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스타벅스...납품업체에 코치닐 색소 첨가 강요 [경제투데이 정영일·이승연 기자] 국내 대기업들이 어린이들이 즐겨 먹는 식품에 알레르기 유발물질로 알려진 ‘벌레색소’를 버젓이 사용(본보 4월15일자 ‘해태·오리온·롯데’ 캔디류에 ‘벌레색소’…식약처 뒷짐 행정)하고 있어 논란을 일으키고 있는 가운데 글로벌 기업인 스타벅스(starbucks)가 이 색소 사용과 관련, 소비자를 기만한 것으로 드러났다.
18일 식품의약품안전처와 유통업계, 한국스타벅스 등에 따르면 작년 3월, 미국식품의약국(FDA), 세계보건기구(WHO), 유엔식량농업기구(FAO) 등에서는 ‘코치닐(cochineal)색소’는 비록 안전성을 인정받았지만 사람에 따라 두드러기나 비염, 천식 등 알레르기 반응을 일으킬 수 있는 물질로 사용자의 주의를 당부했다.
▲ 코치닐 색소를 만드는데 쓰이는 연지벌레.(출처=네이버 블로그)
이 색소는 중남미 지역 선인장에 기생하는 연지벌레가 보호색을 내기위해 몸속에 든 카민산 성분을 이용해 만든 동물성 착색 염료로 붉은색을 내는 우유나 아이스크림, 음료수, 캔디류등에 사용된다.
당시 국내 식약처를 비롯해 주요 보건관계 당국의 ‘사용상 주의’ 발표가 잇따르자 식품관련 단체는 물론 채식주의자와 관련 단체들이 강하게 반발했다.
스타벅스 측이 “인공 착색료에 비해 안전하다”고 해명했지만 소비자들이 캠페인까지 벌이면서 워싱턴포스트와 LA타임스 등 유력 언론들의 지적이 잇따르자 스타벅스 미국본사는 급히 진화에 나섰다.
스타벅스 미국본사는 작년 4월19일(현지시간) 홈페이지에 “자사 음료에 벌레에서 추출한 염료인 코치닐 대신 토마토에서 추출한 ‘리코펜’을 사용한다”고 공식발표한 것. 또 자사 9개 제품에 대해 2012년 9월까지 코치닐색소 사용을 중단하겠다고 확언까지 했다.
여기에 클리프 버로우즈 스타벅스미국 본사 회장은 “최상의 물질을 사용한다는 확신을 주게 돼 기쁘다”다는 설명까지 덧붙여 외신은 물론 국내 언론에도 보도됐다.
한국스타벅스 측도 미국본사 조치에 따라 딸기크림 프라푸치노와 딸기 바나나 스무디 등에 사용하는 제품용 착색 시럽의 납품업체를 미국 현지 업체에서 한국내 기업으로 변경했다. 이미지를 쇄신해 보겠다는 의도였다.
하지만 본지 확인결과 한국스타벅스의 시럽 납품업체 변경은 채식주의자들의 눈을 속이기 위한 ‘눈 가리고 아웅’식의 임기응변에 지나지 않았던 것으로 드러났다.
코치닐 색소를 사용하지 않는 것 처럼 위장했지만 실제로는 한국스타벅스가 시럽납품업체에 배합비율을 제시하고 그대로 따르도록 한 것이다. 이 시럽에는 코치닐 색소가 포함됐고 아직도 사용중이다.
시럽 납품업체가 ‘코치닐 색소’ 사용에 대해 문제를 제기하자 한국스타벅스 측은 ‘지시대로 할 것’을 강요했다는 것이다. 이 벌레색소를 사용해야 음료의 색과 향이 좋다는 것이 한국스타벅스의 요구사항이었다는 것이다.
식약처 관계자도 “스타벅스 본사의 발표에도 불구하고 한국스타벅스가 코치닐 색소를 그대로 사용하고 있는 것으로 확인한 바 있다”고 밝혔다.
이에대해 한국스타벅스 측은 “그 사건 이후 고객들이 벌레색소라고 임의로 이름을 붙여서 비호감이라고 했다”면서 “우리는 시럽 공급 업체를 국내업체로 바꿔서 전혀 문제가 없다”고 말했다.
한국스타벅스 측은 또 “한국스타벅스만 예외적으로 로컬 업체에서 (시럽을)소싱 받기 때문에 코치닐 시럽이라든가 색소 문제에 대해서는 전혀 무관하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