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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4~38] 다음 글을 읽고 물음에 답하시오.
[앞부분의 줄거리] 화가인 ‘나’는 혜인의 이별 통보를 무기력하게 받아들일 뿐 그녀와의 관계는 별 진전을 보이지 않는다. 의사인 형이 소설을 쓰기 시작한 것은 형이 수술하던 한 소녀의 죽음으로 인해 정신적인 타격을 입은 다음부터이다. 소설에서 형은 6·25 전쟁 중에 동료를 살해한 경험에 대해 그리고 있다.
형의 소설은 끝이 달라져 있었다. 형은 내가 쓴 부분을 잘라 내고 자신이 끝을 맺어 놓은 것이었다. 형의 경험은 이 소설 속에서 얼마만큼 사실성을 유지하고 있는지는 모른다. 혹은 적어도 이 끝부분만은 형의 완전한 픽션인지도 모른다. 형은 나의 추리를 완전히 거부해 버린 것이었다.
[A][‘나’는 관모가 나타날 때까지 동굴을 들락날락하고만 있다. 드디어 관모는 동굴까지 올라왔다. 그 얼굴이 어둠 속에서 땀에 번들거렸다. 그는 대뜸 ‘동강 나간 팔 핑계만 하고 드러누워 처먹고만 있을 테냐’고 하며, ‘오늘은 네놈도 같이 겨울 준비를 해야겠다’면서 김 일병을 일으켜 끌고 동굴을 나간다. ‘내’가 불현듯 관모의 팔을 붙잡는다. 관모가 독살스러운 눈으로 ‘나’를 쏘아본다. ‘나’는 아무 말도 못 하고 고개를 떨어뜨린다. ‘넌 구경이나 하고 있어……’타이르듯 낮게 말하고 관모는 김 일병을 앞세워 산을 내려간다. 말끝에 서 나는 ‘이 참새가슴아’하고 말하고 싶어 하는 관모의 소리를 들은 것 같았다. 뜻밖에 기동을 해서 발걸음이 침착하게 걷고 있는 김 일병은 단 한 번 길을 내려가면서 ‘나’를 돌아본다. 그러나 그 눈에는 아무것도 찾아볼 수가 없다. 둘은 눈길에 검은 발자국을 내며 골짜기로 내려갔다. 그리고 그 들이 골짜기의 잣나무 숲으로 아물아물 숨어 들어가 버릴 때까지 ‘나’는 거기에 못 박힌 듯 붙어 서 있기만 했다. 어느덧 눈은 그치고 눈 위를 스쳐 온 바람이 관목 사이로 기분 나쁜 소리를 내며 빠져나갔다. ㉠드문드문 뚫린 구름장 사 이로는 바쁜 별들이 서쪽으로 흐르고 있었다. 조금 뒤에 골짜기에서는 한 발의 총소리가 적막을 깼다. 그 소리는 골짜기를 한 바퀴 돌고 난 다음 남쪽 산등성이로 긴 꼬리를 끌며 사라졌다. ‘나’는 ㉡비로소 잠에서 깨어난 듯 깜짝 놀란다. ‘그 총소리는 나의 가슴속 깊이 어느 구석엔가 숨어서 그 전장의 수많은 총소리에도 지워지지 않고 남아 있었던 선명한 기억 속의 것이었다. 어린 시절, 노루 사냥을 갔을 때의 설원에 메아리치던 그 비정과 살의를 담은 싸늘한 음향이었다.’]
그러자 ‘나’의 눈앞에는 그 설원에 끝없이 번져 가는 핏자국이 떠올랐다. 그때 또 한 발의 총소리가 올랐다. ‘나’는 몸을 부르르 떨고 나서 동굴 구석에 남은 한 자루의 총을 걸어 메고 그 ‘핏자국’을 따라 산을 내려갔다. ‘오늘은 그 노루를 보고 말겠다. 피를 토하고 쓰러진 노루를’, ‘날더러는 구경만 하라고? 그렇지. 잔치는 언제나 너희들뿐이었지’이런 말들이 ‘내’가 그 ‘핏자국’을 따라가는 동안에 수없이 되풀이되고 있었다.
<중략>
“기껏해야 김 일병이나 죽인 주제에…… 임마, 넌 이걸 다 읽고 있었다. ……불쌍한 김 일병을…… ㉢그 아가씨가 널 싫어 한 건 당연하다.”
