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위일체 대축일 강론>(6.4.일)
* 우리가 믿는 하느님은 삼위일체 하느님이십니다. 삼위일체 신앙 고백은, 성부와 성자와 성령의 이름으로 세례를 베풀라고 하신 예수님의 당부에 따른 것입니다. 삼위일체 하느님을 굳게 믿을 수 있는 은총을 간청하면서 오늘 미사를 봉헌합시다!
1. 위암으로 고생하는 소녀가 있었습니다. 소녀는 너무 고통스러워 하느님께 간절히 기도했습니다. “하느님, 제발 이 고통을 이기게 해주십시오.”
그러자 하느님의 목소리가 들렸습니다. “고통이 올 때마다 나를 불러라. 그러면 내가 너와 함께 있을 것이다.”
소녀는 그날부터 하느님을 계속 불렀습니다. “하느님, 저를 불쌍히 여기소서.” 그렇게 부르다가, 아침부터 저녁까지 하루에 5,000번씩 하느님을 불렀습니다.(화살기도의 중요성)
어느 날부터 하루 만 번씩 하느님을 불렀습니다. 그러자 소녀의 방에 하느님의 목소리가 들려오기 시작했고, 놀라운 기적이 일어났습니다. 소녀한테서 고통이 말끔히 사라졌고, 또 위암의 흔적도 깨끗하게 없어졌기 때문이었습니다.
이 일화는 하느님의 권능이 얼마나 위대하신지 하느님의 이름을 부르는 것 자체만으로도 기적이 발생한다는 사실을 분명하게 알려줍니다.
2. 대세(비상시 임종세례)를 줄 경우가 종종 있습니다.
가장 최근에 대세를 드린 것은 5월 8일(월) 저녁이었습니다. 미국 LA에 살고 있는 초중고 친구 이동현의 외삼촌에게 드린 대세였습니다. 대세 드리기 3일 전인 5일(금) 저녁 10:19에 카톡으로 문자가 왔는데, 그 내용이 이렇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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외삼촌이 위암 말기로 칠곡경대병원에 입원해 계시는데, 상황이 많이 안 좋다. 비신자인데, 대세 얘기를 하니까 하고 싶어 하시네. 사촌 여동생이 번호 부탁해서 줬다. 내일 전화 올 거야.
옛날 봉덕동에서 같이 살았고, 루시아 모친의 바로 아래 동생이고, (나에게는) 특별한 삼촌이다. 평생 안 해본 게 없다. 대구농고 나와서 공군 중사, 염소, 돼지 농장, 우유 대리점, 식당, 밤무대 딴따라, 운전기사 등등. 부지런하고 순수한 양반이고, 10여 년 전에 투석 환자인 부인(외숙모)한테 신장도 한 개 주었고, 의리 있는 분.
세례명 생각해보라 했는데, 어울리는 것을 정해줘도 좋겠다. 부탁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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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내용 외에도 여러 가지 문자를 주고받았습니다. 대세는 일반 교우가 줄 수도 있다고 하니까, 그 사실을 알고 있지만, 사제가 주는 것만 못 하니까, 꼭 제가 대세를 주면 좋겠다고, 외삼촌에게 시간이 별로 없고, 당장 내일도 장담 못 한다고 부탁하길래, 팔공산에 운동하러 가던 5/8(월) 오후에 대세를 주겠다고 말하고는, 준비물을 챙겨서 갔습니다.
친구 모친에게 연락해보니까, 남동생이 대세 받는다는 사실을 모르고 계셨습니다. 함께 사시고 싶은지 물으니 가겠다고 하셔서, 집으로 찾아가 모시고 함께 칠곡 경대병원에 갔습니다.
마침 대세 받을 분(친구의 외삼촌)과 딸(친구의 외사촌 여동생)이 병원 로비에 기다리고 계셨습니다. 올해 2월 24일까지 직장을 다녔는데, 건강검진을 안 받다가 속이 너무 아파서 받아보니, 위암 4기라고 했습니다. 병자와 대화를 나누면서 대세를 받고 싶은 이유, 천주교 4대 교리(천주존재, 상선벌악, 삼위일체, 강생구속) 설명하면서 신앙을 확인한 후에 대세, 고해성사, 신영성체를 드렸습니다. 돌아가시기 전에 대세를 드릴 수 있어서 마음이 후련했고, 다들 기뻐하셨습니다. 친구도 굉장히 고마워했습니다.
임종을 앞둔 병자에게 교리를 가르칠 만한 상황이 되면, 천주교 4대 교리를 가르친 후에 대세 주면 좋겠습니다. 그런데 4대 교리는, 하느님께서 계시로 알려주신 ‘신비’입니다.
(cf) 성 아오스딩의 일화.
3. 남미 선교사의 체험담입니다. 원주민들에게 성서를 나눠주면서 읽으라고 했더니, 성서를 처음부터 1장씩 떼서 잎담배를 말아 피우고 있었습니다. 너무 기가 막힌 선교사는 그들에게 성서를 한 줄이라도 읽게 하려고 “성서를 찢으면 거기에 뭐가 적혀있는지 읽고 나서, 담배를 피우면 좋겠다.”라고 말했습니다.
원주민들은 선교사의 말대로 하기로 약속했는데, 얼마 후에 원주민 하나가 많이 찢어진 성서를 들고 와서 이렇게 말했습니다. “다시는 성서를 찢어 담배 피우는 데 쓰지 않겠습니다. 성서 말씀에 큰 감명을 받았습니다.”
다른 원주민들도 계속 성서를 들고 와서 그렇게 말했습니다. 선교사는 원주민들이 어떤 내용을 읽었길래 그러는지 물으니, 오늘 복음 처음에 나오는 < 요한 3,16 >(“하느님께서는 세상을 너무나 사랑하신 나머지 외아들을 보내 주시어, 그를 믿는 사람은 누구나 멸망하지 않고 영원한 생명을 얻게 하셨다.”)의 내용이었습니다.
4. 오늘은 삼위일체 대축일입니다. 삼위일체 신비를 묵상하기 위한 좋은 방법들이 있습니다. 그중에서 가장 보편적인 방법은 정성스런 마음으로 천천히 십자성호를 긋고, 성호경을 외우는 것입니다. 하루 한 번을 바쳐도 의미를 깊이 생각하면서 바쳐야겠습니다. 그렇게 할 때 하느님께서는 우리의 신앙적인 명오를 트이게 해주실 것입니다.
우리는 삼위일체 신비 안에서 성부, 성자, 성령을 공경하면서, 거룩한 미사를 봉헌하고 있습니다. 다른 기도문도 많이 바쳐야겠지만, 시간 날 때마다 성호경과 영광송을 바치면서, 삼위일체 하느님께 대한 신앙을 고백하고, 하느님 마음에 드는 삶이 될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해야겠습니다. 아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