뼈가 들려준 이야기.hwp
『뼈가 들려준 이야기』 (푸른숲 2015.10.) - 생명의 탄생에서 인류 진화의 발자취까지
한지혜. 2018.10.12.
저자 : 진주현(법의인류학자 FORENSIC ANTHROPOLOGIST)
서울대학교 고고미술사학과에서 고고학을 전공하고, 한국고등교육재단 장학생으로 선발되어 유학을 떠났다. 스탠포드 대학교에서 인류학 석사 학위를, 펜실베이니아 주립 대학에서 인류학 박사 학위를 받았다.
지난 10여 년간 남아프리카 공화국, 탄자니아, 온두라스, 중국, 베트남 등 세계 각지의 발굴 현장에 참여해 인류의 진화와 기원, 사람과 동물 뼈대의 구조적·기능적 차이 등을 주로 연구했다.
현재 하와이에 있는 미 국방부 전쟁포로 및 실종자 확인기관(DPAA)에서 한국전쟁, 베트남 전쟁, 그리고 제 2차 세계 대전 때 실종된 미군의 유해를 발굴해 분석한 후 가족의 품으로 돌려보내는 일을 하고 있다.
사람이든 동물이든 뼈에 관한 건 무엇이든 좋아하는 그는 뼈를 통해 의미 있는 일을 하며 누군가에게 마지막 인사를 건넬 수 있다는 것에 늘 감사한다.
‘뼈는 무섭다’, ‘뼈는 변하지 않는다’ 등 지금까지 우리가 잘 몰랐던 뼈에 대한 지식을 쉽고 재미있게 전달하고자 이 책을 썼다. 본업 외에 하와이 대학에서 학생들을 가르치고 있다. 저서로 《제인구달 & 루이스 리키: 인간과 유인원, 경계에서 만나다》, 역서로 《인류의 위대한 여행》이 있다.
1장. 살아 있는 뼈가 들려준 이야기: 우리 몸속 다양한 뼈
1장에서는 뼈의 생성과 재형성, 그리고 우리 몸속 다양한 뼈의 특징을 다루고 있다.
뼈 속에는 다른 조직과 마찬가지로 세포가 빽빽이 들어 있는데 오래된 뼈를 먹어치우는 파골세포와 새로운 뼈를 만드는 조골세포가 작용해 수시로 뼈가 재형성된다.(21쪽) 엄마 배 속에 있을 때 생겨난 위팔뼈가 여러 곳에서 작은 뼈들이 생겨나 서로 붙고 붙어 스무 살이 되어서야 온전한 하나의 뼈가 된다는 사실을 통해 우리는 뼈의 생성 과정을 이해할 수 있다.(26쪽) 우리 몸속에서 가장 먼저 생기고 가장 늦게 붙는 쇄골은 신원 감식에 중요한 역할을 하며(33쪽), 아이들에게 발견되는 갈비뼈 골절은 아동 학대 여부를 판단하는 결정적 증거가 된다.(42쪽) 그 외 인종 구분법으로 쓰이는 광대뼈(48쪽), 옛날 사람들이 앓았던 질병을 추적할 수 있는 척추뼈(58쪽), 임신한 여자가 무게중심을 잃지 않도록 진화한 여자의 요추(64쪽)등 뼈를 통해 인류의 발자취를 되짚어나가는 과정이 매우 흥미롭다.
뼈인지 아닌지 쉽게 헷갈리는 이빨, 연골, 뿔이 뼈와 어떻게 비슷하고 다른지 단순히 생물학적 특성을 비교하는 것에서 그치지 않고, 진화 이론을 곁들여 설명해 동물의 특정한 형질이 어떻게 후대에 유전되는지에 관한 이해를 돕는다. 치아 중에서도 사람에 따라 아예 나지 않거나 비뚤게 나는 사랑니는 인간이 농경 생활을 하면서 턱뼈가 점차 작아져, 그에 따라 퇴화하고 있는 치아라는 것과(87쪽) 멋지고 큰 사슴뿔이 성 선택과 자연 선택이 함께 작용하여 적절한 균형을 이루며 유전되었다는 이야기가 대표적이다.(107쪽)
내 몸에서 골세포가 끊어지면 그 옆의 살아 있는 골세포가 이어 준다고 한다. 중요하고 다행한 일인데 몰라봐서 미안하다. 몸 속에 있는 나의 뼈가 이렇게 많은 사연을 갖고 있었다니 다시 한 번 몰라봐서 미안하다. 뼈에 관해 쉽고 재미있게 알려 준 작가에게 고마움을 전하고 싶다. 푸른숲 출판사에서 작가의 다른 책이 나온다면 꼭 찾아서 읽어보리라.
에스트로겐이 파골세포에 미치는 영향이나, 울프의 법칙과 같이 실생활에 도움이 되는 내용부터, 지문처럼 신원확인에 단초가 되는 쇄골 이야기나, 인간의 뼈는 4천 킬로그램의 하중을 견디지만 철강보다 네 배 이상 가볍다는 이야기 등등, 흥미로운 내용이 들어있는 책이었다.
몽골에서 영국을 거쳐 미국으로 밀수 되었다 다시 몽골로 돌아간 공룡 뼈 이야기도 재미있었고, 워싱턴의 스미소니언 박물관에 많은 돈을 기부한 영국인의 이야기도, 시카고의 필드 자연사 박물관에 공룡 수Sue가 오게 된 과정도 흥미로웠다.
