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글은 제 석사학위 지도교수님과 몇몇 뜻이 있는 분들이 함께 모여 작업하려고 하는 내용 가운데 제 부분입니다.(계속 수정 중에 있습니다.) 이 글은 제가 2009년 8월중에 썼던 글로써 09년 하계 실습생들과 함께 이를 읽고 같이 토론한 적도 있습니다.
1. 서론 및 나의 소개
안녕하세요. 저는 군산이라는 지역에서 청소년복지 또는 청소년운동(Movement)을 하고 있는 사회복지사 오성우라고 합니다. 대학교 시절 에는 경영학을 전공하며, 사회복지학을 복수전공하였고, 대학원 시절에 사회복지학(특히 아동청소년분야에 관심을 갖고 공부하며 관련 활동을 함.)을 전공하였습니다. 학부 시절부터 저는 청소년복지에 참 많은 관심이 있었습니다. 그 이유로는 무엇보다도 누구나 흔희 말하는 것처럼 저 역시 청소년들이야말로 미래의 주인공이기 때문이라 생각했기 때문입니다. 어쨌든 청소년복지에 관심을 갖게 되고 그와 관련된 공부와 활동을 열심히 했던 이유가 무엇이었든지 간에 저는 청소년들에게 좋은 상담, 좋은 프로그램들을 제공해준다면 이들이 잘 자라고 성장하여 국가와 사회에 기여할 수 있을 것이라는 막연한 생각들을 하곤 했습니다. 그래서 그 때 당시 저는 ‘그래! 내가 학교사회복지사로 활동해보자! 학교에서 활동한다면 많은 청소년들에게 도움을 줄 수 있겠지...’라는 생각을 하며 학교사회복지사의 꿈을 열심히 키워나갔습니다. 그리고 또 한편으로는 ‘혹시 학교사회복지사가 안된다면 종합사회복지관과 같은 사회복지이용시설에 가서 청소년복지사업을 열심히 해봐야지...’라는 생각도 했었습니다. 그런데 결국 저는 지금 청소년문화의집이라는 청소년 이용시설에 근무하고 있습니다. 어쩌면 이곳은 제가 처음에 꿈꾸었던 학교도 아니고 사회복지관도 아닙니다. 그러나 무엇보다도 가장 중요한 것은 제가 약3년 여간 이 곳에서 청소년들을 만나며 정립한 저의 가치관이며, 기존의 패러다임(paradigm)이 변화되었다는 것입니다. 저는 이곳에 근무하며 학교 밖의 청소년들과 소통하는 방법, 그들을 성장시키는 것에 대한 중요성 등을 배우게 되었고, 어려운 청소년들만 지원하는 소위 무조건적으로 주는 것에 익숙한 패러다임에서 벗어날 수 있었습니다. 저는 이 곳 청소년문화의집에서 청소년들과의 소통방식에 대해 배웠고, 청소년들을 자발적이고 주체적인 인격체로 바라보는 법을 배웠으며, 청소년들을 지원하고 이들이 행복해질 수 있는 것은 장소에 따라 결정되는 것이 아닐 수도 있겠다는 생각을 했습니다. 그래서 학교가 아니어도 되고, 사회복지관이 아니어도 됩니다. 어쩌면 지역사회 그 안에서 자연스럽게 청소년들이 행복해질 수 있는 방법들을 찾을 수 있다면, 굳이 그 장소가 청소년문화의집이 아니어도 될 것 같습니다. 정리해보면, 어쨌든 제가 진짜 드리고 싶은 이야기는 지금부터입니다. 저는 제가 지난 3년간 청소년들과 만나는 과정들을 통해(특히 청소년들이 스스로 자신의 삶을 자치해 나가는 과정들을 통해) 학교 밖에서도 좋은 학교를 만들 수 있는 좋은 청소년 지도력(리더십, leadership)들이 있다는 것을 알려드리고 싶습니다. 또한 학교 밖에서라도 다양한 긍정적인 내용들을 가지고 학교가 더 좋아질 수 있도록 변화시킬 수도 있다고 말하고 싶습니다. 제가 지금부터 드리고 싶은 얘기들이 바로 이런 것들입니다. 주체적이고 자발적인 청소년, 자신의 삶을 자치해나가는 청소년, 더 나은 학교를 만들기 위한 청소년들의 다양한 활동 및 운동(예: 교육 문제 관련 토론회 및 캠페인 등)과 노력들...
