
소란 : 내가 유치하고 우습죠? 이런 내가 나도 싫어요.
대구 : 메리한텐 나중에 다시 얘기할께요. 제발 오늘 다른 얘기는 하지 말아 주세요.
소란 : 대구씨는 왜 황메리만을 배려하고 생각하게 만들어졌을까......
대구 : 오늘은 부탁이예요. 제발 얘기하지 말아주세요.
소란 : 내 맘이예요.
대구 : 소란씨.
소란 : 내가 미워 죽겠죠?
대구 : .........아뇨.
소란 : 그럼 불쌍하죠?
대구 : ...........예.
소란 : 날 이렇게 만든 건 대구씨예요. 난 복수를 하고 싶어요.
대구 : 그럼 나한테 해요, 내 책이 나오면 서점에 가서 책에 불을 지르던가.
소란 : 그럼 경찰에 잡혀갈텐데 내가 왜?
대구 : 제발 오늘은 메리한테 허튼 소리 하지마세요.
소란 : 내 맘이예요. (들어간다)
S#4. 냉면집 /(N1)
소란 들어온다. 대구 따라 들어오고.
냉면 그릇 하나 깨끗이 비어있고 나머지 한 그릇도 국물 쭉 마시고 내려놓는 메리. 두 그릇이 싹 비었다.
대구 : .......................
소란 : .............................
메리 : (수줍게 웃으며) 하도 안 오길래......불어버리면 아까워서........
소란 : ...........(놀라) 지금 두 그릇을 국물 째 다 먹은 거예요? 이게 다 들어가요?
메리 : 냉면 그릇이 커서 그렇지. 딱 뜨면 한 젓가락이예요. 언니! 여기 냉면 두 개 주세요. 이 분들 아직 못 드셨어요....
소란 : 황메리씨 혹시 임신한 건 아니죠?
대구 : ................!!
메리 : 이 사람이 지금...!
소란 : 몸 속에 뭐가 하나 있지 않고서야 어떻게 그렇게 많이 먹어.
메리 : 노래 연습 춤 연습 해 봐요, 얼마나 체력소모가 큰데.
소란 : 배역도 맡았어요?
메리 : 노래랑 춤 연습하는 거 보고 결정할 꺼래요. 잘 될 꺼 같아요.
소란 : 거기 빵빵한 사람들도 많이 왔다던데 어떻게 메리씨가 됐을까요.
메리 : 드디어 제 기도가 하늘에 닿은 거죠. 드디어 제 고통의 시간이 꽉 찬거죠.
소란 : 실력이 대단하신가봐요.
메리 : 뭐 그동안 부단히 노력했으니까요.
소란 : 아하, 노력! 노력을 해서 되셨구나아..
대구 : 얼른 먹고 나가죠. 여기 냉면 좀 빨리 주세요.
S#5. 동네 / 밤(N1)
손잡고 걸어가는 메리와 대구.
메리 : 내일은 아침부터 연습이 있어. 노래랑 춤.
대구 : 잘해서 좋은 배역 따내구, 꼭 인정 받아.
메리 : 자기야........
대구 : 응.
메리 : 부탁이 있는데........... 이젠 장난으로도 헤어지자 어쩌자 그런 말 하지마.
대구 : ...........
메리 : 알았지?
대구 : 잘 자.
메리 : 자기두.
대구 : 간다. (돌아서는데)
메리 : 뽀뽀두 안해주고 가냐?
대구 : (다시 와 메리 볼에 뽀뽀)
메리 : (대구 얼굴을 잡아 입술에 쪽! 뽀뽀) 이 정도는 해야지. 잘 가.
대구 : 그래.
메리 : 꿈에서 만나......안녕.
메리 , 뛰어간다.
대구 : .................(생각이 많은 얼굴......걸어간다)
S#6. 오피스텔 / (N1)
도진, 문 열어주면 대구 들어온다.
대구 : 오랜만이야, 형.
도진 : 이 밤에 여긴 웬일이야.
대구 : 할 얘기가 있어서 왔어.
도진의 방.
도진, 심각한 표정으로 서 있다. 대구, 침대에 앉아있고.
도진 : 아직 메리는 모르지?
대구 : 모르지. 지금 한껏 희망에 부풀어 있어. 이번이 마지막 도전이라고 그랬었거든.
도진 : 나도 책임이 있는 것 같다.
대구 : 형이 왜?
도진 : 아무래도 소란씨가 나한테 준 참가 신청서가 그거였던 거 같아. 메리한테 전해주라고 했거든.
대구 : 이소란씨 너무 하지 않아? 어떻게 이렇게까지 나올 수 있어.
도진 : 너를 많이 좋아했던만큼 상처도 많이 받았대.
대구 : 그럼 나한테 화를 내지 왜 메리한테 복수를 해.
도진 : 난 이해할 수 있겠다 소란씨를.
대구 : 그래서, 형도 찬성인 거야? 메리한테 니 오디션 합격은 조작이었다 말을 하거나
내가 소란씨랑 석 달 동안 애인으로 지내거나?
도진 : .........찬성이다.
대구 : (버럭) 형!
도진 : (멱살 잡으며) 너 이리 와!
S#7. 검도장 /(N1)
대구, 도진의 거친 대련.
대구, 도진에게 계속 맞는다.
도진, 대구를 몰아 붙여 세운다.
도진 : 메리를 위해서 석 달 동안 연애하면 간단하잖아.
대구 : 소란씨를 위해서도 그건 못할 짓이야.
도진 : 그럼 어쩔건데?
대구 : 도와달라고 왔잖아. 메리가 무사히 무대에 설 수 있게 해줘.
도진, 대구를 퍽퍽 내리찍고 몰아 부친다.
대구, 신나게 얻어터진다. 무릎 꿇고 쿵 엎어지는 대구.
땀에 젖은 두 사람, 누워있다.
대구 : 형도 좀 도와주라. 메리가 아무 탈 없이 무대에 설 수 있도록.
도진 : 나도 메리가 상처받는 건 원하지 않는다.
대구 : 도와 줘 형!
도진 : 알았다. 내가 소란씨를 설득해 보마.
대구 : (일어나 무릎 꿇는다) 형이야 말로 대인이십니다.
도진 : 짐 정리되면 다시 들어와서 살아. 너 나간후로 살림이 엉망이다.
대구 : 감사합니다 대인.
S#8. 메리 방 /(N1)
메리, 토크쇼 출연한 스타처럼 혼자 이야기중.
