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성 효과
이제까지는 틀짜기 효과를 이용해 불변 원칙이 지켜지지 않는 경우를 설명했다.
이제는 결과와 사건의 틀짜기를 조정하는 과정에 주목해보자.
공중 보건에서도 틀짜기 효과, 즉 구성 효과(formation effect)가 나타나는데,
이를테면 '목숨을 살리는'에서 '목숨을 잃는'으로 단어를 바꾸면
선호도가 위험 회피에서 위험 추구로 눈에 띄게 비뀐다.
사람들은 결과를 어떻게 묘사했느냐에 따라 이익과 손실을 다르게 따졌다.
맥닐, 포커, 삭스, 트버스키(Mcneil,Parker, Sox,and Tversky 1982)가 발표한 구성효과도 있다.
이들의 연구에 따르면, 가상의 간암 치료법을 놓고 그 결과를 사망률로 설명하느냐
생존율로 설명하느냐에따라 의사와 환자의 선호도가 눈에 띄게 달랐다.
방사선 치료와 달리 수술은 그 과정에 사망 위험이 따른다.
그러다 보니 치료 결과를 생존율이 아닌 사망률로 묘사했을 때 수술이 상대적으로 인기가 덜어졌다.
의사는, 그리고 어쩌면 대통령 보좌관도
구태여 정보를 왜곡하거나 숨기지 않고도 단지 결과와 만일의 사태를 틀짜기하는 방식을 조정해,
환자나 대통령의 결정에 영향을 미칠 수 있다.
구성 효과는 그것이 초종 결과에 미치는 영향이 사람들 눈에 띄지 않은 채 우연히 발생하기도 하고,
옵션의 상대적 장점을 조작하는데 이용되기도 한다.
예를 들어 리처드 세일러(1980)는 신용카드 로비스트들이 현금 결제와 카드 결제에 가격 차이가 생긴다면
그 차액을 카드 추가 요금이 아니라 현금 할인이라 이름 붙여야 한다고 주장하는 것을 주목했다.
두가지 이름은 암묵적으로 낮은 가격 또는 높은 가격을 정상 가격이라고 정한 뒤
차이를 손실 또는 이익으로 틀짜기 한다.
손실은 이익보다 더 커 보이는 탓에 소비자들은 할인 포기보다 추가 요금 지불을 더 받아들이기 어렵다.
예상되다시피 틀짜기를 조정하려는 시도는 시장과 정치권에서 흔히 일어난다.
가치함수의 비선형성 탓에,
그리고 문제에 나온 말이 암시하는 준거점과 비교해 옵션을 평가하는 사람들의 성향 탓에,
결과 평가는 구성 효과에 민감하다. 이 외에도 사람들은
의미가 같은 여러 메시지를 똑같은 표현으로 자동으로 변형한다는 사실에 주목할 필요가 있다.
언어 이해에 대한 연구를 보면, 사람들은 자기가 들은 내용의 상당 부분을 지빨리 추상적 표현으로 바꾼다.
애초의 표현이 능도태였는지 수동태였는지,
그것이 암시하거나 단정하거나 시사하는 것의 실제 의미가 무엇이었는지
더 이상 구별하지 않아도 되는 표현으로 바꾸는 것이다.(Clark and Clark 1977).
그러나 안타갑게도 이 작업을 힘들이지 않고 소리 없이 수행하는 정신 체계는
공중보건 문제의 두 가지 형태나 사망 생존 통계를
하나의 공통된 추상적 형태로 바꾸는 작업을 수행하기에는 적절치 않다.
거래
틀짜기 분석과 가치 분석은
이를테면 거래의 수락 여부처럼 다양한 속성을 가진 옵션의 선택까지 확장할 수 있다.
이때 우리가 제안하는 방법이 있다. 다양한 속성의 옵션을 평가할 때
다양한 속성을 가진 기준 상태와 비교해 그 옵션의 장점과 단점을 명시해주는
심리적 계좌를 설정하는 방법이다.
어떤 옵션의 전반적 가치는 기준 상태와 비교해 장점과 단점이 서로 상쇄된 뒤의 나머지로 따질 수 있다.
장점의 가치가 단점의 가치를 넘어서면 그 옵션은 받아들일 수 있다.
이 분석은 장점과 단점을 물리적이 아닌 심리적으로 분리할 수 있다고 추정한다.
이 모델은 별개이 특성을 합쳐 장점과 단점을 총체적으로 측정하는 방식을 제한하는 것이 아니라
그 방식에 위로 불록한 함수의 특성과 손실 회피 성향을 덧붙인다.
심리적 계좌 분석은 리처드 세일러의 연구(1980,1985)에 자극받은 바가 크다.
