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에 연출님이 단순히 도파민 분비를 위한 관극이라고 말씀을 하셔서, 큰 기대감 없이 단순한 마음으로 관극을 하러 조은극장을 방문했다. 줄거리를 읽어보았을 때에는 그저 그랬는데, 별 기대를 안 하고 봐서 그런가? 내 생각보다 연극이 나쁘지 않았다. 단순 재미로 보기도 했지만, 엠마 역을 맡으신 분의 발성에 정말 감탄이 나왔다. 그 분의 발성을 뺏어오고 싶었다. 나도 굿닥터때 저 정도로 지를 수 있었다면 얼마나 좋았을까! 아쉬움이 조금 들기도 했다.
무대는 단순히 호텔 형식의 세트장이 전부였고, 조명만 바꿔가며 방의 전환을 표시하는 방식이었는데 난 나름대로 나쁘지 않았다고 생각했다. 조명이 LED라 색의 변화가 다양했고, 벽에 조명으로 몇 호인지 표시하는 건 공간 분할에 있어 나쁘지 않다고 생각했지만, 잘못 쓴다면 조금 어색하고 이상할 수도 있겠다는 생각을 했다. 음향에 있어서는 조금 끊기는 면을 느끼기도 했다. 여기서 갑자기? 이걸? 쓴다고? 하는 생각이 드는 부분도 있었고, 좀 더 나은 음향을 쓸 수 있었을텐데 생각이 들기도 했다. 음, 이건 사람마다 다를 수 있겠지만 일단 나는 그랬다.
배우들의 연기에 대해서는 배우들이 다 이야기 잘 해주겠지만, 유지연 역을 맡으신 분의 목소리가 작아 나는 귀기울여 듣지 않으면 그 분의 목소리가 들리지 않을 정도였다. 다른 분들의 목소리는 시원시원하게 나쁘지 않게 들렸는데 그 분의 목소리만 그랬다. 조금만 더 목소리를 크게 내주셔도 괜찮지 않았을까? 적어도 우리같은 동아리 연극보다는 훨씬 연극을 많이, 그리고 자주 해보셨을 배우분이실텐데 목소리 크기에 대해서 생각을 안 해보신걸까 생각이 들기도 했다. 뇌 빼고 봐서 다행이지 아니였으면 내내 아쉬워했을 부분일터다. 뭐... 사정이 있을수도 있으실테니까. 대충 이해는 하기로 했다.
나름대로 나쁘지 않은 연극이었다. 막판에 얼떨결에 퀴즈를 맞춰서 다른 연극 티켓을 하나 얻기도 했는데, 이건 나중에 시간이 나면 혼자서 보러 가야겠다고 생각했다. 아무래도 19금 연극인 것 같으니... 누구를 데리고 가기에는 민망할 수도 있겠다는 생각이 들었으니까... 아무튼, 연극자체는 괜찮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