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을은 화려하다. 하늘빛도 나뭇빛도 곱디곱다. 날씨도 좋고 풍광도 좋으니 엉덩이가 들썩거린다. 막상 떠나고 싶은데 어디로 가야 할지
고민이거나 교통체증이 걱정된다면, 경춘선 전철이나 경춘선 열차 ITX-청춘을 타자. 경춘선의 인기 역인 가평역, 강촌역, 춘천역 중 어디에
내려도 근사한 가을 풍광을 즐길 수 있다. 가을은 짧다. 이 가을이 가기 전, 경춘선을 타고 가을여행을 떠나보자.
단풍과 책이 있는 가을 풍경, 가평역~남이섬
남이섬 곳곳에 가을이 물들기 시작했다.
[왼쪽/오른쪽]길을 걷다 밤이나 잣송이를 발견하기도 한다. / 낙엽이 뒹구는 가을이 됐다.
[왼쪽/오른쪽]지난해 10월 중후반 남이섬 강변연인은행나무길 풍경 / 남이섬 땅끝에 선 은행나무가
노랗게 물들어가고 있다.
가평역에 내려서 자전거를 타고 남이섬으로 단풍놀이를 떠난다. 가평역에 무인 자전거 대여소가
마련되어 있다. 여기서 자전거를 타고
10~15분 정도 달리면 남이섬 선착장에 이른다.
남이섬은 어느 계절에 찾아도 매력적이지만 가을 빛깔이 유독 매혹적이다. 남이섬에 발을
내딛는
순간, 가을이 본격적으로 시작된다. 남이섬의 메인 길은 중앙잣나무길이지만, 가을에는 이 길 대신 오른쪽 단풍길로 걸어보자. 넓은 잔디밭을
배경으로 크고 작은 단풍나무들이 군데군데 서 있다.
유독 예쁜 빛으로 물든 빨간 단풍나무는 어김없이 포토존이 된다. 사람들이 모여들어 가을을
기념하는 사진을 찍는다. 너른 잔디밭이라 아이들이 뛰놀기에도 좋다. 돗자리를 깔고 쉬면서 가을의 여유를 만끽하는 사람도 많다.
숲길을
이어 걷다 보면 밤나무와 잣나무도 보인다. 밤이나 잣을 찾아 돌아다니는 청설모와 다람쥐도 눈에 띈다. 깊은 숲속에 들어가지 않고도 때묻지 않은
자연 풍광을 그대로 즐길 수 있다.
가을빛으로 물드는 남이섬에서 꼭 놓치지 말아야 할 길이 있다. 노란빛 일렁이는 송파은행나무길과 강변을
따라 이어지는 강변연인은행나무길이다. 송파은행나무길은 중앙잣나무길을 따라 쭉 걸어가면 나오고, 강변연인은행나무길은 남이섬 끝쪽에 자리한다. 강과
은행나무가 어우러지는 강변연인은행나무길은 가을 남이섬 여행에서 꼭 걸어봐야 할 길이다.
남이섬 곳곳에 책을 읽을 만한 공간이 있다.
가을날 남이섬이 매력적인 또 다른 이유는 어디에서든 책을 읽을 수 있다는 점이다. 굳이 따로 챙겨오지 않아도 길을 걷다 어디서든 책을
읽으며 쉴 수 있다. 올해 ‘밥플렉스’ 공간을 개보수하면서
그림책놀이터와 북카페를 분리했다. 아이들을 위한 그림책놀이터는 공간이 확대되고
프로그램이
보강돼 이용자가 크게 늘었다.
어린아이들이 엄마, 아빠와 함께 책을 보면서 놀 수 있다. 또 북카페는 개방형 통유리창과 넓은 테라스를
갖춰 가을의 청명한 기운을 만끽하며 책을 읽기 좋다. 북카페 앞으로는 아이들을 위한 ‘두더지하우스’ 놀이터도 새로 만들었다. 아이들이 뛰노는
동안 엄마, 아빠는 북카페 테라스에서 책을 읽으며 쉬어도 좋다.
산중 마을에서 가을을 느끼다, 강촌역~문배마을
[왼쪽/오른쪽]깔딱고개를 다 오르면 문배마을 안내판이 나타난다. / 산꼭대기 분지에 넓은 생태연못이
조성돼 있다.
[왼쪽/오른쪽]생태연못 주위의 물억새가 운치를 더한다. / 맑은 날에는 분수 주변에 무지개가
뜬다.
