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럽 난민 아동의 위험한 여정①] 이탈리아로 가는 길

[김수영]

[유럽 난민 아동의 위험한 여정①] 이탈리아로 가는 길

2015년 유럽에 도착한 난민 아동의 수는 총 26만 명에 달합니다.
이 아이들은 새로운 삶을 시작하기 위해 그리스와 세르비아를 거쳐 독일과 이탈리아로 향했습니다.

세이브더칠드런은 위험천만한 난민 아동의 여정을 생생한 증언을 통해 일러스트 작가와 함께 그려보았습니다.

"유럽 난민 아동의 위험한 여정"은 이탈리아 편, 독일 편, 그리스와 세르비아 편으로 나누어 소개할 예정입니다.

* 참여작가:

David Foldvari, George Butler, Toby Morison, Linda Kitso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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로마에서 어웻(Awet)으로부터

“16살에 고향을 떠나 난민이 됐어요."

"제가 살던 마을에는 돌로 지어진 성당이 하나 있었는데 우리 가족은 그 성당에 다녔죠.

 크리스마스 때는 가족과 친구는 물론 마을 사람들이 모두 모여 크리스마스를 즐겼어요.

 집에 대해서는 별로 생각나는 것이 없어요.

 에리트레아(아프리카 북동부∙홍해에 있는 공화국)는 그렇게 좋은 곳은 아니었어요."

“에티오피아로 걸어가는 데는 큰 문제가 없었죠.

 에티오피아 난민 쉼터에서 처음으로 컴퓨터를 접했는데, 쉼터에 있는 사람들이 컴퓨터 사용방법에 대해 많이 알려줬어요.  

 그곳에서 만난 사람이 수단으로 가는 방법을 알려줬고, 저는 혼자서 먼 길을 걸어 수단에 도착했죠."

“수단에서 만난 브로커들이 저를 리비아까지 데려다줬어요.

 트럭 뒤 칸에는 저를 포함해 31명이 타고 있었고, 트럭은 11일 동안 사막 위를 달렸어요.

 사막을 지나는 동안 휘발유가 섞인 물 말고는 아무것도 먹지 못했죠.

 그들은 가끔 트럭을 멈추고 우리를 총으로 위협하거나 협박했어요."

“리비아로 이동하던 중 저는 체포됐어요. 지금 생각해보면 그건 납치였죠.

 2개월 정도 감옥에 있었는데, 벽은 콘크리트로 만들어졌고 벽 위에 작은 창문 하나가 겨우 있는 아주 작은 방이었죠.

 그곳에 11명이나 되는 사람들이 갇혀있었어요.

 하루에 한 번 매우 적은 양의 음식을 배급받았고, 화장실 역시 하루에 한 번밖에 갈 수 없었죠."

“감옥에서 풀려나려면 브로커들에게 돈을 줘야만 했어요.

 제 부모님은 감옥에서 저를 빼내기 위해 5000달러라는 큰돈을 찾아 그들에게 지불했죠."

“우리는 리비아에 있는 항구로 가서 400명이나 되는 사람과 어선을 탔어요.

 결국, 배가 가라앉기 시작했어요. 그야말로 아수라장이 됐죠.

 해안경비대에 의해 구조된 우리 가족은 시칠리아(이탈리아 남부 섬)에 도착했어요."

“거기에서 저는 로마로 가는 기차를 탔어요. 정보통신분야(IT)를 공부를 위해 영국에 가고 싶거든요.

“제 목에 걸린 이 묵주는 로마에 계신 수녀님께 받은 거예요.

 에리트레아에서 가져온 묵주는 리비아에 있을 때 밀수업자들에게 뺏겼죠.

 그들은 제 목에 걸려있는 묵주를 끊어 훔쳐갔어요.

 그래서 수녀님이 저에게 이 묵주를 주셨을 때 저는 기분이 아주 좋았어요. 묵주는 불안한 제 마음을 달래주거든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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로마에서 겔게스(Gerges)로부터

  “16살에 고향을 떠났고, 7월에 18살이 됐어요."

“이집트에서는 산꼭대기 농장에서 가족과 함께 살았었죠.

  저는 학교에 다녔고, 땅을 일구며 집안일을 돕기도 했죠.

