백암온천여행(1부)
2013년11월30~12월1일
소무의도에서 세운 여행계획을 실천에 옮겼다.
11월 마지막 30일 07시30분에 송내역을 출발하여 영동고속도로에서 중앙고속도로로 남원주를 통
과하여 영주,봉화를 거처 영양을지나 구주령을 넘어 백암산에 도착하였다.
겨울철 백암온천욕이 우리들의 주된 여행 목적이었지만 백암온천인근에 있는 백암산부터 산행을
한 다음 온천욕을 제대로 즐기고 후포항에서 회 한 접시와 소주로 온천욕으로 나른해진 만족감에
원기를 불어넣게 될 것이다.
<영양에 있는 김경연화백의 추모비 >
어제 그저께까지 매섭던 추위가 한 풀 꺾어져 평년 기온을 되찾게 되어 날씨걱정에서 한시름을 덜
게 되었다.
최근 주말마다 흐리거나 비가 온 터라 날씨 때문에 원망도 많았는데 오늘은 그 보상이라도 받은 것
같은 기분이다. 따사로운 햇살이 그렇고, 온화한 기온에 맑은 하늘은 우리를 즐겁게 해준다.
토요일이라 스키 타는 사람들로 붐비던 영동고속도로에 비하여 중앙고속도
로는 한산하다 못해 한적한 느낌마저 든다.
백두대간의 위용이 우리를 압도하고 쉽게 볼 수 없는 풍경들이 주마등처럼 돌아간다. 중앙고속도
로에서 빠져나와 일반 국도로 달리는데 우람한 노송에 둘러싸인 추모비가 눈길을 끌며 우리를 잠
깐 머물게 만든다.
영양 출신 김경연화백의 추모비였다.
"교육으로 민족혼을 일깨우고 예술로서 강산을 사랑했다......" 로 시작되는 추모시비에 새겨진 글
이 영양군의 향토를 사랑하는 후배들이 존경스럽게 느껴진다.
<구주령의 장승들 >
12시06분에 구주령에 도착하였다. 구주령은 영양을 지나 백암온천으로 가는 길 백두대간을 넘는
최고의 고개다. 백두대간의 중심이기도하다.
그냥 지나칠 수 는 없다, 잠시 쉬어가기로 하고 구주령표지석이 있는 데크 전망대로 갔다.
구주령(九珠嶺)은 지형이 아홉 개의 구슬을 꿰놓은 것 같다고 하여 붙여진 이름이다. 그만큼 아름
다운풍광을 자랑한다, 가을 단풍계절이면 금장을 입힌 듯하다하여 금장산이라고 부르는 금장산이
바로 앞에 보인다.
< 데크전망대 가운데 구주령 표지석이 있었다 >
데크전망대에서 본 구주령계곡의 아름다움과 180구비가 있는 구주령, 백두대간의 중심에 서있는
감개가 벅차게 가슴을 요동치게 한다.
< 전망대에서 동해바다가 있는 방향으로 본 구주령 >
< 데크전망대에서 >
구주령은 영양군과 온정면의 경계가 되는 곳이기도 하다.
이제 우리가 목적지로 한 백암온천에 곧 가게 된다. 겨울여행에 온천욕이 곁
드려진면 금상첨화가 아닐 수 없다. 그런 여행에서 길가다가 보석을 주은 것
처럼 구주령에서 눈앞에 펼쳐지는 첩첩산자락이 찬란한 햇빛에 보석처럼
빛나는 아름다움이 덤으로 값진 여행의 보너스가 더해진 기쁨을 맛보는 순
간이다.
구주령을 굽이굽이를 내려와 온정면에서 이정표를 보고 백암산 방향으로 들어가는데 아무래도 길
이 낯설어 다시 돌아 나와 우선 온천특구로 가서 관광 안내소에서 안내를 받아서 백암산으로 등정
을 하기로 하고 백암산 온천 특구로 갔다.
안내소에는 마침 점심시간이라 안내원을 보지 못하고 우리는 안내 지도를 입수하여 지도를 가지
고 백암산을 찾아갔다.
다행이도 쉽게 백암산 등산로 입구를 쉽게 발견할 수 있었고 우리는 곧장 산행으로 들어갔다.
< 백암산으로 가는 길 >
가볍게 등산을 하고난 후에 몸을 추스르고 온천욕을 한다면 최상의 기분을 만끽할 수 있을 것 같아
그렇게 실행에 옮기기로 한 것이다.
등산로는 있지만 등산객은 눈에 띠지 않았다. 간혹 부부동반 또는 동호인이 눈에 띠기는 하지만 모
두 온천욕에만 관심이 많은가 보다.
