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40522(수) 여단장 “수중수색 지시 안해” vs 대대장 “찔러보며 탐색 지시”
해병대 ‘채수근 상병 순직 사건’의 직접적 계기가 된 수중 수색 지시 여부를 놓고 진술이 엇갈린 해병대 두 지휘관의 경찰 대질 조사가 14시간 만에 마무리됐다. 경북경찰청 형사기동대는 5월 19일 오후 1시부터 5월 20일 오전 2시 14분까지 업무상과실치사 혐의를 받는 해병대 7여단장과 11대대장을 불러 조사했다. 두 지휘관과 변호인들은 이날 오전 3시 20분까지 1시간가량 진술 조서를 확인한 뒤 귀가했다.
이번 조사는 사건 당시 수색현장을 총괄한 7여단장이 수중 수색을 지휘했는지에 대한 진위를 가리기 위해 진행했다. 7여단장은 “수중 수색을 지시하지 않았다”고 주장했지만 11대대장은 “그의 지시를 받았다”는 입장이다. 11대대장은 “상관으로부터 ‘바둑판식으로 무릎 아래까지 들어가서 정성껏 찔러보면서 탐색하라’는 지시를 받아 수행했다”고 말했다. 이에 11대대장의 상관인 7여단장은 “그런 대화를 나눈 적이 없다”고 주장했다.
11대대장 변호인 측은 “(진술이) 모두 엇갈리는 게 아니라 일치하는 부분도 있고 엇갈리는 부분도 있다”면서 “사실관계를 밝히기 위해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한편, 채수근 상병 순직 사건과 관련한 외압 의혹을 수사하는 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공수처)는 5월 21일 김계환 해병대 사령관과 박정훈 전 해병대 수사단장을 소환 조사한다. 두 사람을 한날에 부른 공수처는 대질 조사를 추진할 것으로 보인다. 이들은 외압 의혹을 규명할 실마리 중 하나인 이른바 ‘VIP 격노설’의 당사자지만 진위를 둘러싸고 상반된 주장을 해 왔다.
채수근 상병은 지난해 7월 19일 경상북도 예천군 내성천 보문교 인근에서 실종자를 수색하다 급류에 휩쓸려 실종된 후 14시간 만에 7㎞ 떨어진 고평교 인근에서 숨진 채 발견됐다. 경찰은 무리한 수색으로 채수근 상병이 숨진 것으로 보고 순직 사건 당시 실질적인 수색 지휘권자가 누구였는지를 중점적으로 조사하고 있다. 이달 5월 14일에는 업무상과실치사 혐의를 받는 임성근 전 해병대 1사단장을 피의자 신분으로 소환해 22시간 동안 조사를 했다.
“뺑소니 이후 술 먹으면 무죄?”… 음주측정 꼼수 논란
대검찰청이 음주 사고를 내고 도주한 뒤 고의로 추가 음주를 한 의혹을 받는 가수 김호중(33) 씨를 처벌할 수 있는 신설 규정을 만들어달라고 5월 20일 법무부에 건의했다. 대검은 "기존 법령과 판례로는 혐의 입증과 처벌에 어려움이 있었던 '음주 교통사고 후 의도적 추가 음주'에 대한 형사처벌 규정 신설을 법무부에 입법 건의했다"고 이날 밝혔다.
입법 건의안은 음주운전으로 교통사고를 일으켰다고 의심할 상당한 이유가 있는 사람이 적발을 면할 목적으로 의도적으로 술을 더 마시면 1년∼5년의 징역 또는 500만원∼2000만원의 벌금에 처하는 내용이다. 음주측정거부죄와 형량이 동일하다. 대검은 "사고 후 의도적으로 추가 음주를 하는 경우 운전 시점의 혈중알코올농도 수치에 대한 입증 부족으로 무죄가 선고되는 등 처벌의 공백이 발생하고 있다"며 "실질적으로 음주 측정 거부라고 평가할 수 있는 행위"라고 설명했다.
이원석 검찰총장은 이같은 추가 음주를 비롯해 이른바 '운전자 바꿔치기', 계획적 허위 진술과 진상 은폐, 증거 인멸 등 사법 방해 행위에 엄정 대응하라고 이날 일선 검찰청에 지시했다. 이원석 검찰총장은 "수사단계에서부터 경찰과 협력해 관련 처벌 규정을 적극 적용하고 형사소송법상 증거인멸·도주 우려 등 구속 사유 판단에 (사법 방해 정황을) 적극 반영하라"고 지시했다.
