활연개오(豁然開悟)
모든 것이 마음으로 부터 일어난다.
그렇다면 어딘가에 마음이 있을 텐데. 찾으려면 찾을 수가 없다.
그래서 마음은 실체가 없다는 것이다.
선가의 덕산 스님은. 법을 묻는 사람이 오면
주장자로 사정없이 두들겨 패기만 하셨다.
덕산 스님은 본래 강사 스님 이였다.
금강경의 대가로
당대에 많은 제자들을 가르치며 교학의 일인자였다.
요즘 말로 유명한 대학교수 금강경 박사였다.
그런데 어느 날 남방 에서 禪 수행을 하는 자들은
글을 배우지 않고 참선 수행만 하여 道를 이루어
성불을 이룬다는 소식을 들었다.
「즉심즉불」 마음이 곧 부처다. 라고 하니
그 소식을 전해 듣고 도대체 어떤 무리들이
배우지 않고 마음을 깨친다는 말인가.? 하고,
분노하는 마음으로 그들을 찾아 자기가
금강경의 위대한 가르침을 펼려고 연구한
금강경 초소를 걸망에 지고 남방으로 떠났다.
남방 풍자라는 땅에 도착하니
노상에 한 노파 할머니가 떡을 팔고 있었다.
마침 점심때가 되어 배도 고프고 하여
노파에게 떡을 좀 팔라고 했다.
그러자 노파가 덕산 스님의 잔득 짊어진 걸망을 보고.
그 지고 다니는 게 뭡니까.? 하니.....
덕산스님은 금강경의 최고 박사라는 자기 자랑을 늘어놓으며
금강경 소초 논문이요. 하였다.
할머니가 말했다.
그렇게 금강경을 잘 아시고 금강경 박사라면 한 구절만 묻겠소.
만약 스님이 대답하면 내가 떡을 공양드리지만
답을 못 할 시는 떡을 팔지 않겠소. 하였다.
덕산스님이 생각하기로 내가 금강경 박사인데
그까짓 노파의 질문에 대답 못하겠는가. 하고
기쁜 마음으로 질문을 기다렸다.
노 할머니 왈..
금강경에 이르기를 과거심 불가득. 현재심 불가득.
미래심 불가득 이라 하니.?
스님께서는 어느 마음에 점을 찍으려고 하십니까.?
과거심 현재심 미래심 어느 마음도 찾을 길이 없다고 하는데
어느 마음에다가 점을 찍어야 합니까.?
이렇게 물었다.
도대체 이런 질문은 어느 경 에도 없다.
금강경의 대가요. 당대 최고의 실력자인 박사인 자신이
캄캄 하여 아무대답도 하지 못하고 말문이 딱 막혀 버렸다.
이 질문은 언어 문자를 떠난 질문이다.
어떤 이론이나 논문 초소 같은 글로써는 설명되지 않는다.
대답이 없자 노 할머니는 점심 드실 생각 말고
이 곳에 도인 이신 유명한 스님 용담스님을 찾아가라며 떠났다.
늦은 밤 용담 스님과 마주 앉은 덕산 스님
이제 밤도 늦고 하니 객실에 드시어 피곤을 푸시지요.
밖이 아주 캄캄하여 보이지 않자
용담스님은 등불을 켜서 덕산 스님에게 주었다.
막 신발을 찾아 신으려고 하는데
용담 스님이 불을 확 불어 꺼 버렸다.
환하든 것이 갑자기 캄캄해 버렸다.
그 순간 덕산 스님이 크게 깨달았다 한다.
찰나에 「활연개오」 하신 것이다.
덕산 스님은 자기가 지고 왔던 금강경 초소를
전부 나무를 쌓아둔 곳에 올려놓고 한마디 하신다.
이 세상에 높은 도리를 그동안 이야기 해왔는데
그 이론을 다 안다 하드라도 티끌하나 허공에 날리는 것 밖에 안 된다.
지식 논문 학식 따위는 넓은 하늘에 티끌일 뿐이다.
이론과 논문 학식으로 얻은 이치
깨닫고 보니 모두가 허망한 것들 이였다.
금강경 박사가 시골촌노 할머니에게 말문이 막히고.
밤 세워 많은 법담을 나눈 이론 모두가
확 꺼버린 등불처럼 무용지물 이라는 것이다.
깨달음의 안목은 깨어나는 데 있는 것이다.
철저한 수행으로만 얻을 수 있다는 것이다.
염불하면 좋고. 진언하면 소원성취하고
참선하면 도를 깨우칠 수 있다 하지만 모두가 그림자 일 뿐이다.
부처님의 가르침 수행이란.
70억 인구를 부처로 모시는 공경심이다.
남을 공경하지 않은 배움은 노파의 질문에 딱 막혀버리는 허망함이다.
남을 섬기지 않은 공부는 캄캄한 길을 가는 무지 몽매 함에 지나친다.
같이 있는 사람. 함께하는 동료. 이웃과 친구.
나와 남이 없는 공존이 공양의 정신이다.
남을 섬기는 것이 불법의 요체다.
법당에 절하고 촛불을 밝히고 하는 것이 모두 섬김의 문화다.
알고도 실천하지 않은 배움은 허공의 티끌이란 말이다..
용서하고 이해하지 않으면 발전은 없다.
여당을 섬기고 야당을 섬기는 그런 문화를 간절히 바란다.
왜. 모두들 네 편 내 편 이 쪽 저 쪽, 두 동강을 내려고만 하는가.?
뉴스와 신문 정치인 들이 꼭 알아야 할 말이다.
출처: 무불스님 향불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