2. 청소년들과의 무미건조한 만남과 형식적인 사업의 진행
본인은 2007년 1월13일에 군산시청소년문화의집에 입사했습니다. 입사하자마자 맞게 된 첫 번째 업무는 바로 군산지역 그룹사운드 동아리들이 함께 모여 자발적으로 주최하는 “동고동락(同苦同ROCK)연합제”라는 축제를 지원하는(supporting) 일이었습니다. 동고동락연합회 임원들과 회원들을 만나며 축제가 잘 진행될 수 있도록 도와주었습니다. 그리고 또한 군산시청소년문화의집의 그룹사운드 동아리의 “결식아동돕기 콘서트”도 있었습니다. 그 콘서트 역시 해당 청소년들과 잘 소통하며 콘서트를 무사히 마쳤습니다. 사실 그 때는 청소년들의 주체성, 자발성, 참여(engagement), 자치(autonomy)와 같은 것들의 중요성을 느끼지 못했습니다. 어쩌면 무지했다는 표현이 더 맞을지도 모릅니다. 이에 대해 저희 기관의 관장님께서는 끊임없이 위 개념들에 대한 중요성을 강조하셨습니다. “모든 행사의 주체는 청소년들이 되어야합니다. 그렇게 성장한 청소년들이 자치하는 삶을 살 것입니다. 사업과 프로그램은 수단이지 목적이 아닙니다. 저희의 목적은 청소년들을 주체적이고 자발적으로 성장시켜, 그들이 곳곳에서 훌륭한 지도력을 발휘하는 것입니다.” 하지만 그 때 여전히 저는 그 의미를 잘 몰랐습니다. 사업과 프로그램은 성황리에 잘 마쳐졌고, 그에 대한 결과물도 잘 나왔으며, 평가도 좋았지만 정작 중요한 청소년들의 성장에 대한 부분들, 사업이나 프로그램을 통한 청소년들을 바라보는 지역사회의 긍정적 시각과 변화들에 대한 부분들에 대해서는 깊은 고민이 없었던 것 같습니다. 2007년 4월부터 시작했던 1,2,3세대 가족통합 멘토링사업에서도 유사한 경험을 했던 것 같습니다. 이 사업은 여성가족부로부터 후원을 받아 12월까지 진행했던 사업이었습니다. 이 사업은 기존의 멘토링 사업과 달리 멘토를 1,2세대 2명으로 하여 청소년들의 지원 폭을 넓혔으며 1,2,3세대의 통합 및 가족통합에 중점을 둔 기존의 멘토링 사업과는 약간 차별성 있는 사업이었습니다. 저는 이 사업의 펀드레이징(fund raising)부터 멘터-멘티 모집, 사업 내의 소프로그램(예: 매칭캠프, 가족통합캠프, 사례회의, 종결식 등)들을 조직하였고, 진행하였으며, 이후에는 여성가족부로부터 긍정적 평가가 있어 여성가족부장관상을 수상하도 하였습니다. 그러나 이 사업을 통해 이 프로그램의 참여 청소년들이 얼마나 주체적이고 자발적으로 성장했으며, 프로그램 이후에도 얼마나 자치하는 삶을 살아가고 있는지에 대해서는 장담을 할 수 없을 것 같습니다. 프로그램은 충실히 잘 진행하였고, 외형상으로는 잘되고 멋진 프로그램 같지만, 정작 가장 중요한 청소년들에 대한 부분들은 어느 정도 빠져있다는 느낌을 지울 수가 없습니다. 이에 대한 답을 하기 위해 제가 저에게 이런 질문을 해봅니다. “과연 나는 멘토링 프로그램을 진행하며, 그 과정 안에 이 사업의 주인공인 청소년들을 참여시켰는가? 예컨대 청소년 멘티와 함께 8개월 정도 시간을 보낼 멘터 면접을 할 때 멘티 청소년들을 면접관으로 초청할 수 있지 않았을까? 가족통합캠프를 기획할 때, 내 생각대로만 소프로그램들을 구상하는 것이 아니라 함께 참여하여 논의해보았는가?“ 이 질문에 대해 저는 그렇게 하지 못했다고 말하고 싶습니다. 그렇기 때문에 외형상 사업은 잘 되었지만 실제 청소년들을 주체적이고 자발적으로 성장시키며, 공식적인 프로그램 종료 이후에도 자치하는 청소년들로 성장시키는 데에는 한계가 있었던 것 같습니다. 이런 내용들을 뒤돌아보고 현재와 비교해보면서 청소년복지, 청소년활동, 청소년운동(Movement)을 하면할수록 역설적으로 더 공부하고 열심히 활동해야겠다는 생각이 듭니다.
3. 아이들의 삶으로 조금씩 들어가다.