순서는 뒤범벅이었지만 무엇을 이야기하려는 것인지는 분명했다. 나는 형을 쏘아보았으나, 그때 형도 나를 마주 쏘아보았기 때문에 시선을 흘리고 말았다. 형은 나를 쏘아본 채 손으로는 계속 원고를 뜯어 불에 넣고 있었다.
“임마, 넌 머저리 병신이다. 알았어?”
형이 또 소리를 꽥 질렀다. 그리고 그것은 지극히 당연한 말이었다는 듯이 머리를 두어 번 끄덕이고 나서는,
“그런데 말야…….”
갑자기 장난스럽게 손짓을 했다. 나는 가까이 다가갔다. 형은 손에서 ㉣원고 뭉치를 떨어뜨리고 나의 귀를 잡아끌었다. 술 냄새가 호흡을 타고 내장까지 스며들 것 같았다. 형은 아주머니까지도 들어서는 안 될 이야기나 된 것처럼 귀에다 입을 대고 가만히 속삭이는 것이었다.
“넌 내가 소설을 불태우는 이유를 묻지 않는군…….”
너무나 정색을 한 목소리여서 나는 형의 얼굴을 보려고 했으나 형의 손이 귀를 놓아 주지 않았다.
“그런데 너 또 읽었겠지만, 거 내가 죽인 관모 놈 있지 않아. 오늘 밤 나 그놈을 만났단 말야.”
그러고는 잠시 말을 끊고 나를 찬찬히 살펴보고 있었다. 그 눈은 술에 젖어 있었으나, 생각이 멀리 있는 것처럼 보이는 것은 결코 술 때문만은 아닌 것 같았다. 그러나 형은 이제 안심이라는 듯 큰 소리로,
“그래 이건 쓸데없는 게 되어 버렸지…… 이 머저리 새끼야!” 하고는 나의 귀를 쭉 밀어 버렸다.
다시 ㉤원고지를 집어 사그러드는 불집에 집어넣었다.
“한데 이상하거든…… 새끼가 날 잘 알아보지 못한단 말이야…… 일부러 그런 것 같지도 않았는데……?”
불을 보면서 형은 계속 중얼거렸다.
“내가 이제 놈을 아주 죽여 없앴으니 내일부턴…… 일을 하리라고 생각하고 자리를 일어서서 홀을 나오려는데…… 그렇지 바로 문에서 두 걸음쯤 남았을 때였어. 여어, 너 살아 있었구나 하고 누가 등을 탁 치지 않나 말야.”
형은 나를 의식하고 이야기하는 것 같기도 하고 혼자 중얼거리는 것 같기도 했다.
“놀라 돌아보니 아 그런 그게 관모 놈이 아니냔 말야. 한데 놈이 그래 놓고는 또 영 시치밀 떼지 않나. 이거 미안하게 됐다구…… 두려워서 비실비실 물러서면서…… 내가 그사이 무서워진 걸까…… 하긴 놈은 내가 무섭기도 하겠지. 어쨌든 나는 유유히 문까지는 걸어 나왔지. 하지만…… 문을 나서서는 도망을 했어……. 놈이 살아 있는데 이게 무슨 소용이냔 말야.” 형은 나머지 원고 뭉치를 마저 불집에 던져 넣고 나서 힐끗 나를 보았다.
“ⓐ이 참새가슴 같은 것, 뭘 듣구 있어. 썩 네 ⓑ굴로 꺼져!” 소리를 꽥 지르는 통에 나는 방으로 쫓겨 들어오고 말았다. 비로소 몸 전체가 까지는 듯한 아픔이 전해 왔다. 그것은 아마 형의 아픔이었을 것이다. 형은 그 아픔 속에서 이를 물고 살아왔다. 그는 그 아픔이 오는 곳을 알고 있는 것이다. 그리하여 그것은 견딜 수 있었고, 그것을 견디는 힘은 오히려 형을 살아 있게 했고 자기를 주장할 수 있게 했다.
- 이청준, 「병신과 머저리」 -
34. 윗글에 대한 설명으로 적절하지 않은 것은?
① 감각적인 수사를 통해 배경의 이미지를 묘사하고 있다.
② 외화 속에 내화를 삽입하여 구성에 입체성을 부여하고 있다.
③ 대비적인 성격을 지닌 인물을 대립시켜 사건을 전개하고 있다.
④ 1인칭 주인공 시점과 전지적 작가 시점을 교차시키며 인물의 심리를 조명하고 있다.
⑤ 요약적 서술과 보여 주기 방식을 통한 장면 제시를 모두 활용해 내용을 제시하고 있다.