메리 : 음.... 물론 여러 번 좌절하고 나한테도 기회가 올까... 이 힘든 터널이 과연 끝날까.... 울던 밤이 길었습니다.
희망을 잡고 있는 것도 자기와의 싸움이죠. 여러분, 기도가 차면 문을 열리게 돼 있어요.
문이 열리기까지의 그 고통스런 시간과 싸우세요! 이기세요! 여러분은 할 수 있습니다! (우..박수친다. 이어 MC처럼)
네, 오랜 백수 생활을 견디고 세계적인 뮤지컬 배우가 된 황메리씨와 이야기 나눠 봤습니다.
지금까지 오프라 윈프리였습니다. 땡큐!
메리, 뿌듯한 얼굴로 침대에 눕는다.
메리 : 어머! 사랑하는 남자가 있단 말을 안했네.....큭큭..(이불 쓰고)
오프라 윈프리 나갈려면 영어공부도 좀 해놔야 할텐데.....
S#9. 동네 /(M2)
메리를 태운 대구의 자전거 달려간다.
메리 : 수퍼 근무시간을 좀 조정해 달라고 했어.
대구 : 연습 몇 시에 끝나?
메리 : 3시.
대구 : 오래 하네 힘들겠다.
메리 : 아니 신나. 밤새 했음 좋겠어.
대구 : 구경가도 돼?
메리 : 안 돼 챙피해.
대구 : 보고 싶어.
메리 : 오지 마. 부끄러워.
S#10. 학교 일각 /(D2)
소란, 앉아있다.
도진, 커피잔 들고 온다.
도진 : 자, 교무실표 커핀데 맛이 기막혀요. 드세요.
소란 : 아침부터 왜 부르신 건데요?
도진 : 맛있는 모닝커피 한잔 같이 하자구요. 요샌 대구는 아문이 학교 안 데려다줍니까?
소란 : 자서전 쓰는데 몰두하라고 아빠가 빼주셨어요.
도진 : 그랬군요.......요즘 저희반 분위기 좋습니다. 학교 폭력 이제 신경 안 쓰셔도 됩니다.
소란 : 하고 싶은 얘기가 뭔데요?
도진 : 대구한테 얘기 들었어요. 메리한테 그런 짓 하지 말아요.
소란 : 강대구는 별 얘기를 다 하네.
도진 : 그리고 또 하나! 소란씨는 대구를 사랑하지 않는다는 것도 알았습니다.
소란 : 그럼 내가 왜 이러는데요?
도진 : 심술맞은 집착이죠. 스토킹의 전 단계로 위험한 상태입니다.
소란 : 선도하지 마세요, 참견하지 마세요.
도진 : 석달간 계약연애를 한다고 강대구가 소란씨한테 돌아올 것 같습니까?
소란 : 아니겠죠.
도진 : 억지로 애인인척 해주는 남자를 옆에 두면 혼자 있을 때보다 배로 외로울 것 같지 않으십니까?
소란 : 외롭겠죠.
도진 : 그런데 왜 남도 다치고 나도 다치는 거래를 하자고 한 겁니까?
소란 : 이렇게라도 두사람을 상하게 하고 싶어요.
도진 : 정말 그 사람을 사랑한다면 그 사람의 선택도 존중해줘야 하는 겁니다.
사랑이 괜히 사랑입니까? 그 사람 때문에 힘들고 아픈 것도 다 껴안아야 사랑이죠.
소란 : 평생 그렇게 선도만 할려고 하니까 여자친구가 없지!
도진 : 나도 이제 많이 터프해졌어요!
소란 : 터프해 진 게 이 정도야?
도진 : (소란을 확 껴안는다)
소란 : 흡!
도진 : ...........유치한 거래는 접어요 소란씨........ 소란씨는 자기가 생각하는 것보다 많이 이쁘고 좋은 사람이예요.
소란 : ....흑......... 그래도 복수할꺼야........
도진 : (다독 다독) 울지 마요.
소란 : (껴안고) 흑흑.......
비단 아문 열러 1, 2 떠들며 지나가다 두 사람의 포옹을 보고 멈춰 선다.
한 쪽에 숨어 두 사람을 바라보는 아이들.
비단 : 어떻게 된거야. 얼마 전까진 수퍼 알바 황메리가 애인 아니었어?
열라 1 : 너네 언니 맞지? 이아문, 어떻게 된거야?
아문 : 우리 언닌 얼마 전까지 대구오빠였는데...저것이 남성편력의 세계로 접어들었군.
열라 2 : 저 둘이 더 잘 어울린다. 메리 언니보단.
도진, 소란의 얼굴을 들어 마주보고 있다.
열라 2 : 어.........어..... 어.........뽀뽀할라 그런다.
도진, 소란과 눈 맞추며
도진 : 소란씨....약간 사팔인가요?
소란 : 아닌데요.
도진 : 하하하......웃으라고 농담한 겁니다.
소란 : 안 웃기고 기분 나빠요. 나 갈래. (벌떡 일어난다)
아이들, 아쉬움에 아우성......아우....뭐야.....뽀뽀 왜 안해!
도진. 소란 : (고개 돌려보면)
후다닥 달아나는 아이들.
도진 : 우리가 뽀뽀하길 바랬나봅니다. 다음에 시간되면 하시죠.
S#11. 연습실 /(D2)
피아노가 있는 연습실.
음악감독의 지휘에 따라 악보 보며 피아노와 기타반주에 (또는 양질의 MR에) 맞춰
Tie a yellow ribbon round thw old oak tree 부르는 오디션 통과자들 10여명.
다들 서서 저마다 목청 뽐내며 노래한다.
메리, 너무 신나있다. 꿈꾸던 세계에 들어온 기쁨. 흔들흔들 춤추며 노래에 몰입해 있다.
(한글 개사곡이 있으면 그걸로 불러도 좋겠고)
일동 : I`m coming home, I`ve done my time
Now I`ve got to know what is and isn`t mine.
If you receive my letter telling you I`d soon be free
Then you`ll know just what to do
If you still want me.
If you still want me.
"뮤지컬 말괄량이 아가씨 연습실 -->" 표시된 복도.
노래 소리 흘러나오는 방으로 걸어가는 대구.
유리창 (또는 열려진 문틈 사이로) 밖에서 구경하는 대구.
메리 : (스카프 손에 잡고 빙빙 돌리며) Tie a tellow ribbon round the old oak tree, It`s been three long years.
(두 손 모으고 간절히) Do you still want me?
대구 : ...............저렇게 좋을까............(미소).......