사실 저는 앞서 언급했던 청소년들과 무미건조한 만남, 사업과 프로그램에만 치중했던 과정들을 부인하고 싶지는 않습니다. 오히려 제가 발전하는 역사이며, 현재를 돌아볼 수 있는 중요한 교훈내지는 거울이라고 생각합니다. 어쨌든 그런 과정들이 있었기에 차후에 제가 더 성장할 수 있었던 과정도 있었던 것 아닐까요? 저는 2008년도에 와서 군산시청소년동아리연합회를 맡게 됩니다. 2007년에도 동아리 몇 개를 담당하며 동아리회원들과 소통은 했지만, 주로는 프로포절 사업이나 기획사업에 많은 부분을 담당하고 있었고, 청소년들과는 더 많은 만남을 갖지 못했었습니다. 그러다가 우연한 과정에 제가 동아리연합회를 담당하게 되었고, 전체 동아리와 회원 및 연합회 임원, 리더들과 더욱 소통할 수 있는 아주 좋은 계기가 됩니다. 저는 이 때부터는 청소년동아리연합회 달모임(월례회의), 연합회 주관의 다양한 행사들(신입회원 입회식, 회원체육대회, 전국 YMCA 리더십 캠프 등)을 연합회 임원 및 각 동아리의 리더들과 함께 준비해나가면서 조금씩 청소년 주체성, 자치 등의 개념에 눈을 뜨게 되고, 그 가치와 철학에 따라 아이들을 만나게 되었습니다. 그 전에는 그냥 청소년들에게 좋은 것만 주려고 했고, 어느 정도 제가 많은 일들을 하려고 했다면, 이 때부터는 조금씩 아이들과 더 많이 소통하기 시작했습니다. 모든 사업과 프로그램을 할 때는 일단 청소년들과 상의하려고 노력했습니다. 각 프로그램과 사업의 곳곳에 청소년들을 세우려고 했습니다. 사회자로 세우고, 발표자로 세우고, 또한 진행자로 청소년들을 세우고자 노력했습니다. 그런데 사실 지금 와서 그 때 과정들을 평가본다면 여전히 청소년들의 삶 안으로 더 깊게 들어가 소통하지는 못했던 것 같습니다. 여전히 즐비한 사업이나 프로그램들 및 청소년들의 상황들(예: 인문계 청소년들은 평일에는 문화의집에 올 수 없음.)로 인해 청소년들과 만날 수 있는 시간들은 한계 있었으며, 그럴 때는 실무자의 판단으로 일단 일을 추진하기도 했습니다. 2008년 청소년문화의집 실무자 연간 평가회 과정 중 ‘청소년의 성장(growth)’이라는 것에 대해 깊게 토론했던 기억이 납니다. 이 때 동아리연합회의 주요 임원들 및 각 동아리의 리더들의 주체적인 성장에 대해서도 얘기가 나왔었습니다. 결론적으로 그 때 저는 제 자신을 많이 돌아보게 되었습니다. 더 열심히 청소년들과 만나고 소통해야겠다는 생각을 했습니다. 관장님께서 “지금 선생님 곁에 남아 있다고 할 수 있는 아이들이 있나요?”라는 말씀을 하셨을 때. 저는 아이들의 삶으로 조금씩 들어가고 있었으나, 여전히 청소년들에게 좋은 것들을 계속 제공해 주는 사람이 좋은 지도자라는 생각을 갖고 있었던 것 같으며, 여전히 청소년들을 평등적인 관점으로 소통하거나 시민적 관점으로 청소년들과 함께 일하려하기보다는 저의 주도로 일을 해나갔다는 것을 부인할 수 없었습니다. 저는 지금 양적으로 제 옆에 청소년들이 많다거나 동아리가 많은 것이 중요하다는 것을 얘기하는 것은 아닙니다. 정말 1명이라도 깊은 소통을 하는 청소년이 있었으며, 정말 1명이라도 주체적이고 자발적으로 성장하여 자신의 삶을 자치해나가려는 청소년으로 성장시키기 위해 노력한 것이 중요하다는 것을 말씀드리고 있습니다. 어쨌든 2008년 평가를 통해 저는 청소년들과의 관계, 주체적이고 자발적인 청소년들로 성장시켜 자신의 삶을 자치해 나갈 수 있도록 돕기 위한 방법적인 부분들, 더 나아가 청소년들이 평화적인 공동체를 위해 노력하고 기여할 수 있는 부분들에 대해 좀 더 깊은 고민을 하게 됩니다.
