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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월 1일 일요일 아침입니다. 인사드립니다. 평상시보다 조금 이른 새벽 4시에 기상을 했습니다. 11월의 카렌다에는 온통 붉은 색으로 표시된 시제며 결혼식이며 모임들이 많습니다. 코로나 시대에 모임을 자제하고 있기도 해서 인지 청첩장엔 아예 혼주의 계좌번호가 인쇄되어 있습니다. 예전 같으면 상상도 할 수 없는 일들이 지금은 시대 흐름이라고 자연스럽게 받아들여지는 세상에 우리는 살고 있습니다. 이러다보면 관혼상제는 보다 더 간편하고 조촐하게 소규모의 친척과 가족 단위로 치러지는 시대로 변화되리라 생각됩니다. 보름 정도를 아침 운동을 하지 않았습니다. 모처럼 어제 오후는 가벼운 산책을 하였습니다. 예전과 다르게 코로나 시대에도 산을 찾아 담소를 나누는 사람들을 보면서 살아간다는 것은 결국 누군가와의 소통을 통하여 마음을 열고 서로를 이해하고 배려하는 것임을 알게 됩니다.
누군가는 지금 마흔이나 쉰 무렵을 살고 있다면 삶을 조금은 유연하고 여유롭게 속도를 줄여야 한다고 합니다. 그러나 지금같이 2시간짜리 영화 한편을 단 1초면 다운로드가 되는 5G시대에 삽니다. 세상은 너무나 빠르게 변하는데 자신의 삶에서 변화를 느끼면서 살아갈 그런 여유는 사실은 경제적인 여유로부터 해결책을 찾아야 합니다. 정신없이 살아온 청년기와 중년기를 뒤로하고 시작하는 칠순정도의 노년기는 지금까지의 생활이 과연 내가 원하던 삶이었는지, 앞으로도 이 같은 삶을 언제까지 지속할 건지에 대한 질문을 던져야할 시기라고 생각을 합니다. 아직은 건강하다고 생각하고 일할 수 있는 여건이 갖춰져 있어 당분간은 이 일을 계속할 수 있을지 모르지만 앞으로는 5년 정도의 간격으로 한번쯤 뒤를 돌아보고 충분히 뜸을 들이는 시간이 필요할 것 같습니다. 뜸 들인 밥솥을 열 듯 잠시의 쉼 후에 전진하는 그런 여유로움을 찾아야 할 것 같습니다.
이 코로나의 어려운 시국에 모든 국민이 생활고에 지쳐가고 있는 즈음에 국민들에게 숨 쉴 공간을 마련해 주려는 배려였을까요. 대통령이 52년 만에 김신조의 청와대 습격으로 굳게 닫힌 북악산을 찾아 북악산 관리 현황을 보고 받고 관리병에게 열쇠를 받아 직접 철문을 열었다고 합니다. 청와대는 북악산을 개방해 시민에 돌려준다는 상징적 의미를 담았다고 밝혔지만, 산림청장이나 지자체장에게 일임해도 될 일인데 여유롭게 동행한 시민들과 담소를 나누고 뿌듯한 미소를 짓는 대통령의 모습이 왠지 지금의 상황에서는 어색해 보입니다. 게다가 말도 많고 탈도 많은 법무부장관과 문재인 정부 검찰개혁에 쓴 소리를 내놓은 검사를 공개적으로 저격한 추 장관을 향한 검사들의 반발이 거세지자 커밍아웃한 이들의 사표를 받아야 한다는 국민청원이 등장했다고 합니다. 장관이라면 총장이나 국회의원과의 설전은 있을 수 있고, 한편으론 집단 이기주의적인 태도라는 의견도 있으나 평검사의 충정어린 호소에 귀 기울이지 않고 덤빌 테면 얼마든지 덤비라는 식의 마스크에 숨겨져 눈웃음치는 장관의 모습은 참 아이러니 합니다.