신나게 노래하다 옆 사람의 손을 잡고 춤까지 추는 메리.
연습실 분위기 화기애애 에너지가 넘친다. 메리가 제일 신나있다.
대구, 보다가 피식 웃는다. 사랑이 넘치는 눈빛.
소란(E) : 행복해 보이지 않아요?
대구 : (깜짝 놀라 뒤돌아보는)
소란 : 여기까지 구경을 다 오시구...
대구 : 소란씬 여기 웬일이세요?
소란 : 우리 집에서 돈을 대는 공연인데, 와 볼 수 있는 거 아닌가요.
대구 : ..............
소란 : 연습장 분위기는 아주 좋다고 하더라구요.
대구 : 너무 행복해하면서 노래 부르고 있어요, 메리.
소란 : 지금 들어가서 다신은 내 빽으로 여기까지 온거야. 당장 나와! 말해주면 어떻게 될까....
대구 : 메리도 안 믿고 아무도 안 믿을껄요. 저렇게 잘하고 있는데.
쉬는 시간.
메리, 팔랑팔랑 뛰어나온다.
메리 : 자기.....
대구 : 우리 메리, 노래 잘하던데.
메리 : 구경오지 말랬는데 왜 왔쩌요.
대구 : 보고 싶어서왔지. 옛날엔 보고 싶으면 수퍼로 달려가면 됐는데 이젠 수퍼에 가도 (두 눈 가리며) 안 보이잖아.
메리 너무 보고 싶은데.
메리 : 몰라 몰라 깍쟁이.
대구 : 보니까 자기가 제일 이쁘고 제일 노래 잘해. 주인공 맡겠어.
메리 : 그런데 다 더블 캐스팅이야. 3차 오디션을 통과해야 무대에서는 거구, 아님 그냥 집에 가는거야.
대구 : 잘될꺼야. 걱정마.
소란과 음악 감독, 저 만치서 소곤소곤.
대구와 얘기하는 메리를 가끔씩 가리키고 갸우뚱하면서 소곤소곤.
메리 : 어? 저 사람 이소란씨 아냐?
대구 : 삼룡그룹에서 이번 공연을 후원 하나봐. 좀 전에 연습실 앞에서 만났어.
메리 : 허! 문화예술계에 투자를 다 하고 저 집도 철 들었네. 땅투기에 사채놀이에 못할 짓만 하더니.
대구 : 메리야! 무슨 일이 있어도 넌 니 자신을 믿어! 내가 보니까 니가 최고야.
메리 : 흐흣 메리 굿?
대구 : 응, 메리 굿!
메리, 연습실로 들어간다.
소란 대구에게 다가온다.
소란 : 대구씨, 우리 팥빙수 먹으러 가요.
대구 : ........... 연습 하는 것 좀 더 보다 갈께요.
소란 : 그러죠 뭐. 연습 끝나면 셋이 같이 먹자구요. 여러 가지 이야기를 나누면서 말이죠.
대구 : 갑시다.
S#12. 카페 /(D2)
팥빙수, 두 개 나온다. (종업원은 짜장면 배달부)
소란 : (대구에게 밀어놓으며) 비벼 주세요.
대구 : ...............
대구, 비비기 시작한다.
소란 : ......팥빙수를 비비는 대구씨 얼굴이 슬퍼 보여요.
대구 : 소란씨.....애 같이 굴지 말았으면 좋겠어요.
소란 : 이젠 대구씨가 황메리한테 아무리 헤어지자고 해도 먹히지 않을 것 같고.....
그냥 나랑 이렇게 6개월 동안 더블데이트해요.
대구 : (펄쩍) 6개월이라뇨? 석 달 아니었어요?
소란 : 더블 데이트니까 두 배로 늘어난 거죠.
대구 : 지금이라도 소란씨가 마음을 바꿔줬으면 고맙겠네요.
소란 : 내 덕분에 황메리가 저렇게 행복할 수 있는 거예요.
대구 : ..............드세요. 다 비볐습니다.
소란 : 낮소 밤메! 낮에는 소란이랑, 밤에는 메리랑! 그렇게 지내요.
대구 : 그럽시다. 대신 메리한테만 해꼬지 하지 말아주세요.
소란 : 그럼요. 우리 이거 먹구 영화보러 가요.
S#13. 극장 안 /(D2)
소란, 영화에 빠져 열심히 보고 있다.
옆의 대구, 꾸벅꾸벅 졸고 있다.
소란, 대구의 팔을 꼬집는다.
대구 : 으악!
앞 사람들 짜증난다는 듯 뒤돌아보고 뒷사람들 먹던 팝콘을 던진다.
소란 : 이렇게 성의 없이 나오면 10개월로 연장할 꺼예요.
대구 : 이제 다신 졸지 않겠습니다.
소란 : 재밌게 보세요.
대구, 보면서 일부러 재밌는 듯 박수치고 하하하 웃고.
S#14. 거리 일각 / (D2)
달리는 소란의 차. 조수석엔 대구.
소란 : 아침 저녁 하루 두 번 전화하기. 하루에 문자 세 번 꼭 보내기. 해 줄 수 있죠?
대구 : 그럽시다.
차서고 대구, 내린다.
소란, 대구에게 손 흔든다.
소란 : 오늘 즐거웠어요, 대구씨. 내일 또 봐요, 안녕.....
소란의 차, 떠난다.
대구, 후다닥 뛰어 가기 시작한다.
S#15. 수퍼 앞 /(D2)
메리, 앞치마 두른다.
황재, 수퍼에서 나오며
황재 : 연습은 재미났어요?
메리 : 너무 즐거워요. 사장님, 이런 게 행복 아닐까요?
황재 : 아우 메리, 당연히 그런 게 행복이고 성공이지. 이런 말 몰라? 행복은 자기가 하고 싶은 일을 하는 것이다.
Happiness is ........ (그 다음부턴 몰라) 음.....어쨌거나............
메리 : 알구 말구요. 전 지금 아주 행복해요!
황재 : 메리양이 좋아하는 모습을 보니 나도 아주 행복감이 멕시칸 소떼처럼 몰려옵니다.
대구, 뛰어온다.
메리 : 강대구리!
대구 : 우리 메리!
두 사람 반갑게 껴안는다. 아웅.
황재 : (두 손으로 가리며) 어머! 부끄러워.
대구 : 언제 끝나?
메리 : 이제부터 시작이지. 연습시간에 맞춰서 근무시간 자꾸 바뀌는 거 몰라?
대구 : 같이 하자.