그의 지시는 김호중 씨가 음주운전 사고를 내고 도주한 뒤 운전자를 속이고 인근 호텔에서 머무르는 등 범행을 은폐하려 시도한 것이 계기가 된 것으로 보인다. 김호중 씨는 이날 "너무 괴롭다"는 심경과 함께 수일 내로 경찰에 자진 출석하겠다는 입장을 재차 밝혔다. 김호중 씨의 변호인인 조남관 변호사는 기자단에 입장문을 배포해 김호중 씨 측이 전날 밤늦게 음주 운전 사실을 시인한 경위를 설명했다.
조남관 변호사는 "변호인 선임 이후 창원 공연 전날인 지난 5월 17일 김호중이 소속사를 통해 심경 변화를 알리는 입장을 전해왔다"고 밝혔다. 김호중 씨는 "너무 힘들고 괴롭다. 사회적 공인으로서 그동안 행동이 후회스럽다. 수일 내로 경찰에 자진 출석해 음주운전을 포함해 사실을 있는 그대로 인정하고, 팬들과 국민들에게 사과하고 싶다"며 "이번 사건을 통해 죄가 죄를 부르고, 거짓말이 더 큰 거짓말을 낳는다는 사실도 깨닫게 되었다"는 입장을 변호인에게 전달했다.
조남관 변호사는 "이후 경찰과 일정을 조율해 오늘 오후 김호중이 자진 출석해 조사받고 국민들에게 입장을 표명할 예정이었으나 경찰 측 사정으로 조사가 연기됐다"며 "신속히 김호중과 소속사의 입장을 알리는 것이 도리라고 판단해 어젯밤 늦게 입장문을 알리게 됐다"고 덧붙였다. 김호중 씨는 지난 5월 9일 오후 11시 40분께 서울 강남구 압구정동 한 도로에서 반대편 도로의 택시를 충돌하는 사고를 낸 뒤 달아난 혐의를 받는다.
김호중 씨는 매니저의 허위 자백 이후인 사고 17시간 뒤에야 출석했다. 그는 사고 이후 서울 주거지 대신 경기도 호텔 근처로 향했고 편의점에서 일행과 함께 캔맥주를 사기도 한 것으로 파악됐다. 이를 두고 경찰의 음주 측정을 속일 목적으로 일부러 추가 음주를 한 것이 아니냐는 의혹도 제기됐다. 그는 사고 열흘만인 5월 19일 음주운전을 시인하고 사과했다.
자숙 모르는 김호중… 세번째 공연 강행
음주운전 중 교통사고를 내고 달아난 혐의를 받는 가수 김호중(33)이 예정된 공연을 그대로 소화할 것으로 보여 논란이다. 김호중은 오는 5월 23일, 24일 양일간 '월드 유니온 오케스트라 슈퍼 클래식: 김호중 & 프리마돈나'(이하 '슈퍼 클래식')에 출연할 예정이다. 5월 20일 주최사인 KBS는 주최 명칭 사용 계약을 해지하고 주최 명칭 및 로고 사용 금지 등의 조치를 취하고, 이를 공연제작사 두미르에 통보했다.
두미르는 앞서 KBS가 정한 시일까지 답변을 하지 않았고, 김호중이 음주운전을 뒤늦게 시인하면서 KBS가 결국 김호중 손절에 나선 셈이다. KBS는 앞서 예능 프로그램 '편스토랑'에서 김호중 출연분을 통편집한 바 있다. 반면 KBS가 김호중 손절에 나섰음에도, 김호중은 '슈퍼 클래식' 무대에 올라 공연을 강행할 전망이다. 공연 주관사인 두미르는 일정이 촉박하기에 대체 출연자를 구할 수 없다며 KBS에 출연자 교체가 불가능하다는 입장을 밝혔다. 다만 KBS가 주최 명칭과 로고 사용을 금지하라고 통보한 만큼, 두미르는 행사에서 KBS 주최사명과 로고는 사용할 수 없다.
사흘이 남은 공연은 취소되지 않았고, 이대로라면 김호중은 음주운전 뺑소니로 조사를 받게 된 상황에서 대규모 콘서트 무대에 오르게 된다. 김호중과 소속사가 운전자 바꿔치기, 증거물 훼손 등 사건 은폐 혐의도 함께 받고 있는 등 죄질이 결코 가볍지 않아 더 논란이다. '슈퍼 클래식'은 티켓 가격이 15~23만 원으로, 예매 시작과 함께 양일 공연 2만석이 전석 매진을 기록했다. 이에 티켓 매출은 약 40억 원에 달한 것으로 알려졌다.
