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젠 아이패드 없으면 자동차 영업도 못해요"

[P N C]

"이젠 아이패드 없으면 자동차 영업도 못해요"

태블릿PC 등 영업사원 '파트너'로
국내 시판되는 전 차종 내장
제원 비교서 견적까지 편리
정비 서비스센터서도 활용 번거로운 서류 작성도 생략

12일 경기도 분당의 한 수입차 전시장. 주말을 맞아 매장을 찾은 내방객들에게 한 영업사원이 애플의 태블릿PC인 아이패드(iPad)를 들고 다가간다. 차량의 구체적인 성능 수치부터 편의사양의 기능까지, 스크린에 나타난 자료를 보여주며 다양한 신차들을 설명해 준다. 렉서스 국내 딜러인 센트럴모터스의 장성훈 팀장(34·남)은 "각종 모바일기기를 활용하면서 업무효율이 크게 높아졌다"고 말했다.

최근 국내외 자동차업체에서 스마트폰이나 태블릿PC 등을 영업활동에 활용하는 시도가 늘어나고 있다. 고객관리 등 업무 효율성을 높이는 한편, 소비자들에게 좀 더 자세하고 정확한 제품 설명이 가능하다는 이유에서다. 일부 업체들은 자사 영업사원들에게 모바일기기를 지원하고, 자체적으로 영업용 소프트웨어를 개발하는 경우도 있다.

◆가격·성능 경쟁차종과 조목조목 비교…수입차 중심으로 보급 늘어

모바일기기를 활용한 영업활동은 수입차업계에서 특히 활발하다. 아우디코리아는 이달 3일부터 일부 영업사원들에게 아이패드를 지급하기 시작했다. 기기 안에는 6개월간 개발한 아우디 전용 영업관리 프로그램이 내장돼 있다. 국내에서 판매되고 있는 전 차종의 세부 사진과 제원을 담고 있으며, 브랜드 관련 정보와 견적 산출기능도 지원한다. BMW·벤츠 등 경쟁사 동급차종과의 실시간 비교기능도 있어, 영업 일선에서 호평을 받고 있다. 아우디는 향후 아이패드를 전국 전시장 영업사원들에게 공급할 계획이다.

▲ 12일 경기도 분당 렉서스 센트럴 전시장에서 영업사원이 애플의 태블릿PC 아이패드(iPad)를 이 용해 고객에게 사진을 보여주며 차량 설명을 하고 있다. / 한국도요타 제공

한국도요타는 고급브랜드인 렉서스를 판매하는 영업사원 200여명에게 이달 초 아이패드를 지급했다. 이 기기에는 도요타가 지난 9월 자체 개발한 영업용 소프트웨어 '아이렉서스(i-Lexus)'를 내장했다. 이 프로그램은 신차 정보와 할부·리스 견적서 산출을 비롯해 고객 차량 서비스 관리기능, 각종 판촉행사 정보 등을 담고 있다. 체계적인 고객관계관리(CRM)로 영업사원들의 경쟁력을 높이기 위해 전용 프로그램을 개발했다고 도요타측은 설명했다.

벤츠의 국내 공식 딜러인 한성자동차는 서울 방배동 서비스센터에서 아이패드를 이용한 정비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다. 차량 수리를 위해 정비소를 찾은 고객은 각종 서류작성 등 번거로움을 피해 아이패드에 간단히 정보를 입력하는 것만으로 정비 접수를 끝낼 수 있다. 서류뭉치를 쌓아놓는 대신, 관련 정보를 컴퓨터 파일(file)형태로 저장할 수 있다는 장점도 있다.

◆정확한 정보 실시간 제공 강점… 서류 제작비용 절감효과도

국내 완성차업체 영업 현장에서도 스마트폰 등 모바일기기의 보급이 늘어나는 추세다. 기아차는 올 7월 영업사원 1만여명 중 희망자에게 삼성전자 스마트폰인 갤럭시S를 지급해 영업 현장에서 활용할 수 있도록 했다. GM대우는 스마트폰을 활용한 영업사원용 고객 관리 시스템 '모바일 CMS' 프로그램을 통해 고객 등록, 각종 차량 정보 및 재고현황을 간단히 파악할 수 있게 했다.

고객들이 사용할 수 있는 모바일기기용 프로그램도 다양해지고 있다. 기아차는 포르테와 K5 전용 차량진단·제어 프로그램을 고객용으로 개발했다. 르노삼성은 고객용 '차계부' 프로그램인 '드라이빙 케어'를 아이폰용과 안드로이드폰용으로 공급하고 있다. 다운로드 건수가 4만건을 넘어설 정도로 인기다.

업계의 한 관계자는 "모바일기기를 영업활동에 사용하면 차량의 정확한 정보를 검색해 고객의 질문에 바로 응대할 수 있다"면서 "회사로서는 문서비용이 절감되는 것도 장점"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