S#16. 수퍼 안팎 / (D2)
물건에 가격표 붙이는 메리.
장갑 끼고 물건 진열하는 대구.
황재 : 두 사람이 같이 한다고 해서 일당이 두 배로 올라가진 않습니다.
대구 : 사장님은 들어가서 쉬세요.
황재 : 근무시간 중에는 뽀뽀하면 안됩니다. 가게 전체에 뽀뽀감지센서를 부착해 놨어요.
아주 미세한 느낌도 다 캐취합니다.
대구 : 알았어요 들어가세요 사장님. (방으로 밀어넣는) 사장님은 같은 말도 참 징그럽게 발음하셔.... (따라해보는) 캐취..
메리 : 그게 매력이잖아. 같이 있음 하나도 안 심심해.
(E) : 문자음
대구 : (핸드폰 본다)
소란(E) : 내일 낮엔 같이 쇼핑가요. 낮소밤메! 밤엔 메리랑 노세요, 안녕.
메리 : 누구야?
대구 : (핸드폰 닫으며) 응.....스팸 메시지야. 오빠 나 지금 외롭대.
메리 : 오빠, 나도 지금 외로워.
대구 : 정말?
메리 : (귀엽게) 웅......
두 사람, 뽀뽀할 듯 가까워지는데 황재 방문을 벌컥 연다.
두 사람 화들짝 떨어지고.
황재 : 내가 뭐랬나요! 근무수칙 어기면 일당에서 깝니다.
대구 : 사장님 좀 주무세요. 왜 잠도 없으세요. (문 닫아버린다)
비 내리는 수퍼 앞.
둘이 나란히 앉아있는 메리와 대구. 밖엔 빗소리.
대구 : 좋다........
메리 : 나두.
대구 : 그냥 이렇게 살아도 행복하겠지? 너랑 같이 매일 붙어서.....
메리 : 밤마다 자기는 글 쓰고, 나는 노래 연습하고....
대구 : 그래도 작가로 성공은 해야겠다. 널 위해서.
메리 : 노력하는 지금도 멋져 자기는.
대구 : 메리 때문에 백발광녀를 쓰게 됐는데 이건 꼭 세상에 내놓고 싶어.
메리 : 나도 꼭 무대에 선 모습을 자기한테 보여주고 싶어.
대구 : 매일 공원에서 연습하는 걸로도 충분히 감동이었어.
메리 : 그래도......남들 보기에 나도 한번쯤 폼 나 보이고 싶어. 내 인생에 한번쯤은 빛나는 시간이 있었으면 좋겠어.
대구 : 지금은 안 빛나?
메리 : 히끄무레해.
대구 : 난 메리가 있어서 매일이 빛나는데....섭섭하다. 나 삐짐.
메리 : 자기한테 근사한 여자친구가 돼 주고 싶어. 내 여자친구는 수퍼에서 알바하는 백수야.........얼마나 김 새니.
대구 : 그럼 나도 김 새겠다? 무명의 무협소설가 남자친구. 곱빼기로 삐짐.
메리 : 그만 삐져라. 누가 연하 아니랄까봐.
대구 : 다시 한번 말하지만 넌 나보다 한 살 많은 동생일 뿐이야. 알았냐, 메리?
메리 : 야옹!
대구 : 냐옹!
메리 : 야옹야옹!
황재, 수퍼 안에서 두 사람 대화 엿 들으며 '어우 닭살이야.....' 막으며 몸부림.
두 사람, 위기투합하며 분위기 약간 바뀐다. 무협스럽다.
메리 : 우린 꿈이 있잖아! 내 비록 숲에서 라면을 팔고, 손님이 없을 땐 졸지만 이게 끝이 아니야. 끄떡없어.
대구 : 내 비록 데뷔작이 은퇴작이 되어 2년 10개월 째 은둔하고 있지만 나도 이게 끝이 아니야.
메리 : 당신의 첫 작품....... 풍운도사의 백발번뇌 1권,
대구 : 그리고 2권. 천고마비 출판사를 문 닫게 한 문제적 작품이지.
메리 : 그 책도 새롭게 인정받을 날이 있을꺼야.....있던 건 지나가고 없던 건 돌아온다!!
대구 : 앗! 풍운도사의 백팔번뇌..........2권 55쪽에 나온 대사인데!
메리 : 곧 지나갈 순간들, 너무 두려워하며 마음 쓰지 말라. 네 마음이 밝으면 해가 뜨고, 네 마음을 접으면 달도 진다.
인생이란 의외로 심플한 것, 마음으로 이기고 마음으로 지어라.
대구 : 너 나를 사랑하는구나. 내 책의 내용을 다 외우고 있네.
대구 : 읽으면서 혼자 울었다. 당신은 훌륭한 작가야.
대구 : 올 봄에 메리를 안 만났으면 난 어떻게 지내고 있을까.
메리 : 피자 한판 다 먹으면서 잘 지내고 있겠지.
대구 : 인생에 있어 중요한건 피자 한판이 아니야.
메리 : 그럼 뭔데?
대구 : 피자를 같이 나눠 먹을 사람, 그 사람과 같이 있는 거!
메리 : 그 사람한테 내 화려한 무대를 선물해 주고 싶어.
대구 : 공원으로 노래 부르던 걸로도 멋있어.
메리 : 싫어! 선물해 줄래.
대구 : 그대 마음이 그러하다면 내 기꺼이 받으리.
메리 : 야옹!
문 벌컥 열리면서 황재 소리 지른다.
황재 : 그만들 퇴근해요! 못 들어 주겠네 진짜!
S#17. 공원 /(D2)
메리를 태우고 달리는 대구 자전거.
대구 : 배 안고파? 우리 떡볶이 먹으러 갈래?
메리 : 더운데 무슨...... 우리 빙수 먹으러 가자. 여기 진짜 맛있게 하는 집 있어.
대구 : ..........빙수?
메리 : 응, 가자. (꼭 안고)
S#18. 카페 /(D2)
소란과 왔던 바로 그 카페.
테이블에 놓이는 빙수. 대구를 째리고 가는 여종업원.
빙수 먹는 메리와 대구.
대구, 소극적으로 먹는다.
메리 : 맛 없어?
대구 : 아니 맛있어.
메리 : 퍽퍽 좀 퍼 먹어.
대구 : 먹고 있어.
메리 : 나 월급 받았어. 내가 돈 낼꺼야. 걱정말고 먹어.
대구 : 내가 지금 이깟 빙수값 때문에 그래?