능선을 타고 오를 때는 차가운 동해바다 바람이 볼기를 때리는데도 기분이 나쁘지 않고 오히려 기
분이 상쾌하다. 서울근교에나 일반적으로 산에는 소나무와 다른 도토리, 상수리등 나무들과 섞여
있는 것을 볼 수 있는데 여기는
아무리 둘러 봐도 순수 소나무만 눈에 띤다.
그래서 그런가?
최근 신문지상에서 읽었는데 잘 알려진 대로 피톤치드는 편백나무가 제일 많이 내 뿜는다고 했는
데 사실은 소나무가 더 많이 뿜는다고 하지 않았던가!
뇌를 맑게 하는 청정공기를 들이키며 산행은 계속된다, 백암산은 1000여 미터가 되는 백암온천특
구에서는 주봉이다.
산에 오르기 전에 등산로 입구 아래에서 암기 해둔 코스를 기억하며 혹시나 길을 잃을까 염려도 되
기도 한다. 그것은 지금 주변에는 우리 세 사람뿐 아무도 없기 때문이다. 앞장서 알지도 모르는 길
을 안내하려니 그런 생각이 드나 보다.
< 앞에서 걷고 있는 나 >
산 중턱을 지났다 싶었는데 마침 이정표가 보인다.
세 갈레 방향이다. 위로는 정상으로 가는 길, 좌측은 백암폭포 가는 길 그리고 우리가 올라 왔던
길, 한화 리조트 방향이다.
< 백암폭포를 가리키는 이정표>
우리는 여기서 백암폭포 방향으로 길을 잡았다. 정상까지 무리하게 갈 필요는 없고 적당한 운동량
만 걸으면 된다는 생각에서다.
주된 여행 목적이 온천욕이니까. 사실 올라오면서 암기를 한 코스였다.
< 뒤 따라오는 두분들 >
< 앞서 길 인도하는 나 >
비탈길을 돌아서 아래쪽으로 길을 따라 내려가는데 생각보다 큰 경사 각도였다. 60도 정도는 될 것
같았다.
어렵 살이 무탈하게 내려오는데 멀리 아래에 온천욕 마을이 보인다.
첩첩이 둘러싸인 산자락에 아늑하게 모여 있는 마을 풍경은 아름답고 정답게 느껴진다. 산자락마
다 푸른 소나무가 울창한 모습은, 한국의 소나무가 자랑스럽게 느껴지는 애국심이 발동되기도 한
다.
저 산자락 끝 너머에는 동해바다가 있다.
빨리 온천욕을 하고 동해 바다로 달려가고 싶어진다.
잠시 귤과 초코렛으로 간식을 하면서 쉬었다가 다시 아래로 내려갔다. 그런데 우리가 암기했던 길
이 살아지고 여러 갈래 길이 나온다.
길은 잘못 잡았지만 아랫마을로 가는 방향은 같으니 백암폭포로 가는 것을 취소해야 했다.
< 백암 온천욕 마을을 내려다보는 k와j >
< 온천욕 특구 마을 전경 >
사진에서 보는 봐와 같이 사방이 산자락으로 둘러싸인 백암온천욕 마을은 아늑하다. 그리고 따뜻
한 느낌을 받기에 충분한 정경이다. 그래서일까 마을 이름이 온정리(溫井理)다.
온정리는 재미난 전설이 있다. 신라시대에 한 사냥꾼이 사슴을 쫒다가 온천수를 발견하는데 온천
지가 있는 마을이라 하여 온정리(溫井理)라 부른다고 한다.
< 노송 사이를 내려오고 있다 >
< 뒤편 좌측에 있는 산이 백암산이다 >
백암산을 내려와 마을 어귀로 들어서는데 앙상한 감나무 가지에 밤톨만한 토종 산감이 주렁주렁
달려있는 가을 풍경이 옛날 고향생각을 떠 올리게 한다.
< 가운데 나뭇가지에 붉은 토종 산감이 보인다. >
< 백암산 그리고 수수 >
< 쉽게 볼 수 없는 풍경, 수수도 보인다. >
오랫동안 헤어져 잊혀진 연인이라도 만나기분이 든 수수밭에 수수가
부끄럽게 얼굴을 붉히고 기다리고 있는 모습은 쉽게 볼 수 있는 풍경이 아니어 반가웠다.
< 한화 리조트에서 온천욕을 하고 난후 >
백암산을 내려오자마자 우리는 우선 약간의 허기를 채워야 했다. 두부김치에다가 동동주 한잔씩
을 마시고 나니 피로가 확 풀리며 기운이 솟는다.
그리고 나서 한화리조트에서 온천욕을 즐기며 우리가 목표했던 것을 실천하였다는 뿌듯함이 스스
로 대견스러워진다. 따뜻한 온천욕을 한동안 조용히 즐기면서 피로를 말끔히 떨쳐버리고 다음코
스를 생각해 본다.
2부에서 계속