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체적으로 다게레오타입에 대한 역사와 사진술의 역사를 알아볼 수 있었다. 또한 다게르의 사진술을 2000년 대에 재현한 사진도 관람할 수 있었다. 다게레오타입으로 찍은 사진은 은으로된 판에 찍히게 되는데, 실제로 표면을 폴리싱하여 거울처럼 만들어 놓은 은판도 볼 수 있었다. 또한 생각보다도 더 정교하고 세밀한 모습을 하고 있었다. 전시실 내부 공간이 상당히 어두웠던 이유도, 다게레오타입으로 찍은 사진은 검은 색을 직접내는 것이 아닌 외부로부터 검은 색을 받아드리는 내거티브 방식이기 때문이었던 것이다. 또한 재현한 사진을 보았을 때 역으로 사진이 찍힌다는 것도 알 수 있었다. 더 신기한 점은 다게르의 사진술이 사라진 것이 아닌 그대로 유지되고 아직도 다게르의 사진술을 쓰는 사람이 있다는 것이었다. 확실히 그 정교함과 특유의 세련된 멋이 사라지지 않게 하는 매력인 것 같다. 아직도 이 사진술을 사용해서 사진을 찍는 작가들이 있다고 하니 놀라울 따름이었다. 다게레오타입으로 촬용된 사진들을 모아놓은 사진집도 많이 구경할 수 있었는데, <Monuments Takashi arai> 사진집은 그 중에서 나의 최애 사진집이었다. 후쿠시마 원전 사태 이후 방사능이 튀어서 다게레오타입 사진판에 부딪혀 나타난 점들을 모아낸 것으로 사진의 아름다움 뿐만 아니라 인류에 대한 경고와 생각을 나타냈다는 점이 좋았다. 이외에도 19세기 유럽인들의 가족 사진도 많이 볼 수 있어 흥미로웠고, 특히 죽은 사람 옆에서 찍은 사진이나 죽은 아이를 들고 찍은 사진도 보게 되었다. 솔직히 무서웠다. 왜 공포영화의 클리셰 중에 사진이 빠지지 않는지 알 수 있을 것 같았다. 공대생의 관점에서 과학적 사실을 더 하자면 다게레오타입으로 찍은 사진은 흑백만 나타난다고 알고 있지만 그렇지 않다. 실제로 전시장에서 청색을 볼 수 있었다. 그러나 적색이 드러난 사진은 볼 수 없었는데, 그 이유는 적색광은 파장이 길어서 에너지가 낮기 때문이라고 한다. 이러한 과학적 사실도 들어가니 즐겁지 않을 수 없었다. 전체적으로 고풍스러운 분위기와 다게르의 사진술로 재현한 현대 작가들의 사진까지 관람하니 너무 좋았다.
추가적으로 청주시립미술관의 <봄날의 기억> 전시회를 방문해보았다. 월간 사진 4월 호에 봄날의 기억 전시회 광고도 있고, 교수님께서도 언급하신 바가 있어서 방문해보게 되었다. <봄날의 기억>은 충북을 중심으로 활동한 저널리스트 김운기 선생님의 작품을 모은 전시회이다. 사라져가는 농촌의 풍경에 대해 기록하시는 다큐멘터리 사진작가이다. 이번 전시는 그의 회고전이라고 한다. 그는 6.25 전쟁을 겪어 청주로 피란을 오게 되었고 청주에 정착하게 되었다. 그리고 미군을 통해 카메라를 처음 접했고, 육군 통신학교에서 카메라와 사진술에 대해 배우게 되었다고 한다. <봄날의 기억>이라는 제목에서 유추할 수 있듯이 어린 시절, 어린아이, 고향에 대한 이미지를 흑백 사진을 통해 향토적으로 드러내는 것 같다. 작품들이 굉장히 재미가 있는 것이 개발이 많이 진행되기 전 우리나라의 농촌 모습을 그대로 확인할 수 있다. 정감이 가고 따뜻한, 푸근해지는 이미지를 우리에게 선사하는 것 같다. 특히 어린 아이들이 해맑게 웃는 모습을 많이 관찰할 수 있다. 사진들이 동심을 자극하고 유년기, 사춘기에 대한 좋은 추억을 떠올리게 하는 촉매 역할을 하는 것 같다. 나도 나의 유년기와 중학생, 고등학생 시절을 회상하며 웃음 짓는 시간을 가졌다. 그것만으로 즐거웠다.
위 작품은 달리기 경주라는 작품이다. 아이들이 노는 모습이 보기만 해도 미소가 절로 만들어진다. 이 작가는 13세에 6.25 전쟁이라는 험난한 경험을 했다. 태어났을 때는 1937년으로 일제 강점기이니 험난한 경험을 유년기부터 겪은 셈이다. 이러한 이유에서 였을까. 그는 어린이와 학생 사진을 많이 찍은 것 같다. 그리고 어린이들과 학생들을 많이 좋아하고 아끼시는 것 같다. 그리고 모든 사진에서 어린이와 학생들은 웃고 있다. 험난한 경험을 한 자신과 대조하는 것일지도 모르겠다. 혹은 이들이 자신과 같은 고통을 겪지 않고 잘 자라기를 바라는 마음일지도 모르겠다. 제일 마음에 드는 사진은 [장래 꿈나무들의 함성]이다. 솔직히 아이들이 굉장히 밀집하여 함성을 지르고 있는 모습이 약간 공포감을 주기도 하지만 재밌다. 그리고 웃게 된다. 김운기 작가는 진심으로 이들이 우리나라의 역군이 되기를 바랐을 것이다. 이러한 사진이 굉장히 많다. 언급했듯이 그가 얼마나 학생들을 아끼는지 알 수 있다. 나도 아이들을 아끼고 사랑하며 그들을 위해 기도하고 뒷받침하는 좋은 어른이 되고 싶다는 생각도 들었다.
전시를 다 관람할 쯤에는 김운기 작가의 인터뷰 영상을 볼 수 있다. 인상 깊었던 것은 그가 사진에 대한 열정이 굉장했다는 것이다. 육군 통신 학교에서 사진을 처음 배운 그는 열악한 환경임에도 멈추지 않았다고 한다. 한 권 밖에 없는 사진술 책은 1주일 밤을 세서 노트에 그대로 옮겨적으며 공부했다고 한다. 그의 열정을 본 받아야겠다. 힘든 상황에서도 그는 포기하지 않았다. 열악한 환경에서도 포기하지 않았다. 배울 점이 많은 분인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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