35. [A]에 나타난 ‘나’에 대한 이해로 적절하지 않은 것은?
① 월동 준비를 나가려는 ‘관모’가 돌아오기까지 안절부절못하고 있다.
② ‘관모’의 의도를 알아채고 그를 말려 보려 하고 있다.
③ ‘관모’의 시선에 위축되는 소극적인 모습을 보이고 있다.
④ ‘김 일병’의 원망에 찬 눈빛을 외면하며 죄책감을 느끼고 있다.
⑤ 총소리를 듣고 어린 시절의 잊지 못할 기억을 회상하고 있다.
36. ㉠~㉤에 대한 설명으로 적절하지 않은 것은?
① ㉠: 등장인물의 시선을 통해 바라본 배경을 활용하여 시간의 경과를 표현하고 있다.
② ㉡: 상황에 대한 등장인물의 각성을 보여 주고 있다.
③ ㉢: 상대방의 행동을 질책하는 등장인물의 심리를 반영하고 있다.
④ ㉣: 표면적 관계 너머에 있는 정신적 유대감을 확인하려는 등장인물의 의지를 보여 주고 있다.
⑤ ㉤: 내적 갈등을 표출하던 글쓰기를 중단하려는 등장인물의 의도를 담아내고 있다.
37. <보기>는 이 작품의 다른 부분이다. 이를 참고한 학생이, ‘형’이 ‘동생’에게 화를 낸 이유에 대해 내린 판단으로 가장 적절한 것은?
<보기>
나의 아픔은 어디서 온 것인가. 혜인의 말처럼 형은 6·25의 전상자이지만, 아픔만이 있고 그 아픔이 오는 곳이 없는 나의 환부는 어디인가. 혜인은 아픔이 오는 곳이 없으면 아픔도 없어야 할 것처럼 말했지만, 그렇다면 지금 나는 엄살을 부리고 있다는 것인가.
나의 일은, 그 나의 화폭은 깨어진 거울처럼 산산조각이 나 있었다. 그것을 다시 시작하기 위하여 나는 지금까지보다 더 많은 시간을 망설이며 허비해야 할는지도 모른다.
어쩌면 그것은 나의 힘으로는 영영 찾아내지 못하고 말 얼굴일는지도 모를 일이었다. 나의 아픔 가운데에는 형에게서처럼 명료한 얼굴이 없었다.
① ‘형’의 아픔의 원인이 된 인물을 ‘동생’이 대신 만난 것에 화를 내고 있군.
② ‘형’의 근원 없는 아픔을 대변하는 ‘혜인’을 동생이 싫어하는 것에 화를 내고 있군.
③ ‘형’의 아픔을 달래 주기 위해 ‘동생’이 그림을 다시 시작하려는 것에 화를 내고 있군.
④ ‘형’의 아픔의 근원인 소설을 태우는 이유를 ‘동생’이 묻지 않는 것에 화를 내고 있군.
⑤ ‘형’의 아픔을 대하는 자세와 달리 ‘동생’이 아픔에 직면하지 않는 것에 화를 내고 있군.
38. ⓐ와 관련지을 때, ⓑ가 상징하는 바로 가장 적절한 것은? [3점]
① 현실로부터 도피하는 공간
② 내적 허영심을 충족하는 공간
③ 주체와 타자가 소통하는 공간
④ 부당한 대우에 저항하는 공간
⑤ 스스로를 반성하고 개혁하는 공간
=
[34-38] 현대 소설
이청준, 「병신과 머저리」
http://9594jh.blog.me/220325230324
http://blog.naver.com/eggkc/70179671565
http://blog.naver.com/glastudy/80169279826
https://www.youtube.com/watch?v=2eD9iTLuZ94
해제 이 작품은 실존적 상처를 안고 사는 형과 관념적 고민을 가지고 사는 동생의 아픔과 갈등을 통해 1960년대 젊은이들의 정신적 상처와 극복 의지를 담아내고 있다.
주제 두 형제의 서로 다른 삶의 방식으로 인한 아픔과 그 극복 과정
전체 줄거리 병원에서 의사로 근무하는 형은 6·25 전쟁 당시의 불행한 체험으로부터 벗어나지 못하고 있던 중, 어느 날 소녀의 수술을 실패한 것이 계기가 되어 갑자기 병원 일을 소홀히 하고 소설 쓰는 일에 몰두한다. 우연한 기회에 그 소설을 접하게 된 동생 ‘나’는 형의 소설이 진행되는 것을 집요하게 추적하고, 소설이 진척이 없을 때는 자신의 그림 그리는 일마저 의욕을 상실한다. 결국 형의 소설은 체험의 회고가 아니라 재구성이었음이 드러나고, ‘나’는 삶의 허무로부터 벗어나 현실의 세계를 직시하고자 하는 용기와 자기 연민의 극복 의지를 가지게 된다.
