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7:40 원통출발
어제 밤 체력안배를 위해 10시간 이상 충분히 잠을 자두었기에 몸은 가뿐하였지만 아무래도 다친 왼쪽 무릅이 자꾸 신경에 거슬립니다.
우선은 무릅의 이상 유무를 정확하게 판단하기 위해 천천히 주행해보기로 했읍니다. 내설악광장까지는 약 2km정도 거리라 금방 도착했읍니다. 이른 시간임에도 불구하고 산중턱에는 안개가 자욱이 깔려 어제 저녁에 선명히 보이던 주걱봉, 삼형제봉 등이 전혀 보이지 않읍니다. 긴팔, 긴바지의 추리닝을 덧껴입었음에도 불구하고 쌀쌀함이 느껴집니다.
사진1은 내설악광장에서 바라본 내설악 입구의 모습입니다. 왼쪽으로는 한계2리 마을이 있고, 오른쪽으로는 한계천이 흐릅니다. 여기서, 더 들어가면 내설악의 마지막 마을이 치마리가 있읍니다.
<사진 1>
사진 2는 내설악 길목에서 찍은 사진입니다.
<사진 2>
사진 3은 내설악 길목의 다른 사진입니다.
<사진 3>
사진에서 보이는 바와 같이 내설악 길은 왼쪽은 수십길의 산봉들이 계속 연하여 있고, 오른쪽은 한계천 계곡을 끼고 달리게 됩니다.
옥녀탕 휴게소까지는 길고 완만한 경사 구간이며 나즈막한 고개를 3번 정도 넘으면 됩니다. 두어개의 고개를 오르자 예상대로 다친 왼쪽 무릅이 아파오기 시작합니다.
8:30 옥녀탕 휴게소
옥녀탕 휴게소에는 멋진 전원분위기의 카페가 있고 그 옆에 편의점 규모의 매점이 있읍니다. 주인아저씨에게 물어보니 마침 진통제를 가지고 계시다기에 얻었읍니다. 어제 약국에서 준비했어야 하는 건데 저도 이런 경험은 처음이라 미처 생각지 못했다가 다행히 얻을 수 있었읍니다. 이마저 없었다면 이번 한계령 투어는 아마도 더 힘들었을 것입니다. 준비했던 압박붕대로 무릅을 감아주고 30여분 쉬었더니 견딜만 해집니다.
사진 4는 옥녀탕 휴게소옆의 옥녀교에서 보이는 산봉의 모습입니다. 중앙에 보이는 산봉이 아마도 안산일겁니다. 아침 안개가 서서히 걷히면서 드디어 설악의 아름다운 모습이 드러나기 시작했읍니다.
사진 4는 옥녀교 윗쪽의 계곡 모습입니다.
<사진 4>
사진5는 옥녀교를 지나 오른쪽으로 꺽어지면서 보이는 산봉의 모습을 찍은 사진입니다. 산봉위에 해가 떠서 눈부신 햇살이 그대로 내리비추는 모습을 찍은 건데 핸카의 성능이 열악해서 그런지 제대로 나오지 않았읍니다.
참고로 카메라에는 화이트 밸런스라는 것이 있는 데 통상 핸카에는 이 기능이 대부분 갖추어져 있지 않읍니다. 화이트 밸런스라는 것은 소위 색온도를 맞추어주는 것인데, 핸카로 형광등 조명하에서 찍은 것을 보면 청색이 많이 끼어있는 것을 확인할 수 있읍니다. 이것은 핸카가 태양광 조명하에서 찍는 것을 가정하여 화이트 밸런스가 맞추어져 있으므로 형광등 조명과는 맞지 않아 형광등의 청색이 화면에 그대로 나타나기 때문입니다. 또 강한 햇빛이 제대로 표현되지 않는 것은 소위 역광 현상으로서 카메라에 들어오는 빛이 카메라로 표현할 수 있는 한계보다 크며, 일정 강도이상의 빛이 모두 흰색으로 표현되기 때문입니다.
<사진 5>
옥녀탕 휴게소를 지나면서부터 한계천이 밑으로 내려가기 시작합니다. 즉, 점점더 높이 올라가는 것을 눈으로도 확인할 수 있게 됩니다. 한계천 계곡쪽으로 늘어선 나무사이로 가을 햇살이 간간이 비치면서 가을 분위기가 한껏 느껴집니다.
사진 6은 장수대의 모습입니다.
<사진 6>
사진 7은 장수대에서 보이는 귀때기청봉의 모습입니다. 사진 정면의 멀리 보이는 봉우리가 귀때기청봉이고 그곳에 한계령이 위치합니다.
<사진 7>
9:30 숲속 야영장
장수대를 지나면서 공사 구간이 있어서 약간 지체됩니다. 길옆으로 약간 트인 간이 주차 공간에서 일단 쉽니다. 이제 다리는 일어서거나 앉기가 힘들 정도로 아픕니다. 마침 제 잔차의 뒤쪽에 차를 주차시킨 버스 기사분이 저를 보더니 어떻게 자전거로 한계령을 오르냐고 신기하다는 듯이 물어봅니다. 저는 이렇게 대답합니다. "사람의 힘으로 못가는 곳이 어디있읍니까? 좀 힘들다뿐이지요!"
