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년, 10년 후의 시장성패를 좌우할 미래 사업을 찾아라. 불황기일수록 예측 경영이 필요하다.’??
올해 주요 유통업체들의 첫 신년 임원회의에서 빠지지 않고 제기됐던 이슈들이다. 지금 당장 소비심리를 살릴 수 있는 상품과 마케팅 못지 않게 변화하는 소비 트렌드와 사업 환경에 맞는 미래 수종사업을 찾아야 한다는 목소리가 높아지고 있다. 이는 유통채널은 시대와 환경에 따라 바뀔 수밖에 없고 지금 당장 돈이 되지 않더라도 미래 시장을 먼저 내다보는 기업이 결국 살아남을 수 있다는 절박함 때문이다.
먼저 온라인에서는 TV홈쇼핑과 인터넷몰을 대신할 수 있는 시장으로 ‘t커머스’와 ‘m커머스’가 급부상하고 있다. t커머스의 t는 ‘텔레(tele)’ 혹은 ‘텔레비전(television)’이나 ‘텔레커뮤니케이션(tele-communication)’을 의미하는 뜻으로, TV를 중심으로 하는 방송통신 매체를 매개로 한 상거래를 뜻한다.
언뜻 TV를 통해 상품 콘텐츠를 송출하는 TV홈쇼핑의 연장선상에서 보기 쉬우나 서비스 내용이나 수준은 홈쇼핑과 비교할 수 없을 정도로 높다. 양방향 커뮤니케이션을 기반으로 TV 리모컨을 통해 상품 주문과 결제 모두가 가능하다.
이미 지난해 11월부터 한국디지털위성방송(KDB), LG·현대홈쇼핑 주도로 초보적인 t커머스인 ‘데이터 쇼핑 방송’가 시작됐다. 업계에서는 디지털미디어센터(DMC) 구축 등 디지털화가 본격화되는 올해를 기점으로 t커머스 시장이 새로운 전기를 맞을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LG홈쇼핑 신형범 팀장은 “우선은 매출 확대보다 미래 시장을 선점하고, t커머스를 학습하는 데 의미를 두고 있다”며 “양방향 셋톱박스 확충, 전송속도 문제가 해결되면 홈쇼핑 못지 않은 시장을 형성할 것”이라고 말했다.
WCDMA 등 모바일 환경에 따른 ‘m커머스’ 시장도 크게 확대될 것이란 게 일반적인 관측이다. 아직은 단말기나 통신속도 때문에 기대만큼 시장이 성숙돼 있지 않지만 조만간 가입자수가 크게 늘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특히 무선망이 개방되면서 모바일 상에 독자 쇼핑몰 구축이 가능해져 m커머스 서비스의 기대치를 더욱 높이고 있다.
아직은 통신사업자와 인터파크·트레이디포 등 일부 쇼핑몰 업체를 중심으로 한 시범서비스 수준에 그치고 있으나 조만간 메이저 쇼핑채널의 하나로 자리를 잡을 것이라는 분석이다. 통신판매협회는 m커머스 시장이 보수적으로 잡아도 올해 400억원 수준에서 오는 2008년 경 800억원으로 두 배 정도 성장할 것으로 낙관했다.
오프라인에서는 ‘아웃렛’ 매장과 ‘카테고리 킬러’를 표방하는 전문점이 미래 유통채널로 부상하고 있다. 아웃렛 매장은 철 지난 상품 등 소위 ‘B급’을 전문으로 취급하는 할인 전문점으로 이미 선진국에서는 백화점이나 할인점과 함께 대표 소비채널로 자리를 잡았다. 우리나라에서도 패션과 의류 품목을 중심으로 기업형 아웃렛 매장이 서서히 등장하고 있다.??
카테고리 킬러에 대한 관심도 높아지고 있다. 브랜드와 관계없이 특정 상품에 대해서 원스톱 쇼핑이 가능한 카테고리 킬러는 아직은 전자 제품이나 신발 등에 그치고 있으나 점차 모든 상품으로 확산되리라는 게 전문가들의 견해다. 이 밖에 건강이나 환경·디지털 등 특정 테마를 주제로 이와 관련한 모든 상품을 한 자리에 모아 놓은 ‘테마형 쇼핑몰’도 미래 유통채널의 하나로 떠오르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