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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처: 영화보기카페 원문보기 글쓴이: 매바우
{캄보디아, 많은 서구인들에겐 그것은 낙원이요, 또는 하나의 숨겨진 세계인지 모른다. 그러나 이웃 베트남에서 벌어진 전쟁이 이곳으로까지 번졌고, 중립국이었던 캄보디아는 전쟁에 휩쓸리게 되었다. 1973년, 난 이 보수적인 싸움을 취재하기 위해 뉴욕 타임즈 특파원으로 이곳 캄보디아에 왔다. 그땐 이미 정부군과 공산 크메루즈 반군간의 치열한 격전으로 전국이 쑥대밭이 되어 있었고 바로 그곳에서 난 내 인생을 바꿔놓은 한 인물, 통역관 디스 프란을 만났다. 프란 덕분에 난 사랑과 동정심을 배웠다.}
1973년 8월 7일, 캄보디아(Cambodia). 캄보디아 주재 미국의 뉴욕 타임스지 특파원인 시드니 쉔버그(Sydney Schanberg: 샘 워터스톤 분)는 1972년 캄보디아 사태에서 크메르군을 섬멸하기 위해 미국 공군이 니크루움에 잘못 폭격하여 많은 민간인 사상자를 발생한 사건을 취재하기 위해, 캄보디아가 공산주의 크메르 루즈 정권에 의해 함락되기 직전인 1973년 8월 현지 취재차 캄보디아의 수도 프놈펜에 도착한다. 그러나 미국은 이것이 알려질까 봐 보도진을 따돌리려 하고 시드니는 뉴욕 타임스지 현지 채용 기자인 캄보디아인 디스 프란(Dith Pran: 행 S. 노어 분)과 함께 어렵게 현지에 가서 참혹한 현장을 카메라에 담는다.
그러나 상황은 시시각각 캄보디아 정부에 불리하게 돌아가고 이에 위기를 느낀 시드니와 프란 일행은 미국 대사관의 도움을 얻어 가족을 탈출시키고 자신들은 남아서 마지막까지 취재를 한다. 그러다 크메르 루즈군에게 붙잡혀 처형되기 직전 프란의 간곡한 설득과 도움 덕분에 시드니와 다른 서구 기자들은 무사히 풀려난다. 결국 수도 프놈펜이 크메르 루즈군에게 함락되고 궁지에 몰린 시드니와 프란 일행은 프랑스 대사관을 찾아가 도움을 청하나 프랑스 대사관 측은 프란이 캄보디아인이라는 이유로 도움을 거절한다. 대사관 밖으로 쫓겨난 프란은 친구들과 아쉬운 작별을 하고 크메르루즈군에게 붙잡혀 강제 노동수용소에서 인간 이하의 대접을 받으며 죽지 못해 하루 하루를 살아가는데.
[스포일러] 본국으로 무사히 돌아간 시드니는 먼저 도착한 프란의 가족을 보살피는 한편 프란의 소재 파악 및 구출을 위해 백방으로 노력하지만 허사다. 그 동안 강제노동 수용소에서 온갖 고초를 겪던 프란은 그곳 수용소에 있는 지식인 출신 크메르 루즈군 장교 파트의 아들을 돌봐주는 일을 맡아 하다가 그 체제에 회의를 느낀 파트의 도움으로 마침내 그 지긋지긋한 수용소를 탈출하여 킬링 필즈, 즉 '죽음의 들판'을 지나 제3국인 타이의 난민촌에 도착한다. 1979년 10월 9일 마침내 디스프란과 시드니의 극적인 재회가 이뤄지고 바로 이때 평화를 갈구하는 존 레논의 "Imagie"이 은은히 흐른다.
{디스 프란과 시드니 쉔버그는 미국으로 가서 그리운 가족들을 만났다. 그리고 현재는 쉔버그가 칼럼리스트로 일하고 있는 뉴욕 타임즈지에서 사진 기자로 일하고 있다. 그러나 캄보디아의 학살(Cambodia's Torment)은 아직 끝나지 않았고 태국 국경 근처 난민 수용소들은 킬링필드의 어린이들로 넘치고 있다.}
미국이 없었으면 킬링필드도 없었을 겁니다.