정부의 부동산 대책은 종잡을 수 없습니다. 게다가 국회의 부동산 3법의 발 빠른 통과는 앞으로의 세정이 어떻게 진행될 것인지 불안하기만 합니다. 가진 것 없는 내가 걱정할 일은 아니지만 아무래도 앞으로의 부동산 관련 세금으로 수도권은 심각한 난관에 봉착할 거라고 생각을 합니다. 그래놓고 내년의 서울과 부산시장의 선거를 대비해 재산세를 9억원 기준이나 6억원 기준을 정해서 세율을 낮추겠다는 안을 제시하고 있습니다. 순전히 표를 의식해서입니다. 그래봐야 문재인 정부도 얼마 남지 않았습니다. 자신들이 계속 집권을 한다고 해도 지금의 부동산세제로는 시민들의 조세 저항이 부메랑이 될 수 있습니다. 올해 하반기부터 갑자기 고가 아파트나 상가 등이 취득자금에 대한 세무조사가 진행되고 있습니다.
전반적인 경기침체로 국민들은 지쳐가고 있습니다. 소상공인은 소상공인대로 부동산 임대업자들도 마찬가지입니다. 부산 번화가에 보증금 5억에 임대료 9백만원을 받던 곳이 지금 2년 6개월 동안 공 점포입니다. 부동산 취득시의 대출에 대한 이자와 생활비로 해운대의 조그만 상가를 매도해서 버티고 있습니다. 임대를 하고 있는 분들도 고통을 분담하면서 3개월은 50%, 지금은 대개 20%정도의 임대료를 깎아 주고 있지만 코로나사태가 언제 종식될지를 모르기 때문에 불안감은 커질 수밖에 없습니다. 다행스럽게도 사무실은 큰 영향 없이 순조롭게 운영되고 있습니다만 그동안 수출업체들은 어려움이 많았고 수출이 재개되면서 조금씩 나아지고 있습니다. 이런 불황속에서도 즐겨 찾는 몇몇의 음식점들은 손님이 넘쳐납니다. 그만큼 나름의 노하우를 쌓기 위해 얼마나 많은 노력을 했을까 생각을 하며 격려의 박수를 보냅니다.
우리 집안의 묘사는 형님들과 상의를 하면 될 일이지만 함양이나 예천의 시사는 어떻게 진행을 할 것인지 궁금합니다. 집안 묘사도 올 해를 건너뛰고 내년엔 그때 가서 생각을 해봐야할지를 상의해야 합니다. 지난 태풍과 수해로 무너져 내린 150위를 안치할 숭조당 앞의 언덕이 무너져 공사를 해야 하는데 모임을 해야 해결책을 강구할 수 있기 때문입니다. 묘사는 일 년에 한 번 집안의 친척들과 얼굴을 마주할 수 있는 소중한 시간입니다. 그래도 재실을 마련하고 죽음이후에도 온 집안사람이 함께 봉안되어 있어서 나와 같은 동자 항렬 8 촌이 한집 같이 이렇게 얼굴을 마주할 수 있다는 게 얼마나 다행스런 일인지 모르겠습니다. 만약 집안에 봉안시설을 마련할 분이 계신다면 앞으로는 평장 형태의 집안 묘를 구상하시는 건 어떨까하는 의견을 드립니다.
참 좋은 세상에 살고 있습니다. 예전 같으면 종이위에다 글로 적거나 타자기로 문서를 작성하거나 했는데 지금은 30인치 대형 화면에 생각을 그래도 옮겨 담는다는 게 참으로 놀랍습니다. 그냥 생각나는 대로 자판을 볼 필요 없이 속도감 있게 문장을 만들어 가면서 바로바로 수정할 수 있고 이러 저리 편집할 수도 있어서 서너 시간이면 매월 초에 지인들께 인사를 드릴 수 있습니다. 벌써 몇 달째 산행다운 산행을 못하고 있습니다. 산악회의 모임도 그렇지만 모든 모임 자체가 조심스럽습니다. 언젠가는 코로나는 종식됩니다. 지금 힘든 시기를 견디면 좋은 날, 맘껏 세상을 활보할 날도 다가설 것입니다. 11월에도 건강하시고 행복한 일상을 기원합니다.
2020년 11월 초하루에 세금나라 박 동 환 드림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