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숲은 어머니의 약손처럼 찌든 삶과 아픈 몸을 어루만진다 풍경 |
나를 살리는 숲, 숲으로 가자
1장. 숲은 모든 생명체의 어머니며 고향이다
우리 몸의 에너지 통로는 숲에서 뻥 뚫린다
10년 전 서울 강남의 요지에 자리 잡은 아파트를 팔아 치우고 강원도 횡성에다 나무로 집을 지었다.
그곳에서 나는 맨발로 나무를 향해 걸어간다. 마당과 집 주위에 단풍나무, 벚나무, 구상나무, 전나무,
층층나무, 잣나무 등등이 서 있지만, 나는 오래된 뽕나무에게 다가선다. 거칠거칠한 껍질을 쓰다듬으며
비렁뱅이처럼 부탁한다. “뽕나무야, 하루 이틀도 아니고 염치없지만 오늘도 (전날 술 마시고 머리가 아픈)
나를 좀 치유해주렴.”
볼을 대거나, 두 손으로 나뭇등걸을 꼭 껴안거나 해서 나무가 환자의 상태를 잘 파악하도록 하면 나무는
진심으로 치유의 에너지를 조제해서 우리 몸 속에 넣어둔다. 이때 맨발이면 치유 효과는 몇 배 더
고조된다. 우리는 알아야 한다. 우리의 발 아래 가장 훌륭한 치유의 에너지 창고가 있다는 것을.
대자연의 에너지와 인체의 관계를 이렇게 설명해 보면 어떨까. 우리 몸은 기다란 2차선 유리병 같다.
한쪽 길로는 땅의 기운이 발바닥을 통해 머리 위쪽으로 올라가고, 또 한쪽 길로는 하늘의 에너지가
정수리를 통해 발바닥까지 내려간다. 정수리와 발바닥은 서로가 입구이며 출구다.
그런데 문제는 신체의 에너지 통로, 요가 수련자들이 ‘차크라’라고 부르는 일곱 군데의 주요 에너지
통로가 입구부터 막히는 것이다. 에너지 통로의 교통체증. 이것이 바로 질병의 전조이며, 실제로 대부분
질병으로 발전한다. 도시생활은, 도시에 사는 이들이 매일 당면하는 극심한 교통체증처럼 사람의 기를
막아 병들게 하기 쉽다. 차크라는 맑은 기운과 원활한 흐름을 방해하기 때문이다.
이 나쁜 상태를 호전시키려면 나무의 강력한 에너지 장(場)에 가서 나무의 에너지를 공급받는 것이 좋다.
이때 맨발이면 더욱 좋다. 사람들 눈에 띄지 않는 장소라면 웃통을 벗어 던지고 아예 알몸뚱이가 되면
환상적이다. 나무의 에너지는 훌륭한 교통경찰처럼 꽉 막힌 차크라의 교통체증을 서두르지 않고
향긋한 냄새까지 풍기면서 기분 좋게 풀어준다. 차크라는 언제나 나무와 숲에 가장 열광적으로 반응한다.
우리 인류는 숲의 자손이기 때문이다.
2장. 하늘이 만들어준 무료병원, 숲의 치유
대현의 치유 - 동네 뒷산에서 발견한 희망
아토피로 고통받고 있는 소년 대현이(12세)를 만난 것은 2005년 1월 말의 일이다. 얼굴 피부는
쭈글쭈글 노인처럼 변해 버렸고, 드러난 목 부위만 봐도 중증이라는 것을 금방 알 수 있었다.
"아파트로 이사 와서 어린이집을 다니기 시작했는데, 아무리 생각해 봐도
그 어린이집이 문제였던 것 같아요. 공기 소통도 잘 안 됐고, 이제 막 단장을 한, 페인트
냄새가 풀풀 풍기는 그런 어린이집에 들어갔거든요.
집에서 생활하는 시간이 길 때 더 심해지는 걸 보면 실내공기를 의심할 수밖에 없죠."
어린이집이나 아파트나 밀폐된 공간이 문제다. 새 가구를 들이거나 페인트를 새로 칠하거나
새 차를 구입하면 영락 없이 오랜 기간 동안 우리 몸을 망가뜨리는 수많은 휘발성 유기화합물의
공격을 받게 마련이다.
대현이네가 사는 아파트는 불암산 끝자락에 매달려 있어서 경관도 공기도 다 좋은 편이다.
