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스칼렛우님과 이노아부지님의 작품 실물영접!!
* 펜쇼에서 구입한 물건들
전북에서 서울까지, 첫 기차를 타느라 밤새 잠을 설쳤고, 펜쇼장이 워낙 북적거렸고, 수퍼 집순이가 모처럼 왕복 7시간 넘게(편도로 3시간 20분 걸림) 기차를 타느라, 아프던 허리가 도졌고......다녀온 후로 폭풍업무주간이었고.....여차 저차 하다보니, 자꾸만 후기가 늦어져서 마음이 안좋았습니다. 저도, 더 이상 늦지 말고, 어서 정리하고 봄에 올 펜쇼를 준비하는 마음으로 이동해야겠다 싶어서 후기 올립니다.
1. 펜쇼장 풍경 스케치:
저는 전북에서, 만나기로 한 지인은 강원도 원주에서 오기로 한 펜쇼장. 기차 탈 때까지만 해도, '알뜰한 구매자'이자, '호기심어린 구경꾼'의 모드였던 저는, 아침 일찍 쇼장에 오신 동호회 식구들과, 자꾸 올라오는 여러 가지 안내문, 준비글들을 보면서, 반성과 함께 모드 전환을 했습니다. '이거 이거....다들 문구 좋아하는 사람들끼리 모이는 잔치 개념이 더 크고, 특별히 이익을 남기려는 분위기가 아닌걸? 그러면 나도, 좋은 물건을 힘들게 가져와 전시하는 분들께, 모두는 아니어도 적어도 내가 뭔가 구입하는 인연이 생기는 분에게는 작은 감사인사라도 해야 도리겠다' 싶은 기특한 생각을 한 것이지요. 펜쇼장 가는 길에 편의점에서 이클립스 캔디 10봉지를 사면서, '설마 오늘 이걸 다 드리겠어?' 라는 마음이었지만, 돌아 올 때 보니 다 드렸더라고요. ^^
경매 거래 진행하는 소리가 우렁차고, 사람은 너무 많고....기도하는 마음으로 찾고 있던 만년필은 안보이고....그나마 메모해갔던 '파카51' 한 자루를 구입하고, 스칼렛우님의 교재와 에스터브룩의 멋진 북클립, 꼭 필요했던 가죽 파우치 1구/3구짜리, 또 꼭 사야지 마음먹었던 원목 펜레스트 두 개를 후다닥 구매하고는, '나도 '만년필 탐심' 책 가져와서 서명받을 걸....'후회하면서 쇼장을 빠져 나왔습니다.
지인이랑, 인근 식당에서 점심먹고, 까페 가서 차마시는데, 웬걸, 지인이, '한 번 더 가봐야 하지 않겠어?'라고 저를 응원해 주었어요. 실은, 다리도 아프고, 너무 피곤해서 기차시간을 바꿔 내려오려 했거든요. ^^ 응원에 힘입어 다시 펜쇼장으로 갔더니, 사람도 많이 빠지고, 오후에 새로 전시하는 분들이 있어 만년필 구경을 좀 더 할 수 있어서 좋았어요. '이노아부지'님의 한글/영문/한자 필사 작품을 실물로 감상하는 감동도 잊히질 않습니다. 꼭 갖고 싶었던 '몽블랑149 M촉'도 구입했고요. 둘 다 소장님께 확인받으면서 배지에 보드마카 서명(!)도 받고, 인사 나눌 수 있어서 좋았어요. 저도 드디어 '박종진 소장님의 터치가 가미된 몽블랑 149'를 갖게 되었네요. ^^ (다시한번 감사드립니다)
2. 돌아와서
북클립이며, 득펜 2자루, 펜파우치 등을 들고 내려오는 마음이, 부자가 된 듯 뿌듯하고 풍성했어요. "가능한 검정보다 파란 잉크 한 가지만 쓰고, 매일 쓰면 굳이 세척하지 않아도 된다'는 소장님의 조언을 듣고, 그동안은 세일러와 펠리칸 잉크만 썼는데, 파카 큉크 블루를 일단 주문해 두고 시필욕구를 꾹 눌렀어요.