메리 : 그럼 왜 안 먹는데? 냉면, 빙수, 아이스크림, 하드......다 자기가 좋아하는 거 아냐.
대구 : 그래 좋아해 먹는다 먹어! (퍽퍽 먹고)
S#19. 동네 /(D2)
손잡고 오는 메리와 대구.
대구, 배가 아프다.....
메리 : 우리 오늘 추억의 장소 한번 가 볼까.
대구 : ..........추억의 장소 어디?
메리 : 우리 처음 만나서 싸우던 그 육교.
대구 : 다음에 가자.
메리 : 자기야.....인생은 길지 않고 기회도 자주 오는 게 아니래. 다음에 다음에 이렇게 미루면 끝내 못하게 된대. 오늘 가자.
대구 : 다음에. 빨리 집에 가자. 이리 와. (메리 손 끌고 빨리 걷는)
메리 : 나랑 빨리 헤어지고 싶구나.
대구 : 그럴 리가 있나요.
메리 : 그럼 천천히 걸어가.
대구 : (배에서 부글 부글) .........읍...........
메리 : 어디 아파?
대구 : 나 오늘은..........
메리 : 자기 왜 그래.......얼굴이 창백해........
대구 : 내일 봐 자기야. 미안..............
대구, 미친 듯이 달려간다.
메리 : .......남자들은 왜 저래. 아깐 나를 완전 사랑하는 것처럼 말하더니.... (서운)...
S#20. 오피스텔 /(N2)
초인종 소리난다.
도진, 나와서
도진 : 누구십니까?
소란(E) : 전데요....
도진 : 소란씨?
도진, 화장실로 가 소근
도진 : 대구야..........소란씨가 왔는데.
대구 : 나 없다고 해.
도진, 문 열어주고 소란 들어온다.
도진 : 이 밤에 웬일이십니까. 대구는 집에 없습니다. 그리고 대구랑은 낮에만 데이트를 하시기로 돼있지 않나요?
소란 : 그냥 지나는 길에 과일 좀 놓고 가려구요.
도진 : 소란씨.
소란 : 네?
도진 : 상태가 점점 안 좋아지는 것 같은데 제가 좀 도와드리고 싶습니다.
S#2. 검도장 /(N2/M3)
검도복 입은 도진, 소란과 마주 보고 서 있다.
소란 : 여기는 왜 데리고 온거예요?
도진 : 마음의 병을 고쳐드리고자 함입니다. 일단 옷을 갈아입으시죠.
소란, 검도복 입고 서 있다. 검도복 위로 목걸이를 걸고 브로치도 달았다.
소란 : (짜증내는) 내 스타일 아니야......맘에 안 들어 죽겠네....옷감도 까칠 까칠하고....
도진 : 검도복에 목걸이가 웬말입니까.
소란 : 악세라리는 제 자존심이예요.
도진 : 자신을 가져요. 목걸이가 없어도 소란씨는 빛납니다.
소란 : 싫어요.
도진 : (버럭) 그렇게 싫은 건 피하고, 하고 싶은 것만 하고 살려니까 자꾸 상처받고 못난 짓 하는 거 아닙니까. 얼른 빼요!
소란 : .............(깨갱).........귀걸이만 남겨 놓을께요 그럼.
도진, 소란에게 발 움직임 알려준다. 앞으로 뒤로 앞으로 뒤로 왔다갔다하는......
도진 : 유도에선 낙법을 먼저 배우듯 검도에서도 칼을 쓰기 전에 먼저 보법을 익힙니다.
소란 : 재미 없어요, 이제 다른 거 가르쳐 줘요.
도진 : 보통 앞으로 뒤로만 석 달 해요. 석달 지나면 앞으로 앞으로, 뒤로 뒤로 그걸 또 석 달.
소란 : 지겨워! 나 안 해.
도진 : 해요! 이걸 배워야 당신도 제대로 살 수 있어.
소란 : 이걸 배우면 강대구가 포기 되나요? 이걸 배우면 날 사랑해주는 남자가 생기냐구요.
도진 : ...............벌써 생기고 있는 것 같지 않아요?
소란 : ...................
두 사람, 묘한 기운..........
소란 : 나 바빠요. 내일 낮에 약속 있어요. 가서 맛사지 해야 돼요.
도진 : 낮에는 대구를 만나고 밤엔 그럼 나를 만나요.
소란 : .................(대꾸없이 총총 걸어가는데).....
도진 : (터프하게 잡으며) 대답하고 가.
소란 : ................그럴께요.
도진 : ....................(물끄러미 본다)
소란 : 왜.........요?
도진 : 검도복을 입고 있으니까................ 소란씨가 여자로 보여요.
소란 : 그럼 대구씨 만날 때도 이거 입고 나갈까요?
S#22. 포켓볼 /(D3)
포켓볼 치는 소란과 대구.
소란 : 점심은 스파게티 어때요?
대구 : 좋아요.
소란 : 그리고 나서 저 쇼핑할 때 같이 다녀주면 어때요?
대구 : 좋습니다.
소란 : 밤에는 메리씨랑 데이트 잘하셨어요?
대구 : 예!
대구가 친 볼, 잘 맞아 두 개의 다마(?)가 홀로 쏙쏙 들어간다.
소란 : 이것 봐! 이러니까 매력적이지. 포켓볼도 좀 못치고, 기타도 좀 못치고... 그랬어야죠.
대구 : 죄송합니다. 지금부터 못 치겠습니다.
(E) : 핸드폰벨
대구 : ..........! (전화받아) 응, 자기.
소란 : 낮에는 난데!
대구 : (벌떡 일어나 자리 피하며) 응, 얘기 해.
S#23. 연습실 /(D3)
통화중인 메리
메리 : 오늘은 개별 레슨이라서 한 3시간 정도 시간이 비어. 우리 수영복 보러 가자. 자기야. 제주도 놀러갈 때 입을 꺼.
대구(F) : 이따 저녁 때 가지 뭐.
메리 : 저녁 시간은 나 레슨이야. 오늘 밖에 시간이 안 돼. 장은자 일하는 백화점으로 잠깐 와. 나 지금 간다. 출발~!
S#24. 백화점 /(D3)
핸드백 고르는 소란.
대구, 안절부절하며 서 있다.
대구 : 소란씨.....잠깐 화장실 좀 다녀오겠습니다.
소란 : 그러세요.
대구, 뛰어간다.
은자네 부띠끄.
메리와 은자, 서 있다.
메리 : 직원 할인 카드 좀 빌려줘. 우리 수영복 사러 왔거든.
