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허가 후 1년 육박…'허가-평가-협상 병행' 150일 단축 시범사업 취지 무색 ▶ 손팻말 캠페인 통해 정부·한국MSD에 신속한 약가협상·급여 등재 촉구
폐동맥고혈압 환자와 가족들의 윈레브에어 신속등재 캠페인. 사진 제공=한국선천성심장병환우회
캠페인 참가자들은 '희귀질환 치료제 접근성을 높이겠다는 150일의 약속은 어디로 갔나', '허가 후 340일이 넘도록 환자는 기다리고 있다', '윈레브에어 신속 급여 등재', '한국MSD는 성실하게 약가협상에 임하라', '폐동맥고혈압 환자에게는 생명의 시간' 등의 문구가 적힌 손팻말을 들고 조속한 급여 등재를 호소했다.
폐동맥고혈압은 폐혈관 저항 증가와 폐동맥압 상승으로 우심실에 부담이 커지고, 질환이 진행되면 우심부전과 사망으로 이어질 수 있는 중증 희귀질환이다. 국내에서는 여성 환자 비중이 높으며, 신규 성인 환자의 약 3분의 2가 여성인 것으로 알려져 있다.
환우회는 윈레브에어가 기존 혈관확장제와 달리 폐혈관 재형성에 관여하는 액티빈 신호전달 경로를 표적하는 혁신 치료제임에도 국내에서는 식품의약품안전처 허가 이후 1년 가까이 건강보험 급여 절차가 마무리되지 않고 있다고 지적했다.
미국 식품의약국(FDA)은 윈레브에어를 성인 폐동맥고혈압(WHO 1군) 환자의 운동능력 향상과 WHO 기능분류 개선, 임상적 악화 감소를 목적으로 승인했다. 개발 단계부터 FDA 혁신치료제(Breakthrough Therapy)와 유럽의약품청(EMA) PRIME 대상으로 지정됐으며, 2024년 3월 미국, 같은 해 8월 유럽연합에서 각각 허가를 받았다.
글로벌 3상 STELLAR 연구에서는 24주 시점 6분 보행거리가 위약군 대비 약 41m 개선됐고, 사망 또는 폐동맥고혈압 임상악화로 구성된 복합평가변수 발생 위험도 84% 감소하는 등 임상적 유효성을 입증했다.
환우회는 특히 정부가 2024년 12월 고가 희귀질환 치료제의 환자 접근성을 높이겠다며 도입한 '허가-평가-협상 병행 시범사업'의 실효성이 사실상 사라졌다고 비판했다.
윈레브에어는 해당 시범사업 2차 대상 약제로 선정됐으며, 식약처 GIFT(Global Innovative Products on Fast Track) 대상에도 포함돼 신속 허가를 받았다. 그러나 허가 이후 1년이 다 되도록 약제급여평가위원회 심의조차 이뤄지지 않으면서 정부가 약속했던 '150일 내 등재' 목표가 무색해졌다는 것이 환우회 주장이다.
캠페인에 참여한 환아 보호자 김소연 씨는 "중증 폐동맥고혈압 환자에게 하루하루는 생존과 직결되는 시간"이라며 "정부가 치료 접근성 개선을 위해 병행 시범사업을 도입했다면 환자가 체감할 수 있는 결과를 보여줘야 한다. 치료제가 있다는 사실을 알면서도 비용 때문에 포기해야 하는 현실은 환자 가족에게 가장 큰 고통"이라고 말했다.
대한폐고혈압학회 정욱진 회장(가천대길병원 폐고혈압센터)은 "윈레브에어는 폐동맥고혈압 치료의 새로운 패러다임을 제시한 병인 기반 치료제로 미국과 유럽, 일본, 호주에서는 이미 보험급여가 적용되고 있는 필수 치료제"라며 "급여가 늦어질수록 국내 환자의 생명을 위협할 수 있는 만큼 신속한 도입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이어 "에포프로스테놀, 트레프로스티닐 흡입제, 리오시구앗 등 국내에서 아직 도입되지 않았거나 보험급여를 받지 못한 필수 치료제들도 대부분 경제성평가 면제 대상인 환자 수 200명 미만 약제"라며 정부의 전향적인 검토를 촉구했다.
한국선천성심장병환우회 안상호 대표는 "국내 폐동맥고혈압 환자들은 이미 치료 접근성에서 크게 뒤처져 있다"며 "윈레브에어는 기존 혈관확장제와 달리 폐혈관 재형성 자체를 표적하는 새로운 기전의 치료제로, 임상시험에서 운동능력 개선과 임상악화 위험 감소를 입증했음에도 급여 절차가 계속 지연되고 있다"고 지적했다.
이어 "윈레브에어마저 에포프로스테놀과 같은 전철을 밟는다면 치료제가 있어도 사용할 수 없는 상황이 반복될 것"이라며 "정부와 한국MSD 모두 더 이상 환자들에게 기다림을 강요하지 말고 신속한 급여 등재라는 결과로 답해야 한다"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