4. 조금씩 청소년 자치에 눈을 떠 나가다. 본 기관의 법인은 YMCA(Young Men's Christian Association)입니다. 다양한 YMCA의 분야 중 청소년YMCA에서는 “생명평화운동의 리더”라는 모토(Motto)를 가지고, 활동합니다. YMCA청소년 회원들은 자신들이 생명평화운동의 리더가 되기 위해 노력하며, 지도자(간사 등)들은 청소년들이 생명평화운동의 리더가 될 수 있도록 소통하고 지원합니다. 그래서 군산 지역에서 청소년YMCA를 담당하는 저로써는 이와 같은 목적과 모토에 발맞추어 청소년들을 만나면서 가장 중요하게 생각하는 가치는 자발적이고 주체적인 청소년들로 성장시킴으로써 그들이 지역사회에 기여할 수 있는 사람들도 성장시키는 것입니다. 이처럼 YMCA는 리더십(지도력)에 많은 관심을 갖고 있으며 그 중 특히 모든 생명을 소중하게 여기며, 평화로운 공동체를 만들어가는데 앞장서는 지도력 향상에 지대한 관심을 갖고 있습니다. 이런 가치와 철학을 더욱 곤고히 하며, 청소년들과의 더 깊은 소통을 위해 본 기관에서는 1주일에 한 번씩 관련 스터디도 하고, 청소년들이 주체성, 자발성, 공동체성, 자치, 지도력에 대한 내용들을 중심으로 논의 및 사례회의도 합니다. 본 기관은 모든 프로그램, 청소년들과 관계형성, 소통들의 모든 초점은 바로 위와 같은 개념들에 맞추어져 있는 것입니다. 그래서 청소년 프로그램(예: 리더십 캠프, 진로프로그램 등)을 구성할 때도, 청소년들을 만나 함께 대화할 때도 위 개념을 놓치지 않으려고 애를 씁니다. 그래서 약 3년여동안 최소 몇 백명 이상의 청소년들을 학교 안과 밖에서 많이 만나면서 만나는 청소년들마다 생명평화운동의 리더로서서의 지도력(리더십), 자치하는 청소년들에 대한 부분을 꼭 강조했습니다. 예를 들면 군산남중학교 학생회 간부 리더십 교육, 군산중앙고등학교 대상 리더십 교육, 군산산북중학교 자원봉사교육, 군산연합 청소년자원봉사학교, 전국 청소년YMCA 리더십 캠프(동령회, 하령회)를 위한 준비모임, 군산시청소년동아리연합회 월례회의 등과 같은 프로그램과 활동에서 끊임없이 청소년들과 주체성, 자발성, 좋은 지도력, 자치하는 삶에 대해 소통했습니다. 이런 과정들을 통해 본인은 조금씩 청소년 자치를 배우게 되고 알게 됩니다. 물론 지금도 배우는 과정이기에 더 많은 노력과 훈련이 제게 필요한 것 같습니다. 선입견 없이 청소년들과 평등하게 소통하려는 노력, 지도자와 성인이라는 타이틀(Title)을 완전히 버리고 청소년들과 일해나가려는 훈련 등이 더욱 필요한 것이지요.
지금부터는 이런 과정을 통해 실제 자신의 삶을 자치해나가며, 힘든 과정을 잘 버티며 성장했던(혹은 성장 중인) 청소년들을 몇 명 소개해보고자 합니다. 저는 이런 과정의 내용들안에 진정한 청소년복지(또는 청소년 운동)의 길이 있다고 봅니다. 청소년복지를 어떻게 해나가야할지에 대한 하나의 긍정적인 방법론이 될 수 있다고 생각합니다. 저는 결론적으로 청소년복지는 무조건 청소년들에게 좋은 것만을 주는 것이 아니라고 생각합니다. 청소년들과 소통하며 그들과 함께 청소년지도자(사회복지사)가 좋은 지도력으로 성장하는 것이라 생각합니다.
5. 자신의 삶을 자치하는 몇몇 청소년들 사례
사례1: 제9회 희귀난치병 아이돕기 동고동락연합제를 준비하고 진행하면서... 군산지역에는 약 10여개 락동아리(그룹사운드)들이 모여 연합회를 만들어 활동하고 있습니다. 한 달에 약 2회 이상의 정기적인 회의를 진행하고 있으며, 1년 1회씩 큰 락연합축제를 주도적이며 주체적으로 진행합니다. 계획에서부터 진행, 평가까지 청소년들이 주인공인 행사입니다. 관련된 기금들도 자신들이 마련합니다. 또한 더 나아가 사회에 기여할 수 있는 긍정적인 주제를 걸고 모금활동을 하여 사회적 약자들에게 전달하기도 합니다. 저는 이 연합회를 2007년부터 지도하면서 함께 소통합니다. 그 중에 저는 2008년에 락연합회에서 활동했던 전서현이라는 청소년에 대해 얘기해보고자 합니다. 사실 이 청소년은 YMCA동아리 회원은 아니었습니다. 단지 학교 밴드동아리로 활동하며 연합회 활동을 했던 것이지요. 처음에 이 친구가 회장이 되었을 때 했던 말들이 기억납니다. “이 동고동락(군산지역 락밴드연합회의 공식 명칭임.)을 왕따 없는 조직으로 만들겠습니다.” 그러나 이를 실현하기에는 힘든 부분들이 많이 있었습니다. 사실 이 연합회는 처음에 YMCA의 몇몇 락동아리로부터 시작되었고, 소속 역시 YMCA였기 때문에 어쨌든 이 연합회 안에서는 YMCA 소속 락동아리가 중심에 많이 섰습니다. 제가 봤을 때는 각 락동아리들이 자신들이 편한대로 얘기하며 활동했던 것 같은데, 어쨌든 YMCA동아리 소속이 아니면서 동고동락에 속했던 락동아리들은 어느 정도 힘든 부분들이 있었던 것 같습니다. 서현이는 동고동락을 이끌어가는 기간 중에 저와 몇 번이고 얘기하며 회장 자리를 차라리 다른 친구에게 물려주면 어떻겠냐는 제안을 했습니다. 저는 끝까지 이 과정을 견뎌내야만 성장할 수 있다고 격려했습니다. 서현이가 잘해낼 수 있다고 했습니다. 결국 서현이는 힘든 과정들을 잘 견뎌내며 회장일을 잘 마무리했습니다. 다음 글은 서현이가 제 미니홈페이지에 남긴 글과 제가 그에 대해 답글을 달아준 글입니다.
