평화를 빕니다!
이 게시물은 페이스북 그룹 대한성공회 서대구교회 애은성당 West Daegu Anglican Church에서 인용해온 것입니다. 2023 부활 기념 성공회 영화 신학비평 게시물은 지금으로부터 시간이 다소 지났지만, 이곳 다음카페에서도 페이스북 그룹에 게시된 것과 동일한 내용을 볼 수 있게 작업을 하고 있으니 널리 양해를 구합니다.
원문 출처: 대한성공회 서대구교회 애은성당 West Daegu Anglican Church | 2023 부활기념 성공회 영화 신학비평 | Facebook
원문 게시물 작성자: 박용성 바르나바 신부님
(위 링크를 클릭하시면 페이스북에서 직접 볼 수 있습니다.)
2023 부활기념 성공회 영화 신학비평
[부활은 어떻게 찾아오는가]
샬롯 웰스의 <애프터썬>을 중심으로
일시: 2023. 04. 22 (토) 오후 7시
장소: 대한성공회 서대구교회 애은성당
해설: 김노엘
일정:
오후 7시: <애프터썬> 단체 관람
오후 9시: 영화 해설 1부 - 그리스도의 부활
오후 9시 40분: 영화 해설 2부 - 인간의 부활
문의:
백년의 영화 김노엘 : 010-8284-7871
박바르나바 신부 : 010-3768-9344
주최: 백년의 영화
주관: 성공회 애은성당
참석자 사전 예약 받습니다!!
*영화 정보
제목: 애프터썬 (2022, 스코틀랜드)
감독: 샬롯 웰스
출연: 폴 메스칼, 프랭키 코리오
성인이 된 소피의 회상으로 시작하는 <애프터썬>은 스코틀랜드 출신 샬롯 웰스의 데뷔작으로, 감독이 자신의 아버지와 실제로 겪었던 실화를 바탕으로 한다. 데뷔작이라 하기엔 믿기 어려울 정도의 뛰어난 스토리 구성과, 절제되었지만 깊이 있는 연출력을 선보인다. 부녀간의 애틋하면서도 감동적인 이야기를 그린 <애프터썬>은 올해 칸영화제 비평가주간에 처음 소개되었으며 관객들 사이에서 가장 많이 회자되었던 작품 중 하나다.
비평 개요:
얼마 전 만난 어느 청년 교우 한 분이 이렇게 물은 적이 있습니다. “형제님은 주님의 부활을 어디까지 믿으세요?” 부활을 믿냐는 질문에 ‘어디까지’라는 조건이 깔려있는 것부터가 불경했지만 그보다도 더 불량하고 불경한 신자였던 저는 그 질문에조차 확실하게 대답하기보다는 오히려 이렇게 반문했습니다. “형제님은 사람이 언제 죽는다고 생각하세요?”
“사람이 언제 죽는다고 생각하나? 심장이 총알에 뚫렸을 때? 아니면 불치의 병에 걸렸을 때? 아니면 맹독 버섯 스프를 마셨을 때? 아니다. 사람들에게서 잊혀졌을 때다! 내가 사라져도 내 꿈은 이루어진다.”
여러분이 생각하는 그 만화, 그 애니메이션의 그 대사가 맞습니다. 갑자기 웬 소년만화를 끌고 와서 헛소리를 시작하는 건가 싶은 여러분들도 있을 테지만 저는 진심으로 원피스 속 이 대사 만큼이나 그리스도의 부활이라는 개념을 잘 드러내는 문장은 없다고 생각합니다. 사람이 다른 사람에게 온전히 잊히는 것을 우리는 죽음이라고 하죠. 그렇다면 그가 죽었음에도 불구하고 영원히 누군가에게 기억되고 귀감으로 남으며, 모든 이들이 이후로도 그의 꿈을 이루고자 함께 한다면 그건 뭐라고 할까요? 우리는 비로소 그것을 ‘부활’이라고 부를 수 있게 되는 겁니다. 그러니까 제가 지금부터 시작할 이 이야기는, 망각에 대한 이야기이자 기억에 대한 이야기이며 죽음에 대한 이야기이자 영원한 삶에 대한 이야기입니다. 그러니 무엇보다도 한계에 대한 이야기이자 초월에 대한 이야기인 겁니다.
샬롯 웰스의 <애프터썬>은 어린 시절 아버지와 함께 떠났던 튀르키예 여행을 추억하는, 성인이 된 딸 소피의 회고에 대한 이야기입니다. 영화 속 과거의 사건은 다른 결을 가진 두 갈래의 방식으로 나타납니다. 첫 번째는 캠코더 속에 펼쳐진 ‘기록’이고 두 번째는 현재 소피의 시점에서 펼쳐지는 ‘기억’입니다. 전자가 물질적 의미의 과거라면 후자는 정신적 의미의 과거라고 할 수 있겠습니다. 이번 비평을 통해서 저희는 과거를 바라보는 이 두 가지 방식의 차이를 살펴보면서 그것이 어떤 식으로 그리스도교에서 논하는 ‘부활’이라는 개념과 관계되는지를 다룰 예정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