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맘때 많이 나오는 머위대로 들깨탕을 끓였지요.
재료 : 머위대, 들깨, 불린 쌀, 멸치육수, 생새우, 다진 마늘
국간장, 쪽파, 들기름, 양파,통깨
(각재료의 분량은 엿장시 맘대루 취향대로 허시믄 되긋써라.)
식구가 적은 울집은 식재료가 조금만 있어도 된디
울동네 마트에서는 머위대를 아주 큰 묶음으로만 판매허고 있어서
맨날 그림의 떡이라서 아쉽게 그냥 돌아오곤 혔었는디
지난 주말에 울큰형님댁에 편찮으신 아주버님을 뵈러 갔다가
울형님께서 머위대를 엄청나게 잘라주셨쓰요.
형님댁도 달랑 두 분만 계시니 미처 드시지 못해서
집 언덕에 푸르청청헌 머위 잎사귀가 그짓말 쪼까 보태믄
우산 만이나 허드랑게여.
암튼...그만 되얏다고 허는디도 손 크신 울형님께서
그것갖구서 뉘코에 붙인단 말이냐시며
자꼬만 자르시능규.
아이공~! 식구가 적으니 평소 빠꿈살이허듯 살림을 허는 집이라서
그 많은 머위대를 삶을만헌 큰 솥단지가 있어야 말이쥬.
그랴서 곰솥에다가 삶으려니 깊고 좁아서
길다란 머위대 삶기가 솔찬시 번거로웠구먼요.
머위대가 길고 통통혀서 반으로 잘라서 끓는물에 소금을 약간 넣고
몇 차례를 삶아 건졌는지 몰러요.
찬물에 담궜다가 주일날 오후내내 요것 껍따구를 벗기는디
허리가 뒤틀리고 기냥...손은 시커먼스로 물이 들어서
이루말헐 수 읎이 험상궂은 아지매 손이 되얏다우.ㅋㅋ
이웃과 나눔을 혔는디도 어찌나 많던지 울신랑 위생장갑 끼고서 거들어서야
겨우 끝을 보았구먼요.
들깨 남은것을 죄다 털어서 깨끗이 씻어서 건져두고요.
이 들깨를 다 사용헌게 아니구여
어차피 요만큼 남은거라서 다 씻어두려구요.
멥쌀을 조금 미리 담궈서 충분허니 불려두고서
껍질 벗기는 사업을 벌였드랬쥬.
불린 쌀도 마찬가지로 2~3수저 정도만 이용헐거라서...
요즘 잡곡밥을 먹느라 멥쌀이 당췌 줄어들지 않아서
어차피 불리는거 남겼다가 죽을 쑤어 먹을라구요.ㅎㅎ
물에 우린 머위대를 먹기좋은 길이로 썰어서
들기름여다가 볶다가 마늘과 양파를 넣구요
멸치육수를 머위대가 잠길만큼 넉넉허니 부어 끓이다가
형님댁에서 돌아오는 길에 부안 장에서 사온 생새우를 넣고 끓였쓰요.
생새우가 어찌나 싱싱헌지 폴짝폴짝 뛰게 생겼는디
크기가 좀 작아서 새우 손질허는디두 시간이 웜청 걸렸당게여.
들깨와 불린 쌀을 멸치육수를 약간 넣고 곱게 갈어서
체에 걸러서 넣었어요.
이 들깨와 쌀을 갈은것이 들깨탕의 농도를 결정허니께
각자 취향대로 농도를 조절허시믄 되긋씀다.
들깨가루만으로는 머위탕의 부드러운 식감이 살짝 아쉽기에
저는 쌀을 함께 갈어서 넣는디 이렇게 허믄 진짜 부드럽고 좋답니다.
좀 번거롭긴 허지만 글두 올해 처음 먹는 머위탕인디
비싼 생새우꺼정 넣고 만드는거니 지대루 맛을 내얄것 아니긋써라?
국간장과 소금으로 간을 맞추고 쪽파를 넣었더니
요렇게 푸짐허니 한 냄비가 되얏네여.
요것을 유난히 좋아허는 울딸랑구 생각에
넉넉허니 만들었다우.
평소 육수 만들적에나 쓰는 젤루 큰 냄비로 요렇게 한가득입니당.
ㅎㅎ 울형님은 시아버님 기일때 보통 요것을 다라이(?)로 한가득 만드시곤 혀서
츰 시집와서 월매나 놀랐는지 몰러요.
찬밥이 반공기뿐이라서 꼬숩고 맛난 향긋헌 머위들깨탕을 국 삼어서
요렇게 푸짐허니 담어서 각자 한 사발(?)씩 흡입을 혔드랬쓰요.
아직도 많이 남은 머위대를 요담번엔 볶아서 나물로 만들려구요.
첫댓글 머위볶어먹는 줄만 알았는데..맛나겠네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