또한 특히 동고동락에서 가장 큰 행사인 락연합제도 잘 마무리 했습니다. 연합제 주제 선정부터 행사 진행, 그리고 기금 전달까지 모든 과정 안에 서현이가 주체적인 리더로서 역할을 잘 감당했습니다.다음 글은 서현이가 제9회 락연합제를 앞두고 저희가 함께 사용하는 사이버 공간인 클럽(Club)에 남긴 글입니다.
저는 서현이가 왕따가 되었다고 생각하지 않습니다. 오히려 약 80~100여명 정도의 연합회 회원들이 리더 서현이를 따라가며 연합제를 잘 마쳤기 때문입니다. 힘든 과정들도 있었지만 그 과정 안에서 분명 서현이는 성장했고, 이 모든 과정의 주인공이었으며, 자신의 삶과 자신의 맡은 일에 충실했습니다. 서현이는 분명 앞으로도 자기 삶의 과정 안에서 여전히 힘든 일들이 있겠지만, 그래도 중요한 목적과 가치를 우선시 할 수 있다는 그 가치관이 있다는 것만으로도 저는 이 친구에게 많은 것들을 기대해봅니다. 인간으로서 마땅히 지켜야하며 해야 할 일들 앞에서 서현이는 당당하게 그 일들을 맡으며 진행할 것으로 저는 믿습니다.
사례2:
군산시청소년동아리연합회 회장의 역할을 감당하며 성장 중인 작지만 강한 아이 문정연 제가 정연이를 만난 것은 2008년 하반기 정도였던 것 같습니다. 정연이는 키가 약간 작고, 말이 별로 없는 조용한 아이였지만, 저는 그 예리한 눈빛과 모든 일에 열심히 하는 모습들을 통해 군산시청소년동아리연합회 회장을 하면 참 잘 하겠다는 생각을 막연히 했었습니다. 그러던 중 우연한 기회에 저는 정연이에게 연합회 회장 권유에 대한 얘기들을 했었고, 많은 고민을 해보겠다던 정연이는 결국 출마를 하게 되었으며 2009년 군산시청소년동아리연합회 회장이 되었습니다. 정연이는 그 전에 봉사활동 동아리에서도 약 3년 정도의 활동을 했으며, 리더 역할도 충실히 했었기에 연합회 회장 일도 아무 무리 없이 잘 해나갈거라는 생각을 했습니다. 그러나 일부 동아리 및 회원들과 항상 모든 일에 열정적이고 열심히 하는 정연이와는 같을 수가 없었습니다. 가끔은 정연이의 연락에 대한 답장이 없을 때도 있었고, 월례모임에 잘 참석하지 않는 동아리들도 있었습니다. 그런데 사실 약 20여개의 동아리 및 200여명의 회원들을 관리하고 소통하는 것이 참 어려운 일이지요. 그 일을 정연이 혼자서 감당하고 있으니 얼마나 어렵겠습니까? 그래도 저는 항상 정연이를 격려했습니다. 그리고 지금도 격려중입니다. 지지(support)를 합니다. 저는 항상 “너는 지금 힘든 과정 안에 있지만, 충분히 잘 해내고 있고, 성장하는 과정 중에 있다.”, “지금 네 옆에서 너와 함께 일할 수 있는 사람들을 찾아내서 함께 해보렴.”, “너와 같은 좋은 지도력 하나가 군산지역을 변화시키며, 이 나라를 변화시킬 수 있다”와 같은 말을 정연이에게 해줍니다. 사실 제가 가끔은 정연이가 더 성장하고, 생명평화운동의 리더로서 본질적인 목적과 가치를 있지 말라고 혼을 내기도 합니다. 그러면 정연이는 종종 닭똥 같은 눈물을 흘리고는 합니다. 힘들어하고 하소연하는 아이에게 너무한 것은 아닌지라는 생각도 해봅니다. 어쨌든 그럴 때 제 마음이 얼마나 아픈지... 아마 정연이는 잘 모를겁니다. 아무튼 그래서 그냥 정연이 일을 제가 대신 해주고 싶다는 생각도 종종 듭니다. 그러나 그렇게 할 수는 없습니다. 그것은 달콤한 유혹입니다. 청소년들에게 무조건 좋은 것만을 주고, 청소년들이 무조건 편할 수 있게만 해주는 것이 좋은 것은 아닙니다. 저희 권력(?)을 이용하여 청소년동아리 회원들을 모으고, 일을 추진할 수도 있지만, 그 모든 일들은 리더자인 정연이가 감당해내야 할 몫입니다. 