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월은 거듭되는 실패에 몰려 낙향했고, 아내와 술을 마시다 아편 과다 복용으로 죽었다. 그의 나이 32세였다. 죽고 난 직후에 발표된 이 시를 보면 소월은 자신의 죽음을 예감한 듯하다. 되풀이되는 '아하'와 '아하하' 사이에서 격정의 격절이 감지된다. 감탄 같고 자조 같은, 웃음 같고 울음 같은, 한숨 같고 해탈 같은 내파(內破)된 내면이 느껴진다.
소월은 평북 곽산에서 자라 동경과 경성을 거쳐 다시 곽산에 돌아와 이 시를 썼다. 오고 싶어 왔는데 다시 벗어날 수 없다는 이 삼수갑산은 어디인가. 물 깊고 산 높은 삼수갑산을 빌려 삶과 죽음의 불가능성을 노래하는, 지금 여기가 늘 삼수갑산이다.
〈정끝별 시인·이화여대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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