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는 29일 네이버와 NHN엔터가 주식시장에서 '각개 전투'에 나선다. 국내 최대 인터넷기업 NHN은 지난 1일 네이버와 NHN엔터로 분리한 뒤 한 달 만에 거래를 재개한다.
'한 지붕 두 가족'에서 벗어난 이들 기업의 시가총액이 어떻게 형성될지 눈길이 쏠리고 있다. 지난달 29일 종가인 29만3500원이 이날 네이버와 NHN엔터의 거래 기준이 된다.
20일 증시 전문가들에 따르면 네이버와 NHN엔터의 희비는 갈릴 것으로 보인다. 네이버 주가가 크게 뛰지만 NHN엔터는 약세를 보일 것이란 전망이 우세하다.
양사의 합산 시가총액은 기존 NHN 시가총액을 뛰어넘을 것으로 보고 있다. 라인을 필두로 한 네이버의 가치 상승이 NHN엔터에 대한 우려보다 더 크기 때문이다.
현재 NHN의 시가총액은 14조1254억 원. 유가증권시장에서 14위 수준이다. 전문가들은 분할 이후 양사를 합친 '몸값'은 15조 원을 넘어설 것으로 예측했다. 앞으로 NHN엔터의 선전이 뒷받침될 경우 시가총액 10위권 진입 가능성도 점쳐지고 있다.
증권가에서 추정하는 네이버의 재상장 주가는 40만~50만 원. 기존 29만3500원에 비해 35% 이상 높다. 반면 NHN엔터의 주가는 14만~16만 원 대를 예상했다. 분할 이전 주가에서 반토막이 나는 셈.
김창권 KDB대우증권 연구원은 "합산 시가총액은 약 15% 이상 뛰며 15조 원 이상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네이버는 모바일 메신저 라인이 성장동력을 작용하고 있지만 NHN엔터는 리스크가 부각되면서 단기적으로 약세를 보일 가능성이 높다"고 내다봤다.
지난 2분기 라인 매출은 1119억 원을 기록해 시장 예상치를 뛰어넘으며 '깜짝 실적'을 냈다.
라인은 오는 21일 일본에서 컨퍼런스를 열고 그간 성과와 계획을 발표한다. 김 연구원은 "지난해에도 같은 컨퍼런스가 열렸지만 주가에 영향을 끼칠만한 특별한 재료가 나오지 않았다" 며 "그러나 라인의 글로벌 성과를 재확인할 수 있는 자리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반면 NHN엔터는 웹보드 게임에 대한 규제 이슈가 여전히 리스크로 작용할 것으로 전망된다. 그러나 모바일게임에서 돌파구를 찾아 이번 분할이 중장기적으론 경쟁력 강화로 이어질 것이란 분석이다.
박재석 삼성증권 연구원은 "NHN엔터는 인수합병이나 신규 사업 진출 등 공격적인 경영이 가능하게 됐다" 며 "개발 위주의 조직 구조 개선과 의사결정 구조 단순화 등을 통해 유연한 대응을 하게 될 것"이라고 전했다. 이어 "모바일과 PC퍼블리싱 게임 매출 증가로 웹보드게임 매출 감소를 상쇄할 것"으로 내다봤다.
NHN엔터의 경우 재상장 이후 시초가 급락이 매수 기회가 될 수도 있다는 조언도 나왔다.
최훈 KB투자증권 연구원은 "국내에서 월 100억 원 수준의 모바일게임 매출이 발생해 향후 모바일 플랫폼과의 연계가 활발해질 경우 재상장 이후 주가 하락이 매수 기회로 작용할 수 있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