열 가지 대행을 세워 다짐을 하자-7
이번 시간에는
여섯 번째 행을 올려 드리겠습니다.
여섯 번째,
‘설법하여 주시기를 청하는 것’입니다.
부처님께서 정각을 이루신 후에
다음과 같이 생각하셨습니다.
“탐욕과 노여움으로 차있는 사람에게
이 법은 깨닫기 어려운 법이다.
미묘하고 깊고 깊어 보기 어렵고,
아주 정교하여 탐욕에 젖고
어두움에 가리 운 사람들은 도저히 알 수가 없다.”
이와 같이 생각한 세존은
자신의 법을 설하기를 그만두려 하셨습니다.
그때 범천이 세존의 마음속에 떠오른 생각을 알고
세존을 향해 다음과 같이 말했습니다.
“높으신 스승 세존이시여!
법을 설 하소서.
선서善逝여 법을 설하소서.
이 세간에는 생각보다 적게 오염된 사람들이 있습니다.
그들마저
법을 듣지 못한다면 멸망하여 쇠퇴다고 말 것입니다.
이 세간에 법을 이해하는 사람들도 더러는 있을 것입니다.”
그때 세존께서는 이 범천의 간절한 원을 알고,
거기에다 또 세상 사람들에 해당 자애慈愛로
불안佛眼을 가지고 세간을 살피시고는
귀가 있는 사람들에게 감로의 법문을 여시었던 것입니다.
부처님으로부터 수많은 선지식에 의해
오늘날 이 땅에 전해 진 진리의 내용을 알고자
큰 스승들에게 설법하여 주시기를 청하는 것은
불자의 기본적인 자세입니다.
그러나 우리들은 신앙에서 진리를 체득하려 하기 보다는
사업이나 자식의 진학 및 취직 등
세간사에 얽혀 있는 궁금증에만 정신을 쏟다보니
많은 사람에서 기복 의식은 많이 행해지고 있으나,
부처님의 법이 설해지는 법회의 모습은
찾아보기 어려운 것이
현대 불교의 문제점이 되고 있다고 합니다.
진정한 구도의 자세를 갖고자 하시는 불자라면
기복의 신앙 형태 보다는
부처님의 참뜻을 이해할 수 있는 법회의 참여와
좋은 수승님께 설법하여 주시기를 청하며
그 법을 듣고 실천하셔야 되는 것입니다.
이런 일이 있었습니다.
아난다는 부처님의 얼굴빛이
오늘처럼 빛나고 화평스러운 것을 일찍이 보지 못했다.
금빛처럼 빛나는 얼굴을 보고 그는 끓어 앉아 여쭈었다.
"제가 부처님을 모신 지 이십여 년이 되었지만
오늘처럼 얼굴빛이 빛나고 화평하신 것을 일찍이 보지 못했습니다.
그 뜻을 알고 싶습니다."
부처님은 대답하셨다.
"아난다,
그것은 두 가지 인연으로 그러하다.
두 가지 인연이란
내가 바른 깨달음을 얻었을 때와 열반에 들 때이다.
내가 오늘 밤중에
열반에 들려고 해서 안색이 빛을 발한 것이다."
이 말을 듣고 아난다는
깜짝 놀라 어찌할 바를 몰랐다.
"어찌 그렇게 빨리 열반에 드시렵니까?
세상에 빛이 없어지는 것 같습니다."
부처님은 아난다에게 말씀하셨다.
"아난다,
춘다純陀에게 가서 걱정하지 말고 기뻐하라고 하여라.
여래에게 공양한 인연으로
좋은 과보를 받을 것이라고 위로해 주어라.
너도 잘 알아 두어라.
반드시 여래를 공경하고 교법을 배우고 섬겨야한다."
이 말씀은 듣고 아난다는 부처님께 여쭈었다.
"찬다카車匿 비구는
성미가 급하고 괴팍하며 욕지거리를 잘하고 말이 많습니다.
부처님께서 열반하신 후에는 어떻게 하면 좋겠습니까?"
"내가 열반하고 난 후에는
찬다카車匿를 위해
대중들이 침묵을 지키고 그를 상대해 말하지 말아라.
그러면 그은 부끄러움을 느껴 저절로 뉘우치게 될 것이다."
이 말을 마치고
부처님은 아난다에게 자리를 깔게 하셨다.
그리고 오른쪽 옆구리를 바닥에 대고
무릎을 굽혀 다리를 포개고 누워
성인의 바른 지혜를 생각하셨다.
다음 시간에는
그의 일곱 번째를 올려 드리겠습니다.
이것이 오늘 드리는 따끈따끈한 글입니다.
2024년 09월 16일 오전 05:37분에
남지읍 무상사 토굴에서 운월야인雲月野人 진각珍覺 합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