신기하고 재미있는 이야기가 많아 읽는 동안 즐거웠다.
내 안에 있지만 몰라봤던 뼈에 대해 이야기를 나누어 보자.
2장. 뼈 속 물질이 들려준 이야기: 알면 알수록 놀라운 조직, 뼈
2장에서는 뼈를 이루는 물질과 구성 성분이 우리 몸에 미치는 영향에 대해 다룬다. 골다공증부터 백인의 피부암까지, 인류를 괴롭혔던 다양한 질병과 뼈와의 연결 고리를 통해 뼈라는 조직의 놀라운 면을 한층 더 깊이 알 수 있다.
가야 예안리 고군분에서 나온 여자와 아이들의 뼈에서 작은 샘플을 잘라 동위원소 분석을 했더니, 그 당시 아기들은 만 서너 살이 될 때까지 모유를 먹었던 것으로 밝혀졌다. 갓 태어난 아이는 엄마의 뼈와 매우 비슷한 성분을 가지고 있어 엄마가 임신 중에 먹었던 음식이 그대로 전해지는데, 모유를 먹기 시작하면 동위원소 비율이 엄마보다 더 높게 나오고, 엄마 젖을 끊고 다른 것을 먹기 시작하면 그 비율이 다시 바뀌는 원리를 이용해 알 수 있는 놀라운 결과였다.(146쪽) 미국의 도시에 살던 흑인들의 구루병과 백인의 피부암이 조상 대대로 살아온 곳에 살지 않고 자신의 피부색과 맞지 않는 곳에서 옮겨가 살면서 생겨난 현대병이라는 사실을 통해 자외선 흡수량과 뼈 건강, 그리고 피부색의 유전에 대해 들여다볼 수 있다.(180쪽)
3장. 오래된 뼈가 들려준 이야기: 뼈대 있는 동물의 진화
지구상에 사는 동물 중 척추동물의 비율은 5퍼센트도 되지 않는다. 사람은 물론 우리 주변에서 흔히 볼 수 있는 동물이 모두 척추동물이기 때문에 이들이 세상을 지배한다고 착각하지만, 사실은 그렇지 않다. 무척추동물에 비해 종수가 턱없이 적은 척추동물은 시간이 지나도 썩지 않는 ‘뼈’가 있었기에 화석으로 남을 수 있었다. 3장에서는 이러한 뼈대 있는 동물의 탄생과 진화의 역사를 다루고 있다. 윈난성에서 발견된 5억 2천만 년 전의 ‘턱 없는 물고기 뼈’ 화석은 지구상에 척추동물이 출현했음을 알려주는 중요한 화석이다.(202쪽) 사람, 새, 박쥐, 말, 도마뱀 등 척추동물은 모두 생김새는 다르지만 발생학적으로 발 하나에 발가락 다섯 개를 만들어주는 기본 유전자가 같으며, 팔다리뼈의 기본 구조도 같다.(206쪽) 또한 세계 최초로 경매에 오른 유명한 공룡 뼈 ‘수’, 아리송한 생김새 때문에 미국 원주민의 조상인지 아닌지 논쟁의 중심에 섰던 케네윅맨의 뼈(236쪽), 그리고 인류의 사촌 네안데르탈인 뼈 등 인류 진화 연구의 방향을 바꾼 중요한 뼈의 발견에 대해 다루고 있다. 세계 최초로 네안데르탈인의 유전자 분석에 성공한 스반테 페보 박사의 이야기(263쪽)도 흥미롭다.
4장. 죽은 뼈가 들려준 이야기: 뼈는 진실을 알고 있다
4장에서는 대학교 때부터 온두라스, 남아프리카 공화국, 동아프리카로 고고학 발굴 현장에서 수백만 년 전의 화석을 찾아다니며 고인류학자를 꿈꾸다가 지금은 수십 년 전의 뼈를 만지며 전사자 신원 분석을 하고 있는 저자의 현장 경험과 학자로서의 소명이 생생하게 펼쳐진다. 저자를 뼈의 세계로 들어오게 한 ‘루시’ 이야기(286쪽)와 동아프리카 필드 스쿨 에피소드는 인류학 전공자가 아닌 사람도 가슴을 뛰게 할 정도로 흥미진진하다. 또한 인류 진화가 나무에서 가지가 뻗듯이 시대별로 다양한 인류의 조상이 출현해 현생 인류의 모습까지 오게 되었다는 최신 인류 진화 계보도(290쪽)를 수록해 그 흐름을 한눈에 볼 수 있게 했다. 시신의 사망 시기를 연구하기 위해 테네시 대학 인류학과에서 설립한 ‘바디 팜’과 CSI 시리즈의 모델이 된 ‘법의곤충학’ 이야기는 마치 한 편의 영화를 보는 듯 하며 기초 학문의 중요성을 시사한다.(312쪽) 세계 최대의 사람 뼈를 보관하고 있는 미국의 뼈 컬렉션(322쪽)은 뼈 연구를 위해 평생을 바친 학자들과 뼈가 이 세상에 기여하는 바를 면면히 들여다볼 수 있게 해준다.
-푸른숲 출판사 발췌
3대째 인류 조상의 화석을 찾다-루이스 리키(케냐,영국1903~1972) 메리 리키(영국1913~1996)
방사성 탄소 연대 측정법- 윌러드 리비(미국1908~1980)
DNA 무한 복제 기술- 캐리 멀리스(미국1944~)
‘루시’화석 발견(1974년)- 도널드 조핸슨(미국1943~)