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3년 3월 15일
명상할 때 도움을 받는 인사이트 타이머 앱을 켜서 15분을 설정한다.
어제 배운 내용을 떠올리며
좌골을 정돈하고
허리를 세우고 가슴을 펴고
발바닥은 바닥에 단단하게 붙이고
손은 무릎 위에 턱은 살짝 당기고
혀는 윗니와 입천장 사이에 두고
눈을 감는다.
창 너머 아침을 노래하는 새소리, 냉장고 돌아가는 소리, 내 숨소리...
소리들이 먼저 들려오다 멀어지고 아득해지고
"나는 누구인가"라는 심오한 질문이 떠올라
흠칫 놀랐다가
"그나저나 아침밥은 뭘하지?" 라는 질문이 떠올라
잠시 방황하다가
다시 숨으로 돌아온다.
오늘 오후에 있을 미팅에 필요한 것들이 떠오르기 시작하니
어깨가 굳고 미간에 힘이 들어간다.
어느새 입술을 앙다물고 있다.
가슴을 펴고 내쉬는 숨을 좀 더 길게 뱉으며
몸의 긴장을 다독인다.
미간을 펴고
'내가 지금 긴장하고 있구나. 걱정하고 있구나.' 바라본다.
들이쉬고 내쉬고
기억도 나지 않는 생각들이 오고 가고
나는 휩쓸리기도 했다고 바로서기도 하며
15분이 지났음을 알리는 싱잉볼 소리에 깨어난다.
오늘 명상을 정리하다보니, 바다 수영이 떠올랐습니다.
몇 년 전 하와이 코나 섬으로 워크숍을 간 적이 있었는데,
가장 선선한 아침 6시면 몇몇이 모여 바다 수영을 했습니다.
수영이라고 하긴 그렇고 넘실대는 파도에 몸을 맡겨 둥둥 떠다니는 즐거움을 누리는 것이었는데요.
파도가 나의 몸을 이리로 저리로 실어나르는 것을 즐기다가도
받을 딛고 서면 허벅지 정도였던 수심에서 안전하게 즐기던 바다수영.
그때가 떠올랐습니다.
오늘 명상을 하면서 좀 더 나를 알아차리려고 노력했습니다.
생각을 바라볼 때 불안감이 함께 떠오르기도 했지만
나는 안전하다는 믿음이 조금 생긴거 같습니다.
흔들리고 휩쓸려도 결국 나의 숨으로 지금 이순간으로 돌아올 수 있다는 믿음이
오늘도 나를 살게 합니다.
감사합니다.
첫댓글 행복님, 명상일지 잘 보았습니다.
잘 서고, 걷기 수행체험을 아주 정확하게 잘 정리한 것 같습니다.
마음이 순간 고요함이 올 때, 자신도 모르게, 더 많은 생각들이 일어나는 것은 초기 수행에서
경험할 수 있는 흔한 체험 입니다.
그어나, 순간 마음이 평온 하였기에, 여행속에서 맛보았던 행복한 그 순간의 에너지를 새롭게 담아갈 수 있었을 것입니다.
아주 좋은 수행의 순간을 칭찬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