평화적이고 민주적인 방법으로 다른 동아리 및 회원들과 소통하며, 연합회의 수장으로서 자신의 역할을 충실히 해야합니다. 그것이 바로 주체적으로 자발적인 청소년이며, 자신의 삶을 자치해나가는 첫걸음일 것입니다. 지금도 정연이는 2009년 군산시청소년동아리연합회 회장으로서 자신의 역할을 잘 감당해나가고 있습니다. 요즘에는 저와 더 허물없이 친해져 힘들다고 불평도 하고, 선생님한테 낚여서(?) 회장한다고도 투덜대지만, 저는 정연이의 진심을 압니다. 힘들지만, 그것들을 극복해나가려고 하는 자세, 생명평화운동의 리더로서 해나가야 할 일들을 먼저 솔선해서 하려고 하는 그 자세들은 바로 정연이의 진심입니다.
사례3: 군산지역 학생회 연합(동아리명: 이클립스)을 구성하면서 만난 청소년들... 2009년 4월5일 군산지역 학생회 연합 동아리가 구성되었습니다. 군산지역 고등학교 학생회장들을 중심으로 조직과 내용들이 만들어졌습니다. 약5개 학교 40~50여명의 청소년들이 이클립스 회원이 되었습니다. 동아리의 목적은 ‘청소년의 자주성 발전’으로 정해졌으며, 이 목적을 바탕으로 다양한 자원봉사활동 및 사회참여활동을 하자고 결의했습니다. 이 동아리 구성 과정에서 무엇보다 중요했던 것은 각 동아리 회원들의 자발성이었습니다. 누가 시키지 않았지만 서로 함께 모여 긍정적인 리더십들을 발휘해보는 장(setting)을 마련해보자라는 것이 합의된 것이지요. 또한 중요했던 사람은 이 동아리 구성과정의 중심(main)에 섰던 군산고등학교 3학년 회장 이현창이었습니다. 좋은 지도력 한 명이 이렇게 훌륭한 일들을 한 것이지요.(물론 이 일을 위해 다른 많은 청소년들의 도움도 있었으나 주도적인 역할을 했다는 것이니 오해는 없기 바랍니다.) 어쨌든 이런 목적과 취지들은 가지고 이클립스는 만들어졌고, 활동도 5월부터 본격적으로 시작했습니다. 청소년동아리축제의 스태프(staff)로서 역할을 충분히 감당해냈고, 동티모르 피스 커피 판매라는 YMCA의 청소년운동(Movement) 과제 활동도 잘 해냈습니다. 또한 본 기관의 청소년방과후아카데미(희망터) 청소년들과 1:1로 매칭되어 학습 지도 및 정서 지원을 하고 있습니다. 우연히 청소년한마음 축제 이후 동아리 2학년 대표인 은별(군산여고 2학년)이와 얘기할 기회가 있었습니다. 은별이는 저에게 이런 얘기를 해주었습니다. “선생님~ 사실 처음에 이클립스 한다고 했을 때, 그냥 봉사활동 열심히 하자는 생각이었어요. 이런 활동 열심히 하다보면 대학갈 때도 많은 도움이 될테니까요. 그리고 다른 후배들도 그런 생각들이 많았어요. 그런데 지금은 생각이 완전 바뀌었어요. 짧은 시간이었지만 함께 축제를 준비하고 진행하면서 정말 중요한 것이 무엇인지를 알게 되었어요” “그리고 선생님~ 저 한마음축제 이후 제 가치나 진로가 약간은 변화되었어요. 전에는 단순히 힘든 가정을 위해 돈을 많이 버는 직업을 택하고 싶었는데요. 그래서 공부도 잘하고 이런 활동도 잘하고 싶었는데, 이번 축제 과정 가운데 그 보다 더 소중한 가치를 발견한 것 같아요” 사실 저는 이클립스 동아리를 구성할 때부터 일부 아이들은 대학 입시 등을 위한 목적으로 왔다는 것을 알고 있었습니다. 물론 이는 현실적인 부분이니 무시할 수 없는 것이지요. 어쨌든 저는 바로 저 같은 청소년지도자들이 청소년들의 그런 마음들을 더 긍정적인 방향으로 바꿀 수 있도록 청소년들과 같이 소통하고, 관계형성하는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그래서 이런 청소년들이 훌륭하고 좋은 지도력들이 되어 사회 각계각층에서 충실히 좋은 지도자로서 역할들을 감당해낸다면 더할나위 없이 좋겠지요. 