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달러는 왜 비트코인을 싫어하는가>를 읽고
책 선정 이유
최근 몇 년 간 비트코인과 같은 암호화폐가 주식과 함께 투기의 대상으로 인식되며 대중의 주목을 받고 있다. 그러나 그 이름이 암호‘화폐’인 만큼 단순한 투기의 대상이 아닌, 새로운 형태의 화폐라는 관점에서 이들의 의미를 이해하고 싶었다. 또 화폐의 발전 과정을 역사적으로 살펴보며, 현재 화폐 시스템의 한계를 발견하고 미래 화폐의 방향성을 고민해보고자 이 책을 선택했다.
책의 내용
이 책은 화폐의 기원에서부터 현재의 디지털 화폐까지의 발전 과정을 역사적, 경제적 관점에서 탐구하며, 화폐의 본질적 역할과 현대 정부화폐 시스템의 구조적 문제를 비판적으로 분석한다.
화폐는 초기 원시적 교환 수단에서 시작되었다. 조개껍질, 비단, 소금 등 지역과 시대에 따라 다양한 물품이 화폐로 쓰였으나, 점차 금속화폐, 특히 금이 화폐로 자리 잡았다. 금은 희소성, 내구성, 그리고 균일성이라는 특성 덕분에 수천 년 동안 신뢰받는 화폐의 역할을 수행했다. 로마 제국과 비잔티움 제국의 번영, 르네상스 시대의 예술과 혁신, 그리고 벨 에포크 시기의 경제 안정성은 모두 금본위제를 바탕으로 가능했다.
그러나 20세기 들어 금본위제는 점차 붕괴되었고, 제2차 세계대전 이후 브레턴우즈 체제를 거쳐 정부가 화폐를 발행하고 통제하는 정부화폐 시대가 도래했다. 정부화폐는 초기에는 경제를 안정적으로 운영하는 데 기여했으나, 점차 무분별한 화폐 발행과 통화 팽창, 인플레이션 문제를 낳았다. 책은 이 과정에서 정부가 개인의 경제적 자유를 제한하고 화폐의 본질적 역할을 훼손했음을 비판한다.
비트코인은 이러한 문제를 해결하려는 시도로 등장했다. 비트코인은 탈중앙화된 디지털 화폐로, 고정된 공급량과 블록체인 기술을 기반으로 설계되었다. 기존 화폐 시스템과 달리, 정부나 중앙은행의 개입 없이 개인 간 직접 거래가 가능하다. 책은 비트코인이 가치 저장 수단으로, 그리고 개인 자주성을 높이는 도구로서 가능성을 가지고 있다고 평가한다. 하지만 비트코인의 높은 가격 변동성, 기술적 한계, 그리고 기존 금융 시스템과의 조화 문제는 여전히 극복해야 할 과제로 남아 있다.
느낀 점 및 나의 삶과 진로 설정에 미친 영향
과거 화폐의 발전 과정을 살펴보며, 과도한 인플레이션과 경제 위기 등 현대 정부화폐 시스템이 가지는 한계를 더욱 명확히 이해하게 되었고, 비트코인이 이를 해결하려는 시도 중 하나임을 알게 되었다.
비트코인의 의의는 기존 정부화폐 시스템이 가진 구조적 문제, 특히 무분별한 화폐 공급으로 인한 인플레이션과 경기 변동을 대체할 가능성을 제시한다는 데 있다. 블록체인 기술을 기반으로 신뢰를 재구축하고, 탈중앙화된 구조를 통해 개인의 자주성을 강화하려는 점도 주목할 만하다. 하지만 비트코인은 여전히 높은 변동성과 기술적 제약, 그리고 대중적 수용성의 부족이라는 한계에 직면해 있다. 무엇보다 비트코인의 거래 과정에서 사용되는 에너지 소비 문제와 기존 금융 시스템과의 통합 어려움은 지속적으로 해결이 필요한 과제다.
또한, 비트코인이 투기의 대상으로만 인식되는 현상은 개인적인 책임뿐 아니라 사회적·제도적 문제와도 연관이 있다. 이를 해결하기 위해서는 암호화폐가 단순히 단기적 이익을 위한 도구가 아니라, 안정적인 가치 저장 수단 및 효율적인 교환 매체로 기능할 수 있도록 기술적 개선과 규제 체계가 함께 발전해야 한다고 생각한다.
이 책을 읽으며 화폐에 대한 내 생각이 완전히 뒤집혔다. 솔직히 그전까지 나는 화폐를 단순히 물건을 사고파는 데 쓰는 도구로만 생각했다. 정부가 화폐를 발행하고 관리하는 것도 너무 당연한 일이라고 여겼다. 비트코인은 더더욱 그랬다. “그거 투기 아냐?”라는 편견을 가지고 있었고, 뉴스에서 오르내리는 가격 변동을 보며 그저 흥미로운 금융 상품 정도로만 생각했다. 하지만 이 책을 읽고 나서야 화폐가 단순한 교환 수단이 아니라, 경제를 움직이고 개인의 자유를 지키는 중요한 장치라는 것을 깨달았다.
또한 그동안 경제를 공부하고 사회를 바라보며 통화의 공급과 인플레이션은 당연한 것이며, 오히려 인플레이션이 일어나지 않는 것이 위험한 것이라 여겼다. 그러나 이러한 중앙은행의 통화 공급과 인플레이션에 의해 경기 변동이 생기는 것이라는 주장을 들으니 그동안 나의 사고가 기존 이론과 체계의 틀에 갇혀 있었다는 생각이 들었다. 이러한 관점에서 비트코인과 같은 암호화폐는 완벽하진 않더라도 분명 고려해볼 만한 패러다임이라고 생각한다.
마지막으로, 책 제목인 ‘달러는 왜 비트코인을 싫어하는가’라는 질문에 대해 나만의 답을 내려보았다. 달러는 단순한 화폐가 아니라, 국제 경제 질서에서 가장 강력한 권력을 상징한다. 미국은 달러 패권을 통해 세계 경제를 주도해왔고, 이를 기반으로 정치적·경제적 이익을 얻어왔다. 그런데 비트코인은 이런 달러의 권력을 직접적으로 위협한다. 달러 중심의 시스템에서 벗어나 개인 간의 거래가 가능해지고, 탈중앙화된 화폐가 대안으로 자리 잡게 된다면, 달러의 독점적 위치는 흔들릴 수밖에 없다. 따라서 달러가 비트코인을 싫어하는 이유는 바로 그 존재 자체가 기존 시스템의 권력 구조를 흔들기 때문일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