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대회 3연패를 노리는 여자랭킹 1위 최정 9단(오른쪽)이 이민진 8단을 꺾고 제4기 한국제지 여자기성전 4강에 진출했다.
제4기 한국제지 여자기성전 8강전
최정, 이민진 꺾고 김다영과 준결승
'아찔한 16강전'을 경험했던 최정 9단이 8강전에서는 완승의 내용을 보여주었다. 최정 9단은 23일 저녁 바둑TV 스튜디오에서 열린 제4기 한국제지 여자기성전 8강전에서 이민진 8단을 꺾고 4강에 올랐다.
3연패를 노리는 '바둑 여제' 최정 9단과 '연승전 여왕'으로 불리는 이민진 8단의 대결이었다. 12살의 나이차가 나는 '띠동갑' 대결이기도 했다. 여자랭킹은 최정 9단이 84개월 연속 1위, 이민진 8단이 13위.
초반은 아주 빠르게 흘러갔다. 30분 만에 46수가 복기하듯이 쭈르르 놓여졌다. 그 후에 이어진 우상 접전에서 이민진 8단이 몇 차례 방향착오를 범했다. 형세가 급격히 기울어진 대목이다.
▲ '바둑 여제' 최정 9단. 두텁게 판을 짠 후 빈틈을 보이지 않았다.
최정 9단도 초반에 시간 사용이 많은 편인데 그보다 28분 먼저 초읽기에 몰리는 등 고전하던 이민진 8단이 개시 2시간 30분, 259수 만에 돌을 거둬 들였다.
국후 인터뷰 때 최정 9단은 "복기하면서 상변 백의 처리 방법에 대해 이야기를 나눴고, 우상귀에서 백이 좀더 가볍게 두는 게 낫지 않았을까 하는 이야기를 건넸다"고 말했다.
2005년 첫 대국부터 상대전적 7연승을 달렸다. 7승 중의 5승은 여자리그 대국이다. 여자리그에서 이민진 8단이 속한 팀의 감독을 맡기도 했던 바둑TV 중계석의 이현욱 해설자는 "힘으로 밀어붙이는 스타일인데 최정 9단의 단단한 운영에 스스로 답답함을 느끼고 제풀에 무너지는 인상을 주고 있다"고 분석했다.
▲ '연승전의 여왕'으로 불리는 이민진 8단. 상대를 너무 의식했을까.
준결승 상대는 김다영 3단이다. 김다영은 8강전을 두지 않았지만 대국 상대로 정해진 김은지 2단이 '자격정지 1년'의 징계를 받아 실격패했다.
김은지, 자격정지로 실격패
김은지 2단은 여자기성전 8강 외에도 진행 중인 제2기 프로기사협회리그의 10판, 크라운해태배 본선 32강전도 실격패가 불가피하다. 1년 후 복귀 시점에서는 현재 여자 5위인 랭킹의 하락이 예상된다.
▲ 상대전적 7-0이 됐다.
최정 9단은 김다영 3단에게 7승1패로 앞서 있고 2018년 이후 4연승 중이다. 유일한 1패는 제1기 여자기성전 8강전이고, 그 바둑을 승리한 김다영이 초대 우승까지 내달렸다.
또한 여자기성전 통산 12승1패인 최정의 1패가 그때의 패점이다. "김다영 선수가 저를 이기고 우승까지 했는다. 원래 인생은 기브 앤 테이크이니까 이제는 제가 그 기운을 받을 차례인 것 같다"는 출사표를 보냈다.
43명이 참가한 예선전, 시드 4명이 가세한 16강 본선토너먼트, 결승3번기의 단계로 진행하는 제4기 여자기성전의 우승상금은 국내 여자개인전 사상 가장 많은 3000만원이다.
▲ 얼마 전에 여자국수전 최초로 4연패를 이뤘고, 여자기성전에서는 3연패를 노리고 있다.
▲ 단체전 무대에 오르면 엄청난 힘을 발산한다.
▲ 국내외 기전 16연승을 이어갔다.
▲ 6연승 행진이 멎었다.
▲ 코로나19로 인해 적어도 일주일에 한두 번은 갔던 노래방에 못 가는 게 아쉽다는 최정 9단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