다녀와서 뜻하지 않은 부작용을 경험한 것이, '사 온 것들이 너무 귀하고 아까워서 함부로 쓰지 못하는 증상'을 겪고, 대체제를 자꾸 사는 저를 봅니다. '이 가죽 파우치는 너무 좋으니까 만만하게 쓸 것이 필요해.....이 북클립은 정말 너무 귀하다.....만만한 것이 필요해'라며 자꾸 같은 품목의 저렴이들을 산다거나, 문구류의 새로운 품목들에 눈을 뜨는 바람에 소비가 더욱 촉진된 것 같습니다. (요즘엔 옥스포드 리갈 패드 커버를 사이즈 별로 사고 있어요. 은근 마음에 드는 것이 귀하더라고요)
* 사진설명: 폔쇼가 불러온 후폭풍의 현장: 에스터브룩의 북클립이 너무 예뻐서 만만한 것을 삼. 실용성과 버금갈 '멋짐'에 대한 갈망이 커져 갈렌레더 3구 파우치를 또 사고, 펜을 들고 다니면서 사용하고 싶어서 사이즈별로 리갈패드커버를 사고...(그래도 아직 마음에 드는 것을 찾지 못해 가죽공예집에서 제가 직접 제작할 계획입니다!^^) '멋진' 문진도 사고, '예쁜' 컷팅보드도 사고, 급기야 '언제나 필사가 가능하도록/하고 싶도록 서재를 꾸미고 싶다'는 욕망까지 생겼으니, '침대 생긴 김에 아파트 산다(!)'는 아이러니가 남의 얘기가 아닙니다요.
아무튼, 첫 펜쇼를, 제 나름으로는 충실하게 잘 통과한 것 같습니다. 봄펜쇼때는 조금 덜 긴장하고 덜 쫓길 준비를 했달까요? 그 많은 짐들을 들고 오셔서 전시해주시고, 일일이 응대해주신 펜후드 스태프들께 감사드립니다. 긴 세월 같은 자리를 지키고 있는 분들 덕분에 이 인연들이 가능하겠지요. 마지막으로 소장님의 말씀 중에 귀에 콕 박힌 한 마디를 남기겠습니다.
" 여기서 비싼 만년필만 취급했다면, 이렇게 사람들이 많이 모이질 않았을 겁니다. 만년필은 다 소중하고, 자기에게 잘 맞는 게 제일 좋은 겁니다"
지인소개로 만년필에 입문한지 6개월. 인생은 짧고, 하루 하루를 충만하고 멋지게 사는 길이 먼 곳에 있지 않음을 배워 갑니다. 모두 수고하셨고 환대해주셔서 고맙습니다. 봄 펜쇼때 또 만나요~~~^^
* 주문한 잉크를 받고 며칠 지나 떨리는 마음으로 149와 51을 시필해 보았습니다. 149는 정말, 감동이었습니다. 파카 51은, 종이에 닿는 필감이 좋은 반면, 어쩐지 헛발질이 있고, 뚜껑을 열어 시작할때는 항상 안나오고, 한 두 글자 쓸 때와는 다르게 문장을 쓰니 매끄럽지 않고 답답합니다. 종이컵에 담궜다가 다시 해 봐도 증상이 사라지지 않고요. 어찌 하면 좋을까요?
첫댓글 전북이라니 반갑네요. 저는 전북 군산에 살았었는데요^^ 좋은 입양 축하드립니다.
반갑습니다. ^^
149 득펜을 축하 드립니다. 만년필 펜심이 후기에 다 보이네요..
네. 펜쇼에서 구매한 1구짜리 파우치가 149에 딱 맞아서 너무 좋았어요.^^
위의 사진의 글들이 정녕 필사 작품인가요? 와우 놀랍네요.
여기 검색창에 두 분의 닉네임을 검색하시면 더 많은 작품을 보실 수 있습니다. 강호의 고수들이시지요.^^
헛발질은 교정 받으시는 게 좋습니다. 세척으로 없어지지 않습니다.
퍄카51은 닙 교정이 어려운 펜이라서 반드시 전문가에게 받으셔야 합니다.
연구소기 제일 좋고 번개에 나가보시는 것도 좋겠죠.
오픈닙과 달리 후디드닙은 닙의 노출된 아주 작아서 손톱으로 뭘 해볼 여지가 별로 없거든요. 분해하든지 아니면 도구를 써야 할 가능성도 있습니다.
아, 감사합니다.판매자께 연락을 해봐야겠습니다.
즐거운 경험 하셨다니 부럽네요 ㅎ
안녕하세요 여경님 쪽지 확인 부탁드립니다
149 축하드립니다. 저는 145 146 보유. 다음에 저도 149 도전해볼까 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