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는 다시 그곳으로 가고 싶었어요. 지구가 일사탕만하게 보이는 곳으로, 제 잘못이나 슬픔도 알사탕의 티끌로 보이는 곳으로요. -달의 바다, 정한아 혹시 얘기할 곳 없어 방구석 모서리에 생각만 새기고 있지는 않은지, 우울한 일이 감정선을 흔들어 흘러가는 밤 애써 잡고 있진 않은지, 복잡한 기분 탓에 잠들지 못해 핸드폰만 열고 닫기를 계속 반복하고 있지는 않은지. -그렇진 않은지, 김준 어떤 눈물은 너무 무거워서 엎드려 울 수밖에 없을 때가 있다. -눈물의 중력, 신철규 세상일이 하도 섭해서 그리고 억울해서 세상의 반대쪽으로 돌아앉고 싶은 날 아무도 모르는 곳으로 숨어버리기라도 하고 싶은 날 내게 있었소 아무한테도 잊혀지고 싶은 날 그리하여 소리 내어 울고 싶은 날 참 내게는 많이 있었소 -세상일이 하도 섭해서, 나태주 어릴 땐 몰라서 헤맸는데, 지금은 모른척하다 헤매. -멜로가 체질, 김영영 이병헌 녹색 이끼들은 사람들의 발목까지 자라나고 파도처럼 밀려오는 어둠은 턱 밑까지 차오르는 축제의 밤. 이 환한 밤이 끝나면 다시 어두운 밤이 시작되리 밤을 여행하던 사람들이 계절 저편으로 사라져가는 한여름 밤의 노벨레 -하지의 밤, 강성은 나에게 뜨거운 물을 많이 마시라고 말해준 사람은 모두 보고 싶은 사람이 되었다 -여름에 부르는 이름, 박준 삶은 명제를 붙일 수 없는 무한한 가능성이야. 끊임없는 반전이고 셀 수 없는 희비야. 모두 그렇게 살아가는거였어. 때로는 몸을 웅크리고 때로는 손을 뻗어가면서, 고독한 섬으로 남고싶어하면서, 요란한 파도를 기다리기도하는 그런 불완전한 마음으로. -솔로몬의 위증, 김호수 남을 사랑하는 사람이 되고 싶었는데 남보다 나를 더 사랑하는 사람이 되고 말았다 가난한 식사 앞에서 기도를 하고 밤이면 고요히 일기를 쓰는 사람이 되고 싶었는데 구겨진 속옷을 내보이듯 매양 허물만 내보이는 사람이 되고 말았다 사랑하는 사람아 너는 내 가슴에 아직도 눈에 익은 별처럼 박혀 있고 나는 박힌 별이 돌처럼 아파서 이렇게 한 생애를 허둥거린다 -비망록, 문정희 존재하지 않는 괴물 같은 죄 위로 얇은 천을 씌워놓고, 목숨처럼 껴안고 살아가지 마 잠 못 이루지 마 악몽을 꾸지 마 누구의 비난도 믿지 마 -밝아지기 전에, 한강 산화하는 것만이 아름다운 거라 여겼네. 악수도 청하지 않고 떠나는 게 배려라 생각했네. 슬픔이 없는 세계는 없지. -평원의 밤, 이재훈 밤의 식료품 가게 케케묵은 먼지 속에 죽어서 하루 더 손때 묻고 터무니 없이 하루 더 기다리는 북어들, 북어들의 일 개 분대가 나란히 꼬챙이에 꿰어져 있었다 나는 죽음이 꿰뚫은 대가리를 말한 셈이다 한 쾌의 혀가 자갈처럼 죄다 딱딱했다 나는 말의 번비증을 앓는 사람들과 무덤 속의 벙어리를 말한 셈이다 말라붙고 짜부라진 눈, 북어들의 빳빳한 지느러미 막대기 같은 생각 빝나지 않은 막대기 같은 사람들이 가슴에 싱싱한 지느러미를 달고 헤엄쳐 갈 데 없는 사람들이 붙쌍하다고 생각하는 순간, 느닷없이 북어들이 커다랗게 입을 벌리고 거봐, 너도 북어지 너도 북어지 너도 북어지 귀가 먹먹하도록 부르짖고 있었다 -북어, 최승호
첫댓글 와 너무 좋아
잘 읽었어 고마워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