몇 분이 미국의 눈가리기식 영화라고 비판하는 글을 올리셨더군요.
하지만 많은 사람들이 미국의 잘못을 정확하게 모르고 도리어 그 사람들을 비판하는
글을 남긴 데 대해 느낀 바가 있어 이 글을 올리게 되었습니다.
폴폿과 크메르 루즈가 많은 사람들을 끔찍한 방법으로 고문하고 살해한 것은
엄연한 사실입니다. 그것이 잘못되었고, 비판되어야 할 사실이라는 것도 사실이죠.
하지만 결정적으로 그들을 탄생시킨 것은 미국입니다.
베트남 전쟁 때 미국이 참전을 하면서 캄보디아는 중립을 선언했습니다.
그러나 후에 베트남의 구찌 터널과 같은 땅굴이 캄보디아를 지날 수 있도록 허용함으로써
소극적으로나마 캄보디아는 베트남쪽으로 기울었습니다.
처음에 중립을 선언하고는 나중에 가서 베트남의 편을 든 캄보디아가 미국의 눈에는
좋게 보이지 않았겠죠. 그래서 미국은 베트남의 땅굴을 막겠다는 명목 하에 50톤의 재래
폭탄을 캄보디아에 쏟아붓습니다. 이것이 1차 킬링필드입니다.
이 폭탄 투하로 인해 당시만 해도 남한보다는 훨씬 잘 살고 있던 캄보디아는 폐허가 되고
(한국전쟁의 후유증으로 기아에 허덕이던 남한에 쌀 원조를 해 준것도 캄보디아였습니다)
특히 시골 변방의 사람들은 굶주림으로 죽어갑니다.
그 때 프랑스에서 유학을 마치고 돌아온 폴 폿(본명은 살로스 사 입니다. 후에 미국이
학살자라는 뜻으로 따로 지어준 이름이 폴폿이래죠)은 그러한 시골 마을의 어린
학생들에게 유학생활동안 매료되었던 공산주의, 사회주의를 주입시킵니다.
그리고 그들에게 먹을 것과 총을 주죠. 굶주림에 질린데다, 사고도 제대로 형성되어
있지 않았던 어린 학생들은 폴폿에게 말 그대로 쇄뇌되어 "우리를 이렇게 굶도록
내버려 두는 론놀정권보다는 폴 폿에게 충성하겠다"라는 생각을 하게 되며, 크메르 루즈를
형성해 폴 폿의 명령 하에 수도 프놈펜을 공격합니다.
(이 론놀 정권도 미국이 만든 것이죠. 우리에겐 미처 알려지지 않은, 킬링필드에 대한
미국의 비중은 생각보다 상당히 큽니다)
그리고 프놈펜의 지식인(안경 쓴 사람, 손가락에 굳은 살이 박힌 사람, 교사 등등)을
학살하다가, 나중에는 가난함에 허덕였던 자신들과는 대조적으로 풍요롭게 사는 프놈펜
사람들에 대한 감정이 폭발해 마구잡이로 사람들을 고문하고, 죽이게 됩니다.
이것을 2차 킬링필드라고 합니다.
이것은 제가 캄보디아의 킬링필드를 방문했던 때 한국인 현지 가이드로부터 들은
설명입니다(허구성이 허용되는 영화보다는 훨씬 믿을 만한 정보 근거지겠죠).
한국에게 캄보디아라는 나라는 아직 "못사는 나라, 가난한 나라"정도로 인식되어 있기
때문에 많은 사람들이 캄보디아사에 익숙하지 못해 이 영화를 액면 그대로 받아들여
폴폿만 비난하는 경우가 많습니다.
하지만 실제 유럽이나 북아메리카 대륙에서는 이 영화에 대한 정 반대의 평이 존재합니다.