은자 : 수영복은 왜?
메리 : 제주 아일랜드 바캉스.
탈의실에서 시삽 나온다.
시삽 : 잘 됐네요. 같이 가시죠 그럼.
메리 : 어머 안녕하세요.
시삽 : 휴가 날짜 맞춰서 같이 가면 좋잖아요.
대구, 뛰어 들어온다.
메리 : 자기 왔어?
대구 : 응....좀 늦었다. 미안.
메리 : (대구 팔짱끼며) 우린 그럼 수영복 고르러 가야지. 할인카드 고마워! (나간다)
시삽 : 두 사람 사귀나 보네요.
은자 : 그러게요.
수영복 매장.
메리, 이것 저것 고르고 대보며 신나있다.
대구, 한쪽에서 전화받는다.
대구 : 네, 소란씨. 제가 요즘 배탈이 좀 나서......네......금방 가겠습니다.
소란(F) : 구경하면서 있을 테니까 편하게 일 보세요. 난 이해심이 많은 여자거든요.
대구, 메리 수경 써보고 수영모자 써 보며 장난치고 있다.
대구에게 꽃 달린 수영모자 씌워보는 메리.
메리 : 굿!
대구, 랩 스커트 둘러보며 장난친다.
메리 : 언니, 저 이거 입어볼 수 있죠?
메리, 수영복 하나 골라 탈의실로 들어간다.
대구, 서 있는데 저만치서 소란이 다가온다. 수영모자로 얼굴 가리고 뒤돌아서는데
소란 : 어머! 수영복도 새 디자인이 많이 나왔네....
대구, 화들짝 놀라 탈의실로 뛰어 들어간다.
비키니 수영복 상의를 입고 있던 메리, 깜짝 놀라서
메리 : 흐악!
대구 : (메리 입을 막는다)
벗은 메리, 좁은 공간 딱 붙어 서 있는 메리와 대구.
메리 : ..................
대구 : ....................
메리 : 뭐야..............
대구 : .................보고 싶어서 들어왔어.
메리 : .................
대구 : .......................
소란, 들러보고 나간다. '다음에 남자친구랑 와서 살께요'
핸드백 매장.
대구, 뛰어온다.
소란 : 이제 괜찮으세요?
대구 : (땀 닦으며) 예!
은자와 시삽, 음료수 빨면서 걸어온다. 오다가 흠칫 놀라 멈춰선다.
반대편에선 쇼핑백을 양 어깨에 든 대구와 옆엔 소란, 이야기하며 걸어온다.
은자 : 웬일이야....
시삽 : 제 눈으로 보고 있는 풍경을 정말 믿기 어렵습니다. 저 한번 꼬집어 주실래요?
은자 : (팔을 비튼다)
시삽 : 아 아아............ 아프네요. 꿈은 아니네.
은자 : 어떻게 이런 일이.........
시삽 : 저 남자 분은 하루에 두 여자와 데이트를 하고.....
은자 : 저 여자분은 모텔에는 저 남자와 백화점엔 이 남자와......
소란, 다가오며
소란 : 어머 은자씨!
대구 : (화들짝 놀라 뒤 돌아선다)
은자 : 안녕하세요...... 소란씨......그 옆의 대구씨.
대구 : ...........(난처)
소란 : 두 분 데이트 자주 하시네요...... 저도 쇼핑하면서 데이트하고 있었어요. 그럼 또 봐요...... 가요 대구씨.
소란, 대구의 손을 끌고 간다.
시삽 : 저 두 사람, 우리 고찾사 동호회에서 제명시킬 겁니다.
다음 달 모임부터 나오지 말라고 은자씨가 전해주세요. 저런 사람들은 고기를 먹을 자격이 없어요.
은자 : (믿을 수 없다는 듯)
S#25. 학교 강당 / (D3/N3)
대본 들고 연습하는 메리
메리 : (연기) 아냐 아냐! 무슨 소리야. 난 그 남자한테 관심 없어. 헛소문 퍼뜨리지 말고 가세요!
한 쪽에 놓인 메리의 가방. 진동으로 울리는 메리 핸드폰. '은자장' 이름 뜬다.
메리는 연기에 몰두해 있고.
메리 : 앗, 제임스! 당신이 어떻게 여기에....... 몰라요. 내 마음을 들켰네!
아 .............. 난 몰라요.......... (수줍어하며 뛰어간다)
S#26. 세도네 거실 / (D4)
부길, 세도 앉아있다.
세도 : 다음주 금요일로 일단 잡았어. 내 풀판 기념회.
부길 : 특급호텔로 잡았지? 안 그럼 사람들 초대하기 챙피해.
세도 : 걱정 마. 다 최고로 했어.
부길 : 책은 언제 나오는데?
세도 : 다음 주 초쯤 나오면 일일이 다 싸인하고 우편으로 발송할 것도 많고... 바빠요.
부길 : 나 그 날 아주 화려한 이브닝 드레스 입을꺼야. 당신도 의상 신경 써.
세도 : 하하하.......내가 생각해도 나는 참 대단한 인물 같아. 어떻게 그 놈 아들을 데리고 자서전을 쓸 행운이 따랐을까.....
부길 : 그 놈 아들이라니............강대구 아버지를 알아?
꽁치, 전화들고 달려온다.
꽁치 : 회장님, 전홥니다.
세도 : 누군데.
꽁치 : 박흥복씨라고 하던데요.
세도 : ...............
S#27. 한강 변 / (D4)
풍운, 굳어진 표정으로 서 있다. (풍운은 이 때 머리를 짧게 바꾸어도 좋을 듯)
세도, 오만한 표정으로 걸어온다.
풍운 : 날 죽인 걸로도 모자라냐.
세도 : .............무슨 소리야.
풍운 : 강대구가 내 아들인 건 알고 있었지?
세도 : 니 아들놈은 너보다 똑똑하고 말도 잘 듣더라. 내 자서전을 아주 훌륭하게 써 내 줬어.
하하하........이미 그 놈은 내 편이야.
풍운 : 내 아들에게 지 애비를 천하의 파렴치한으로 몰게 하다니. 난 이제 널 용서할 수가 없다.
세도 : 용서도 복수도 힘 있는 사람이나 하는거지.
풍운 : 30년 전에 날 죽인 건 용서했어. 하지만 내 아들을 니 맘대로 갖고 논 건 참을 수 없다.
세도 : 날 죽이기라도 할테냐. (손가락 딱치면)
검은 양복의 어깨사나이들 열 댓명 나타난다.