자신만 생각하는 이기적인 마음과 동기에서 좀 더 남을 배려하며, 좀 더 공동체 안에서 잘 타협해나가는 가치와 마음으로 바뀐다면 그것만큼 좋은 일이 없겠지요. 세상의 참 많은 사람들은 돈, 명예, 권력을 쫓습니다. 어쩌면 그런 성인들의 모습들을 바라보며 우리 청소년들이 닮아가며 모델링하는 것 같기도 합니다. 저는 청소년들에게 그런 모습들 외에 더 소중하며 원칙적인 가치들(예: 배려, 생명존중, 평화공동체 등)에 대해 알려주고 싶고, 청소년들이 그런 소중한 가치를 바탕으로 훌륭한 지도력들로 성장했으면 좋겠습니다. 그래서 앞으로 그들이 성인이 되었을 때는 그 시대의 청소년들이 그런 좋은 지도력들을 모델링하며 살아갔으면 좋겠습니다. 저는 이런 모습들을 꿈꾸어봅니다.
6. 모든 청소년들이 자신의 삶을 자치하며 살아가기를 꿈꾸며... 저는 한 달 평균 최소 50여명의 아이들(청소년)을 만나는 것 같습니다. 그러면 제가 이 곳 청소년문화의집에서 일한지가 3년째 되어가니 어림잡아도 지금까지 수백여명의 청소년들을 만나왔다고 할 수 있을 것입니다. 다양한 아이들을 만나면서 제 안에 청소년지도자로서 최소한 갖추어야 할 것들에 대해 나름대로 정리를 해보았습니다. 첫째는 청소년지도자는 청소년을 주체적으로 세워주며, 그들을 성장시킬 수 있는 관점과 패러다임, 가치를 가지고 있어야 한다는 것입니다. 그리고 그 바른 가치를 정립하기 위해 지도자 먼저 많은 인격수양과 관련 학습이 필요하다는 것입니다. 저는 청소년들을 만나면서 무엇보다도 청소년들을 시민으로 바라보는 관점이 너무나 중요하다는 깨달았습니다. 어쩌면 청소년들을 주체적으로 세워주고 그들이 자치하는 삶을 살아갈 수 있도록 도와주는 것의 근본은 청소년들에게 많은 프로그램을 제공하는 것이 아니라 청소년을 만나는 지도자가 올바르고 정의로운 가치들을 가지고, 청소년들과 함께 소통하면서 청소년들을 시민으로 성장시키는 것이 아닐까 라는 생각을 해봅니다. 어떤 기관이나 학교에서 청소년들에게 무조건 좋은 프로그램, 많은 프로그램들만 제공하려는 것을 보았습니다. 그 안의 청소년들을 바라보니 그리 행복해보이지 않았습니다. 그리고 참여하는 청소년들은 주체적인 존재가 아니라 수동적인 존재였습니다. 그래서 저는 이런 모습들을 보면서 무엇보다 청소년지도자가 청소년들을 바라보는 관점과 패러다임이 올바를 필요가 있다는 생각을 해봤습니다. 청소년들의 강점을 살려줄 수 있는 관점, 청소년들을 주체적으로 바라보고 소통하며, 자치할 수 있는 시민으로 바라보는 관점이 무엇보다 필요하다고 생각합니다. 둘째는 청소년들과 소통하기 위해 더 많은 역량 강화 및 능력 계발이 필요하며, 학습이 필요하다는 것입니다. 시대와 환경이 변화함에 따라 그 안에 살아가는 사람, 생활양식들이 많이 변화합니다. 청소년들의 문화도 많이 변화됩니다. 이와 같은 변화들 속에서 청소년들에게 더욱 필요한 서비스와 긍정적인 서비스를 제공하기 위해서는 많은 학습과 역량 계발 과정이 필요하다고 생각합니다. 청소년들과 시대는 변화하고 있는데, 여전히 5년, 10년전에 하던 프로그램만 무의식적으로 진행하고, 변화가 없다면 결국은 청소년들과 함께 할 수 없을 것입니다. 셋째는 청소년들의 삶과 역사를 이해할 필요가 있으며, 그들의 삶으로 들어갈 필요가 있다는 것입니다. 대부분 몇 년 이상 이 분야에서 활동을 해 본 많은 청소년전문가(혹은 사회복지사)들은 청소년들에 대해서 어느 정도 안다고 말합니다. 그런데 저는 이에 대해 ‘진짜 안다는 것은 무엇일까’라는 의문을 가져봤습니다. 