'나'는 부업으로 화실을 열고 아이들을 가르치는 화가이다. 최근 들어 나는 며칠 동안 화폭에 손을 대지 못하고 있다. 그렇게 된 것은 형이 쓰고 있는 소설을 훔쳐보고 난 다음부터이다. 형이 소설을 쓴다는 것은 내게 다소 터무니없고 납득할 수 없는 행위이다. 왜냐하면 형의 본업은 의사이기 때문이다. 형이 소설을 쓴다며 자기 방에 틀어박혀 무언가를 끄적거리기 시작한 것은 어떤 소녀를 수술하다가 그 소녀가 죽은 뒤부터이다. 그런데 소녀의 죽음은 외과의인 형의 잘못만은 아니다. 그 소녀는 회생가능성이 거의 없는 상태였고, 그것을 전제로 부모의 동의까지 얻은 상태에서 행한 수술이었기 때문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형은 이 사건으로 인해 성실하고 꼼꼼하던 외과의로서의 자기 솜씨에 크게 타격받은 듯 항상 술에 취해 일을 걷어치우고 있다. 나는 형이 받은 상처가 어떤 것인가를 가늠해보느라 몰래 소설을 훔쳐보았고 그 이후 나 자신의 작업조차 전혀 진전이 없게 된 것이다. 형이 쓰는 소설은 6·25전쟁 때 자신이 경험한 패잔과 탈출에 대한 것인데 나는 진작 형에게서 자신의 지금까지의 삶이 가능했던 것은 낙오병이 되었을 때 동료를 죽이고 탈출함으로써였다는 고백을 들은 적이 있다. 그런데 어느 지점에서 소설은 더 진행되지 않고 형은 통음(痛飮)을 계속할 뿐이다. 중단된 부분까지의 내용은 이러하다.
'나'(형)는 강계 어느 산골에서 갑작스레 중공군의 공격을 받고 낙오병이 되었다. 그때 낙오한 동료가 한 사람 더 있는데, 포격을 맞아 오른팔이 떨어져나간 김일병이다. 내가 김일병을 부축하여 어떤 동굴을 찾아 은신하려 할 때 먼저 굴을 차지한 사람이 있는데, 공교롭게도 그는 우리와 같은 부대의 상관인 오관모 이등중사이다. 관모는 훈련병 시절에 심약하지만 고집이 있어 보이는 김일병을 모질게 학대한 인물이며, 김일병은 그 피학(被虐)을 끈질기게 참아내었다. 그것을 방관자로서 지켜보던 나와 김일병, 관모 세 사람이 숙명처럼 낙오병으로 재회하게 된 것이다. 그러나 그때 나는 방관자라기보다는 김일병의 나약하면서도 강한 고집을 보고 오히려 관모의 피학성에 은연중에 동조했다. 국군의 북상을 기다리며 초조한 나날을 보내던 세 사람 사이에 시간이 지나면서 점차 균열이 생기기 시작한다. 그러한 조짐은 관모의 김일병에 대한 살의로부터 비롯되었다. 바닥을 드러내는 식량에 대한 절박감과 탈출해야 한다는 위기감은 나로 하여금 관모가 김일병을 처치하는 일에 대해 체념적 동조를 유발한다.
여기까지가 형이 쓰다만 소설의 줄거리인데, 동생인 나는 뒷이야기에 매여 그림이 그려지지 않는 것이다. 여기에는 혜인의 갑작스런 결혼 통보도 한몫의 이유가 되고 있다. 혜인은 내가 고용한 화실의 미술교사로 나와 혜인 사이에는 희미한 애정의 끈이 이어져 있었다. 그런데 나의 소극성에 실망한 탓인지 혜인은 어느날 갑자기 발을 끊은 이후 불쑥 결혼청첩장을 보내온 것이다. 얼크러진 나의 심사는 여인의 얼굴-선과 악이 같이 조합된 강렬한 얼굴-을 그려보고 싶다는 욕망에 사로잡히게 된다. 그러나 이것 역시 쉽지 않다. 고심하던 '나'는 형의 방에 들어가 소설의 뒷부분을 직접 마무리해 버린다. 소설 속의 내가(형) 김일병을 몰래 처치하고 관모와 함께 그곳을 탈출하는 것으로. 이후 나는 그리고 싶던 얼굴을 완성한다. 그런데 불쑥 형이 화실에 나타나 완성된 그림에 손가락으로 구멍을 내버리면서 "너는 오해를 하고 있다"고 말한다.