세도 : 옛날 니 심부름이나 하면서 춤추던 삐에로 이세도는 그날 너와 함께 죽었다. 난 이제 힘과 돈이 있어. 못할 것이 없다.
풍운 : 못할 것이 없다면서 왜 스스로는 행복해 지지 못하니.
뭐가 두려워서 계속 내 생사를 묻고, 뭐가 불안해서 엉터리 자서전을 써?
세도 : 꺼져. 죽기 싫으면.
풍운 : 난 이미 30년 전에 죽은 몸. 두려울 게 없다. 쳐 봐.
세도 : 이 자식이.
세도, 주먹을 휘드른다.
풍운, 가볍게 막고 팔을 꺾는다. 어깨들, 다가오려 하자
풍운 : 내가 저 놈들한테 니 옛날 삐에로 사진을 보여줘야 쓰겠니.
세도 : (소리친다) 난 괜찮다. 거기 있어.
남자들, 멈춰서고.
풍운 : 내 아들한테 사과해라 세도야.
세도 : 못하겠다면.
풍운 : 거짓말은 영원히 지켜기가 힘들다. 묵으면 묵을 수록 사람을 치는 흉기가 될 수 있어.
세도 : 네 놈 걱정이나 해.
풍운 : 달도 차면 기울고, 열흘 붉은 꽃도 없다 세도야. 너도 언젠가 크게 엎어질 날이 올꺼야.
풍운, 팔을 풀고 간다.
세도 : ...........그런 날은 오지 않아.
S#28. 세도 서재 / (D4)
세도 들어온다.
꽁치 따라 들어와
꽁치 : 천고마비 출판사 사장 찾아오셨습니다. 회장님...
세도 : 무슨 일로.
사장 : (들어온다. 고개 조아리며) 회장님.......이런 말씀 드리기 송구스럽습니다.... 하지만 너무 절박해서 왔습니다.
세도 : 말해 봐요.
사장 : 자서전과 함께 강대구 작가의 무협소설을 내주시면 안될까요?
이번에 정말 죽이는 작품을 썼는데 책을 펴 낼 돈을 끌어올 수가 없어서요...
세도 : .............그렇게 절박합니까?
사장 : 예. 좀 도와주십시오.
세도 : 꽁치야.
꽁치 : 예 회장님.
세도 : 적극적으로 있는 힘껏 지원해 드려.
사장 : 감사합니다 감사합니다 회장님.
꽁치 : 나가서 말씀하시죠
사장 : 감사합니다 회장님 이 은혜 잊지 않겠습니다/ (나가고)
세도 : ..........(웃음)
S#29. 카페 / (D4)
음악감독, 소란, 부길 이야기중.
음악감독 : 현재 여자 주인공 두 사람에 올릴 후보는 이렇게 추려봤습니다.
3명의 사진 내민다. 메리도 끼어있다.
소란 : 말도 안돼. 황메리는 얼마전까지만 해도 이 그룹의 열등생이었잖아요.
음악감독 : 네, 좀 서툰 점이 많죠. 하지만 신선함이 큰 장점이예요.
사실 이 말괄량이 아가씨, 한국에서만도 벌써 몇 번 째 올리는 겁니까. 식상할 수도 있는데 이런 주인공이면.......
부길 : 전 괜찮다고 생각해요.
소란 : 괜찮긴 뭐가 괜찮아. 안돼요. 무조건 지명도 있고 많이 알려진 사람으로 해주세요. 얘는 안돼요, 안 돼!
S#30. 메리네 안방 /(N4)
성자, 옷장 정리하다 옛날 도철에게 온 낡은 연애편지 묶음을 발견한다.
성자 : ..............이건 또 왜 여기다 꺼내놨대........
성자, 몇 개 펼쳐서 읽어본다.
도철(E) : 사랑하는 성자씨...........성자씨 때문에 저도 서커스가 좋아지고 그 뺀질뺀질한 리키 박도 좋아집니다..
이런 게 사랑 맞죠?
성자, 미소........
S#31. 동사무소 앞 / (D5)
퇴근하는 도철, 나온다.
성자(E) : 도철씨!
도철, 돌아보면 예쁘게 차려입은 성자 서 있다.
도철 : 더위 먹었어?
성자 : 황도철씨랑 근사한데 가서 외식할려고 나왔어요.
도철 : ......더워.......집에 가서 물 말아먹어.
성자 : 아이.......도철씨.......오늘은 외식하고 싶어요. 네?
도철 : 왜 이렇게 이뻐 오늘.
성자 : 당신 마누라니까.
S#32. 중국집 / (D5)
메뉴보고 앉아있는 도철과 성자.
도철 : 오늘은 내 기분이다. 비싼 거 먹자.
성자 : 당연히 그래야지. 오늘 확 지르자구. 저희요....삼선 짜장면 주세요.
도철 : 역시! 삼짜 둘!
짜장면 먹는 두 사람.
성자 : 옛날 우리 동네 오성장이랑 중국집 기억나? 거기 짜장면 진짜 맛있었는데.
도철 : 오성자. 오성장. 당신이랑 이름 비슷하다고 거기가면 서비스 꼭 주고 그랬잖아.
성자 : 당신이랑 갈 때만 줬어. 뭐 아무 때나 줬는 줄 알아?
도철 : 그랬어?
성자 : ................나 당신 좋아했어.
도철 : ...............
성자 : 리키 박도 물론 좋아했지.........하지만 리키 박이 사고를 당하지 않았어도 그 마을을 떠나지 않았어도
결국엔 당신을 선택했을꺼야.
도철 : ............(마음이 푸근) 요리 하나 더 먹을래?
성자 : 양장피.
S#33. 연습실 복도 /(D5)
메리, 걸어가는 데 열려진 방 한 쪽에서 들려오는 소리
음악감독 : 더럽고 치사해서......돈 좀 댔다고 너무 간섭이 심해.
남자 : 오히려 후원회장은 가만히 있는데 그 집 딸이 난리야.
음악감독 : 처음엔 붙여라, 나중엔 절대 주인공 주지 마라.
메리 : (숨어서 들으며)..........??
남자 : 그래서 황메리 어떻게 하실 꺼예요?
음악감독 : 그 역할 아니면 맞는 게 없는데.........그건 절대 주지 말라니........생각중이야.
메리 : .............
(E) : 핸드폰벨
S#34, 부띠끄 /(D5)
은자, 메리의 머리를 잡아 땡긴다.
메리 : 아아.........
은자 : 이 바보야, 너 이리 좀 와.