제 개인적으로 가장 좋은 여행은 도보 여행이라고 생각합니다. 직접 몸으로 온갖 풍광을 느낄 수 있으니까요. 그렇지만 이동성을 생각한다면 자전거가 최선의 대안이라고 생각합니다. 누군가 말씀하시기를 자전거 여행의 매력은 비디오라고 하더군요. 지나온 길들이 마치 비디오마냥 생생하게 몸에 기억되고, 언제 어디서든지 그 감동이 새록새록 되살아난다는 것입니다. 정말 멋진 비유가 아닐 수 없읍니다.
숲속 야영장부터는 본격적으로 오르막 구간이 시작됩니다. 커브길 중간중간의 짧은 구간을 제외하고는 경사 20도 내지 30도 정도의 구간들이 연속적으로 이어집니다.
지도상에서 한계령 구간에서 오르막 구간을 찾는 방법은 의외로 간단합니다. 도로를 만들때 적용되는 규칙이 있는 지는 모르겠읍니다만 내설악에서 오르는 경우는 오른쪽으로 꺽어지는 구간은 무조건 오르는 구간이고 왼쪽으로 꺽어지는 구간은 평지입니다. 반대로 양양쪽으로 내려가는 경우는 통상 오른쪽으로 꺽어지는 구간이 내리막 구간입니다.
한계령 정상에서 3km정도에서부터는 무조건 오르막 구간입니다. 특히 정상전 1km 정도의 구간은 경사가 30도 정도입니다. 여느 고개에서처럼 옆으로 지나가는 자동차에서 응원해줍니다. 또, 이런 격려의 말을 들을 때마다 불끈 힘이 솟는 것을 느낍니다.
고개를 올라갈 때 어차피 같은 힘이 들어가지만 심리적으로 보다 쉽게 느껴지는 방법이 있읍니다. 그것은 고개의 길이를 보고 대충 거리를 판단하고 판단한 거리에 맞추어 수를 설정한 후에 하나하나 세어가면서 오르는 것입니다. 앞기어를 중단에 놓을 경우 한번의 페달질에 오르는 거리은 약 2m정도입니다. 고개 길이가 약 300m라고 하면 이것을 2로 나눈 150정도를 설정하고 페달질하면서 수를 세어나가는 것입니다. 이 방법은 자신에게 목표치를 부여하고 그것을 점진적으로 달성해나가게 하는 것으로서 수를 셈으로써 고통을 상쇄시켜 심리적인 부담을 줄여줍니다.
10:50 한계령 휴게소
드디어 한계령 휴게소 도착했읍니다. 원통을 출발해서 3시간여만에 도착입니다. 부상으로 인해 휴식 시간이 평소보다 길었던 것을 감안하면 평소의 체력이라면 2시간 정도면 오를 수 있을 것같읍니다.
사진 8은 한계령 표지판의 모습입니다. 해발 920m
<사진 8>
사진 9는 한계령에서 본 구름의 모습입니다. 구름이 눈높이로 느껴지는 것이 높기는 높은 고개라는 것이 실감납니다.
<사진 9>
사진 10은 한계령 휴게소에서 바라본 양양쪽 모습입니다.
<사진 10>
한계령 휴게소는 귀때기청봉으로 오르는 등산로가 함께 있기 때문에 많이 붐빕니다. 기념품 상점이 함께 있는 데, 열쇠고리, 옥으로 만든 모래시계, 오징어나 황태포 등의 지역 특산물, 목각 제품 등이 있읍니다. 가격은 통상 4,000 - 7,000이고, 지역 특산물을 20,000 - 25,000 정도입니다. 감자전, 순대, 산채비빔밥, 호떡 등의 음식도 먹을 수 있읍니다.
11;30 한계령 출발
사진 11은 한계령-속초 구간 지도입니다. 한계령부터 논화리 즉, 56번 국도와 만나는 지점까지가 내리막길이고 논화리에서 양양을 갈려면 고개하나를 더 넘어야 합니다.
<사진 11>
한계령에서 양양쪽으로 내려가는 데 있어서 처음 1km 정도의 구간은 급경사에 거의 150도 정도로 굽어지는 짧은 커브길이 연속되고, 오르내리는 차들이 많기 때문에 절대로 서행해야 합니다. 또한, 60cm정도 높이의 콘트리이트 방호벽 혹은 절벽이 가로막고 있기 때문에 부딪치면 대형사고가 발생할 수 있읍니다.
처음 1km정도의 구간을 벗어나면 비로소 다운힐을 때릴 수 있는 데 이상스럽게도 속도가 그다지 많이 나오지 않읍니다. 그 이유는 바다쪽에서 한계령쪽으로 불어오는 바람때문입니다. 높은 가지가 흔들릴 정도의 바람이 상시 부는 데 약간 내려가는 경사길에서도 페달질하지 않으면 내려갈 수가 없을 정도입니다.
