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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래- 강연 개요
'제주 4.3 포스트-기억정치학:제의적 매개'
김성례(서강대 종교학과 교수)
“기억은 과거를 탐구하는 수단이 아니라 과거 사건이 펼쳐지는 극장이다. 대지가 죽음의 도시를 매장하는 매개물이듯이, 기억도 과거 경험의 매개물이다.”
발터 벤야민 “베를린 일기"
Memory is not an instrument for exploring the past but its theatre. It is the medium of past experience as the ground is the medium in which dead cities lie interred. --- Walter Benjamin, “Berlin Chronicle”
1.제주 4.3은 냉전시대의 폐허
-탈냉전시대: ‘죽은자들의 작업’ (the work of the dead)
Katherine Verdery, <시신의 정치적 삶>The Political Lives of Dead Bodies (1999): 과거 냉전시대 죽은 자들의 시신 발굴과 재매장을 통한 탈냉전시대의 정치학, 시신의 정치적 상징성 서술
인용: “시신은 사후에도 정치적 삶을 영위하며, 새로운 의미의 세계를 창조한다. 시신의 정치적 작업은 바로 죽음의 책임과 처벌에 대한 도덕적 관념을 제도화하는 것이다. 그것은 죽음의 장소를 성스러운 공간으로 만들고, 일상생활의 시간을 재조정하며, 사람들이 새로운 조상을 섬기게 함으로서 공동체를 쇄신하고 조상의례에 온전하게 참여하게 함으로서 자손의 미래가 풍요로워질 것을 믿게 만드는 일이다.”
-지난 20세기는 대량살상의 시대였다. 현재 21세기에는 살상 기술도 새운 방식으로 변했으며 위령의 방식 또한 새로워졌다.
오늘 발표는 제주 4.3의 기억과 기억을 전승하는 포스트-기억의 정치학이 제사, 굿, 장례와 매장 등 일련의 제의적 매개양식을 통해 전개되는지 살펴본다.
희생자 영령을 저승으로 천도하는 시왕맞이굿과 조상제사와 같은 개인적인 제의와, 제주공항 유해발굴프로젝트에서 발굴된 시신의 장례와 재매장과 봉안관 안치 등 공적인 차원의 위령의례에서 4.3희생자의 죽음의 의미는 동일하지 않다. 이 연구의 목적은 공적인 영역과 사적인 영역에서 죽은 자와 시신에 대한 문화적 믿음과 도덕적 관념이 어떻게 서로 연관되어있으며, 또한 서로 영향을 주는지 의례적 경합의 정치학을 탐구하는 것이다.
2. “제주 4.3의 기억”과 포스트-기억의 윤리적 실천
-국가차원의 공식적 기억과 지역의 개인적 기억 사이의 간극이 있으며, 이 간극은 영혼의 접신의례와 발굴된 유해의 재매장과 같은 친족의례를 통해 매개된다.
- 파편화되고 내면화된 상태의 일상적 기억 작업은 국가차원 공식적 기억의 폭력성을 고스란히 드러낸다. 4.3의 모든 피해자가 ‘희생자’의 신분을 자동적으로 획득하는 것은 아니다. ‘희생자’로서 공식적인 인정을 받기 위하여, 희생자의 기억은 국가의 기억 안에 위치를 차지하려고 하는 모순적인 요구를 하게 된다.
-마리안느 허쉬(Marianne Hirsch)의 “포스트메모리 postmemory”: 강력한 정서적인 힘으로 기억의 구조와 기능을 소환하는, 일종의 세대간의 혹은 세대를 넘어서 전승된 기억의 유형 (a type of inter-or trans-generational memory that recalls the structure and function of memory, particularly in its affective force).
-과거의 사건과 포스트메모리의 관계는 “상상력과 투사, 예술적 창조작업을 통해 매개된다“
-제주 4.3의 경우, 세대를 넘어서 전승되는 포스트-메모리의 3가지 요소: 기억, 가족, 제의
-포스트-메모리의 중심 매개체는 애도와 기억의 재창출을 혼합한 제의적 방법에서 취한다. 포스트-메모리는 “죽음을 환기하는 문화적 공동체의 관습과 밀접하게 관련된 “윤리적 실천”이다
-4.3의 기억을 매개하는 제의 형태와 과정에 대한 연구: 죽은 사람의 몸이 생존자의 살아있는 몸과의 관계를 통해서 또한 세대를 넘어 전승되는 “체현된 기억” (embodied memories)의 형태
-영혼의 접신(spirit possession) (과거 사건의 “체현된 기억”): 공식적인 위령제 활동 (1988) 이전 사십년간 제주의 심방은 감추어진 사실을 표현하는 중요한 역할을 해왔다. 비밀스럽게 개별적으로 집에서 행해진 4.3의 희생자 위령을 위한 제의는 오늘날 공식적인 위령제의 초석이 된 셈이다.
-연구자 본인의 특별한 경험: 미국 미시간대학교 인류학과 박사논문 조사를 위해 1984년 제주도에 처음으로 왔고, 제주의 굿과 역사를 연구. 당시 4.3에 대해 전혀 몰랐다. 그러나 4.3 사건이 무엇인가 처음 가르쳐준 것은 굿에서 나타난 죽은 희생자의 영혼이었다. 제주 심방의 꿈에 창에 찔리고 총에 맞아 피를 흘리는 모습으로 나타나고, 굿에서 심방에게 실린 영혼의 ‘영게울림’ (Lamentations of the dead )을 통해 4.3사건이 얼마나 폭력적인 사건이었나를 알게됨. 1984년 당시에는 “무자 기축년 시국”에 일어난 일에 대해 주변의 어느 누구도 정확하게 말해줄 수 있는 형편이 아니었고 “시국"에 대해 문의하고 다니면 파출소에 고발하는 등 4.3은 공공연한 비밀이었다. 사실 학살의 피해자와 희생자가 있다는 사실 만이 분명할 뿐, 왜 그런 폭력적 비극이 일어났는지 역사적 진실은 아직 밝혀지기 전이었다.
