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량도 지리산은, 등산인이면 누구나 가보고 싶어하는 환상적인 섬인데
이쪽의 바위는 다른 곳에서는 볼수없는 특이한 모양이고...
이제 능선 우측엔 돈지마을이
좌측엔 내지마을이 보입니다.
가야할 능선길이 펼쳐지고, 제법 위험해 보이지만
가까이 가면, 그냥 편한 등산길입니다.
아주 예전에 한양엔 여성회원들이 많았고, 가끔씩 산행을 같이하게 되면서
우리 부부도 산행의 재미에 푹 빠져듭니다.
테니스는 아기자기한 재미가 있지만, 특별히 남는 추억이 없고
멋진 산행은 가슴뭉클한 감흥을 주기에, 나에겐 너무 좋고.....
이 두가지를 함께 즐기니, 인생이 너무도 풍요로와집니다.
한달에 한번은, 우리산하의 아름다운 곳을 찾아, 전국을 찾아 헤매다보니
눈을 감으면, 몇월 몇주엔 어디 산이 가장 멋진지, 파노라마처름 떠오릅니다.
언젠가 혼자, 사량도에 가보니, 등로는 너무 멋지고, 주위의 풍경은 환상!
그 자체라, 우리 회원들도 같이 가보자합니다.
대군을 이끌고, 사량도를 찾았지만, 안개비로 아무것도 볼수없어 얼마나
허먕하든지.....
다시 날짜를 잡아, 멋진 풍경! 원없이 즐겨봤네요!
언젠가 배선생이 저녁을 한턱내고, 네부부가 술을 마시며 즐겁게 대화를
나누다가, 사량도 얘기가 나오고, 아직 그곳이 미답지인 순숙씨와 연숙씨는
꼭 한번 가보자고 약속을 하고, 남자들은 시큰둥합니다.
테니스동호인들은 대부분 아기자기한 테니스맛에 빠져, 등산은 별로 좋아하지
않고, 특히 테니스고수인 이지점장과 배선생은 도봉구대회 우승과 전국대회
우승경력이 있어, 등산은 별 관심이 없습니다.
그러나 이제 점점 나이가 드니, 부인 등살에 못 이겨 마지못해 먼 산행을 떠납니다.
마치 물가에 가기 싫어하는 소를 고삐를 잡고 끌고 가듯이....
통영의 가오치선착장에서, 여객선을 탈려고 기다리고 있는데, 육군대위로 근무하고
있는 둘째 아들한테서 전화가 옵니다.
배선생님을 주례선생님으로 모시고 싶은데, 아버지가 얘기 좀 해달라하고...
마침 여기에 같이 있으니, 너가 부탁해라하고....
배선생은 학생들에게 얼마나 인기가 있었는지? 우리 애들에게 얼마나 잘해주었는지?
가히 짐작이 가고도 남고.....
이제 여객선은 떠나고, 실내는 따뜻하고 술한잔 하기에 딱 좋은 분위기라, 배선생이
나보다 먼저 막걸리를 찾습니다.
잘 얼린 막걸리 세병이 순식간에 비워지고.....
술이 조금 들어가니, 기분은 점점 좋아지고, 바같에 나가 멋지게 폼도 잡아봅니다.
예약해둔 민박집에 짐을 꾸리고 나오니, 다음 버스시간까지는 한참 시간이 남고,
미식가인 배선생이, 멍개와 해삼을 안주로 술한잔 하자합니다.
아마도 이렇게 시간을 보내면, 산행시간이 점점 줄어들 계산이 있는것 같기도 하고...
내지에서 짧은 코스로 길을 잡습니다.
조금은 힘겹게 오르다보니, 하늘이 보이고...
잠시후 삼거리능선에 이릅니다. 이제 더 힘듬은 없고...
멋진 조망을 바라보며, 잠시 쉰후 부부끼리 사진한장 찍읍시다하니
순숙씨옆에, 갑자기 배선생이 나타나, 순숙씨는 약간 당황스러워 하고....
이때만해도 배선생은 평교사였는데, 언젠가 교감선생이 되어 탁월한 행정능력을
발휘하니, 몇개월만에 도봉구의 명문고인 선덕고등학교의 교장선생님이 되고
지금까지도 교장직을 멋지게 잘 수행하고 있네요!
지나온 암릉 뒤돌아보고, 고소공포증이 심한 연숙씨가 남편의 손을 잡고 내려오자
부부사이가 너무 좋다. 마치 딸을 데리고 가는 것 같다며, 놀려주고....
이제 아름다운 옥동마을이 보이고
반대편의 대항마을도 보입니다.
이제 가마봉밑에 이릅니다.
지금은 저렇게 나무테크로 되어있어, 안전하게 오를수 있지만
그때는 밧줄을 타고 올라가게
되어 있어, 고소공포증이 있는 사람은 쉽지않은것 같습니다.
중간쯤 오르다, 갑자기 연숙씨가 나는 못갑니다. 나는 못갑니다 하면서
엉엉 울기시작하고, 이럴줄 알았으면 안올건데하고...
내가 위에서 끌고, 남편이 밑에서 받쳐주니, 괜찮다고 해도 속수무책입니다.
한걸음 한거름 오르는데, 몇분이 걸리고, 오늘 연숙씨 체면이 말이 아닙니다.
드디어 정상에 이르자, 안도의 한숨을 쉬고
이제는 웃으며, 기념사진도 남깁니다.
이제는 상도와 하도를 잇는 멋진 다리가 놓여있고
이제 사량도지리산에서 가장 위험한 코스에 이릅니다.
밑도 보이지않는 철사다리를 보자, 연숙씨는 더이상 못간다고 다시
엉엉웁니다.
남편이 바로 밑에서 잡고, 내가 위에서 잡아도 대책이 없고, 그렇게
많은 시간을 보내다가, 겨우 밑에 이릅니다.
지금은 그래도 비교적 안전한 편이지만, 예전에 대군을 이끌고 왔을땐
일자로 되어있어, 아차하면 저승행이라, 모두들 얼마나 조심했는지.....
그때의 기억! 아련히 떠오릅니다.
이제는 멋진 구름다리도 있고
하여튼 사량도산행은 평생 잊지못할 멋진 추억이 될것 같습니다.
민박집에 들어, 삼겹살에 술한잔하니, 술이 술술 들어가고 모두들 업되어
노래방을 접수하니, 모두들 가수빰치게 노래까지 잘 합니다.
그렇게 멋진 밤을 보내고....
다음날 전국 최고의 진달래군락지인 여수의 영취산으로 갈려고했지만
가는데 시간이 많이 걸리고, 도로에서 고생만 할것같아, 대비책으로 생각
해둔 거제도의 대금산으로 코스를 바꿉니다.
이만하면 좋고....
정상에서 기념사진 한장 남기자, 주위에서 여자분들이 다들 이쁘다해서
서울에서 제일 이쁜 여자들만 골라서 왔다고, 능청을 떨었습니다/.
산에서 그렇게도 엉엉 울었던 연숙씨는 제법 멋진 폼을 잡고...
미식가인 배선생은 관광지에선 식사를 하면, 안된다하며 시내로 들어가자하고
교통신호 대기중, 택시기사에게 이름있는 음식점을 알아, 도다리쑥국에 회 한사라
시키니, 음식은 정갈하고 맛은 끝내줍니다.
역시 배씨는 머리가 좋고, 회전력이 빠른가봅니다!
1박 2일의 산행겸 여행은 거의 환상적이었고, 좋은 분들과 함께한 멋진 추억은
평생 잊혀지지 않을것 같아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