왼쪽무릅이 어찌나 아픈지 웨이백 자세를 잡으면 다리가 후들거려 힘들고 불안해서 그냥 앉아서 내려갑니다. 논화리를 지나 고개길에서는 정상 못미쳐서 끌고 올라갔읍니다.
12:40 양양 도착
논화리에서 양양 구간에는 56번 도로의 일부 구간을 새로이 공사하고 있읍니다. 기존 도로의 옆으로 새 도로를 내고 있는 데 막바지 공사가 한창입니다. 이 도로가 완성되면 보다 쉽게 양양으로 갈 수 있을 듯합니다.
양양 시내는 좁은 도로에 교통량이 많아 상당히 붐빕니다.
13:40 양양 출발
양양 대교를 지나면서 제법 센 바닷바람이 불어오기 시작합니다.
양양 대교를 벗어나면서부터 낙산 해수욕장까지는 길게 이어지는 조산리 고개길입니다. 진통제로 눌러둔 통증이 다시 살아나서 점심 식사 후에 한 알을 더 먹었읍니다. 그리고는 이제부터 고개길이 나타나면 무조건 끌고 올라가기로 마음먹었지만 조산리 고개길이 나타나자 연신 페달질을 해댑니다. 저도 어쩔수 없는 잔차맨인 모양입니다.
사진 12는 낙산사 후문 입구에서 본 외설악의 모습입니다. 양양 외곽의 조산리 고개를 넘어 낙산으로 들어섭니다. 조산삼거리, 낙산 사거리를 지나면 낙산사 입구가 나타납니다. 낙산 해수욕장으로 들어설려면 조산삼거리보다는 조금더 가서 낙산 사거리에서 들어서는 것이 빠릅니다.
<사진 12>
사진 13은 설악항의 모습입니다.
낙산 해수욕장을 지나 고개를 넘으면 설악항으로 들어서고 여기서 부터 속초까지는 바다가 보이는 해변 도로입니다. 해변도로를 따라 바다쪽으로 철조망이 죽 쳐져있읍니다. 즉, 바닷가는 작전 구역으로 절대 들어갈 수 없읍니다.
<사진 12>
사진 13은 물치항 방파제의 모습입니다. 물치항을 지나 해맞이 공원에서 외설악으로 들어설 수 있읍니다.
<사진 13>
사진 14는 물치교에서 본 외설악의 모습입니다. 물치교 밑의 해변에서는 갈매기들이 한가로이 노니는 모습도 볼 수 있읍니다.
<사진 14>
사진 15는 대포항의 모습입니다. 대포항은 속초 바로 외곽에 위치하는 조그만 항구로서 속초를 찾는 관광객들이 거의 한 번씩은 들러서 회를 맛보는 곳입니다. 주차 차량으로 인하여 차선 하나가 거의 점령당해 있읍니다. 이곳 대포항에서 고개 하나를 넘으면 바로 속초입니다
<사진 15>
15:00 속초 도착
대포항에서 짧은 고개를 하나 넘으면 바로 속초입니다. 사거리 두개를 지나 속초 해수욕장으로 들어서는 사거리 맞은편이 고속버스 터미널입니다. 여기서, 시간 여유가 있다면 고속버스 터미널 뒤쪽의 영랑호를 다녀올 수도 있읍니다.
속초에서는 한밤까지 서울로 가는 고속버스가 있읍니다. 주말의 경우 영동고속도로가 횡성에서부터 밀리기 때문에 통상 5시간 정도를 잡아야 서울에 도착합니다.
이번 한계령 투어는 일전의 서울-부산간 종단 여행에 이은 첫 국토 횡단 여행이었읍니다. 비록 나름대로 가장 쉽다는 코스를 골랐지만 결코 쉽지만은 않았읍니다. 특히, 첫날 오후에 페이스를 잃어 뜻하지 않은 부상을 입었고 그 때문에 투어 중반이후에 고생했읍니다. 그렇지만 부상에도 불구하고 한계령을 넘어 완주했다는 뿌듯한 성취감을 느낄 수 있어 다행이었읍니다.
장거리 여행은 준비도 물론 철저히 해야하지만 자신의 페이스를 흐트리지 않는 것도 중요하다는 것을 절실히 느꼈던 여행이었읍니다.
첫댓글 개인적으로 출석수업에 회사일에 바쁘다보니 일주일만에야 완결판을 올리게 되었읍니다. 아마도 다음주가 설악 단풍의 막바지가 될것같은데 혹시 계획하고 계신 분이 있다면 많은 도움이 되길 바랍니다.
넘! 잘읽어 보았습니다 ---- 시나브로님은 글 솜시가 거의 작가선상님 같습니다 ------- 고맙습니다^^
수고하셨습니다. 근데 사진이.. 핸드폰사진같아요 ^^;
시나브로님 반갑네요. 저도 작년 10월말에 원통에서 출발해서 미시령-양양-한계령-원통으로 내려온 기억이 있는데 아쉽게도 저는 사진이 보이지가 않는군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