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대 다류 제다의 중요 공정
1. 녹차 만들기의 널어두기
따서 모은 찻잎은, 뭉쳐 두면 뜨고 낱낱이 두면 마르므로, 반드시 펼쳐서 널어 두기를 잘 하여야 한다.
중국에서는 널어두기를 정치(靜置. 가만히 두기), 탄방(攤放. 펼쳐 놓기), 위조(萎凋. 시들리기), 량청(凉菁. 식히기) 등으로 부르는데, 앞의 둘은 형태를 뒤의 둘은 목적을 표현한 것이다.
녹차 만들기에 있어서 찻잎 널어두기는 중요하다. 널어두기를 통하여 찻잎이 시들게 되면 눌어붙지 않아서 찻잎 덖기가 손쉬워지고, 세포 속에 공기가 들어가 작용하면 형색이 부드러워지고 꽃내음과 단맛이 생겨난다.
널어두기의 길고 짧음은 찻잎의 특성을 잘 살펴서 진행하는데, 기름지고 굳센 찻잎은 널어두기를 짧게 하고 익히기는 세게 하여 짙고 산뜻한 향미를 얻어 낸다. 부드럽고 여린 찻잎은 널어두기를 길게 하고 익히기는 약하게 하여 달고 은은한 향미를 만들어 낸다. 앞의 차는 벽라춘 제법과 장백연의 다록을 뒤의 차는 용정차 제법과 허차서의 다소를 참조하면 된다.
2. 홍차 만들기의 비비기
시들린 찻잎은 비벼준다. 비비기를 잘 하면 띄우기와 말리기가 순조롭다. 완성차가 잘 우러나고 향미가 그윽하면서 깔끔하며, 저장성도 좋다.
찻잎을 고르게 멍들이면서 똘똘 말기 위하여, 압력을 잘 조절하면서 뭉치기와 풀기를 반복한다.
비비기가 부족하면 푸실푸실한 차가 되는데, 풋내와 잡내가 섞여 있고 맛이 밍밍하다.
과도하면 깨지거나 엉키게 되어, 어둡고 흐리며 거칠고 답답한 차가 된다.
3. 청차 만들기의 푸르름 만들기
시들리기를 한 찻잎은 ‘푸르름 만들기(주청做靑)’를 한다. 푸르름 만들기는 청차(우롱차烏龍茶) 특유의 공정으로, 흔들기(요청搖菁) 또는 뒤집기(교반攪拌)와 펼쳐두기(탄방攤放)을 반복하는 작업이다.
찻잎은 주청을 통하여 산화발효가 일어나는데, 꽃내음과 과일내음이 생기고 황색과 홍색과 갈색이 생기며 단맛이 생겨난다.
청차는 주청의 경중과 장단과 횟수에 따라 그 발효의 정도가 다르고 그 향미도 다르다. 이는 경발효 빠오종, 약발효 톄꽌인, 중中발효 따홍빠오, 중重발효 똥팡메이런 등을 비교해보면 알 수 있다. 화향에는 쟈스민, 난화, 계화, 장미 등이 있고, 과실향에는 귤향, 사과향, 봉숭아향, 파인애플향 등이 있는데, 이는 품종과 제법을 조합한 결과이다.
우리 찻잎은 대개가 소엽종이지만, 재래종과 도입종이 섞여 있고 품종이 정립되어 있지 않다. 오룡종(중엽종) 차나무를 수입함은 귤이 회수를 건너는 것과 같다.
우리 찻잎으로 청차를 만들 때에는, 햇볕이 잘 들고 물 빠짐이 좋은 비옥한 토질에서 자란 튼실하고 기름진 찻잎을 골라야 한다. 소엽종 찻잎은 중엽종에 비하여 작고 무르며 성분 또한 다르므로, 세밀하게 살피고 조심해서 다루어 만들어야 한다.
4. 황차 만들기의 싸서 띄우기
군산은침의 경우에는 익히고 비벼서 말린 찻잎을 종이에 싸서 상자에 넣고 띄우기를 한다.이를 민황(悶黃)이라고 부르는데, 황차 특유의 공정이다.널어서 종이를 덮어두기도 하고(몽정황아), 따뜻한 방에서 두텁게 쌓아서 띄우기도 한다(휘산황대차).
익히지 않은 찻잎을 산화발효하는 청차나 홍차와는 다르고, 익힌 찻잎을 두텁게 쌓고 온습을 가하여 미생물발효를 하는 흑차와도 다른, 황차의 제법은 발효보다는 숙성에 가까운 것 같다. 그 향미는 달고 부드러우며 느낌 또한 따스하다.
햇볕에 널거나 이불을 덮거나 항아리에 넣어서 만드는 ‘우리 황차’의 제법은 매우 다양하여... 고민스럽다.
5. 흑차 만들기의 쌓아 띄우기
흑차는 쌓아 띄우기(악퇴渥堆. 물에 적셔 높이 쌓아 띄우기)로 미생물 발효를 하여 만든 후발효차이다.
흑차의 제다법에는 찻잎을 익히고 비빈 다음 악퇴를 하는 방식(호남흑차, 육보차)과 햇볕을 쬐어 말린 녹차(쇄청녹차曬菁綠茶)를 악퇴하는 방식(보이숙차) 등이 있다.
내보기에, 쇄청녹차를 그냥 덩이지은 보이청병(普洱靑餠)은 녹차나 황차인 것 같다.
녹차나 황차로 악퇴를 해보았으나, 쇠냄새와 신맛이 나거나 찻잎이 뭉개지거나 굳어져서, 마실만한 차가 못되었다. 우리 찻잎은 중국 남서부의 그것과는 성질이 다르고 풍토 또한 달라서, 중국의 제다법을 베껴서 그대로 따라 해서는, 실패하기 십상이고 짝퉁을 못 면한다.
어느날 홍차를 만들다가 깜빡 잠들었는데, 후발효가 일어난 찻잎이 짙은 갈색으로 변해 있었다. 부랴부랴 거두어 덖어 말리기를 하였더니, 온유하고 평안한 흑차의 향미가 났다.
6. 백차 만들기의 널어 말리기
백차는 널어서 말린 차이다.
널어 두기를 할 때에는 모으기와 펼치기를 번갈아 해주어 찻잎을 숙성시킨다.
그늘에서 널어 말리기를 하면 시간이 많이 걸리고 장소가 넓어야 한다.
햇볕 쬐어 말리기를 하면 빠르고 손쉽지만, 빛깔이 어두워지고 쇠냄새와 매운맛이 생겨나는데, 태양미라고 부르면서 좋아하는 이들도 있다.
시들린 찻잎을 낮은 온도로 길게 덖어서 말리는 것이 새롭게 개발한 백차제조법이다. 색향미가 산뜻한데, 숙성이 관건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