세일러는 이 방식과 소비자 행동의 관련성을 보여주었다
새지비(1954)와 세일러(1980)가 제시한 옝 기초한 아래 문제는
심리적 계좌 구성을 지배하는 몇 가지 규칙을 소개하고,
위로 볼록한 가치 함수가 거래 수락 여부에도 적용되는 과정을 설명한다.
문제7
재킷을 125달러에, 계산기를 15달러에 사려고 한다고 상상해보자.
계산기를 파는 사람이 내가 사고 싶은 계산기가 같은 체인의 다른지점에서는
10달러에 판매중이라는 정보를 알려준다. 그곳까지는 차로 20분을 가야 한다.
그렇다면 다른 지점으로 가겠는가?
불편함이라는 단점에 금전적 장점이 합쳐진 옵션의 수락 여부를 다루는 이 문제는
최소 계좌(minimal account), 주제별 계좌(topical account), 포괄 계좌(comprehensive account)로
틀짜기 할 수 있다.
최소계좌는 두 옵션의 차이만 따질 뿐 둘의 공통점은 무시한다.
이 계좌에서는 다른 지점까지 차를 몰 때의 장점이 5달러 이익이라는 틀로 규정된다.
해당 주제나 항목만을 따지는 주제별 계좌는
선택 결과를 결정이 내려지는 시점에서 정해지는 준거점과 연관시킨다.
앞 문제에서 관련 주제는 계산기 구매이고,
따라서 다른 지점으로 이동할 때의 이점은 15달러에서 10달러로의 가격 하락이라는 틀로 규정된다.
잠재적 절약은 오직 계산기와 관련이 있기 때문에 재킷 가격은 주제별 계좌에는 들어가지 않는다.
재킷 가격은 다른 비용과 더불어 좀 더 포괄적인 계좌에 들어가는데,
포괄 계좌에서 절약은 이를테면 원간 지출의 관점에서 평가된다.
앞 문제의 구성방식은
최소 계좌를 택하든, 주제별 계좌를 택하든, 포괄계좌를 택하든 언뜻 상관이 없어 보인다.
그러나 사람들은 자동적으로 주제별 계좌의 관점에서 결정을 틀짜기 할 것이다.
결정을 내리는 관점에서 볼 때, 주제별 계좌의 역할은 지각(perception)에서
"좋은 형태" 역할과 비슷하고 인지(cognition)에서 '기본 수준 범주(basic-level category)' 역할과 비슷하다.
위로 볼록한 가치함수나 주제별 계좌의 관점에서 보면,
계산기를 5달러 싸게 사려고 기꺼이 다른 지점으로 가는 행위는
계산기 가격과 반비례하고, 재킷 가격과는 무관해야 한다.
우리는 이 예측을 점검하기 위해 두 물품의 가격을 바꾼ㄴ 식으로 문제 구성으 ㄹ바꿔보았다.
그러니까 계산기 가격은 첫 번째 지점에서는 125달러, 두 번째 지점에서는 120달러이고,
재킷 가격은 15달러다.
예상대로 다른 지점으로 가겼다고 말한 응답자 비율은 두 문제에서 크게 달랐다.
첫 번째 문제에서는 응답자(N=88)의 68퍼센트가 기꺼이 다른 지점으로 가서
계산기를 5달러 싼 10달러에 사겠다고 말한 반면,
두 번째 문제에서는 응답자 93명 가운데 29퍼센트만 기꺼이 다른 지점으로 가서
게산기를 5달러 싼 120달러에 사겠다고 말했다.
주제별 계좌 개념을 뒷받침하는 결과다.
최소 계좌와 포괄 계좌의 관점에서보면 두 문제가 똑같기 때문이다.
소비자의 행동을 설명하는 주제별 계좌의 중요성을 확인해주는 연구 결과가 있다.
같은 상품을 두고 한 도시 내의 다른 상점들이 매긴 가격의 표준편차는
그 상품의 평균 가격에 대략 비례하는 것이다.(Pratt,wise, and Zeckhauser 1970)
사람들이 최거가에 물건을 사려고 애쓰는 탓에 가격 격차가 한없이 벌어지지 않지만,
이 연구 결과를 보면 소비자는 150달러자리 물건을 15달러 싸게 사려고 할 때
50달러짜리 무건을 5달러 싸게 사려고 할 때보다 더 애쓰지도 않는다는 걸 알 수 있다.
심리적 계좌를 주제별 계좌로 처리하면 절대적 기준보다 상대적 기준에서 손익을 따지게되고
결과적으로 싼 가격을 찾으려고 전화를 걸어보는 횟수나 물건을 싸게 사려고 차로 먼 길을 이동하려는
의지 등과 돈을 교환하는 비율이 들쭉 날쭉해진다.