이미 식생활은 청국장에 쌈밥에, 완전히 유기농으로 바꿔 버린 후인지라 숯이나 황토, 편백나무의
톱밥 등을 재료로 해서 만든 친환경 소재의 장판과 벽지로 새로 갈아치우는 것이 이들 부부가
할 수 있는 마지막 노력처럼 보였다.
도배가 끝나고 두 달쯤 지난 식목일에 가평 잣나무 숲에서 대현이를 만났다.
나는 대현이 엄마에게 "아이를 집안에 두지 말고 틈날 때마다 숲 속으로 데려 가시라"
간곡하게 권유했고, 모자는 날씨가 웬만큼 춥지 않으면 숲 산책을 거르지 않았다고 한다.
몰라보게 달라진 대현이. 얼굴과 목의 상처는 거의 사라지고 표정도 밝아서 저 아이가 밤마다
극심한 가려움에 눈물짓던 그 대현인가 싶었다.
그로부터 반년 후 대현이가 얼마나 더 좋아졌나 확인하러 갔다. "흠집이 조금 남아 있긴 해도
이 정도면 천사가 된 것이나 다름없습니다. 그럼요, 천사지요." 아버지는 연신 웃었다. 문밖조차
나가기를 꺼리던 대현이가 학교 생활에도 자신감이 생기고 안절부절못하던 성격이 많이 차분해졌다고
부부는 즐거워했다.
여러 가지 복합적인 요인이 대현이의 상황을 개선시켜주었을 테지만 "그 중 하나만 꼽으라면
그것이 뭐겠습니까?"라고 물었을 때 대현이 아버지는 이렇게 대답했다. "그야 흙을 밟고
뛰어다니는 것이지요." 맨땅에서 얼굴이 발그스레하게 달아오른 채 땀을 뻘뻘 흘리고 뛰어놀다
보니 밤에 잠도 잘 자고, 아토피도 슬금슬금 사라져 버렸다는 것이다.
그리고 숲 산책! 대현이는 될 수 있는 대로 많은 시간을 숲 속에서 보냈고, 나무들은 소리 없이
소년의 상처를 어루만져 주었던 것이다. 대현이는 숲이 내뿜는 음이온이나 피톤치드의 치료뿐 아니라
다람쥐, 곤줄박이, 송사리 등의 숲 속 작은 동물들로부터 따뜻한 위로의 말을 들을 수 있었다.
바로 그것이 대현이의 마음속에 희망의 불씨를 지펴준 것 같았다.
'숲 속에 치유의 힘이 넘치고 있다'거나 '숲은 천혜의 종합병원'이라고 할 때 그 신비한 힘은
삼림욕의 진수라고 하는 피톤치드(phytoncide)에 국한되지 않는다. 개울가에서 피어오르는
마이너스이온도 있고, 물소리, 새소리가 주는 심리적 안정과 기쁨도 큰 몫을 한다.
그러나 그 모든 것이 존재하기 위해서는 나무들의 집합체인 숲이 있어야 하고,
숲은 대현이네 가족이 평생에 받았던 선물 중에서 가장 값지고 소중한 선물로 오래오래 기억될 것이다.
흙길을 맨발로 걷는 이치코 씨, 암을 이겨내다
다카라 이치코 씨는 일본 오키나와에서 ‘자궁경부암’ 판정을 받고 수술을 받는 대신 강원도
원주의 숲을 찾았다. 오키나와의 숲은 너무 습한 데다, 한국의 음식문화가
자신의 몸에 더 맞는 것 같아 이렇게 낯선 강원도 산속까지 들어오게 된 것이라고 했다.
이치코 씨는 이번이 한국에서 두 번째 숲 치료인데, 자궁경부암은 완전히 치료된 것으로 보인다며,
한국의 숲과 맨발이 자기를 살려주었다고 환하게 웃었다.
사실 그녀는 혈액순환이 좋지 않아서 늘 발이 차가웠다. 그러던 어느 날 그녀가 머물던
요양원의 한 사람으로부터 맨발로 걸을 것을 권유받았다. 그때부터 순순히 맨발로 걸어 보았는데,
정말 바로 그날부터 발이 따뜻해지는 것을 느끼게 되었다는 것이다.