김호중은 지난 5월 9일 오후 11시 40분께 서울 압구정동 한 도로에서 맞은편에 있던 택시와 접촉사고를 낸 뒤 도주했다. 사건 발생 직후 김호중 소속사 매니저가 경찰서를 찾아가 자신이 사고를 냈다고 진술했으나, 경찰이 차량 소유주가 김호중인 것을 확인했고 조사 끝에 김호중이 운전자라는 사실이 밝혀졌다. 김호중은 17시간 만에 경찰에 출석해 조사를 받았다. 김호중 소속사 본부장이 김호중 차량의 블랙박스 메모리카드를 파손하는 등 조직적 은폐 의혹도 일었다.
이후에도 김호중과 소속사는 뺑소니는 인정하면서도 음주운전에 대해서는 줄곧 부인했다. 그러나 국과수가 '사고 후 소변 채취까지 약 20시간이 지난 것으로 비춰 음주 판단 기준 이상 음주대사체(신체가 알코올을 소화하는 과정에서 발생하는 부산물)가 검출돼 사고 전 음주가 있었을 것으로 판단된다'는 소변 감정 결과를 전달하고 김호중이 사고 전 스크린골프장 유흥업소 등 술자리에 있었다는 정황이 계속해 추가 공개됐다.
김호중은 이 와중에도 공연을 이어가고 있다. 사고 이후 지난 5월 11일과 12일 경기 고양에서 '트바로티 클래식 아레나 투어 2024' 무대에 올랐고, 5월 18일과 19일에서 경남 창원에서 공연했다. 그는 창원 공연 도중 "모든 진실은 밝혀질 것"이라며 "모든 죄와 상처는 내가 받겠다"고 말했는데, 5월 19일 공연이 끝난 직후 심야에야 음주운전을 시인했다. 사고 발생 10일 만이다.
이러한 김호중의 행동에 대해 배상훈 프로파일러는 YTN '뉴스업'에서 김호중은 얻을 이익은 다 얻었다며 "시기적으로 지금 인정을 하지 않으면 구속된다. 구속 영장이 바로 나올 것이고, 여타 정황증거가 있는 데도 부인한다면 구속될 수 있는 사안이기에 인정은 해야 하는데, 문제는 며칠 사이 언제 인정할지를 결정한 것이다. 경제적으로 이득을 봤을 수는 있지만, 재판부와 국민에게 좋은 인식을 주진 않았을 것"이라고 지적했다.
한편 5월 20일 경찰은 김호중을 비롯해 그의 소속사 생각엔터테인먼트 이광득 대표, 사과 당일 김호중 대신 허위 자수한 매니저, 차량 블랙박스 메모리 카드를 제거한 소속사 본부장 4명에 대해 출국금지를 신청했고 법무부는 이를 받아들였다. 특히 김호중의 변호인인 조남관 변호사는 이날 입장문을 통해 김호중이 전날 밤 음주운전 사실을 시인한 경위에 대해 "김호중이 '사회적 공인으로서 그동안 행동이 후회스럽다'며 '수일 내로 경찰에 자진 출석해 음주운전을 포함해 사실을 있는 그대로 인정하고 팬들과 국민에게 사과하고 싶다'고 했다"고 설명했다.
이어 "김호중은 이번 사건을 통해 죄가 죄를 부르고 거짓말이 더 큰 거짓말을 낳는다는 사실도 깨닫게 됐다"라며 "경찰과 일정을 조율해 오늘 오후 김호중이 자진 출석해 조사받고 국민들에게 입장을 표명할 예정이었으나 경찰 측 사정으로 조사가 연기됐다. 신속히 김호중과 소속사의 입장을 알리는 것이 도리라고 판단해 어젯밤 늦게 입장문을 알리게 됐다"고 했다. 그러나 경찰 측은 당초 김호중과 출석 일정을 조율해 확정한 바 없다며 입장차를 보였다. 경찰 관계자는 "주요 피의자가 출석을 희망한다고 해서 바로 조사를 받는 건 아니다"라며 "출석 여부와 일정은 수사 일정에 따라 유동적일 수 있다"고 설명했다. 이에 그의 변호사 입장까지 면피용이었는지 의심스러운 대목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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