대부분의 소비자는 카스테리오나 페르시아 러그를 단독으로 구매할 때보다
차나 집을 살 때 그것을 같이 구매하면 부담을 덜 느낄 것이다.
물론 이런 현상은 소비자의 행동은 어떤 틀에서나 똑같다고 보면서
심리적 계좌를 인정하지 않는 합리적 소비자 이론과는 맞지 않는다.
아래 문제는 비용을 주제별 계좌로 처리는 합리적 계좌의 또 다른 사례를 보여준다.
문제 8(N=200)
연극을 보려고 마음먹고 10달러를 주고 연극 표를 샀다고 해보자,
그런데 극장에 도착해보니 연극 표가 없어졌다. 표에 좌석은 표시되지 않았고,
따라서 표 값을 돌려받을 수도 없다.
10달러를 주고 표를 새로 사겠는가?
산다(46퍼센트) 안 산다(54퍼센트)
문제 9(N=183)
10달러 하는 연극을 보려고 마음먹었다고 해보자. 그런데 극장에 도착해보니
미리 넣어둔 10달러 지폐가 없어졌다.
그래도 10달러를 주고 표를 사겠는가?
산다(88퍼센트) 안 산다 (12퍼센트)
두 문제에서 반응 차이가 흥미롭다.
꽤 많은 사람이 표 값에 해당하는 10달러 현금을 잃어버리면 기꺼이 다시 돈을 들여 표를 사겠다고 말하고,
표를 잃어버리면 다시 10달러를 들여 표를 새로 사지는 않겠다고 말하는 이유가 무엇일까?
우리는 이 차이가 심리적 계좌를 주제별 계좌로 구성한 탓이라고 본다.
극장에 가는 행위는 보통 표를 사는 비용과 연극 관람 체험을 교환하는 거래로 간주된다.
그런데 표를 다시 산다면 연극 관람 비용이 상당수 응답자가 받아들이기 힘든 수준으로 오른 셈이 된다.
반면에 현금 잃어버리면 그 손실은 연극 계좌에서 처리되지 않고,
표를 살 때 재산이 아주 약간 줄어든 느낌이 들 뿐이다.
이 두 가지 유형의 문제가 똑같은 사람에게 제시되었을 때 흥미로운 현상이 일어났다.
현금을 잃어버린 문제를 제시한 뒤에 표를 잃어버린 문제를 제시하면 표를 다시 사겠다는 의향이 크게 늘었다.
반면에 표를 잃어버린 문제를 보여준 뒤에 현금을 잃어버린 문제를 보여주면
현금으로 표를 사겠다는 의향이 달라지지 않았다.
두 문제를 나란히 보여주면, 표 분실을 현금 분실로 생각하는 것은 말이 되지만
현금 분실을 표 분실로 생각하는 것은 말이 되지 않는다고 생각하는 듯했다.
심리적 계좌 효과에 다른 일반 이론과 같은 규범적 지위를 부여할 수 있는지는 의문의 여지가 있다.
표현 형식만 다른 공중 보건 문제를 비롯해 앞서 제시한 몇가지 예와 달리,
계산기와 연극 표 문제의 두 가지 형태는 본질도 다르다고 주장할 수 있다.
특히 비싼 물건보다 15달러짜리 물건을 살때 5달러를 싸게 사면 기분이 더 좋을 수 있고,
현금 10달러를 잃어버렸을 때보다 똑같은 표를 두 배 비싸게 샀을 때 더 화가 날 수 있다.
후회, 분노, 자기만족도 틀짜기에 영향을 받는다.(Kahneman and Tversky 1982)
그런 부차적 결과도 합당하다고 간주한다면, 그에 따른 선호도 변화도 불변 기준에 위배되지 않으며,
일관되지 않다거나 엉터리라며 제외하지 않을 수 있다.
그러나 다른 한편으로는 부차적 결과도 생각하기 따라 바뀔 수 있다.
15달러짜리 물건을 5달러싸게 사면서 만족스러웠는데,.
200달러짜리 물건을 살 때는 10달러 싸게 사려고 그만큼 애쓰지 않을 거라는 사실을 깨닫는다면
그 만족감이 줄어들 것이다.
우리는 어떤 결정 문제의 주된 결과가 같다면
그 문제는 똑같은 방식으로 해결해야 한다고 주장할 마음을 없다.
우리가 제안하고싶은 것은
틀짜기를 바꿔 문제를 체계적으로 들여다보는 것은 문제를 고민하는 유용한 방식이며,
이 방식을 이용한다면 결정을 내릴 때
선택의 주된 결과와 부차적 결과에 따라붙게 마련인 가치를 평가하는 데
도움이 될 수 있다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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