“맨발로 걷는 것 말고도, 요즘 저는 밖에서 잠을 잡니다. 난방비 안 들고 대기 오염시킬 일도
없으니 얼마나 좋아요. 숲은 살아 있는 병원입니다. 자연이 제공하는 숲 속에서 치료를 받으면
온몸의 면역시스템이 되살아나지요. 부작용도 물론 없구요. 그 고마운 숲길을 맨발로 걸어갑니다.”
그날 밤 나는 이치코 씨의 야외 침실을 방문했다. 맨땅 위에 거적때기를 푹신하게 깔고
다시 담요로 쿠션을 준, 에티오피아 난민 캠프에서 봤던 그런 잠자리였다. 이치코 씨는
밖에서 잘 때는 건강한 느낌이 들지만, 집안에서 자고 나면 온몸이 뻐근하다며,
그런 차이를 느끼는 데는 약 2개월이 걸렸을 뿐이라고 했다.
다음날 다카라 이치코 씨가 맨발 산행을 하고, 한겨울 삭풍에 산 속에서 난민처럼 잠들게 한
장본인 000씨를 만났다. 세 시간여에 걸쳐 그와 나눈 이야기는 대략 이런 것이었다.
인체에는 52억 개쯤 되는 샛길(모세혈관)이 있으며, 이 가운데 3분의 2 이상이 팔과 다리에
분포되어 있다. 그 가운데서도 손이나 발바닥, 손가락과 발가락의 끝 부분에 가장 많다. 그
런데 손은 그렇다 치고, 자동차나 지하철, 심지어는 에스컬레이터까지 타고 다니니까
우선 발바닥이 어딘가를 디딜 수가 없게 되었다. 그마저도 양말과 구두로 꽁꽁 싸매 두지 않는가.
특히 여성들은 날씬하게 보이기 위해 허리를 조이는 팬티나 옷 또는 스타킹, 게다가 굽 높은
신발로 혈액의 흐름을 끊임없이, 강력하게 방해하고 있다. 이렇게 발바닥을 계속 무시하면
피가 하체 부위로 내려오지 않고 위쪽에서만 겉돌게 된다.
하지만 너무나도 쉽고, 돈도 들지 않는 맨발 걷기로 만사 해결이다. 발바닥을 자극하면
모세혈관의 운동기능이 증가되고, 상체 부위로 편향되게 흐르던 피의 흐름을 발끝까지 끌어내려서
온몸의 혈액순환이 잘되게 한다.
맨발로 매일 1시간씩만 걸어도 질병의 절반은 치료해 버리는 효과가 있는데, 이왕 걸으실 거면
숲 속의 흙길을 맨발로 밟으시는 게 좋다. 양말과 신발을 벗고 숲길에 들어서는 순간,
당신은 새로운 세계와 만나는 것이다.
그의 말을 듣고 나서 ‘두한족열(頭寒足熱)’에 대해서 물어보니 이렇게 대답했다.
“따뜻한 양말을 신고 다닌다 해서 발이 따뜻해지는 것은 아니지요. 외부의 찬 기운을 막아주는 것과
발이 스스로 따뜻해지는 건 다르다는 말입니다.”
피가 발쪽으로 순환이 안 되면 바깥쪽에서 아무리 온도를 높여도 발이 따뜻해지지 않는다.
그러나 맨발로 걸어서 발쪽으로 모세혈관 기능이 강화되면 아무리 추운 겨울에도,
또 실제로 홍씨가 그렇게 다니듯, 심지어는 얼음이나 눈 위를 밟고 다녀도 발이 시리지 않고 열이 난다.
이러한 경지에 이르게 되면 머리 쪽으로 북받치는 열도 없어지게 되므로,
진정한 ‘두한족열’ 상태가 된다는 것이다.
발의 입장에서 보면 우리나라 사정은 별로 유쾌하지 못하다. 한여름에도 맨발은커녕
슬리퍼 차림은 용납하지 않는 회사가 많다. 그렇다면 점심시간의 자투리 시간을 이용해서
도심 공원이나 회사 옥상에 올라가 맨발로 단 10분만이라도 걸어 다녀보라.
