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리아에 대한 서방의 군사적 조치가 임박했다는 관측이 나오고 있다. 시리아 정부군이 내전(內戰)에서 화학무기를 사용했기 때문이다.
시리아 반군(叛軍)측은 2013년 8월 21일 구타에서 정부군이 자행한 화학무기 공격으로 어린이를 포함해 1,300명 이상이 숨졌다고 주장했다. 이들이 공개한 끔찍한 동영상을 보면 전형적인 화학무기 공격이 확실해 보인다. ‘국경 없는 의사회’ 등 현지에서 활동 중인 중립적인 단체들도 화학물질로 인해 숨진 것으로 확인된 사람이 300명이 넘는다고 밝히고 있다.
존 케리 미국 국무장관은 2013년 8월 26일 오후 긴급 기자회견을 갖고 “시리아 정부군이 화학무기를 사용한 것은 부인할 수 없는 사실”이라며 “화학무기 사용에 대한 책임을 반드시 묻겠다”고 밝혔다. 케리 장관은 “미국 정부는 유엔 조사와는 별도로 시리아 정부군의 화학무기 사용에 대한 추가 정보와 증거를 갖고 있으며 며칠 내에 공개할 것”이라고 말했다.
시리아는 2012년 12월 23일에도 화학무기를 사용하여 민간인을 살상했다. 미국 백악관 국가안보회의(NSC) 벤 로즈 부보좌관은 2013년 6월 13일 전화 브리핑에서 “우리 정보기관은 시리아 정부군이 지난해 수차례 사린가스 화학무기를 반군에게 사용해 최소 100~150명이 사망한 것으로 판단한다”고 말했다. 화학무기금지협약(CWC) 미(未)가입국인 시리아는 세계적으로 손꼽히는 화학무기 보유국 중 하나다.
화학무기란?
화학무기는 인명을 살상하기 위해 인위적으로 제조한 유독 화학물질인 독가스를 무기화한 것이다. 화학무기는 고독성 치사 화학물질과 독성 화학물질 및 그 원료와 이를 살포하는 모든 수단과 장치까지 포함해 광범위하게 정의된다.
즉, 화학제가 충전된 지뢰·포탄·항공폭탄 등의 화학탄과 항공기 살포탱크, 화학탄을 목표지역에 투발할 수 있는 수단인 미사일과 로켓 등의 추진체 및 발사대, 화학제 저장용기 및 충전장비 등을 망라해 화학무기의 범주에 포함한다. 화학무기는 인간의 신체에 작용하는 중독 증상과 화학적 구조에 따라 신경·혈액·질식·최루 및 무능화 작용제로 구분한다.
북한이 시리아에 화학무기를 지원했는가?
북한이 시리아 정권의 화학무기 개발에 결정적 기여를 한 것으로 알려져 있다. 시리아 정부가 2012년 8월 말경에 이란과 북한의 도움을 받아 디라이함 사막에서 화학무기를 시험했다고 독일 주간지 슈피겔이 2012년 9월 18일 보도했다.
정통한 외교 소식통은 2013년 6월 14일 “북한은 1990년대 중반부터 시리아에 화학무기 기술자를 파견해 화학작용제 합성 방법과 화학무기 투발용 탄두 제조기술을 이전했다”고 말했다.
북한은 2009년 11월 화생방 방호복 2만여 벌 등 화학무기 관련 물자를 화물선에 실어 시리아에 보내려다가 그리스 피레우스항에서 적발·압류됐다고 일본 언론들이 보도한 적이 있다. 미군의 통보를 받은 터키 치안당국은 2013년 4월 4~5일 이스탄불 인근 항구에 정박 중인 화물선을 수색해 소총 1,400정, 탄환 3만발, 화학방호용 가스 마스크 등을 압수했다.
북한에서 시리아로 수출하는 무기다.
그리고 미국국방정보국(DIA) 선임분석관 출신 북한전문가인 브루스 벡톨 박사는 2013년 8월 29일 동아일보와의 전화 인터뷰에서 “시리아 정부군을 지지해온 북한은 시리아 내전에도 깊숙이 개입해 왔다”며 “현재 시리아의 제2 도시로 주요 군사시설이 있는 알레포에만 아랍어에 능숙한 북한군 장교 10여 명이 배치돼 포격 감독과 군사전략 등을 조언하는 임무를 맡고 있다”고 덧붙였다. 벡톨 박사는 2009년 10월 한국 정부가 부산항에 들어온 컨테이너 운반선에서 적발한 다량의 방호복이 북한이 시리아로 수출하려한 화학무기 관련 물자였다는 사실을 언급하면서 “이는 빙산의 일각일 뿐”이라고 말했다.
북한의 화학전 능력은?
북한은 1961년 12월 김일성의 ‘화학화 선언’1)이후 독자적으로 정책을 수립하여 화학무기를 연구하고 생산시설을 설치하는 등 개발을 시작했다.
1980년대부터는 독가스와 세균무기를 생산해 오고 있는 것으로 판단된다. 현재 북한은 여러 개의 화학공장에서 생산한 약 2,500~5,000톤의 신경작용제 등 각종 작용제를 전국적으로 분산되어 있는 시설에 저장하고 있다. 휴전선 인근에 배치된 장사정포·방사포 포탄의 50%가 화학탄으로 알려져 있다. 단거리 탄도미사일(스커드, 노동)도 화학탄을 주로 장착한다.
북한의 한국에 대한 화학무기 공격은 이미 기정사실로 여겨지고 있다. 우리 정부와 한미연합군은 오래 전부터 이에 대한 연습과 훈련을 해오고 있다. 2009년 3월 20일에 끝난 한미연합 키-리졸브 연습의 핵심 분야인 ‘가상전쟁(War game simulation)’에서 북한군은 신경가스 등을 채운 화학탄두로 아군을 공격해 한미연합군에 상당한 피해를 준 것으로 나타났다고 소식통은 전했다(“한·미군, 워게임 첫 압록강 진격”,『중앙일보』, 2009.3.25참조). 그러나 우리 국민은 화생방 방독면을 대부분 구비하지 않고 있다. 전시에 북한 화학무기에 살아남을 사람이 많지 않을 것이다. 그리고 화학무기는 평시 테러용으로 사용이 가능하다. 북한군 특수부대는 20만 명이다.
그러면 어떻게 해야 하는가?
유엔 조사결과가 나오면 정부차원에서 비난성명을 발표해야 한다. 우리 구축함(소말리아 파견)을 지중해로 이동시켜 다국적 응징작전에 참가해야 할 것이다. 대한민국은 6.25전쟁시 우방국의 도움으로 회생한 나라다. 세계평화에 기여할 기회가 있으면 적극적으로 참여해야 한다. 북한에게 경고가 될 수 있다. 그리고 군사회담을 제의하여 북한에게 화학무기 폐기를 요구해야 한다. (konas)
김성만 예비역 해군중장(재향군인회 자문위원, 전 해군작전사령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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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김일성이 인민군 당위원회 전원회의 시(1961. 12. 25) “인민군대를 화학화하고, 화학전의 중요성을 인식하라”고 지시한바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