이 사건이 있은 뒤 형은 소설의 뒷부분을 스스로 완성한다. 그에 의하면 김일병은 관모에 의해 사살되고, 형은 그러한 관모를 사살해 버린다. 이러한 결말을 짓고 난 이후, 형은 다시 병원 일을 시작한다. 일상으로 돌아간 형은 어느날 문득 또다시 술에 취해 돌아와서 원고를 불태워버린다. 그것을 지켜보는 나에게 형은 "관모를 죽인 것으로 생각한 것은 나의 오해였다. 나는 오늘 관모를 만났다"는 엉뚱한 독백을 털어놓는다. 그러면서 나를 가리켜 도망간 애인의 얼굴이나 그리고 있는 병신, 머저리라 비난한다. 나는 형의 이런 비난에 깊은 아픔을 느낀다. 그러나 그 아픔의 정확한 정체를 알지 못하는 가운데 일상에 다시 매여야 할 것임을 나는 고통스럽게 예감한다.
이청준은 예술가로서의 소설가 혹은 지식인의 대(對) 사회적 관계는 어떻게 설정되어야 하는가를 항상 고심하는 작가이며, 그 고심의 치열함이 소설의 지적 특성으로 드러난다. 《병신과 머저리》에는 이러한 고심의 구도가 전형적으로 드러나 있다. 의사인 형과 화가인 동생, 이 둘이 합해지면 지식인 예술가가 되며, 이 둘의 고민은 삶을 적극적으로 창조해나가지 못하는 자신들의 피동성에 있다. 형이 관모와 김일병의 문제를 능동적으로 처리하지 못한 것, 동생이 소극적 사랑으로 실연에 이르는 것은 이들의 개성이 수용적 특성에 기울어져 있음을 말한다. 그리고 이들은 세계가 자신들을 훼손하고 있다고 느끼며, 그것을 극복하려는 데서 형과 나-혹은 이청준 소설의 모든 인물들-의 고심과 저항은 치열해지는 것이다.
《병신과 머저리》에 드러난 것처럼 이청준은 자아를 훼손한 최대의 문화사적 횡포를 6·25전쟁으로 파악하고 있으며, 문맥에는 드러나 있지 않지만 4·19혁명의 발발과 좌절 또한 이 작품의 창작에 깊은 영향을 주었을 것으로 보인다. '병신과 머저리'란 제목은 1960년대적 상황에 대한 자조적 작가의식이 빚어낸 것이지만, 그러한 자조와 자학을 넘어서고자 하는 치열한 모색에서 이청준 소설의 만만치 않음과 힘을 발견하게 된다. 제12회 동인문학상 수상작이다.
[네이버 지식백과] 병신과 머저리 (두산백과)
34 서술상 특징 파악 답 ④
| 정답이 정답인 이유 |
④ 확인 시점을 교차
이 작품은 액자형 구성을 취하고 있다. 다만 외화, 내화 모두 1인칭 주인공 시점을 취하고 있다.
| 오답이 오답인 이유 |
① 확인 감각적인 수사
‘눈길에 검은 발자국 ~’, ‘바람이 ~ 기분 나쁜 소리’, ‘비정과 살의를 담은 싸늘한 음향’ 등과 같은 감각적 수사를 통해 공간이 주는 이미지를 묘사하고 있다.
② 확인 내화를 삽입
형이 쓴 소설 속 장면이 내화로 삽입된 액자형 구성을 취하고 있다.
③ 확인 대비적인 성격
관모와 ‘나’, 형과 아우 등 현실 문제에 대응하는 태도가 대비적인 인물을 등장인물로 설정하고 있다.
⑤ 확인 요약적 서술, 보여 주기
지문의 앞부분에는 형의 소설이 변경된 사실과 이에 대한 생각이 요약적으로 서술되어 있고, <중략> 이후 부분은 대화와 행동을 통한 장면 제시가 이루어지고 있다.
35 인물의 성격, 태도 파악 답 ④
| 정답이 정답인 이유 |
④ 확인 원망, 외면
‘그 눈에는 아무것도 찾아볼 수가 없다.’에서 알 수 있듯이, 김 일병은 체념한 듯한 눈빛을 보내고 있다. 또한 ‘나’가 김 일병의 눈빛을 외면하는 장면도 나타나 있지 않다.
| 오답이 오답인 이유 |
① 확인 안절부절
‘나’는 관모가 돌아올 때까지 동굴을 들락날락하고만 있었다.