  마을에서 가장 가까운 교회가 한 시간 정도 떨어져 있었는데, 우리 가족은 일요일마다 교회에 갔어요.

  어느 날, 우리가 다니던 교회에 폭탄이 터졌어요. 집에 걸어가는 길에 호되게 얻어맞은 적도 있죠.

  제 생각에는 제가 기독교도라 그런 것 같아요.

  저에게는 선택의 여지가 없었어요. 안전한 곳을 찾아 떠나야만 했죠."

“수많은 사람과 함께 알렉산드리아에 있는 항구로 가는 트럭에 올라탔어요.

  트럭 안은 매우 비좁고, 더웠어요. 트럭은 무서운 속도로 달렸죠."

“항구에 도착하자마자 나무로 만들어진 아주 작은 어선에 수많은 사람이 올라탔어요.

  브로커들은 갓 태어난 시리아 난민 아기들을 바다에 던졌어요.

  바다에 떠 있는 동안 많은 아기가 물에 빠져 죽는 것을 봤어요.

  많은 사람들이 물에 빠져 죽었는데, 누구든지 말을 많이 하면 물에 빠뜨렸어요.

  왜냐하면, 배에서는 말하는 것이 금지돼 있었기 때문이죠.

  16일간의 여정 내내 우리는 총으로 위협을 당했어요. 

  물과 음식의 양이 턱없이 부족했죠.

  심지어 페스카라(이탈리아 동쪽 해안)에 도착하기 3일 전에는 음식이 완전히 바닥났어요."

“이탈리아에 도착하자마자 브로커들에게 5000유로를 지불해야만 했어요.

  이탈리아에 도착한 뒤 15일 안에 그 돈을 지불하지 않으면 제 가족을 모두 죽여버린다고 했거든요.

  그래서 친척에게 돈을 빌렸죠. 친척에게 그 빚을 갚지 못하고 있는 상황이에요.

“2개월간 가족과 연락이 닿지를 않았어요.

 18살이 됐을 때 청소년을 위한 고아원에서 나가야만 했죠.

 그래서 로마에 갔어요. 세이브더칠드런이 도움을 줄 수 있다고 들었거든요.

 그들은 우리에게 이탈리아 말을 가르쳐 주었고, 우리에게 필요한 서류를 받을 수 있도록 도와줬어요."

“학교로 돌아가 교육을 받은 다음 법적으로 허용된 일을 하며 평범하게 살고 싶어요.

“이 험난한 여정 속에서 제게 남은 것은 제 손목 위에 있는 이집트 십자가뿐이죠.

 제게는 아무것도 남아 있지 않아요. 저는 요즘 길 위에서 잠을 자고 있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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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탈리아에서 들려주는 세이브더칠드런의 활동

세이브더칠드런은 2008년부터 이탈리아 남부 국경에서 난민 아동 지원 사업을 하고 있으며, 입국허가지역인 람페두사, 시칠리아, 칼라브리아와 아풀리아에 접수시설을 갖추고 있습니다.

- 동반자가 있는 아동과 없는 아동, 그리고 그들의 가족에게 법률 정보를 제공하고 있으며, 난민과 난민 아동이 머무는 쉼터의 상황을 모니터링해 어린이 보호에 필요한 물자와 지원대책을 관계 기관에 알리고 있습니다.

- 헤어진 가족을 찾거나 가족이 다시 함께 지낼 수 있도록 신원 확인 절차, 연령 평가 절차, 가족 관계 평가 등의 가족을 찾는 데 필요한 절차를 돕고 있습니다.

- 아동친화공간을 마련해 아동의 심리 치료를 돕고 있으며, 국경 지역에서는 동반자가 없는 아동을 위해 이동식 아동친화공간을 운영하고 있습니다.

- 세이브더칠드런의 활동을 기반으로 아동참여방식을 보장하기 위한 정책을 연구, 개발했습니다.

- 로마와 밀라노, 토리노에 있는 일일 센터는 아동에게 식량과 옷가지, 샤워시설, 의료 지원, 법률 자문, 망명 절차 안내, 놀이와 교육활동 등 다양한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습니다.

- 홀로 긴 시간 동안 어려운 난민 생활을 이어가고 있는 아프가니스탄과 에리트레아 난민 아동만을 위해 로마에 밤 쉼터(Night Shelter)를 마련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