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뤼도 "캐나다산 구매" 발언에 진실공방
수요 급증시 미국서 제품 들여와... 연간 10% 수준
퀘벡 공장서 생산하고 온타리오 토마토 사용 강조
하인즈(Heinz) 케첩의 캐나다산 표기를 둘러싼 논란이 전국으로 확산되고 있다.
크래프트 하인즈는 28일 자사 케첩의 90%가 캐나다에서 생산되며, 미국산은 예외적인 경우에만 수입된다고 해명했다.
이번 논란은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의 관세 부과 위협에 맞서 저스틴 트뤼도 총리가 캐나다산 제품 구매를 권장하면서 촉발됐다. 트뤼도 총리는 과거 하인즈가 캐나다 생산을 중단했을 때 프렌치스 케첩이 대안이 된 사례를 언급했다.
하인즈는 트뤼도 총리의 발언에 즉각 반발하며 일간지에 전면 광고를 게재했다. 현재 퀘벡주 몽로얄 공장에서 온타리오주 리밍턴 산 토마토로 케첩을 생산하고 있다는 점을 강조했다.
그러나 전국 각지의 소비자들이 '미국산 제품' 표기가 된 하인즈 케첩을 발견했다며 사진과 함께 제보했다. BC주 펜더 아일랜드에서 뉴펀들랜드 앤 래브라도주 세인트존스까지 미국산 제품이 확인됐다.
하인즈는 예상치 못한 수요 증가나 캐나다에서 생산할 수 없는 특별 제품의 경우에만 미국산이 유통된다고 설명했다. 2024년 기준 미국산 비중은 약 10% 수준이다.
캐나다 식품검사청 기준에 따라 캐나다산 케첩에는 'Prepared in Canada' 표기가 들어간다. 하인즈는 식초, 소금, 향신료는 현지 조달하지만 설탕은 수입하고 있다고 밝혔다.
하인즈는 2014년 100년 역사의 리밍턴 공장을 매각했다가 거센 소비자 반발에 직면했다. 2020년 캐나다 생산을 재개했고, 2022년부터는 캐나다산 토마토를 전면 사용하고 있다. 현재 연간 2억2천만 파운드의 토마토를 가공해 케첩, 토마토 소스, 주스를 생산하고 있다.
하이버리 캔코와는 2027년까지 토마토 공급 계약을 연장했다. 하지만 하인즈와 프렌치스 모두 미국 기업이라는 점에서, 캐나다 노동자 고용과 현지 재료 사용에도 불구하고 기업 이익은 결국 미국으로 흘러가는 구조라는 지적이 나온다.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이 다음 달 1일부터 캐나다산 제품에 대한 관세 부과를 예고한 가운데, 전국의 정치인들이 캐나다산 제품 구매를 적극 권장하고 있어 케첩의 원산지 논란은 당분간 계속될 전망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