한 쪽은 "피비린내 나는 역사를 정확하게 그려내었다"라며 아주 높은 평을 주는 경우이고,
다른 쪽은 "미국의 잘못은 전혀 언급하지 않았다"라며 최하의 평을 주는 경우이죠.
"영화는 영화 자체로만 평가해야지, 그 뒤의 역사를 가리려고 했다든가 이런 것은 평을
할 때 개입되지 않는다"라는 생각을 하는 사람들은 이 영화에게 최상점을 줄 수도 있겠죠.
하지만 그렇게 생각하지 않는 사람들에게 이 영화는 한 번 더 생각할 거리를 던져준다고
생각합니다.
어떤 분은 "미국의 행위는 폴폿과 직접적인 연관이 없으며, 모든 잘못은 결국 폴폿에게
있다"라고 말씀하시기도 하셨지만, 저의 개인적인 생각을 밝히자면 저는 제목 그대로,
미국이 없었으면 제2차 킬링필드, 즉 이 영화가 묘사하고 있는 그 끔찍한 사건도 없었을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미국의 무분별한 베트남전 참전이 없었다면 그 전만 해도 남한에게 쌀을 원조해 줄
정도로 풍요로웠던 캄보디아가 폐허로, 가난한 나라로 전락해버릴 이유 역시 없었으며,
그렇다면 폴폿이 매료되었던 공산주의와 사회주의에 어린 학생들이 그렇게 깊게
쇄뇌되지도 않았을 것입니다("다 같이 벌어 다 같이 나눠 준다"라는 사상은 가난한
상황일 수록 더 매력적으로 들리니까요). 그렇게 되었다면 결국 폴폿은 실제 영화에
묘사되었던 그 만한 힘을 갖지 못했을 것이고, 학살을 감행할 만한 힘과 지지력이 폴폿에게
없었다면 제 2차 킬링필드 역시 없었을 거라는 것이 제 생각입니다.
공산주의에 대한 폴폿의 지지는 학살보다는 다른 건전한 방법으로 표출되었겠죠.
저는 지금 폴폿과 크메르 루즈가 잘했다는 말을 하는 것은 아니며, 킬링필드의 책임이
100% 미국에게만 부과되어야 한다고 말하는 것도 아닙니다. 폴폿 정권이 저지른 무분별한
학살은 분명히 비판되어야 할 필요가 있습니다.
하지만 그들을 탄생시킨 것은 결국 베트남 전쟁에 불필요하게 참전해 캄보디아에
일본에 투하한 원자폭탄의 몇 배나 되는 양의 재래폭탄을 퍼부으며, 캄보디아를
가난에 시달리게 해 폴폿의 공산주의가 쉽게 침투할 수 있도록 만들어 놓은 미국에게
있습니다. 그러나 이 영화는 미국의 그런 행위에 대해 생각할 수 있는 여지를 주지 않는
다는 점에서 분명히 비판받을 이유가 충분하다고 생각합니다.
p.s 전 반미 반일 이런 감정 없습니다, 참고로.. 혹시 웬 미국을 싫어하는 사람이 자기
감정을 애꿎은 영화에 쏟아붓는다고 생각하실 분이 있을까봐 드리는 말씀입니다.
그리고 영화 이면에 감춰진 미국의 잘못을 조금이라도 언급하려 하면 빨갱이니 뭐니
몰아붙이는 사람들이 있던데, 스크롤 대충대충 넘겨가면서 맘대로 내용 짐작해서 읽지
말고, 코멘트를 남길 권리를 얻고 싶으면 글을 좀 꼼꼼히 읽어보시길 바랍니다.
전 공산주의 옹호론이나 반미론 펼친 적 없습니다. 미국의 잘못을 말했을 뿐입니다.
위의 글을 어떻게 봐야 할지 뚜렷한 지식이 없어 햇갈립니다.
다만 참고 자료가 됐으면 하는 생각으로 글을 올렸습니다.
이 글은 네이버 회원 리뷰란에 있는 글입니다.
킬링필드OST/imagine (John Lennon)