3장. 내게 행복을 가져다주는 숲의 선물, 숲의 신비
게이스케 군, V자를 그리다
일본 요코하마 시에 아토피, 비염, 천식 같은 증세를 포괄적으로 다루는 NPO(특정비영리활동)
‘화학물질과민증 지원센터’가 있다. 실내가구와 텔레비전, 장난감, 새로 구입한 옷, 음식에 들어가는
각종 첨가제, 대기오염 등등의 나쁜 화학물질로부터 인간, 특히 어린아이를 보호하지 않으면
안 된다는 취지로 설립된 이 센터는 ‘화학물질 제로’(사실 이런 공간을 만들기는 불가능하겠지만
목표는 그러하다) 상태의 주거지를 지어 놓고, 상태가 심각한 환자부터 일정 기간 생활할
수 있도록 지원해주는 시스템이다.
이 단체의 핵심 인물 아카기 사토미는 아들의 아토피를 숲에서 고쳤는데, 그 경험을 고통받는
이웃들과 함께 나누고 싶어서 마련한 모임이 ‘아토피 아이, 지구의 아이 캠프’다. 2005년 여름,
동경에서 한 시간 거리의 한적한 숲 속으로 찾아가 보니 40명쯤 되는 사람들이 마치 야유회라도
나온 것처럼 풀발과 숲길을 걸어다니고 있었다. 밝은 표정들이었지만 모두 감당하기 힘든
공통의 괴로움을 품고 있었다.
많은 아이들이 심각한 상처를 옷 속에 감추고 있었지만 초등학교 2학년 게이스케는
얼굴 양볼에까지 매달고 있었다. 아이들이 냇가로 가서 송사리며 올챙이를 잡고 있는데,
게이스케는 송사리랑 올챙이를 잡아놓고도 전혀 즐겁지 않은 표정이었다. 그러나 다음날
방아깨비를 붙잡아서 돋보기로 들여다보고 있던 게이스케는 나를 보더니 활짝 웃었다.
게이스케뿐 아니라 아토피 아이들이 까르르, 왁자지껄 난리를 치고 있었다.
먹구름 겨울 같던 게이스케의 얼굴이 저렇게 확 펴진 걸 보면 숲 속과 풀밭에 뭐가 있기는 있는 모양이다.
이 모임에 특별 강사로 초대받은 소아과 의사 스기하라 씨는 이렇게 말했다.
“큰 이유는 기분의 전환이지요. 인간의 마음이 신체에 미치는 영향은 대단히 큽니다.
누구라도 숲길을 산책하거나 맨발로 풀밭을 걸으면 기분이 좋아지지 않습니까?
몸이 좋아진다는 생각을 갖는 것만으로도 실제로 신체는 변하기 시작하지요.”
물론 게이스케가 지금 살고 있는 동경의 집으로 되돌아가면 상태가 다시 나빠질 수도 있고
아빠 엄마의 잠까지 빼앗으며 괴로워할 수도 있다. 그러나 2박 3일의 짧은 시간에
게이스케를 통해 확인한 자연의 치유력은 참으로 놀랄 만했다.
충북대학교 수의학과 정의배 교수에 따르면 숲 속에서도 ‘기분의 전환’이라는 것이
나무가 뿜어내는 휘발성 방향물질 테르펜의 결과라는 것을 알 수 있다. 이것을 한 실험을
통해 알아보았다. 실험용 쥐들을 전기가 잘 통하는 구리선이 깔려 있는 상자에 담는다.
전기충격을 주면 쥐는 엄청난 고통 때문에 스트레스 호르몬인 코티졸의 농도가 급상승한다.
반면 똑같은 고통을 겪었어도 거즈에 편백정유(테르펜)를 살짝 뿌려서 통 속에 넣어주면
그 쥐들의 혈액 속에서 코티졸 농도가 현저하게 감소하는 것을 쉽사리 볼 수 있다.
숲 속에서 명상에 잠길 때와 도시의 호텔에서 하루 일과를 생각하는 사람의 코티졸 농도를 비교해보자. 사람이 스트레스를 받으면 지방이 핏속으로 대량 유출되어서 콜레스테롤 수치가 높아지고, 그러면 스트레스 호르몬인 코티졸의 농도가 높게 나타난다. 이와 반대로 숲 속에서는 혈당, 콜레스테롤, 코티졸 등 사람에게 나쁜 요소들의 수치가 유의할 만하게 떨어진다는 것을 알 수 있다.
‘아토피 아이, 지구의 아이’를 이끌고 있는 아카기 여사나 소아과 의사 스즈키 씨는
아이들이 좋아지는 것을 자연의 치유력이라는 큰 테두리 속에서 설명했다. 어쨌거나
게이스케를 비롯해서 아토피 아이들의 증세가 눈에 띄게 좋아진 것은 사실이다.
