후기 - 진주남강유등축제 2, 의기사 편
진주남강유등축제의 명소 중 ‘의기사’를 빼놓을 수 없다.
촉석루 뒤쪽으로 가면, 임진왜란 때의 대표적인 ‘의기’로 알려진 논개의 사당이 자리하고 있다.
사당에는 논개의 초상이 있고, 주연 자리에 어울릴 법한 곡조가 흐른다.
👩🦯 개인적으로 그냥 묵음으로 두는 게 더 좋지 않을까 한다.
논개의 혼이 있다면, 전통 곡조가 좀 물릴 것 같다. 생전 좋지도 않은 기억을 되새기니.
웬지, 내가 그녀였으면, 차라리 바람이 뜨락을 훑는 소리, 남강이 잔잔히 흐르는 물소리를 더 좋아할 것 같은데.
촉석루 및 의기사 아래에는 2차 진주성 전투에서 논개가 왜장을 껴안고 남강으로 투신해 죽은 의암바위가 있다.
🔎 여기서 잠시, ‘논개’에 대한 여러 설이 있다는 사실을 이번에 알게 되어 소개한다. 대개 그녀를 기생으로 알고 있는데, 일각에서는 논개가 반가의 여식이라는 이야기가 있단다.
그녀의 정식 이름은 ‘주논개’로 1574년 전라북도 장수의 선비 집안 출신이요, 부친 주달문과 모친 허씨 사이의 둘째로 태어났다는 것. 🙇♀️
부친이 일찍 세상을 뜨자 숙부 집에 어머니와 함께 의탁했는데, 어린 나이임에도 불구하고 용모 출중하고 재주와 지혜가 뛰어났으며, 시문에도 능했다고 한다. 이를 눈여겨본 어느 부호가 논개를 민며느리로 삼고자 쌀 50석을 숙부에게 주고, 원치 않은 혼인을 강요했단다. 논개 모녀는 이를 거부하고 모친의 고향인 경상도 땅으로 도주해 지인의 집에 숨었으나, 결국 추적을 뿌리치지 못하고 잡혀 관아의 재판을 받게 되었다.
당시 고을 현감 최경회는 사리와 이치에 밝아 논개 모녀를 무죄 석방하였고, 오갈 데 없는 사정을 보아 관저에 머물도록 했단다. 나중에 현감이 부인과 사별하고, 논개와 부부의 연을 맺게 된다는데, 그 후 임진왜란이 일어나자 최경회는 전라도 의병장으로 활동했고, 조정에서는 그를 종2품 경상도 병마절도사로 봉했다고 한다. 그러나 격전지에서 최경회는 순국하고, 논개는 터전과 부군을 잃은 슬픔에 비통에 빠진다.
🌺 그러다 애국과 남편의 복수를 다짐하고, 왜구들의 승전 연회에 기생으로 변장해 잠입했다. 그리고 자신의 용모를 십분 활용해 왜구 적장을 안고 남강에 투신했다. 행여나 적장을 안은 그 손이 풀리지 않게, 열 손가락에 반지를 끼고서.
📑 이 이야기의 출처는 유몽인이 쓴 책 ‘어우야담〉이란다. 이 기록이 야담집이고, 근거가 부족해, 정사에는 오르지 못했다고 한다.
심지어 논개 이야기가 실제인지도 말이 많단다. 왜란 당시 부산 등 여기저기서 논개 일화와 유사한 ‘의기 이야기’가 전해진 까닭이다.
물론 ‘야사’로 취급되기에 교육 현장에서는 논개를 기생으로 가르쳤고, 이런저런 설에 대해서는 논하지 않았을 수도 있겠지만, 이런 이야기를 뒤늦게 알게 되니 참 충격이다.
지금은 과연, 논개의 출신을 어떻게 규정하며 가르치고 있을까?
그녀가 기생이든 양반이든, 심지어 그녀의 일화가 다른 지역의 이야기가 전해진 것에 불과할지라도, 분명한 건 논개와 같은 의로운 이들이 존재했다는 점일 것이다. 또는 처참한 임진왜란의 와중에도 민초들은 저항을 포기하지 않았고, 논개와 같은 이들을 구심점 삼아 왜군을 물리치려 했다는 점에 그 방점이 있다 할 것이다. 더불어 애국과 충의와 신의는 출신성분에 따라 결정되지 않는다는 부분도 주요 포인트. 👩🦯
단지, 우리는 역사 속 논개의 진실 공방과는 상관없이, ‘논개’라는 인물로 표상된 이들의 붉은 ‘단심’과 시리도록 푸른 ‘청심’과도 같은 ‘의기’를 기억할 뿐.
🌺 의기는 의기로운 기생이란 뜻도 되지만, 나는 의기를 ‘의로운 기상’으로 기억하련다.
끝으로 변영로의 시 〈논개〉를 소개하며 진주남강유등축제의 의기사 편을 마무리하겠다.
📑 논개 - 변영로
거룩한 분노는 종교보다도 깊고
불 붙은 정렬은 사랑보다도 강하다
아, 강낭콩 꽃보다도 더 푸른
그 물결 위에
양귀비 꽃보다도 더 붉은
그 마음 흘러라
🇰🇷🌺 🙇♀️ 🌺🇰🇷
아리땁던 그 아미 높게 흔들리우며
그 석류속 같은 입술
죽음을 입맞추었네
아, 강낭콩 꽃보다도 더 푸른
그 물결 위에
양귀비 꽃보다도 더 붉은
그 마음 흘러라
🌺💧 🙇♀️ 💧🌺
푸르른 강물은
길이길이 푸르리니
그대의 꽃다운 혼
어이 아니 붉으랴
아, 강낭콩 꽃보다도 더 푸른
그 물결 위에
양귀비 꽃보다도 더 붉은
그 마음 흘러라
PS. 진주남강유등축제 다음 편에서 계속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