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필 문장에서 피하기를 권장하는 단어
수필과 소설은 산문으로 쓰는 문학 장르에 속합니다. 산문이긴 하지만 수필과 소설 사이에는 미묘한 차이가 느껴집니다. 이 차이 때문에 ‘같다.’라고도, ‘다르다’라고도 말하기가 어렵습니다. 나는 ‘서로 유사하다’라고 합니다.
소설은 작가의 언어를 작중 인물의 입을 빌려서 사용함으로 거친 말로 표현하더라도 말의 책임에서 벗어날 수 있습니다. 소설에서는 현장을 생생하게 나타내기 위해서 구어체를 그대로 사용하는 수가 많습니다. 수필에서도 대화체를 사용할 수 있습니다. 그러나 수필에서의 대화체는 현장을 살리기 위해 꼭 필요할 때만 사용합니다.
수필은 문장이 품위가 있어야 한다고 말합니다. 수필은 화자가 일인칭이므로 자각 자신의 입으로 직접 하는 말이 바로 문장으로 바뀝니다. 이런 이유로 작중의 언어는 작가의 품위와 연결이 됩니다. 작가가 왠만한 용기가 아니고서는 작중에서 거친 말을 쓰기가 어렵습니다.
최근에는 수필에서도 소설처럼 거친 언어도 사용하자고 합니다. 그렇다면 수필작가들이 사용할 수 있는 기법을 개발해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일반적으로 수필에서 피해야 할 말을 살펴보겠습니다.
1) 약어(略語)는 풀어서 쓰자.
시사용어나 신문에서 쓰는 용어에는 약자가 많습니다. 유엔(UN)처럼 일반화된 언어가 아니면 풀어서 사용하는 것이 좋습니다. 독자가 이해할 수 있도록 하는 것이 좋습니다.
2) 속어는 사용하지 않는 것이 좋다.
시중에서 사용하는 속어는 구어체가 많습니다. 소설처럼 현장감을 살리기 위해서는 쓸 수도 있지만, 대체로 피하자는 것이 지금의 수필 이론입니다.
보기 1) 온갖 뇌물을 받아 처먹은 저 놈의 배때기
보기 2) 허구 헌 날 밥만 처묵고 자빠져 자는 놈
3) 한자어는 한글로 풀어서 쓰는 것이 좋다.
한문을 사용하면 문장이 딱딱하게 느껴집니다. 한글로 풀어 쓰면 훨신 부드럽게 느껴집니다.
4) 외래어도 피하는 것이 좋다.
보기 ; 조선시대에는 한자어가, 왜정시대에는 일본어가, 해방 이후에는 영어가, 그리고 최근에는 온갖 외래어가 범람합니다.
“뷰티 살롱에서 헤;어 스타일을 숏 컷트로 하고 피앙세를 만나러 갔다.”
5) 상투어는 피하는 것이 좋다.
상투어는 마치 유행가 가사 같은 느낌을 주므로 감동을 주기에는 부적합한 언어입니다.
“인생살이 유수같고 부평초처럼 물결따라 흘러다닌다.”
“어차피 공수래 공수거 아닌가?”
6) 속되고 비천한 말도 피하자.
말은 언어의 품위가 낮아질뿐더러 작가의 품위에도 손상을 주기 때문입니다.
7) 구술 용어는 문장 용어로 바꾸어서 사용하자.
언어에는 용법상 구술용어도 있고 문장용어도 있습니다. 보기로서 ‘할아버지’는 구술용어이고 문장용어는 ‘노인’이나 ‘늙은이’를 많이 사용합니다. 반대로 대화를 할 때 노인이나 늙은이라는 말을 쓰면 실례가 됩니다.
또 다른 예로 존칭어를 사용할 때도 신중해야 합니다. ‘서울 대학교 김교수님이 하시는 말씀이’는 ‘서울대학교 김 교수가 한 말이’라고 쓰도 됩니다.
일반적으로 부적절한 단어를 사용한 문장은 퇴고 때 걸러냅니다. 수필어에 부적절한 언어가 수필 문장에 섞여 들어오는 경우를 보면, 일상 생활에서 사용하던 말이 무심코 글로 섞여 들어오는 수가 많습니다. 이때는 퇴고 때도 찾아내지 못하는 수가 많다고 합니다. 구어는 그만큼 익숙해서 지나치는 경우가 많기 때문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