2박 3일의 캠프생활을 그림일기로 정리하고 있던 게이스케가 나와 카메라맨을 향해
손가락 두 개를 펴고는 V자를 그려주었던 것이다. 환하게 웃으면서! 게이스케의 V자
사인 뒤쪽으로 나비 한 마리가 팔랑팔랑 날아갔다.
자연치유력의 정체, 피톤치드
식물의 세포가 살아남으려고 만들어낸 화학물질의 작용은 식물의 색깔로 나타난다.
예를 들어 고추와 토마토의 붉은 색소는 태양에 쪼인 일수가 많으면 많을수록 더 붉게 되며
일교차가 클수록 더 선명해진다. 주변의 자연조건이 가혹한 만큼 더 많은 화학물질을 만들어내는 것이다.
색깔은 자외선으로부터 자신을 보호할 뿐만 아니라 맛과 향을 만들고, 박테리아 바이러스,
곰팡이 등과 싸우는 무기이기도 하다. 이런 무기를 사람이 섭취하면(채소나 과일, 나물 등을 먹으면),
식물의 그러한 화학무기가 인간 세포의 산화를 막아주기도 하고, 사람이 스스로 키워 놓은
암세포들에게 돌진해서 용감히 싸워주는 것이다.
이렇듯 식물이 햇볕(자외선)과 싸우고 곰팡이와 싸우느라 만들어내는 무기, 즉 베타카로틴이나
폴리페놀, 테르페노이드 같은 화학물질을 통틀어서 ‘파이토케미컬(phytochemical)’이라고 부른다.
식물의 자연치유력을 색깔 쪽에서 바라보면 파이토케미컬이 되고, 냄새라는 측면에서 바라보면
피톤치드가 된다. 피톤치드는 고등식물의 잎이나 꽃, 줄기, 뿌리에서 방출되는
휘발성 방향물질이다. 식물(숲)이 갖고 있는 총체적 항균 능력을 ‘피톤치드’라고 한다면,
식물성 정유(에센셜 오일)는 ‘테르펜(Terrpene)'이라고 부른다. 피톤치드의
대표물질이 테르펜이며, 이미 밝혀진 것만 해도 수천 종류가 있고, 이들이
서로 복잡하고도 정교하게 얽혀서 빛을 감지하거나 자외선을 막고, 곤충과 박테리아를 물리치고,
다른 식물의 성장을 방해한다.
4장. 울창한 숲 속으로 들어가자
산림욕인가 삼림욕인가
우리가 숲 속에 발을 들여놓으면 오감 중에서도 눈으로 보고 느끼는 시각이 가장 현저하게 반응한다.
나는 쓰쿠바의 삼림총합연구소에서 삼림욕을 상상하는 것만으로도 생체가 실질적으로 변화한다는
것을 여러 가지 실험을 통해 확인했다. 그 변화란 혈압이 제자리를 찾아 내려오고
뇌 활동이 진정 상태가 되는 것이었다.
숲 치유의 권위자인 미야자키 요시후미 교수는 삼림욕 효과를 피톤치드 쪽으로만 몰고
가서는 안 된다고 강조했다. “삼림욕 하면 사람들이 제일 먼저 알파-피넨이나 리모넨 같은
피톤치드를 떠올리지만, 그 농도는 사실 대단히 미미한 것입니다. 물론 피톤치드를 함유한
공기의 흡입도 삼림욕 효과에 공언하고 있겠지만, 어디까지나 시각, 청각, 촉각 등의
다른 여러 감각이 포함된 총합적인 영향이라는 것을 잊어서는 안 됩니다.”
우리는 숲 속에서 피톤치드뿐 아니라 눈으로 보는 풍경, 귀로 듣는 새소리와 물소리,
보드라운 이끼를 손으로 만져 보는 촉감 등에 의해 쾌적한 느낌을 받게 되고 생체 지표가
건강한 쪽을 가리키게 되는 것이다.
우리의 심신을 쾌적하게 해주는 식물의 휘발성 방향물질 테르펜은 언급했다시피
넓은잎나무보다 바늘잎 나무 쪽에 더 많이 함유되어 있다. 피로회복에 효과가 있다고 하는
알파-피넨은 가장 휘발하기 쉬운 테르펜 성분의 하나인데, 적송(赤松) 잎의 정유
(에센셜 오일)에는 알파-피넨이 25%나 함유되어 있다.