강촌역에서 걸어서 25~30분 또는 택시 타고 5분 정도면 구곡폭포 주차장에 도착한다. 물길이 아홉 굽이를 돌아 떨어진다 하여 구곡폭포라고
부른다. 매표소에서 입장권을 끊고 사부작사부작 걸어 올라간다. 짙은 숲과 계곡이 어우러져 가을 풍광을 즐기기에 적합하다. 길도 평탄해 누구나
걷기 좋다. 10여 분을 걸어 올라가면 갈림길이 나온다. 왼쪽으로 올라가면 구곡폭포, 오른쪽으로 올라가면 문배마을이다.
보통
구곡폭포까지만 가는 경우가 많은데, 마음먹고 문배마을까지 올라가보자. 문배마을에 가기 위해서는 깔딱고개를 넘어야 한다. 그 이름처럼 경사가 심한
편이어서 25~30분 정도 소요된다. 피톤치드를 들이마시며 오르다 보면 문배마을을 알리는 안내판이 나타난다. 이런 곳에 마을이 있을까 싶은데,
고개 너머에 평평한 분지가 펼쳐진다. 약 200년 전에 마을이 형성된 것으로 추정된다.
문배나무가 자라는 데다 마을의 형태가 짐을 가득 실은 배
같다 하여 ‘문배’라 부르게 됐단다.
이 마을에는 현재 10가구 정도가 있는데, 모두 음식점을 운영한다. 김가네, 신가네, 장씨네, 이씨네,
한씨네, 촌집 등 이름도 소박하다. 대부분 산채비빔밥, 촌두부, 도토리묵, 백숙 등을 전문으로 한다.
생태연못도 조성되어 볼거리를
더한다. 이 연못은 단순한 경관용이 아니다. 구곡폭포에 사시사철 물이 떨어질 수 있도록 일정한 수량을 확보하는 역할을 하고 있다.
옥잠화, 수련
등을 통해 친환경적으로 물을 정화하고 있다. 문배마을을 찾는 사람들이 쉬어갈 수 있도록 생태연못 안에는 분수를, 그 주변으로는 산책로를
만들었다. 햇빛 쨍한 날에는 분수 사이로 예쁜 무지개가 피어오르기도 한다. 연못 주변에 물억새까지 피어 가을날 운치를 더한다. 마을의 규모가
크거나 대단한 볼거리를 갖춘 것은 아니지만, 가을산을 즐기며 잠시 쉬어가기 좋은 곳이다.
국화 향기 따라 가을 산책, 춘천역~강원도립화목원
[왼쪽/오른쪽]강원도립화목원에서 국화전시회가 열리고 있다.
바스락바스락 낙엽을 밟으며 걸어본다.
[왼쪽/오른쪽]앙증맞은 조형물과 포토존도 설치되어 있다.
춘천역에 내렸다면 어디로 단풍여행을 떠나볼까? 강원도립화목원을 추천한다. 춘천역 앞에서
화목원 가는 시내버스를 이용하거나 자전거를 대여해서
이동 가능하다. 택시를 타면 10분 정도
소요된다.
가을날 강원도립화목원을 방문하면 그윽한 국화 향기가 가장 먼저 관람객을 반긴다. 지금
화목원에서는 국화전시회가 한창 열리고 있다. 입구에서부터 형형색색의 국화가 전시돼 가을 분위기가 제대로다. 흰색부터 노랑, 빨강, 분홍, 보라
등 갖가지 빛깔과 크기의 국화가 화목원을 가득 채운다.
이미 화사하게 피어오른 꽃도 있고, 이제 막 봉오리를 터뜨리는 꽃도 있다. 만개한 국화
앞에서 사진을 찍고, 가까이 다가가 향기를 맡아보기도 한다. 가을이 몸속 깊이 들어오는 기분이다. 9월 26일부터 시작된 국화전시회는 11월
8일까지 이어진다.
국화 향기를 맡으며 군데군데 무르익어가는 단풍을 구경한다. 화목정에 앉아 가을의 풍취를 즐기고, 앙증맞은 조형물로
꾸며진 동물테마원에서 포토타임도 갖는다. 바스락바스락 낙엽을 밟으며 걷기도 한다. 아이들이 좋아하는 어린이정원과 실내 온실인 반비식물원, 숲에
대한 다양한 전시가 이뤄지는 산림박물관 등을 두루두루 돌아보며 가을날을 만끽한다.
여행정보
남이섬
주소 : 강원 춘천시 남산면 남이섬길 1
문의 :
031-580-8114
구곡폭포 & 문배마을
주소 : 강원 춘천시 남산면 강촌구곡길 254
문의 :
033-250-3569
강원도립화목원
주소 : 강원 춘천시 화목원길 24
문의 :
033-248-6690~1
첫댓글 경춘선 타고 떠나는 단풍 나들이 ~정보 감사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