② 확인 말려 보려
‘나’는 불현듯 관모의 팔을 잡으며 그의 행동을 말려 보려 하고 있다.
③ 확인 위축되는
‘나’는 아무 말도 못 하고 고개를 떨어뜨리고 있다.
⑤ 확인 회상
‘나’는 총소리에 ‘어린 시절, 노루 사냥을 갔을 때’를 떠올리고 있다.
36 구절의 의미 파악 답 ④
| 정답이 정답인 이유 |
④ 확인 확인하려는 등장인물의 의지
‘넌 내가 소설을 불태우는 이유를 묻지 않는군…….’에서 알 수 있듯이 형은 동생의 태도에 의문을 드러내고 있다. 따라서 이를 정신적 유대감을 확인하려는 의지를 보이는 행동으로 판단하는 것은 적절하지 않다.
| 오답이 오답인 이유 |
① 확인 시간의 경과
별이 서쪽으로 이동하는 모습을 통해 시간이 흐르고 있음을 묘사하고 있다.
② 확인 각성
상황에 적극적으로 대응하지 못한 채 멍하니 있던 등장인물이 총소리에 정신을 차리고 있다.
③ 확인 질책
형이 동생을 쏘아보는 행동에서 알 수 있듯이 형은 동생의 태도에 못마땅함을 표현하고 있다.
⑤ 확인 의도
‘이건 쓸데없는 게 되어 버렸지……’라는 형의 말에서 알 수 있듯이 형은 내적 갈등을 기록하던 소설 쓰기를 그만두려는 의도로 원고지를 불태우고 있다.
37 갈등의 양상 파악 답 ⑤
| 정답이 정답인 이유 |
⑤ 확인 직면하지 않는
<보기>를 통해 확인할 수 있듯이, 형은 자신의 아픔의 근원을 알고 과거의 상처에 직면하려고 소설을 쓰는 반면 동생은 자신의 아픔의 근원이 어디서부터 오는지 모르고 있다. 따라서 형이 이런 동생의 모습을 못마땅하게 여겨 화를 냈다는 학생의 판단은 적절한 감상에 해당한다.
| 오답이 오답인 이유 |
① 확인 대신 만난
형의 아픔의 근원이 된 인물인 관모를 다시 만난 사람은 동생이 아니라 형이다.
② 확인 근원 없는 아픔
혜인이 말한 근원 없는 아픔을 가진 사람은 형이 아니라 동생이다. 또한 형의 말을 근거로 판단한다면 혜인이 동생을 싫어하고 있다.
③ 확인 다시 시작
소설을 쓴 형과는 달리 동생은 그림을 다시 시작하기 위해서는 많은 시간을 망설여야 한다고 말하고 있다. 따라서 다시 시작하려 하고 있다고 판단하는 것은 적절하지 않다.
④ 확인 아픔의 근원인
소설은 형이 자신의 아픔에 직면하기 위해 기록해 나가는 것이다. 따라서 소설이 형의 아픔의 근원이라고 판단하는 것은 적절하지 않다. 또한 동생이 이유를 묻지 않은 것에 대해 형이 화내는 모습도 나타나 있지 않다.
38 소재의 기능 파악 답 ①
| 정답이 정답인 이유 |
① 확인 도피
‘참새가슴’은 소심함을 의미하는 표현으로, 현실에 적극적으로 임하지 않는 동생을 비아냥거리는 형의 태도가 담겨 있는 말이다. 따라서 동생이 쫓겨 들어간 ‘굴’은 현실의 문제에 직 면하지 못하는 동생의 도피적 공간이라고 보는 것이 가장 적절하다.
| 오답이 오답인 이유 |
② 확인 충족
‘참새가슴’과 관련짓는다면, ‘굴’은 ‘충족’과는 거리가 먼 공간이다.
③ 확인 소통
‘참새가슴’과 관련짓는다면, ‘굴’은 ‘소통’보다는 단절에 가까운 공간에 해당한다.
④ 확인 저항
‘참새가슴’과 관련짓는다면, ‘굴’은 ‘저항’보다는 회피에 가까운 공간에 해당한다.
⑤ 확인 개혁
‘참새가슴’과 관련짓는다면, ‘굴’은 ‘개혁’보다는 현재 상태를 유지하는 공간에 가깝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