메리 : 머리 뽑혀. 놓고 말해.
은자 : 넌 선도진도 뺏기고 강대구도 뺏길래?
메리 : 뺏기긴 뭘 뺐겨.
은자 : 너랑 강대구 수영복 사러 왔던 날. 바로 30분 뒤에 이소란하고 강대구, 그저께 여기서 쇼핑하고 나가는 거
내가 두 눈으로 똑똑히 봤어. 아니 인사도 했어. 우리 고찾사 시삽도 같이 봤어.
메리 : ............. 설마 ..........
은자 : 그저께 여기서 2시쯤. 너무 놀라서 너한테 전화했는데 전화 안 받더라.
메리 : .......그냥 우연히 만난 거 아냐?
은자 : 너 그날 어떻게 하고 헤어졌는데?
메리 : 수영복 입어보다가....... 시간이 늦어져서 결국은 못 사고 다시 연습실로 갔지.
은자 : 강대구는?
메리 : 정문에서 바로 헤어졌어.
은자 : 너랑 헤어지고 바로 또 이소란을 만난거야.
우연히 만난 사이면 어떻게 강대구가 이소란 쇼핑백을 다 짊어지고 다정하게 속삭이면서 걸어와?
메리 : ...............
은자 : 소란씨 이따가 핸드백 수리 맡긴 거 온댔으니까 그 때 잠복하고 있어 봐.
S#35. 백화점 일각 /(D5)
모자와 안경을 쓴 메리의 미행.
소란, 핸드백을 찾고 나간다. 혼자 걸어간다.
메리 : 장은자 괜히 의심은......
메리, 모자와 안경 벗는데 저 만치서 대구가 뛰어가는 게 보인다.
메리 : ??
S#36. 야외 카페 /(D5/N5)
대구, 소란 앉아있다.
메리, 살그머니 다가와 숨어 서 있다.
대구 : 메리, 주인공 배역으로 연습중이라던데.........이래도 실력이 없다고 하시겠어요?
소란 : 연습은 누구나 주인공 역으로 할 수 있죠.
대구 : 메리한테 주인공을 주세요. 충분히 실력 있습니다.
메리 : ....................
메리, 다가와 버럭 소리친다.
메리 : 두 사람 뭐하는거야?
대구, 소란 깜짝 !!!
메리 : 두 사람 사이에 무슨 거래가 있는거야?
대구 : ..............
소란 : .................
메리 : 뭐야! 말 하라니까!
소란 : 내가 황메리씨 2차까지 통과시켰어요. 그 댓가로 대구씨한테 더블 데이트를 청했고 대구씨는 응했어요.
메리 : ...............(충격) ......... 거짓말! 거짓말이라고 말해 강대구.
대구 : ..........널 위해서였어.
메리 : 너 날 사랑한다면서 아직도 날 이렇게 모르니? 이렇게 해서 내가 무대에 서면 행복해 할 줄 알았어?
대구 : 연습실에서 니가 너무 행복해하는 걸 보면서 나도 어쩔 수가 없었어.
메리 : 이소란, 이 나쁜년아! 니 눈에는 내가 니 빽으로 밖에 무대에 설 수 없는 애로 보이겠지만 나 안 시시해.
니가 이상한 짓 안 했어도 여기까지 나 혼자 힘으로 왔을꺼야!
소란 : 그렇지 않다는 걸 보여 줄께요, 그럼
대구 : 소란씨, 이러지 말아요. 메리는 무대에 서게 해요.
소란 : 대답 해봐. 당신 인생에서 중요한건 무대야, 남자야?
메리 : ..........
대구 : ..................
소란 : 대답하라니까, 무대야 남자야.
메리 : 무대야!
대구 : ......................
소란 : 들었죠 대구씨? 나랑 더블 데이트 하는 데 전혀 죄책감 느끼지 말아요.
메리 : 무대야 강대구야.......... 여기서 선택하라면 강대구야.
대구 : ..........
소란 : 그래서? 이 무대를 포기하겠단 거예요? 영원히 끝일 수도 있는데?
메리 : 그래. 포기한다.
대구 : 메리야!
메리 : 강대구, 너한테 실망이야.
메리 뛰어나간다.
S#37. 학교 강당 / (D5/N5)
메리, 울적하게 앉아있다.
메리 : ..................
기타를 든 대구, 들어온다.
대구 : ........메리야!
메리 : (외면)................
대구 : 화 많이 났지?
메리 : .................
대구 : 나 여기 무릎 꿇고 벌 설까? 나 한다. 봐, 메리야.
대구, 기타를 놓고 무릎 꿇고 손든다.
대구 : 나 여기 이렇게 밤새 있을까?
메리 : 장난 치지 말고 일어나.
대구 : 내가 연주해 줄게.
대구, 기타를 튕긴다.
대구 : .............(연주 시작)
메리 : ....................(외면하던 시선 돌려 대구를 본다)
대구 : (허밍으로 노래한다)
메리 : .....................(가사를 붙여 노래한다)
도진, 2층에서 메리와 그녀를 사랑의 눈빛으로 바라보는 대구를 보고 있다.
도진 : ...............
도진, 2층에서 메리와 대구를 내려다 보다 한 쪽으로 시선.
문가에서 두 사람을 지켜보고 있는 소란의 슬픈 얼굴.
플래쉬 백 --
12부 대구 병문안 갔을 때 기타 쳐주던 모습.........
소란 : (눈물 핑글.............돌아서 간다)
도진 : ....................(소란을 보다 자리를 뜬다)
두 사람의 노래 끝난다.
대구 : 내가 잘못했어. 화 풀어 메리야.
메리 : 자기야.
대구 : 응.................
메리 : 내가 그렇게 형편없이 보였어?
대구 : 그렇지 않아.
메리 : 나라면 그렇게 행동 안 했을꺼야. 아무도 날 인정하지 않아도 자기는 날 응원해주는 사람이라고 생각했어.
자기가 날 그렇게 밖에 생각 안했다는 게 너무 상처야...
대구 : 널 위해서 그랬다니까.
메리 : 그걸 나 위해서라고 생각하는 자체가 웃겨. 넌 날 맘속으론 무시하고 있었던거야.
대구 : .................... 그거야 말로 자격지심 아냐?
메리 : 그럴지도 모르지.
대구 : 그러지 마. 못난 보여.
메리 : 오늘 이 시간부터 난 널 사랑하지 않겠어!
메리, 굳은 얼굴로 대구를 스쳐 가는데서................
*출처 : 대본과시나리오사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