-인류학적 연구자의 윤리적 입장: “우리는 희생자에게 무엇을 빚지고 있는가?” (“What do we owe the victims?” Hirsch)
3. 제주공항 발굴된 유해의 “집으로의 귀환”: 4.3희생자 선친(김봉홍)을 어디에 안장하느냐, 유족 김석보의 도덕적 딜렘마
1)세 곳에 흩어진 선친의 안장
- 유해는 4.3평화공원 안에 있는 봉안관: 제주공항에서 발굴한 다른 희생자의 유해와 같이 모심
- 혼백은 위패봉안소안에 전체 4.3희생자와 함께 모심
- 비석(시신과 혼백이 없는) 가족묘에 “~지묘”"의 형식으로 모심
2) 4.3 ‘희생자’인 어린 세 형제의 ‘애기무덤’과 제사: 2007년에 만든 가족묘에 화장하여 유해를 안장하려고 했으나, 북촌학살의 ‘증거’로 ‘역사에 남기기’ 위해 ‘임시매장’의 형태로 북촌 너븐숭이 4.3기념관에 아직도 남아있다. 외부인이 방문할 때 마다, 김석보는 ‘저기 내 어린 형제와 누이가 아직도 있다'고 가리키며, 60여년 넘게 안장되지 못한 동생들을 안스러워한다. 그러나 형제에 의해 제사봉양을 받으며(’가메기모른 식게’-> 세대전승 제사봉양) 친족관계에 참여(조카-숙부).
4. 결론: 포스트-메모리의 윤리성
-포스트-기억의 정치와 4.3희생자의 안장(place-making)은 아직 미완성이며 지속적인 질문을 필요로 한다
-북촌 너븐숭이 4.3기념관에 있는 ‘애기무덤’의 경우처럼, 가족묘에 안장되지 못하고 ‘4.3희생자’라는 새로운 정치적 지위를 유지하기 위하여 집단학살의 기념물로서 영구히 공공장소에 머물러 있어야하는 사례: 죽음의 개인적인 가족적인 의미보다는 집단적 죽음의 진상을 규명하고 배상을 요구하기 위하여 죽음의 공적인 가치가 우선하는 것.
- 유해의 소유와 소속과 관련된 문제는 오늘날 계속 논의되어야한다.
4.3희생자의 유족은 가족과 친족의 폭력적 죽음이 공식적으로 인정받는 것을 감사할 것이다. 그러나 망자를 개별적인 가족묘에 모실 것인가 4.3평화공원과 같은 공공장소에 모실것인가와 같이 망자와 망자의 기억에 대한 소유권을 누가 갖느냐 하는 문제는 죽음에 대한 지식이 누구에게 해당되느냐라는 문제로서 앞으로 계속 논란의 대상이 될 것이다.
안녕하세요.
매서운 날씨가 며칠 째 계속되고 있는데, 다행히 토요일에는 풀린다는 예보입니다. 이렇게 추울때일수록 몸과 마음을 따듯하게 하고, 여유롭게 움직이는 것이 필요한 것 같습니다. 특히 감기에 유의하시고 다들 건강한 모습으로 뵙게 되길 빕니다.
김성례 교수님의 강연요지 보내드립니다. 참고하시고 토요일 월례모임에 많이들 참석해 주시면 고맙겠습니다.
-사무국장 올림
2018년 육지사는 제주사름 신년회 및 월례강연
'제주 4.3 포스트-기억정치학:제의적 매개'
■ 일 시: 2018년 1월 13일(토) 15:00~17:30
■ 장 소: 서울시 의회 의원회관 7층 회의실(7-2실)
■ 강 사: 김성례(서강대학교 종교학과 교수)
<약 력>
국내외 샤머니즘, 젠더와 종교 등에 대해 연구해 온 종교인류학자
서강대 부설 종교연구소(Institute for the Study of Religion[ISR]) 소장
국제저널 한국종교(Journal of Korean Religions[JKR]) 편집장
한국종교학회 및 한국무속학회 편집위원, 한국여성학회 연구위원장, Member of the Editorial Board of the Journal of Cultural Anthropology 등
<제주, 4.3관련 논문 발췌>
“Chronicles of Violence, Rituals of Mourning: Cheju Shamanism in Korea” (Ph.D thesis), University of Michigan, 1989
“The Lamentations of the Dead: The Historical Imagery of Violence in Cheju Shamanism, Korea” Journal of Ritual Studies, Vol.3, No.2, 1989.
“근대성과 폭력: 제주 4.3의 담론정치” <제주4.3연구>, 역사비평사, 1999
“국가폭력의 성정치학-제주 4.3 학살을 중심으로” <흔적> 2호, 문화과학사, 2001
"Shamanic Epics and Narrative Construction of Identity on Cheju Island," Asian Folklore Studies , Vol 63(1), 2004,
“제주 4.3과 여성경험: 폭력의 기억에서 생존의 연대로” <여성과 민주화운동> (김명혜 편저), 경인문화사, 2004
“The Work of Memory: Ritual Laments of the Dead and Korea’s Cheju Massacre” Chapter 12. A Companion to the Anthropology of Religion (ed.Janice Boddy and M Lambek), London: John Wiley and Sons,Inc, 2013