일본인들이 가장 기분 좋은 냄새라고 꼽는 편백나무 잎의 향기는 사실 50종 이상이나 되는
성분이 복합적으로 섞인 결과이다. 이런 방향물질들이 대기 중에 방출되면 연기가 피어오르다가
사라져 버리는 것처럼 금방 희박해진다. 이 물질과 잘 어울리고 싶으면 바람이 불지 않는
날을 선택해야 한다. 너무나 미세하고 가벼워서 바람이 살랑 불기만 해도 백 리 밖으로
달아나 버리기 때문이다.
정유는 7,8월에 최대치를 기록하고, 1,2월에 가장 적게 나온다. 방출량을 비교해 보면
여름이 겨울의 다섯 배 이상, 많은 10배까지 차이가 난다. 그리고 같은 계절이라고 해도
비가 오는 날은 청명한 날에 비해 10분의 1 이하로 줄어든다. 테르펜이 빗방울과 함께 땅에
떨어져버리기 때문이다. 하루 중에는 정오 무렵이 최고, 밤이 되면 비가 올 때처럼 10% 정도밖에 안 나온다.
테르펜은 산의 중턱에서 가장 많이 나온다. 중턱을 넘어서면 하늘을 가리던 나무들이 사라지니
그것은 테르펜의 방출량이 그만큼 줄어든다는 이야기이며, 정상에 서면 다 날아가
버려서 없다고 봐야 한다. 피톤치드 하나만 보고 등산을 하는 이야 안 계시겠지만,
산에 오르는 것을 생존경쟁의 연장선으로 생각하지 마시고 꼭대기까지 올라가는 게 무리다
싶으면 울창한 숲 속에서 콧노래를 부르며 쉬다가 돌아가셔도 좋겠다는 말씀이다.
테르펜은 날아다니기도 하지만 공기보다는 무거우므로 잎에서 방출된 후 대부분 땅으로 떨어져 내린다.
당신이 배낭을 베개 삼아 적송 숲에서 한잠 주무신다면,
그 사이에 피톤치드(특히 알파-피넨) 목욕을 하고 있는 셈이다.
우리 주변의 걸을 만한 숲길
■ 백운산 자연휴양림 황톳길 맨발 체험
(문의 : 061-763-8615, http://hyuyang.gwangyang.go.kr)
■ 제주도 일대의 맨발 산책로(문의 : 064-750-7417)
■ 전라남도 여수의 맨발 산책로(문의 : 061-690-7301)
■ 경상도 일대의 맨발 산책로
- 진해 천자봉 지압보도(문의 : 055-548-2114)
- 울산 봉대산공원(문의 : 052-233-8401)
- 창원 용지연못(055-280-2543)
■ 충청북도의 탄금공원 맨발 숲길(문의 : 043-848-2246)
■ 경기도 일대의 맨발 공원
- 서울대공원 삼림욕장(문의 : 02-500-7620~2)
- 인천 해양탐구자연학습장(문의 : 031-460-0274)
- 분당 중앙공원(문의 : 031-729-5704)
- 일산 호수공원(문의 : 031-961-2611)
- 남한산성(문의 : 031-743-6610)
- 안성 솔밭공원(문의 : 031-678-2603)
- 의정부 백석천 근린공원(문의 : 031-828-2413)
■ 서울 시내의 맨발 공원
너무 많다. 맨발 공원의 위치와 이용법 등은 서울시 공원녹지관리소
홈페이지(http://parks.seoul.gokr)를 이용하거나 전화(02-3707-9611~2)로 문의하면 된다.
대표적인 맨발 공원은 다음과 같다. 용산 가족공원, 양재 시민의 숲, 영등포공원, 보라매공원,
남산공원, 여의도공원
<맨땅요법> 이란 ?
맨땅요법은 맨발로 맨땅을 밟는 것입니다. 맨발로 맨땅을 밟으면
리 몸안의 체내 정전기가 땅으로 빠져나가 활성산소를 일으키는 정전기가 제거됩니다.
또 땅이 지닌 자연전자가 우리 몸으로 흘러들어와 활성산소를 제거해주며 면역력을 강화시켜 줍니다.
이 외에도 지구고유주파수와의 공명으로 인해 우울증이 해소되고 스트레스가 사라지며
행복감이 상승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