저는 청소년들의 삶 안으로 들어가며 그들의 역사를 이해해야만 진짜 청소년들을 이해한다고 할 수 있으며, 그런 신뢰 관계를 통해 궁극적으로 청소년들이 변화할 수 있다고 생각합니다. 며칠 전에 한 청소년과 깊은 소통을 한 적이 있습니다. 그 청소년과 함께 한지는 약 1년 정도 되었지만, 단 한 번도 그 친구의 속 깊은 얘기를 들어본 적이 없었습니다. 그런데 그 날만큼 그 친구의 다른 모습을 볼 수 있었습니다. 깊은 대화와 소통을 통해 저는 그 친구의 삶의 역사에 대해 깊게 알 수 있었습니다. 눈물을 흘리면서 힘들고 아팠던 부분들을 얘기할 때는 제 마음이 뭉클했고, 눈시울도 뜨거워졌습니다. 진정으로 그 친구를 이해할 수 있었습니다. 가끔 이해할 수 없었던 행동들도 더 잘 이해가 되었습니다. 이 경험을 통해 저는 청소년들의 삶 안으로 들어가는 것이 무엇보다 중요하다는 것을 알았고, 단편적인 부분으로 바라볼 것이 아니라 전체적인 역사적 맥락 안에서 청소년을 이해하고 바라보는 정말 중요하다는 것을 깨달았습니다. 물론 이 정도까지의 관계를 위해서는 신뢰와 믿음이 바탕이 된 지속적인 관계 형성이 전제가 되어야 할 것입니다. 아이들과 만나 소통하다보면 참 많은 아이들이 수동적이며 순응적인 것 같습니다. 예를 들어 제가 기존에 이미 활동하고 있던 댄스동아리 회원들에게 “신규댄스동아리와 연습시간을 나누어 쓰기 위해 논의해보는게 어떻겠니?”라고 물어보면, 아이들은 주로 “아! 댄스 연습 시간 나누라고요. 그럼 그렇게 해볼께요.”라고 대답합니다. 그냥 이 현상 자체만 본다면, 참 이상적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지도자와 청소년 간에 소통이 잘 이루어지는 것 같습니다. 그런데 제 생각에는 그런 것 같지는 않습니다. 저는 분명히 논의를 해보자고 제안했던 것입니다. 같이 소통해보자고 얘기한 것입니다. 그런데 우리 친구들은 이미 지도자인 저를 자신들보다 높은 사람으로 생각하고 있었던 것입니다. 저는 이런 수직적인 구조와 틀을 깨기 위해 계속 노력하는 중입니다. 특히 최근에는 청소년 참여, 시민 참여에 대한 개념들을 접하면서 청소년들과의 수평적 소통 및 대화 채널에 초점을 맞추고 있습니다. 어떤 일을 하더라도, 어떤 프로그램을 진행하더라도 주체는 청소년이고, 참여하는 아이들입니다. 저는 그 아이들과 소통하며 함께 성장하기만 하면 됩니다. 자치하는 삶을 청소년들이 살 수 있도록 해준다는 것은(그 시작은) 어떠면 그들이 자신을 제대로 바라보고, 한 사회의 청소년이 아닌 시민으로서 자기 권리의 중요성에 대해 인식하는 것이 아닐까요? 그리고 옳은 것은 옳고, 그른 것은 그르다고 말할 줄 하는(자기 목소리를 낼 줄 아는) 것이 아닐까요? 그를 위해 무엇보다 필요한 것은 제가 지금까지 언급한 다양한 동아리 활동, 사회참여활동이라 생각합니다. 이런 활동들을 통해 우리 청소년들이 시민으로서 성숙해나가는 과정을 연습해볼테니까요. 그러면서도 저는 청소년들이 항상 겸손하게 자기 맡은 일들을 해나가며, 평화로운 공동체를 위해 노력하는 사람들이 되길 바래봅니다. 내 인권이나 권리가 중요한 만큼 다른 사람의 인권과 권리도 중요한 것이니까요. 저는 오늘도 자신의 삶의 자치해나가며, 평화로운 공동체를 만들어가기 위해 노력하는 청소년들을 꿈꾸며, 그들과 만나며, 오늘도 소중한 소통을 시작합니다. |
출처: 오성우가 살아가는 이야기 원문보기 글쓴이: 오성우
첫댓글 저희 기관 처음 시작할 때부터 함께 하고 있는 오성우 선생님의 글입니다.
"오성우가 살아가는 이야기"블로그에서 스크랩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